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치~상서산~상서바위~천황봉~남대문치~구라치~갈치
장수군 상서면 소재지 방면과 그 반대 쪽인 고개너머 동쪽의 번암면 국청리 사이를 교통하는,'장남로'라는 이름이 붙어 있는 751번 지방도로가 연락부절인 고갯길 말치(馬峙),고갯마루 한켠의 과객들을 위한 마치공원 쉼터에는 공원 보수작업을 하려는지 작업인부 두어 명과 설비자재들이 수북하다.어제 그제 연 이틀 비가 내렸다고는 하지만 가뭄 해갈에는 턱 없이 부족한 강수량이다.하지만 단비가 찔끔거린 탓에 하늘은 닦아 놓은 것처럼 새파랗고 초록의 숲은 기운을 차렸는지 활기마저 넘쳐나는 듯하다.그러한 기운이 감도는 말치 고갯마루에서 천황지맥의 두 번째 구간 산행이 발행이 되는 들머리는 고갯마루 서편의 가풀막진 절개지 오르막이다(10시15분).
잡풀과 어린 수목들로 뒤덮혀 있는 절개지의 가풀막진 치받잇길을 초장부터 헐떡거리며 올려치면 등성이 우측은 벌목지이고, 저멀리 장수군 산서면 일대의 산하가 한눈에 시원스레 부감이 된다.그리고 지상과 하늘이 맞닿아 있는 저멀리 아슴푸레한 지평의 언저리에는 흰구름이 좌우로 기다랗게 허연 띠를 이루고 있다.울창한 녹음의 훈향이 코를 찌르는 숲길은 진달래 철쭉을 비롯한 관목들이 울창하여 네 발로 기는 들짐승 만이 용이하게 이동을 할 수 있는 행색이다. 그러한 행색의 산길은 첫고등으로 붕긋한 해발 627.4m의 상서산(上瑞山) 정상으로 산객을 안내한다.신갈나무를 비롯한 참나무 식솔들로 인하여 주위 조망은 기대할 수가 없는 흔한 멧부리에 불과하다.
다갈색의 가랑잎은 축축한 기색이 역력하고 찔끔거린 단비에 해맑은 본색을 드러낸 숲의 녹음은 그윽하고 신산하기만 하다.그나마의 단비가 숲의 꽃가루와 미세먼지를 다소나마 닦아냈기 때문이다.들짐승들이나 여유롭게 교통할 수 있는 관목들이 무성한 산길은 기름진 산서들판을 바라보며 깊은 영면에 든 두 기의 묵묘의 곁으로 이어지고,해발807.4m의 헬기장봉과 둘레석을 번듯하게 두른 봉분의 진주소가의 묵묘의 곁을 차례로 지나고 나면 좌측으로 번암면 국포리 방면의 등하행 산길이 나 잇는 삼거리 갈림길,삼배재다.
삼거리 갈림길 삼배재를 뒤로하고,내처 5분여 완만한 치받잇길을 올려치면 진달래를 비롯한 관목들이 울창하고 참나무들이 엄부렁한 해발 852.7m봉이다(11시13분).높은 기온은 아니지만 일렁이는 바람조차 가뭄에 콩 나듯하고 숲은 다소 축축한 기색으로 은빛햇살을 맞아 후텁지근한 기색이다.산길은 은빛햇살이 눈부시게 쏟아져 내리는, 고사리밭이나 다를 게 없는 묵묘의 곁으로 이어지고,깎아지른 바위 능선의 에움길을 조심조심 내려서면 장수군 보절면 도룡리 보현사 방면으로의 등하행 갈림길이다.
상서바위
보현사 방면의 갈림길은 이후로 서너 차례 더 만나게 된다.산길은 고정로프와 통나무 말뚝을 이용한 안전난간이 도움을 주고 있는 치받이 오르막으로 이어지고,헐떡헐떡 가풀막진 오르막을 짓쳐 올려치면 너럭바위 전망대가 기다리는 전망봉으로 산객은 안내가 된다.해발839m의 상서바위다(11시31분).북쪽과 서쪽 방면으로 바위절벽을 이루고 있는 상서바위봉 너럭바위 전망대에서의 일망무제의 조망은 팥죽땀을 식혀줄 만큼 그저 시원스럽기만 하다.해가 저무는 방향으로 장수군 보절면 일대의 산하가 한눈에 부감이 되고,조금 후면 오르게 되는 천황봉이 사정권으로 성큼 다가와 있다.
상서바위에서의 조망을 즐기고 나면 산길은 남원시 산동면 상신마을(좌측) 갈림길과 두 차례의 보현사 (우측)갈림길을 차례로 지나게 되고 그런 뒤 곧바로 오르게 되는 멧부리가 해발 758.8m봉이다.기대할 만한 조망조차 없는 참나무들만의 758.8m봉을 넘어서고 나면 다시 오르막이 산객을 기다린다.오르막 산길 주변으로 등산로 정비작업을 위한 재료들이 수북하게 담겨 있는 커다란 포대들이 비탈에 아무렇게나 널부러져 있다.아마 헬기를 이용하여 옮긴 재료들인 모양이다.가파른 오르막은 보현사 방면으로의 등하행 갈림길로 이어지고,데크계단이 안내하는 가풀막진 오르막을 팥죽땀을 연신 흘려가며 헐떡헐떡 올려치면 비로소 오르게 되는 봉긋한 멧부리가 해발909.6m의 만행산 천황봉 정상이다(12시9분).
사방팔방 거칠게 없는 정수리에서의 조망은 천황지맥의 간판스타답게 과연 화려하고 시원스럽기만 하다.해가 떠오르는 동쪽으로는 남원시 산동면 일대의 오붓한 들판 건너 백두대간이 병풍을 펼친 것처럼 듬직하고, 해가 저무는 방향으로는 저멀리 남북을 달리는 성수지맥의 산줄기가 아스라하다.그리고 정수리 남쪽을 안전하고 편안하게 조망을 즐길 수 있는 반원형꼴의 데크전망대가 입산객들에게 조망의 호사를 돕고 있다.헛헛한 뱃구레도 관리하고 마른 목도 적셔가며 시원스런 조망도 한껏 즐기고 나서 비로소 천황봉을 뒤로한다.
가파른 내리받이를 거치고 나면 해발806.9m봉에 오르게 되고, 남원시 보절면 도룡리 보현사 방면과 신파리 다산마을 쪽으로의 등하행 갈림길을 차례로 지나고 나면 지맥의 등성이는 험상궂은 암릉길의 행색으로 탈바꿈이 되기 시작한다.기암괴석이 줄을 잇는 등성잇길은 집채 만한 바위들을 곧장 거스르지 못하고 언저리를 구불거리며 굴신거리 듯 꼬리를 잇는다.유선형꼴의 암릉길은 해발713.8m봉으로 이어지고, 등성이 산록 일대에는 군 사격장이 자리하고 있는지 등산이나 입산을 금지한다는 군부대장의 경고가 담겨 있는 입간판이 간간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남대문치의 이정표
여전하게 꼬리를 잇는 암릉길은 해발687.6m봉으로 이어지고,해발 676.6m봉을 거푸 넘어서고 나서야 비로소 암릉의 등성이를 다소나마 벗어나게 된다.그러나 암름길을 벗어났다고 안심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진달래 철쭉을 비롯한 관목들과 희미한 산길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산길은 진주소씨의 묵묘의 곁으로 이어지고,남원시 산동면 대상리 귀정사 방면의 등하행 갈림길을 지나고 나면 해발 663.2m봉에 오르게 된다.해발663.2m봉을 넘어서고 내처 10분여의 발품이면 붕긋한 삼거리 갈림봉이 산객을 기다린다.해발633.6m의 남대문치(南大門峙)다(13시43분).
남대문치에서 좌측 10시 방향은 산동면 식련리 승련사와 해발527.9m의 연화산 방향이고, 지맥의 산길은 그 반대 쪽인 우측 2시 방향이다. 기온은 높지 않지만 습도가 높은지 후텁지근하고 팥죽땀은 연신 줄줄 흘러내린다.산길도 사뭇 희미해졌다.진달래를 비롯한 관목들이 울창하기 때문에 산길이 그만큼 시야에서 사라졌기 때문이다.남대문치에서 10분여의 발품이면 해발552.1m봉이다.정수리 한복판에는 1981년에 재설한 꺼뭇꺼뭇한 물때가 덕지덕지한 삼각점을 아직까지 간직하고 있다.552.1m의 삼각점봉을 뒤로하고 10분여 발걸음을 옮기다가 등성이를 벗어나 좌측의 내리막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머지않아 널찍한 임도로 내려서게 된다.
구라치
이 임도는 산동면 목동리 방면과 등성이 너머 서쪽의 보절면 진기리 쪽 사이를 잇는 산중임도다.이곳에서 구라치까지는 지맥의 산줄기와 궤적을 어상반하게 잇고 있으니, 그곳까지는 얌체처럼 임도를 따를 참이다.한동안 유유자적하며 임도를 따르다가 구라치 못미친 어름에서 지맥의 등성이로 잠시 발걸음을 옮겨 구불거리는 임도를 질러 구라치에 득달하게 된다(15시).산동면 목동리에서 시작이 되는 임도가 지맥의 등성이와 어상반한 궤적을 잇다가 서쪽 방면인 보절면 진기리 쪽으로 넘어가는 고갯마루가 구라치(求螺峙)다(15시).
구라치에서부터는 얌체짓을 더 이상 할 수가 없다.한숨을 가다듬은 뒤 곧장 고갯마루를 가로질러 오르막 숲길로 기어들면 한 길이 조금 넘는 잣나무 오르막이다.이러한 행색의 숲길은 골리앗 덩치의 송전철탑의 곁으로 이어지고,좀더 발품을 보태면 오르게 되는 멧부리가 해발473.4m봉이다.꺽다리의 끌밋한 노송들이 차지하고 있는 473.4m봉을 뒤로하는 산길도 끌밋한 노송들과 울퉁불퉁한 바위들이 한데 어우러진 등성이다.등성이 좌측 골짜기에서 중장비들의 굉음이 요란스럽다.산동면 목동리 산록을 차지하고 있는 광범위한 규모의 채석장으로 여겨진다.그러한 굉음이 가실줄 모르는 산길은 머지않아 해발 461.4m봉으로 산객을 안내한다.
갈치 동쪽 150m쯤 거리의 행복의 집 입구
461.4m봉에서 지맥의 산길은 우측 3시 방향으로 급커브를 그리며 꼬리를 잇는다.그런데 이번에는 완만한 내리받잇길 우측 골짜기에서도 조금 전 중장비 굉음과 엇비슷한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는 거다.이 굉음은 보절면 서치리 산골짜기를 차지하고 있는 또 다른 채석장에서 들려오는 굉음인 거였다.지맥의 산길은 굉음의 진원지인 채석장을 우측으로 끼고 꼬리를 잇는다.이러한 굉음의 내리받잇길은 머지않아 삼거리 갈림길을 내놓으며 산객의 의중을 묻는다.지맥의 방향은 맞은 쪽의 완만한 내리막이고, 좌측 9시 방향의 산길은 오늘 산행의 날머리인 갈치 어름의 산록에 터전을 마련한 '남원 행복의 집 노인 요양원'으로 이어지는 등하행 산길이다.
나중의 일이지만 이곳에서는 좌측 방향인 노인 요양원 쪽으로 발걸음을 옮겨 우아한 과정을 거쳐야 했다.곧이곧대로 지맥의 산길을 잇겠다고 맞은 쪽의 내리받잇길로 접어들어 희미하던 길마저 사라지고 억지춘향으로 채석장을 경유할 수밖에 없는 지경으로 갖은 고난을 겪게 된다.그런 뒤에 득달하게 되는 왕복 2차선의 고갯길이, 남원시 쪽과 그 반대 방향인 고개너머 북쪽의 보절면 소재지 사이를 잇는 721번 지방도로가 연락부절하는 고갯마루, 갈치(葛峙)다(16시40분).
(산행거리;16.5km.소요시간;6시간19분). (2022,6/9)
(아래)천황지맥 지도2 말치고개-갈치(지도를 클릭하면 확대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