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대문부모협동조합’ 양승미 이사
인터뷰를 하기로 한 날, 서울에는 첫 눈이 내리고 있었다. 그리고 인터뷰를 하기로 한 시각에 서대문부모협동조합의 양승미 이사는 다친 아이를 데리고 병원을 오가고 있었다. 수화기를 통해 인터뷰에 오지 못하는 미안함과 다급함이 묻어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아이를 기르다 보면 그렇게 예측하지 못했던 일과 부딪힌다. 아이의 건강뿐만 아니라 교육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일 터. 그렇기에 새로운 시도를 하기 보다는 남들이 터놓은 길을 따라가는 것을 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새로운 길을 직접 터나가려 하는 겁 없는 부모들이 있다. 사람냄새가 나는, ‘관계’를 배울 수 있는 서민형 어린이집을 만들겠다는 부모들의 용감한 협동을 보고자 원래 하려고 했던 대면인터뷰를 대신하여 서면인터뷰를 요청하였다.
Q. 부모협동어린이집은 어떤 사업인가요?
말 그대로 어린이집 사업입니다. 민간이 어린이집을 하려면 자치구에서 인가를 받는데 3가지 형태가 있어요. 가정형(20이하), 민간(20인이상), 부모협동.. 이렇게요. 그 외는 국공립이 있겠죠. 저희는 부모들이 모여 사업체를 공동으로 운영하는 부모협동을 선택한 것이죠. 보통 어린이집이 하는 사업과 골격은 똑같습니다.
Q. 부모협동어린이집을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지요?
저는 일단 세 아이 엄마이고요. 아이가 어릴 때 엄마들의 최대의 고민은 육아죠. 어린이집을 보내는 기준이 물리적인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의 관계성이 있는 곳으로 가야 한다고 믿었어요. 둘째 아이까지 여러 번 어린이집을 전전하면서 깨달은 건, 좋은 교육프로그램과 우수한 환경보다는 어린이집의 선생님과 엄마와의 유대감, 친밀감이 아이에게 가장 최적의 안정감을 준다는 걸 알았죠.
처음부터 어린이집을 하려던 건 아니구요. 서울시 부모커뮤니티사업에 참여하여 ‘서대문 사람숲’이라는 부모모임을 만들고, 그 네트워크 안에서 좋은 사람들을 만났어요. 그 중에 한 언니가 서울에 이사 와서 어린이집을 알아보던 제게 내일어린이집을 소개 시켜 주었고, 사람만을 믿고 덜컥 그곳에 보냈죠. 허름한 곳이고, 영세한 곳이었는데, 사람냄새 나고, 원장님과 부모들과의 관계가 살아 있는 생동감이 느껴지는 곳이었죠. 잘 보냈다고 생각했고, 걱정 없었어요. 그러다가 원의 사정으로 문을 닫는다는 소식이 있었고, 몇몇 원아 학부모들이 안타까워 하다가 그러지 말고 우리가 협동조합으로 어린이집을 같이 해보자고 의기투합 하게 되었죠.
마침 정책적으로도 공동육아 사업이나 협동조합형 마을기업에 정부의 지원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 관련된 전문가로부터 정책자문과 컨설팅도 받을 수 있었죠. 그렇게 해서 내일어린이집을 협동조합으로 전환하는 모임을 시작하게 되었고, 서대문의 여러 네트워크 속에서 인적, 물적 도움을 받았죠.
마을기업에 선정되면서 1억원 지원 협약체결을 하면서 타 공동육아의 첫출발이 출자금 700정도라면 우리는 200으로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이 시작을 지금도 고수하려고 없는 사람들끼리 모여 애를 쓰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서대문희망네트워크, 탁틴내일(사) 탁틴맘, 서대문마을넷, 보듬다듬, 참교육학부모회 서부지회, 너머서 등등등.... 주민네트워크와 시민사회단체가 관심을 갖고 여러 방면으로 조언과 자원을 주셨어요. 집 알아보는 것부터, 홍보, 사람과의 연결, 부동산 계약 때 잔금 모으는 것까지 겁 없는 부모들이 벌리는 일에 선뜻 돈도 빌려주시고 내일처럼 발품 팔며 같이 돌아다니고 하셨죠. ^^*
Q. 아이들의 교육에 있어 부모협동어린이집의 차별성은 무엇인가요?
교육에 대한 차별성이라... 음.. 저는 이런 접근은 별로 안 좋아하는데요. 아이들은 교육의 대상이 아니라 사회 속에서 사람들과 관계하며 스스로 성장하는 존재라고 생각해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을 보면 수많은 교육프로그램의 홍수 속에서 타원과의 차별성을 부각시키려고들 하죠. 시대에 따라 그것은 몬테소리, 프뢰벨, 영어유치원, 슈타이너, 발도르프, 심지어 공동육아 철학까지... 엄마들은 쉽게 그것을 내 아이에게 주어지는 어떤 조건의 대상물로 인식해 버려요. 세계의 유명한 교육학자의 철학부터 전통적인 가치관(공동육아)까지를 섭렵하여 ‘내 아이 서울대 보내기(또는 성공시키기)식’의 학습지나 프로그램으로 전락시키는 한국 엄마들의 능력이라고나 할까요. 입시경쟁, 학벌위주의 차별사회의 폐해일텐데... 엄마들 잘못이라고만은 할 수 없지만, 아무튼 이런 편견이 어디에나 도사리고 있어요.
아이교육에 대한 기대가 오히려 부모협동어린이집에선 철저히 깨진다고나 할까요. 서대문부모협동조합은 9월에 조합원 전체워크샵을 통해서 <신뢰, 자립, 건강한 아이, 부모성장, 공동체>라는 5개의 핵심키워드를 찾아냈어요. 이 다섯 가지를 협동조합과 어린이집에서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가 우리들의 숙제죠.
부모성장, 부모교육이 선행되지 않고서 아이교육은 요원하죠. 아니 오히려 아이들은 부모들, 어른들의 욕심과는 다르게 저 나름대로 잘 큰다는게 다행이고 그 때문에 어른들도 자기강박에서 놓여날 수 있다는게 맞겠네요. 부모협동어린이집이 다른 어린이집과 다른 점은 엄마, 아빠들이 무지하게 많이 서로 모이고, 회의하고, 관계하고 갈등하고, 없는 가운데에서 애쓰고 노력하고, 길이 안 보이는 것 같은데 길을 만들려고 아웅다웅 한다는 거? ^^* 아이들은 그런 엄마아빠 뒷모습을 보면서, ‘아, 사람들하고 싸울 땐 저렇게 하는 거구나’, ‘아, 화해하려면 저렇게 하는 거구나’, ‘아, 내가 무언가 해결이 안될 땐 다른 사람들한테 도움을 청하는 거구나’, ‘아, 혼자서 결론이 안 나면 다 같이 머리를 맞대고 의논하는 거
구나’. 이런 것들을 배우는 것 정도? ^^?
Q. 의사결정구조는 어떻게 구성되어 있나요? (부모협동조합의 조합원은 몇 명 정도가 적당하다고 보는지요?)
가장 중요한 건 정기총회에서 의결하죠. 일상적으로는 방모임과 소위원회가 기본적인 소통역할을 하구요. 전체차원의 중요한 사항은 한 달에 한번 정기이사회를 통해서 의견을 모으구요. 교사회의 원장님이 이사회에서 함께 논의합니다.
초기조합은 20가족 이내가 적당한 것 같아요. 현재 저희는 16가족 조합원수 31명이고 (등원아동수는 19명) 가입하면 1인1표로 부부각자가 조합원자격을 갖습니다. 2-3년 쯤 돼서 원 운영과 조합 운영이 안정화 되면 그 이상도 조율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Q. 임원은 어떻게 구성하였나요?
초기 준비모임에서 시작하여 협동조합 발기인대회를 거쳐 조합원을 지속적으로 모집하는 과정이 있었습니다. 개원과 인가를 위해 형식요건이 성립될 때 급하게 창립총회를 치룬 맹점이 있어서, 개원이후 임시총회 준비위원회를 바로 구성하여 사실상의 실질적인 총회준비를 했습니다. 그때 자원한 8가족(초기 초동모임가족 4, 발기인대회 이후 가입가족 4)이 조합에 이슈가 터질 때마다 끊임없이 모여 회의하고 갈등하고 그랬죠. 이 단위에서 이사진이 추천되었고, 총회 때 조합원들이 의결하여 이사진이 구성되었습니다.
Q. 소비자조합원(학부모)들은 사업에 어떻게 참여하나요?
기본적인 조합전체 행사의 참여율은 의외로 높습니다.^^ 지난번 전체 워크샵과 임시총회때 위임장 포함하여 100% 참석이었습니다. 조합전체 들살이, 대청소, 김장담그기, 대외사업(다문화가족 운동회, 서대문마을넷 마을잔치, 사회적경제센터 어울림한마당 등) 등에 여러모로 참여를 독려하고 홍보하여 즐기면서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운영위원회는 조합 각종 일정과 행사를 주관하구요. 시설위원회는 대청소와 어린이집 시설관리를, 교육위원회는 조합원 교육을, 홍보위원회는 신입가족모집과 대외홍보를, 재정위원회는 조합과 어린이집의 예결산과 전체 재정운영을 담당합니다. 재정소위는 최근에 사회적경제센터 한마당에서 조합차원으로 육아용품 헌옷바자회를 열었고, 소소한 수익을 얻었죠. ^^*
조합에 가입하면 반드시 위 5개중 한 곳에 소속되어 조합의 일을 나누고 자기 역할을 찾아 할 수 있도록 합니다. 자신이 관심 있는 곳에서 품을 나누다 보면 협동의 힘이 크다는 걸 알게 되죠. 총회준비위원회 당시 노무사 조합원의 관계법령 정리, 사회복지사, 시민단체 간사 출신 조합원들의 행정실무능력, 보육교사 자격과 출산맘교육, 부부교육 강사출신의 뛰어난 관계조율능력 등... 각자가 다른 영역에서 다른 색깔, 또 다른 힘들을 가지고 참여하다 보면 갈등은 잠시고, 어느새 서로 한마음으로 울고 웃고 서로를 걱정하거나, 함께 놀 궁리를 하고, 함께 밥먹을 궁리를 하고는 하죠.
Q. 조합을 운영하면서 가장 크게 부딪혔던 부분은 어떤 부분인가요? (그리고 어떻게 해결하였는지요?)
전체를 관통하는 가장 큰 어려움은 사람과의 관계입니다.^^* 모든 문제가 터질때마다 가장 큰 어려움이죠.
초기 재정의 어려움은 마을사람들의 후원과 도움으로 위기를 넘겼습니다. 예를 들면 첫 계약건물이 어린이집 인허가 기준상 위험시설(주유소) 50m 이내로 인가불가 판정을 받은 후에 쿵~! 내일어린이집 졸업생학부모였던 선배가 어린이집으로 계약했던 건물로 이사를 오고, 보증금을 대주었죠. 2층 주택이었는데 2층은 선배가 살림집으로 살고, 1층은 우연찮게 공간이 생겨서 마을공동체 주민모임에 쓰라고 마을사랑방으로 재탄생되었습니다. 위기는 기회!^^*
그렇게 아래층은 몇몇 사람들이 협업하는 월세 사무실로 운영이 되구요. 남는 공간에는 마을에 동아리모임이나 워크샵때 쓰라고 소정의 이용료만 받으면서 굴러갑니다. 조합도 조합회의나 행사를 따로 할 공간이 필요해서 자주 이용하죠. 요즘에 그 사랑방(일명 거북골 마을사랑방)은 냉장고 비우기 행사, 집밥나눔 번개, 와인파티, 동네마실.... 등등
여러모로 마을네트워크 공개모임공간으로 자주 활용된답니다.
계약문제 해결된 다음에는 함께 하기로 했던 원장님의 행정처분 명령 때문에 원장으로 부임하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져서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엄청 울었습니다. 함께 하기로 한 사람, 같이 시작하기로 한 사람과 끝까지 가느냐 마느냐의 문제로, 원장님 개인이 시험대에 올랐고, 수많은 오해와 갈등속에서 사람을 중심으로, 사람을 포기하지 않고 가기로 한 결심이 지금까지 오게 된 큰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문제 역시 마을사람들이 구청의 행정처분에 대한 부당함에 대해 공감해주고, 탄원서에 서명을 해주고 마음과 정성을 모아주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맨 아래에 그때 당시 글을 몇 개 올려드릴게요. ^^*
Q. 받고 있는 정부지원은 무엇인지, 민간어린이집에 비해 부족한 정부지원은 무엇인가요?
마을기업으로 출발할 당시 1억원의 재정지원을 받았습니다. 5년후 정부에 상환해야 하구요. 보육법 시행령에 따른 지원은 타원과 같은데, 개원한지 얼마 안되어서 평가인증도 준비해야 하고, 이런저런 절차를 거치면 평가인증 시설에 맞는 지원을 받게 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부모협동 어린이집이 많지 않아서 부모협동 어린이집의 운영이나 시스템에 맞는 정책지원과 고려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일례로 서대문구에는 저희가 부모협동의 첫 출발이라 자치구 보육지원팀도 전혀 관례가 없고, 내용을 몰라서 서로 좌충우돌, 오해와 시시비비가 많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물적, 인적 에너지 낭비가 많았죠.
Q. 조합원 교육 및 훈련은 어떻게 진행되는지요?
저희도 처음이라 지금 사단법인 <공동육아와 공동체 교육>이라는 교육단체에서 공동육아 컨설팅을 받고 있는 중입니다. 그곳의 경험과 연륜을 통해 공동육아에 대한 오해나 편견을 거둬내고 공식적인 절차나 소통에 대한 방법등을 배우고 있어요. 많은 도움이 되고 있구요.
아직 저희가 그곳의 가입단체가 아니라 초기 협동조합 설립당시에는 우리 스스로 모든 교육을 진행해야 했어요.
마을네트워크 관계망에서 마을멘토, 마을기업 인큐베이터, 마을 컨설턴트 분들에게 자문을 구했었구요. 부모교육, 조합교육에 적합한 강사들을 협동조합연구소나 공동육아와 공동체교육 단체, 마을네트워크에서 조합교육이나 부모교육이 가능한 분들을 모셔다가 함께 해 왔습니다.
Q. 협동조합간 협동은 어떻게 진행되는지요?
울림두레생협(예전 마포두레) 북가좌점에서 급식을 해결하고 있구요.
가능한 거래가 발생될 때 서대문구 내 협동조합에서 해결해 보려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죠. 서대문구사회적경제센터 하모니센터 행사때도 참가하구요. 그때 아 이런곳도 있었구나 하고 서로 알게 되었죠. 아직은 이렇게 서로 처음 알아가는 단계인 것 같습니다.
Q. 서대문구 지역네트워크는 어떻게 만들어졌나요?
제가 서대문에 이사왔을때는 <서대문희망네트워크> 일명 서희네라는 네트워크가 있었어요. 서희네 역사는 자세히는 잘 모르나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여서 서로 관계망 중심, 친목중심으로 모여서 일상적으로 사는 얘기 나누다가, 관심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서로 일도 벌리고, 도와주고 하는 것 같았어요. 서희네라는 네트워크 풀이 가동되고 있었고, 서울시 부모커뮤니티를 공모하라는 정책이 있다는 걸 알고, 관심있는 부모들이 거기에 참여하면서 부모의 영역에서, 육아, 방과후, 교육공동체 등.. 서로의 관심사에 맞는 동아리가 생성되기 시작한 거죠.
그렇게 <서대문사람숲>이 모였고, 지금도 진행되고 있구요. 그 즈음에 <서대문마을넷>도 발기인대회가 있었고, 올해 창립해서 지금도 활발하게 움직이구요. 이런 여러 네트워크 속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섞여서 서로 이야기 주고 받고 하면서 각자의 다양한 관심사별로 새로운 주민모임을 만들어 내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서대문먹거리네트워크><가재울마을학교> <홍은동사람숲> <가재울사람숲> <생태모임><텃밭강사모임> 등등등... 지금도 수없이 생겨나요. ^^*
Q. 마을기업으로 출발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서대문구의 마을기업에 대해서도 간략히 소개부탁드립니다.
하반기 마을기업 공모때 만난 분들이 문화콘테츠 쪽에 신촌콘서트, 해피쉐어링이 있었구요. 구세군이 후원하는 키즈까페가 있었는데... 아무튼 서대문부모협동조합이 설립한 콩세알 어린이집까지.. 네군데 다 보기좋게 떨어졌죠.^^* 신촌에 청년허브 얼티즌까페도 마을기업이라고 알고 있어요.
Q. 지역사회 공헌활동을 하고 있는지요? (혹은 다른 마을기업과 연계활동을 하고 있는지요?)
아직은 딱히 공헌활동이랄게 없구요. 조합설립과 어린이집 운영의 안정화가 시급했어서요.ㅜㅜ 올해 한게 있다면,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 이사장과 조합원들이 적극 결합해서 <우리다함께 다양함에 다가가는 우다다다 마을운동회>를 함께 했다는 것, 서대문마을넷이 주관하는 마을잔치 행사와 하모니센터 행사에 적극 결합했다는 것...
이렇게 조합원들이 마을과 마을관계망을 알고 자신이 왜 그곳에 서야 하는지 느끼고 참여하게 되는 첫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이런 관계가 무르익고 자연스러워지면 향후 몇 년 후에는 조합원들이 주도적으로 마을과 관계망을 형성하고 새로운 일도 벌이고 하지 않을까 싶네요.
하반기 마을기업 공모사업때 육아사랑방으로 어린이집 주말 오픈사업을 계획했었는데, 떨어졌지만, 체계정비하고 조합원들이 여력이 된다면 우리끼리라도 품앗이로 주말에 육아사랑방을 열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Q. 서대문부모협동조합의 현황과 과제
첫째는 시설변경을 통한 정원확충으로 조합과 원의 안정적인 재원을 마련해야 하는 것이 있구요. 현재 우리 조합은 38명 이상 수용가능하나 장애인시설 미비로 인해 20인 이하 정원 수용만 인가받은 상태입니다. 시설변경으로 조합의 적자를 해소할 수 있는 안정적인 최대치까지만 정원을 늘릴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구요. 26명까지 원아모집을 생각하고 있어요. 더 늘어나면 조합관계망도 아직은 초기라 부하가 걸릴 것 같구요.
두 번째는 교사회의 체계를 잡는 문제인데요. 조합은 적극적인 부모들의 결합과 교육지원으로 조금씩 모양새가 갖춰지는데, 선생님들은 아직 채용된 직원의 신분이라 조합에 대한 책임감이나 주인의식이 부족하고, 공동육아 교육철학에 대해서도 이제 막 알아가는 단계라 어려움이 많습니다. 그래서 공동육아단체에 컨설팅을 받고 있고, 교사교육도 지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 이게 첫째여야 하는데.. 0순위라고 할까요. 사람과 사람간의 소통, 관계를 원활하게 하는 것.. 협동조합은 죽으나 사나.. 계속 이 과제를 붙들고 가야 하는 것 같아요. 부모와 부모끼리, 교사와 교사끼리, 부모와 교사끼리, 부모와 아이끼리, 교사와 아이끼리.. 모두모두..
Q. 이사장(이사)님께 있어서 서대문부모협동조합은?
사람이다.
사람을 이해하는 곳이다.
사람을 기다려 주는 곳이다.
모두 함께 한걸음 내딛을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곳이다.
이 인터뷰에 다 담지 못하는 서대문부모협동조합의 투쟁기가 있다. 인터뷰어도 업무중에 몰래 눈시울을 붉히게 했던 기록들은 밝히지 않기로 한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속담이 있다. 협동조합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과 오해를 이겨내고 사람냄새나는 서민형 어린이집을 만들어가려는 서대문부모협동조합의 쉽지 않은 길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 신나는조합 협동조합팀 우윤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