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3 <경남아동문학회와 나>
‘경남 아동 문학상’의 탄생
조평규
몇 해 전의 일인지 확실하게 기억할 수 없다. 나도 ‘모르쇠’가 되어 가는지, 기억력 테이프가 낡은 탓인지 모르겠다.
아무튼 오래된 일이라, 사실대로 정확하게 얘기하지 못하더라도 너그럽게 읽고 빙긋 웃어 주기 바란다.
아마 26 - 7년 전에 있었던 일이 아닌가 생각한다. 경남 아동 문학회 이사들의 모임 장소는 십중팔구 ‘도서 출판 경남’의 오하룡 사장님 사무실이었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지만 그 당시에는 책이 산더미같이 쌓여 있어서, 이리저리 둘러앉아 안건을 토의한 후에는, 부근 자장면 집에서 요기를 했다. 어떨 때에는 매일 시 한 편씩 써서, 식당 앞에 게시하던 집으로 옮겨 소주나 막걸리로 목을 축이기도 했다.
그러면서, 경남 아동 문학회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경남 아동 문학상’을 제정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그런데 문제는 ‘상금이 어디서 나오느냐 …….’ 헤어질 때는 모두 그 숙제를 안고 돌아갔다.
그러던 어느 해, 진주 ‘동방 호텔’ 연회장에서 ‘재진 산청군 향우회’가 열리고 있었다. 그 자리에서 남명 조식 할아버지의 같은 후손인 부산 교통 대표 이사 조옥환 씨 (그 분은 나에게 아저씨뻘 되는 분)를 만났다.
그 당시 ‘조식’ 전기가 전국 국민 학교 (예전 명칭) 5학년 국어 읽기 교과서에 수록되기 위하여 사범대학, 교육대학 부속 국민 학교의 실험용 교과서에 수록되어 있었는지, 그 과정을 거쳐 교과서에 수록되어 있었는지, 기억이 확실하지 않다. 그 일을 계기로 조 사장님은 어린이와 아동문학가에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사장님, 경남에 있는 아동 문학가를 위해서, 경남 아동 문학상을 제정하려 고 합니다. 그 상금을 지원해 주십시오.” - 얼마라고 말씀드렸는지, 정확히 기억 할 수 없음.-
흔쾌히 상금을 지원해 주겠다는 승낙을 받고, 얼굴에 소가죽을 쓴 심정으로시상식 후 회식비까지 부탁했다.
“나는 상금만 줄 테니, 회식비는 회원들이 해결해라.”
그래서 회식비는 수상자가 일부 부담하게 되었다.
그동안 부산 교통의 운수업이 원만하지 못하여 -사무실의 자기 의자는 낡았어도, 지원금 나가는 곳이 참으로 많았다.- 상금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하였다. 그러나 본 회의 임원진, 그 외 몇 분이 조 사장님을 찾아뵙고, 계속적인 지원을 부탁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마른 수건에서 물을 짜는 심정으로, 어렵게 사업을 이끌어 가시는 조 사장님의 계속적인 지원에 경의를 표한다.
‘경남 아동 문학상’이 탄생되도록, 본인 외에도 조 사장님께 말씀드리거나 다른 기업가에게 부탁을 해 본 회원, 임원진도 있을 것이다. 그 분들을 일일이 소개하지 못 해 송구스럽다.
‘경남 아동 문학상’의 나이가 서른 살 가까이 되었으니, 언젠가 미역국도 한 그릇 나왔으면 좋겠다.
첫댓글 2015년 연간집 원고 테이프를 조평규 선생님께서 끊어주셨습니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선배님들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