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예산문협 교류 작품 총괄편집(14편)
서해대교 松岩 정 재 석
난지섬의 아침 池松 홍 윤 표
집밥의 추억 심 장 섭
황토 불가마 김 겨 리
채움의 끝 임 영 섭
상처 김 미 향
마지막 여행 나 동 수
당신 죽림 이 계 정
마섬에 부는 바람 서 연 자
감자 권 철 구
텃밭 정 숙 자
귀빠진 날 김 순 옥
낮에 뜬 별 최 병 권
100호 유 난 영
--------- 이상 14명
서해대교
松岩 정 재 석
네온사인의 휘황한
불빛 받으며
춤을 추고 있는 서해바다
늘어선 가로등 불빛
사랑이 오고가는 가교위에
우뚝 솟은 서해대교
아침 햇살의 기운
미래를 향한 전진이요
서광의 내일을 기약 하는 곳
거센 바닷바람
바다건너 삶의 불빛도
잔잔한 물결위에 머물고
은은하게 스며든 달빛은
연민을 향한 마음 서해대교 길 따라
오늘도 진한 사랑 전하러 간다.
헤어지고 만나고 그리워하다
울고 웃는 라이트의 불야성
광속의 풍상을 견뎌내는 서해대교
꿈을 품은 듯
아름다운 수를 놓는다
-----------
약 력
대호지 출생, 1993년 월간 <문학공간> 신인상 등단, 시집『바람 그 자리에 머물면』『진짜야』『가슴으로 전하는 말』출간, 한국문인협회원, 충남문인협회원, 당진문인협회 고문, 전 나루문학회 회장, 전 당진문인협회 회장
난지섬의 아침
池松 홍 윤 표
꽃은 있는데 꽃밭이 없다
홍자색 그리움이 애절하게 묻어나는 섬
꽃동네 난지섬에 보기 드문
해당화가 낯익게 홀로 피어 대문을 열었다
금모래 은모래 혼성으로 밀려드는
난지섬에는 봄마다 그리움이 불타올라
쉬고 또 쉬었다 떠나라는 정 많은 섬이다
청명한 바다 위에 희망의 문이 열리는 섬
외로움을 씻으며 그리운 정에 오순도순 살아온
갯바람도 섬을 돌고 돌아 섬사람들과
빽빽한 해송 숲에서 해안을 섬기며 산다
떠오른 밀레니엄 태양에 불타오른 대난지섬
일출에서 낙조는 일몰을 몰고 황홀에 젖을 때
사랑은 주고받음이라 첫 만남도 인연이다
미인처럼 고운 섬에 꽃피는 해당화 섬
당진에 명품 섬이며 유인도로 순금처럼 빛을 낸다
늘 섬에 사는 사람과 찾는 사람들과 맺은 인연
관광문화가 눈뜨는 난지섬은
늘 에메랄드 바다에 앉은 황제 섬이다
----------
▣ 약 력 ▣
시인, 명예문학박사, ‘90년 <문학세계>와 <농민문학> 시와 91년 <시조문학> 시조 등단, 시집『겨울나기』『당진시인』외 총 22권 시조집『어머니의 밥』외, 충남도문화상, 충남문학대상 세계시문학 대상, 한국공무원문학대상, 한국문인협회 및 충남문협 자문위원, 충남시인협회 이사, 현>당진시인협회장
집밥의 추억
심 장 섭
그 겨울에 만났던 나무는 어느새 봄을 넘기고
초록빛 긴 터널을 만들어 끝내 입추를 맞이한다
몇 밤을 더 자야 바깥세상과 마주 할 수 있을까 ?
덜컹거리며 식판을 가득 실은 밀차와 쉐이프
시계 바늘처럼 배식 시간을 알리고
오늘도 메뉴판을 보면서 집밥을 먹어본지가 언제인지
기억 속에 점점 사라지고 있다
치유에 공간은 감정들을 떨구지 못하고
첨예한 감각이 되살아나 더듬이를 치켜세우며
기계적 현상 묘사에 그치지 않게 자기 성찰의
내면과 싸우는 은밀한 몸부림이다
조금씩 피부에 근력이 생기고 사물의 감각조차
회복한 일상에서 만나면
그토록 갈망하던 집밥의 추억을 꿈꿀 수 있을지 ...
----------------------
▣ 약 력 ▣
당진출생, 2004 <공무원문학>으로 시 등단, 시집 『달빛식당/올해의 문학인 선정』출간, 한국문인협회원, 국제펜한국본부회원, 공무원문인협회 충남지회장, 한국문인협회 당진지부장, 소금꽃문학회원, 호수시문학회원, 당진시인협회 사무국장
황토 불가마
김 겨 리
불빛이 어둠보다 더 어두운 곳, 모든 촉수를 세워
불의 뒷면을 더듬는다
비좁은 토굴에 난파선처럼 정박한 정원 초과된 행성들
어둠 속으로 몸을 구겨 넣는다 동그래지는 몸,
본사이 키튼*처럼 불에 조련되어진다
눈이 퇴화된 종들은 혓바닥이 예민하다
지퍼를 열듯 환절기와 잠복기가 공생하는 가마떼기를 젖히고
말풍선을 뿌웅 날리며 밖으로 나가는 한 여자
수십만 광년을 날아온 그녀, 한때는 어느 행성이었을까
불의 후예들은 화염을 똑바로 쳐다보지 않고서도
불의 깊이와 무게를 재는 법을 안다
불을 파종하고 불을 수확하고 불을 부리고 불을 분양하고
체급별로 구분되어 있는 저온방 중온방 고온방 꽃방
달달하게 구워지는 빵틀의 붕어처럼 노릇노릇해지는 생,
육즙을 짜내는 당신의 붉은 얼굴이 빵 터질 것 같다
혀를 날름거리며 발화점을 간을 본다
앙 다문 입꼬리가 지나온 생처럼 암팡져 보인다
언제 이토록 이를 악물어본 적 있었던가
어쩌면 일회용 행성이었을지도 모를 불시착한 별자리들
기침을 할 때마다 황톳물 든 중력이 쿨럭거린다
어둠이 흩어졌다 다시 모인 자리에 꽃이 핀다
깜깜한 향기를 가진 꽃봉오리들
토굴이 산통을 한다
태기가 느껴지면 괄약근은 좀 더 뜨거워질 것이고
별자리들은 블랙홀을 향해 자전을 멈추겠지만
화염은 아직도 궤도를 수정 중,
* 유리병 속에 고양이를 집어넣고 키우는 것
--------------
▣ 약 력 ▣
경기안성출생, 본명 김학중, 홍익대졸업, 2015농민문학 신춘문예 당선, 제8회 김만중 문학상, 제16회 웅진문학상 수상, 2018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아르코문학창작기금수혜, 시집 : 『분홍잠』외
채움의 끝
임 영 섭
황혼에 버림받고
갈갈이 찢겨진 순정에
반쯤은 썩어버린 육신에
처절히 던져진 버림에도
마지막 확인을 하며
나는 그 늘어진 젖가슴을 잡고 외칠 것이요
사랑이 있는 것이냐고
진정 욕망과 욕정을 비워줄 사랑이 있느냐고
하얀 구름이 개이고
제 정신에 찬물을 마시며
마치 폭풍이 지나고 평화가 오듯이
아무런 일도 없었던 것처럼
뽀얀 얼굴에 지쳐버린 눈동자
그래도 버려진 상처는 보이지 않고
웃을 수 있는 여유는
모든 걸 잃었기 때문이다
모든 걸 비웠기 때문이다
------------------------------------
▣ 약 력 ▣
사)한국예총 당진지회장, 전) 사)한국문인협회 당진지부장, 문화진흥예술위원회 위원, 전) 당진문화재단 이사
상처
김 미 향
과일을 한 입 베어 무니 과일 속에 터널 하나가 드러났다
벌레가 뚫은 그 굴에서 단내가 확 풍겨 나온다
과일의 상처는 향기,
과육을 뚫고 깎아 당도라는 길을 내기까지
몸이 몽당 호미가 되도록 벌레는
얼마나 고통마저 닳아가며
칠흑의 막장에 자신의 무늬를 새겨야 했을까
벌레가 과일에 상처를 내는 일은 향기를 캐는 일
몸의 체형대로 깎이고 다듬어진 길은
벌레가 살아온 삶의 통증이 배어 있어
상처가 깊은 과일일수록 향기가 짙다
과일 속 단단한 어둠은 아픔을 다 겪어야 도달할 수 있는
벌레가 무덤으로 가는 경로다
여기저기 젖어 있는 과즙이 따뜻한 건
마른자리가 젖은 자리가 되도록
과일과 함께 농익는 벌레의 고행이므로
벌레는 향기가 엎질러지지 않도록 몸을 둥글게 말고
상처를 썼다 지웠다 한다
생활이 치열할수록 높아지는 단맛
과육을 다 공양하고 나서야 열반에 드는
벌레 먹은 과일은 한 편의 체험수기
꽃잎 떨어진 자리에 과일이 열리듯
향기에 상처가 많은 과일이 가장 달고 맛있다
----------
김미향 약력
2021년 고산문학대상 신인상, 제9회 평택 생태시문학상, 제17회 김장생 신인문학상 대상, 전)당진문인협회 편집징, 호수시문학회장,
마지막 여행
나 동 수
세월이 만든 여행이었네
연을 마감하는 여행이었네
리무진의 앞자리
나는 앉아서 가고
엄니는 뒷자리
꽃 덮인 칠성판에 누워서 가고
덧없이 쌓아온
천륜을 떼는 아픔이었네
한 번은 꼭 가야는 그 길에서
엄니는 뒷자리 눈감고 가고
나는 앞자리 눈뜨고 가고
슬픈 통곡이 늦가을을 갈랐네
엄니와 나
슬픈 여행이었네.
기약도 없는 이별을 고해야 하는
엄니와 나
이승에서의 마지막 여행이었네
엄니를 가슴에 새기는
짧고도 긴
마지막 여행이었네
--------------------------
▣ 약 력 ▣
(사)한국문인협회 문학조형물 조성위원, (사)충남문학 감사, 서안시 및 시사문단 빈여백 동인, 시집『백령도 친구』와 『종이가방』『그림자』가 있음.
당신
죽림 이 계 정
사랑도 그리움도 희미해 저가는 우리
당신은 여행한번 제대로 못가보고
이제는 보행차가 없으면 이웃 마실도 못 다니는
사람이 되었으니 미한하기 그지없구려
젊어서는 아이들 가리키랴
먹고 살려고 발버둥 치다
세월 다 보내고 이제는
가고 싶은 곳이 있어도
다리가 아파서 못가고
좋은 음식이 있어도 먹히지 않아
못 먹으니 이 보다 서러운 일이
어디에 있단 말이요
65년을 같이 살았어도 당신 수고했오
말 한마디 못한 내가 정말미안 하구려
이제 남은 여생이라도 건강하게 삽시다
정말 미안하오
--------------------
▣ 약 력 ▣
<시사문단> 신인상, 당진문인협회원, 연호문학회원
마섬에 부는 바람
서 연 자
오늘도 하늘을 안고서
남실바람이 불어오네요
넘실대는 갈매기들
파도에 몸을 실어 노래하고
햇살 고운 마섬에는
봄이면 유채꽃바람 불지요
굴따는 어머니의 바다에
손에든 조세는 세월을 찍고 찍어
석화 한 바가지 담아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소금꽃도 한 아름 담아오네요
섬은 언제나 휘어진 등허리에
삶에 무게 실어 오듯 아름다워요
고요한 마섬에 홀로 부는 바람은
내 사랑 바람이지요
내 사랑 바람이지요
----------------
▣ 약 력 ▣
강원도 문막 출생, 계간 「문학고을」 시 부문 신인상 등단, 문학 고을 정회원. 문학고을 공로패 수상, 시를 즐기는 사람들 회원, 당진문인협회원, 당진시인협회원, 공저시집 『내포 뜰에 부는 바람』 있음
감자
권 철 구
경상북도 시골에선 먹을 게 없다 그래서
하루 한 끼 먹는 게 다빈사였다
가끔은 쥐 불알만한 끝물 감자를 삶아
두 개씩 배급 받았다 점심 대용이었지
지금도 감자 먹는다
싫증나도록 많이 주고 갔다
안사람은 일 나가면서 긴병을 앓고 있는
나에게 많이 먹으라고
햇감자 사다가 잔뜩 삶아 놓고 갔다
시공을 넘은 상황이 내게 말한다
지금에 足하라고 감사하라고 한다
차렷 경례
-------------------------
▣ 약 력 ▣
雅號 香丹, 「한맥문학」 신인상 등단, (사)한국문인협회원, 「현대계간문학」작가회 행사분과위원장, 시집 : 『누름』 출간, 당진문인협회원, 당진시인협회 이사
텃밭
정 숙 자
우리 동네 작은 텃밭
오이 한 고랑, 고추 한 고랑
토마토 한 고랑
싱싱하게 자라 유혹했다
길을 지나갈 때마다 잘 익은
오이 하나 고추 하나 토마토 하나
주인 몰래 살짝 따 먹을까 하는 생각에
발걸음이 자꾸 멈추어졌다
빨갛게
탐스럽게 익어 유혹했다
콩닥콩닥 뛰는 심장 소리에 망설이다가
나도 텃밭 몇 고랑 이루는
작은 꿈을 꾸며 그냥 지나갔다.
-----------------
▣ 약 력 ▣
계간〈문학사랑〉시부문 신인상 등단.(사)한국문인협회 시분과위원. 한민족통일문예제전 시 우수상. 당진문화원주부백일장 수상. 당진문인협회 및 당진시인협회원, 호수시문학회원으로 활동
귀빠진 날
김 순 옥
엄동설한 긴 겨울
씨종자까지 양식으로 다 먹고
누런 보리 익어가기를
허기진 배 졸라매며 기다렸다
널 낳고 못 먹어
말라붙은 젖가슴만 쓰다듬다
젖 한 방울 먹이지 못했지
둘째 오빠 아니었으면
넌 이 세상에 꽃대도 세우지 못 했을거야
코쟁이 미국 놈들 찾아다니며
분유 얻어 널 살렸다
담벼락 같은 젖가슴을
어린 딸년 입에 넣지 못해
가슴 태우던 어미 맘.
그 마음 보고파
뜨거운 미역국 후후 불어가며
붉은 그리움 한 사발 마셔봅니다
---------------------------
▣ 약 력 ▣
서울출생, 당진문인협회 이사, 당진시대신문 이사, 호수시문학회원, 시집 『무게를 베다』출간
낮에 뜬 별
최 병 권
때죽나무 아래
희디흰 꽃송이 내려앉아
우주를 수 놓았네
별이라도 되고 싶던
간절함이었나
스치는 눈길에 깊숙이 담겨
낮에 뜨는 별 찾으러
오월 이 무렵
다시 너를 보러 오겠다
-------------------------
▣ 약 력 ▣
월간 <시사문단> 시부문 신인상 등단. 빈칸 문래 <세번째 글 : 먹> 글 전시. <흔들림 속 선명했던 달> 저서
100호
유 난 영
어둠이 짙어질수록
정신은 더 선명해지고
심장 소리도 작아진다
더위를 피한 옆집 흰둥이가
목청을 높여 컹컹 짖어대도
그럭저럭 들어 줄 만한 새벽이다
낮보다 더 또렷해지는 생각들이
질척이며 뒹굴고
더욱더 새파란 색으로
캠퍼스를 이간질한다
나는 왜 어둠을
파랗게 질리게 했을까
낮이 되면 그 생각조차 잊어버리면서
손에 익숙한 붓자국을 따랐다
-----------------------
▣ 약 력 ▣
풀솜노리공작소 대표. 라인아트 대표. 호수시문학회 총무,(사)한국문인협회 당진지부 회원
첫댓글 모두 시를 보내주셨군요. 잠시 황홀하게 읽었습니다.
작품 보내주신 당진문협 회원들께 고마운 인사 전합니다.
당진문협 14명 14편으로 늘어났습니다.
당진문인협회 홍윤표 시인님 다시 보내 주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