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두 명이라 동행은 미니밥솥을, 난 전기포트를 들고 왔다. 유럽은 음식이 맛이 없고 헝가리와 오스트리아는 외식비도 어마하게 비싸다길래 식재료와 밑반찬을 챙겨왔다. 가방은 무거웠지만 아침을 밥으로 먹으니 고생한 보람이 났다. 밥솥이 있으니 세상 편하다.
아침을 먹고 나서 구글맵을 켜서 오늘 가볼 곳을 골랐다. 이동과 숙소만 준비했고 볼 곳은 알아오지 않았다. 오늘은 장을 좀 더 봐야 했기에 시장을 가기로 했고 가는 김에 근처에 있는 박물관도 들르기로 했다.
숙소가 캘러티역 (동역) 부근이다. 역 근처라 그런지 조금 지저분하고 노숙자로 보이는 집시 같은 사람들이 있어서 위험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밝은 아침에 보니 그럭저럭 괜찮다.
숙소 바로 옆에 마켓으로 가는 트램이 있다. 일단 걸어가서 올 때 타 보기로..
골목길을 지나는데 그늘이 있으니 날이 차가워서 얇게 입은 옷이 불안했는데 골목 끝에서 바람이 부니 금세 겨울 날씨가 되었다. 이러면 감기 걸리기 십상이라 가던 길을 도로 돌아와서 다시 패딩으로 바꿔 입었다.
공원을 지나는데 노란 꽃들이 이뻐서 보니 민들레들이다. 얘들도 잔뜩 있으니 꽤 이쁘다.
길을 찾는데 폰 털릴까 봐 벽에 딱 붙어서 지도를 보고 있다. 네이버 카페에서 폰 털린 경험자가 많아서 엄청 조심하고 있는데 걱정보다는 안전한 거 같다.
중남미에서는 못 보던 꽃나무들이 여기는 많이 있다. 봄이 되니 여기저기 꽃망울도 피고 있고 만개한 꽃들도 있다. 눈에 익은 나무들도 있고 낯선 꽃나무들도 있어서 구경하고 가느라 박물관 가는 길이 더디다.
제루살렘 마켓이라 읽고 예루살렘이라고 이해했다. 뭐 특별한 게 있나 싶어서 안을 들여다보았는데 그냥 정육점 같다.
이쯤 오니 제법 관광지 느낌이 난다. 헝가리의 수도인 부다페스트가 왜케 후져 보이노했는데 우리가 있는 쪽이 좀 낙후된 거 같다.
이쁜 유럽 건물 모습을 보니 기분이 조금 업 되었다.
국립 박물관에 도착했다. 입장료(3500포린트)가 있는데 무려 14000원가량 한다. 우리나라는 무료일 건데 싶어 아까운 생각이 들었지만 여기까지 왔으니 관람하기로 했다.
계단이 레드 카펫이라 영화제 초청받은거마냥 최대로 우아하게 걸어 올라갔다. 분위기가 사람을 만들고 있다.
옛 웨딩드레스 같은데 심플하니 이뻤다.
유물보다는 깜찍한 어린이가 더 눈에 들어온다. 귀욥.
천정이 분홍색.ㅎㅎ
그림보다는 기둥이 더 멋있어 보였다. 그리스에 가면 실컷 볼 수 있을랑가.
얘네들은 짬뽕을 좋아하는지 말 몸에 돼지꼬리, 얼굴은 불독에 투구를 씌웠고 발은 또 다르다. 이런 종류의 유물이 꽤 있다.
글자를 이쁘게도 적었던데 읽을 수 있는 건지!
우리나라 뒤주 비슷한 거도 있었다.
영화에서나 보던걸~~~
전통 옷이 이쁘고 실용적이다. 한복은 왜 치렁치렁하게 만들어서 입을 때 불편하게 했을까.
뭘 본다고 저렇게 수그리고 있었을까.참나.
박물관 구경을 마치고 점심도 먹고 장을 보러 근처에 있는 마켓에 왔다. 간판도 없어서 구글맵이 없으면 이게 시장인지 뭔지 알 수가 없겠다.
이층에 식당이 보여서 올라갔다. 원래는 전통 음
식이라는 굴리쉬를 먹으려고 했는데 리얼 굴리쉬가 있어서 뭔고 하고 주문했는데 돼지고기에 번데기 같은 모양의 수제비 비슷한 밀가루를 익혀 함께 나왔다. 치킨 하나를 더 시켰는데 진짜 콜라나 음료수가 없이는 둘다 먹기가 쉽지 않았다. 6340포린트
전통 옷인 모양이다. 마켓 내부 물품은 사진을 찍지 말라고 하더라. 시장을 돈아 보니여기는 관광객용 시장인거 같다. 옷이고 소품같은거에 전부 budapest라고 적혀 있다.
소고기랑 과일, 야채를 좀 샀는데 숙소 근처 마켓보다는 저렴한 거 같다.
장본 짐을 잔뜩 들고 다뉴브 강가의 벤치에 앉아서 유럽인 흉내를 냈다.
숙소로 돌아올 때는 트램을 타고 싶어서 구글맵을 검색하고 현지인한테 물어서 트램 타는 곳까지 십여 분을 걸어서 기어코 타고 왔다. ㅋ 트램이 뭐라고. 그래도 거리도 구경하고 지하철보다는 훨씬 좋았다.
낼은 어디를 가 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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