"배론 성지"는 충북 제천군 봉양면 구학리 644-1(봉양읍 배론성지길 296)에 있다.
이곳은 "백운산"(白雲山:1.087m)과 "구학산"(九鶴山:983m)에 둘러싸인 심산유곡의 벽촌이다.
"배론"(舟論)이란 이름은 이곳 골짜기의 형상이 배의 밑바닥같다고 하여 붙여졌다고 한다.
이 일대는 산이 높고 골이 깊어 주변 경관이 수려하여
"제천십경"(提川十景)의 하나로 알려져 일반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다고 한다.
"배론"이란 곳이 "도점촌"(陶店村)이라 불리우게 된 것은
1791년 "신해박해"(辛酉迫害)이후 충청도에서 피신해 온 신자들이
이곳에서 옹기를 구워 생계를 유지하면서 부르게 된 이름이라고 한다.
박해로 인해 재산과 집을 잃고 가족과 생이별을 한 교우들이
깊은 산 속으로 피해 들어 와 가장 손쉽게 할 수 있는 것이 옹기 굽는 일이었다.
그리고 옹기 굽는 일은 생계를 유지하는 수단이기도 했고,
옹기 굴속에서 숨어 지내며 박해의 감시로부터 신앙을 지키는데 안성맞춤이기도 했다.
또 구워 낸 옹기를 팔러 다니면서 아무 집이나 허물없이 드나들 수 있어
잃은 가족을 수소문하거나 교회 소식을 알아내는 데도 편리했다.
이렇게 하여 박해를 견디어 내고 신앙의 자유를 찾아 이곳에 들어온 신자들은
1890년대에 와서 "사학(邪學)쟁이들의 옹기마을"이라는 마을 이름을 바꾸어 달라고
관계 당국에 요청하여, "구학리 배론"으로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배론성지는 안내도를 따라 천천히 걸으며 묵상하면 더 없이 좋은 곳이다.
주차장에서 내려 성지 입구로 들어서면 제일 먼저 보이는 곳이 "은총의 성모마리아 기도학교"다.
"은총의 성모마리아 기도학교"
기도학교 앞 넓은 길을 한참 지나야 한다.
원주 교구 순례길인 "님의 길" 안내표지판.
14개 구간으로 나뉘며 총 234k라고 한다.
약속의 땅으로 가는 인생미로.
더 올라가면 대성당과 소성당이 나온다.
"최양업(崔良業)도마 신부(神父) 기념성당(記念聖堂)"이다.
우리는 소성당에서 11시 미사로 순례를 시작한다.
성당의 지붕은 배 모양으로 설계하여 지었다.
미사를 마치고 "순교자들의 집"앞에서 점심식사를 하는데 날이 좋아서인지 많은 신자들이 와서
그늘은 차지할 수가 없었다.
부지런히 식사를 마치고 주변을 둘러본다.
"순교자들의 집"옆에 있는 "황사영 순교 현양탑"(黃嗣永 殉敎 顯揚塔).
그 아래쪽으로는 "진복문"(眞福門)이 있고 넓은 광장 끝에는
"무명 순교자의 묘"(無名 殉敎者之墓)가 있다.
"진복문"(眞福門)
"무명 순교자의 묘"(無名 殉敎者之墓)
"무명 순교자의 묘"(無名 殉敎者之墓)너머로는 "마음을 비우는 연못"이라는 예쁜 연못이 있다.
이곳 다리위에서 많은 사람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었다.
점심을 먹고 휴식시간을 가진 다음 우리 일행은
"십자가의 길"로 올라 가 최양업 신부님의 묘소를 참배하기로 했다.
"십자가의 길"로 올라가는 입구에 있는 성모님.
"십자가의 길"과 최양업신부님 묘소에서 내려오는 길이 만나는 곳에 있는
"올리브 동산에서 기도하시는 예수님상".
최양업신부님 묘소로 곧장 올라가는 계단길.
제 1처 : 예수님께서 사형 선고를 받으심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구세주 예수님,
저희를 위하여
아무런 죄도 없이 극심한 모욕과 사형선고를 받으셨으니
죄인들이 마땅히 받아야 할 영원한 벌에서
저희를 구원하소서.
제2처 : 예수님께서 십자가 지심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구세주 예수님,
저희를 사랑하신 까닭에
이 무거운 십자가를 기꺼이 지고 가셨으니
저희도 주님을 사랑하며
주님께서 허락하시는 모든 십자가를
기꺼이 지게 하소서.
제3처 : 예수님께서 기력이 떨어져 넘어지심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구세주 예수님,
무거운 십자가에 눌려 넘어지시는
고통과 모욕을 당하셨으니
저희가 언제나 주님을 변함없이 섬기며
죄에 떨어지는 일이 없게 하소서.
제4처 : 예수님께서 성모님을 만나심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구세주 예수님과 성모 마리아님,
괴로운 십자가의 길에서 서로 만나시어
사무치는 아픔을 겪으셨으니
저희 마음에 사랑을 북돋아 주시어
주님과 성모님을 사랑하는 데에
장애 되는 모든 것을 물리치게 하소서.
제5처 : 시몬이 예수님을 도와 십자가 짐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구세주 예수님,
시몬이 주님을 도와 십자가를 졌으니
저희도 주님께서 맡겨주시는 십자가를
날마다 기꺼이 지고 가게 하소서.
십자가의 길 5처를 지나면 "성직자 묘지"가 있다.
초대 원주 교구장이셨던 "지학순"(池學淳)주교(主敎)님도 이곳에 계신다.
제6처 : 베로니카, 수건으로 예수님의 얼굴을 닦아드림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구세주 예수님,
나쁜 무리가 주님의 얼굴에 침을 뱉고
주님을 업신여기며 모욕하였듯이
저희도 죄를 지을 때마다
주님의 얼굴을 더럽히는 것이오니
통회의 눈물로
주님의 얼굴을 씻어드리게 하소서.
제7처 : 기력이 다하신 예수님께서 두 번째 넘어지심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구세주 예수님,
저희를 위하여 두 번째 넘어지시는 고욕을 당하셨으니
주님을 한결같이 섬기지 못하고
다시 죄에 떨어져
주님의 사랑을 저버리는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시어
다시는 세속과 육신의 간교한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소서.
제8처 : 예수님께서 예루살렘 부인들을 위로하심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구세주 예수님,
저희 죄로 상처를 받으시고
온몸이 헤어지셨으니
저희에게 풍부한 은총을 내리시어
지난날에 지은 모든 죄를 뉘우치며
주님의 품을 찾아 들게 하소서.
제9처 : 예수님께서 세 번째 넘어지심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구세주 예수님,
무거운 저희 죄에 눌리시어
세 번이나 무참히 넘어지셨으니
그 수난의 공로를 저희에게 나누어 주시어
저희가 이미 지은 죄에서 다시 일어나게 하소서.
제10처 : 예수님께서 옷 벗기심 당하심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구세주 예수님,
병사들이 난폭하게 주님의 옷을 벗길 때에
살이 묻어나는 극도의 고통을 당하셨으며
죄수로 군중 앞에 서시는 모욕을 당하셨으니
저희가 모든 죄를 벗어버리게 하소서.
제11처 :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박히심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구세주 예수님,
알몸으로 십자가에 못박혀 달리셨으니
저희도 주님과 같이
몸과 마음을 희생제물로 봉헌하게 하소서.
제12처 : 예수님께서 십자가 위에서 돌아가심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구세주 예수님,
저희를 위하여 십자가 위에서 숨을 거두셨으니
저희도 십자가에 못박혀
다시는 저희 자신을 위하여 살지 않고
주님을 위하여 살게 하소서.
구세주 예수님,
혹시라도 영원히 주님을 떠날 불행이 저희에게 닥칠양이면
차라리 지금 주님과 함께 죽는 행복을 내려주소서.
제13처 제자들이 예수님 시신을 십자가에서 내림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구세주 예수님,
주님의 시신을 십자가에서 내려 품에 안으신
성모님의 전구를 들으시어
저희도 성모님 품안에서
효성스러운 자녀로 살다가
마침내 그 품안에서 죽게 하소서.
제14처 : 예수님께서 무덤에 묻히심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돌무덤에 묻히신 구세주 예수님,
저희가 주님의 죽음을 생각하며
언제나 깨끗한 마음으로 정성을 다하여
사랑의 성체를 받아 모시게 하소서.
조금은 가파른 계단길과 비탈길의 십자가의 길을 오르면 최양업 신부님의 묘소가 있다.
"진안성지"는 문경에서 문경새재로 올라가는 초입에 있다.
옛날 길도 잘 발달되지 않은 때에 상여를 메고 5~60여 km를 간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길이였을 것이다.
묘비에 "司祭 篤瑪 崔鼎九 之墓"(사제 독마 최정구 지묘)라고 씌어있는데
"篤瑪"(독마)는 최양업 신부의 세례명 "토마스"를 한자로 적은 것이다.
그리고 묘비에 "良業"이라는 이름이 아니고 "鼎九"(정구)로 기록돼 있다.
"정구"(鼎九)는 관명(冠名 : 호적에 오르는 정식 이름)인 "구정"(九鼎)의 잘못인듯하다.
묘비의 뒷면.
묘비옆에는 묘비의 내용을 한글로 풀어 놓았다.
특히 좌측에는 비석의 내용중 오기(誤記)를 바로잡아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