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숙
빨강 노랑 분홍
아침마다 웃어주는 작은 얼굴들
작은 왕국의 예쁜 백성들
눈 맞추고 향기라도 얻을라치면
허리를 굽혀야 한다
쪼그리고 앉아야 한다
명령하지 않아도
부탁하지 않아도
잠깐 머물다 가는 눈길들
꽃의 이름만으로 행복한 채송화
작은영토를 소유하고살면서도
욕심부리지 않는다
키가작아도
볼 것은 다 보고 산다
늦여름까지 꽃씨 주머니 만드느라
땀 뻘뻘 흫리는 앙증맞은꽃
그 이름은 채송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