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추석 일본 후쿠오카 무작정 가보기 마지막
이틀을 무리하게 걸어다니는 바람에 많이 피곤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방안에만 있다가 돌아갈 수는 없었다. 새벽에 일찍 눈을 떠서 오늘은 무엇을 할까 고민했다. 그래 신간선을 타 보아야 겠다.
어디를 가볼까 하는데 마침 후쿠오카의 신간선이 가고시마를 가는 것이었다.
어느것인지 기억이 통 나질 않는데 내가 좋아하는 뉴에이지 음악에서 가고시마란 단어가 떠올랐다. 그래 가고시마가 어딘지는 모르지만 일단 가고시마에 다녀오자..결정했다.
짐을 정리해서 호텔 1층에 있던 식당에서 조식을 먹었다. 어제는 깜빡잊고 그냥 넘어갔는데, 빵이 웃기게 생겨서 한장 찍었다.
하카타 역을 가기 위해 택시를 탔다. 물론 걸어가도 되는 거리고 지하철을 타도 되는 거리지만 택시를 탔다. 택시한번 타보고 싶었다. 그리고 기념품 산걸로 짐도 많아서...
가까운 거리인데 우리돈으로 만원정도 나왔다.
하카타 역에서 가고시마 가는 기차표는 한글이 지원되는 자동판매기로 구입할 수 있었다.
그런데 조금 복잡한게 표를 끊자 총 6개의 표가 나왔다.
신용카드 이용원 1매
영수증 1매
승차권 왕복 2매
특급권 왕복 2매
하여간 엄청 헷갈리더라는..
가격은 얼마나 비싸던지 우리나라돈으로 21만원 정도 된다고 한다.
어쨌든 시간에 늦지 않게 기차를 탔다.
여기서 한가지 후회되는 것이 갔다가 돌아올 것이면 짐을 보관함에 보관하고 갈것을 왜 다 싸들고 기차를 탔는지...
기차에 올라타고 출발하자마자 아랫배가 아파오기 시작했다. 갑자기 복통이 시작된 것이다.
분명 어젯저녁에도 화장실을 다녀왔건만....정말 갑자기 배가 아파서 화장실로 달려갔다.
10분정도 장을 비우고 나니 속이 편해지는 것이었다.
그래서 기분좋게 자리로 돌아와 창밖을 보고 있었다.
여기가 어딘지 매우 궁금했다. 그래서 아이폰의 지도를 켰다. 그런데 기차는 북쪽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어라 ? 난 남쪽으로 가야 하는데....
내가 미쳤나 보다 기차를 잘못탔다.
급하게 차장을 찾아 콩글리시로 기차를 잘못탔음을 알렸다. 그러니 차장은 어쩔 수 없다며 다음역에서 반대편 기차를 타라고 한다.
개무룩하고 자리에 돌아와 창밖을 바라보았다.
창밖은 무심하게 흘러간다..젠장할 해만 떴어도 방향감각을 잃지 않았을텐데...
앞자리에 앉은 꼬마애가 나를 넘겨다 본다. 귀여운녀석...
결국 기타규슈역에서 내려 잠시 기다렸다가 반대 방향 열차를 탈 수가 있었다.
열차는 넓은 평원을 지나고 남쪽으로가니 날씨가 맑아졌다.
구마모토를 지나가 건축양식이 달라져 있음을 눈치챌 수 있었다.
환경도 많이 다르게 느껴졌다.
기차를 타고 이렇게 환경이 달라지는 것을 본적이 없었는데...
열차의 장점은 역시 판매카트인 듯... 카트가 지나갈때 음료수도 사먹어 보았다.
나중에 알았는데, 신간선 카트 도시락이 그렇게나 맛있다고 한다. 그걸 못 먹어본게 참 아쉽디ㅏ.
가고시마중앙역에 도달하자 우선 보관함게 짐을 보관했다.
그리고 안내문을 득템했다.
여기서 무엇을 할까 하다가 무작정 걷기가 그래 시내관광버스를 탔다.
시내관광버스라고 해봐야 일반 시내버스인데 관광객들을 위한 여러가지 언어를 제공해주는 것이었다. 그리고 주요정류장은 안내문도 흘러나왔다. 이것 참 좋더라는...
가고시마는 확실히 남국이었다.
후쿠오카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후덥지근한 온도를 느낄 수 있었다.
일단 센간엔 주택이란 곳에 내려서 관광을 시작했다.
입장료와 함께 저택투어도 신청하였다.
센간엔은 예전 이곳 영주의 별장이었고 일본의 주요산업단지였다고 한다.
안을 쭈욱 들어가니 저택앞에서 들어오라고 한다.
들어가니 사진이나 비디오촬영 금지라고 해서 할 수없이 모두 오프...
기품이 있는 부인이 일본말로 설명을 하는데 도통 알아들을 수가 없다.
그저 한글 안내문 보면서 느낌으로 이해할 수 밖에...
그저 설명하는 분이 엄청난 미인이라는 느낌밖에 없었다.
여러가지 설명을 듣고(?) 아니 읽고 마지막 말차와 다식을 체험하는 공간에 와서 우유같은 차를 마셨다.
그런데 웃기는건 분명 못알아듣는 일본어였고 간신히 한글안내문만 읽었을 뿐인데, 제대로 된 우리말 안내를 받은것처럼 귓속이 생생하다. 벌써 이나라에 적응하기 시작한걸까..
하여간 센간엔을 둘러보는데, 아기자기하니 꽤 재미있게 지은 별장이었다.
이곳에는 소수력발전소도 있다. 예전엔 여러가지 공장이 있었다고 한다.
앞마당에 나오니 바다건너에 웅장한 산이 하나 있다. 거리때문에 그런지 한라산 보다 더 커보였다.
바로 사꾸라지마의 온타케산이라고 한다. 사진으로는 느끼기 어려운데 실물로 볼땐 정말 웅장하다.
원래 이 산은 섬이었는데 1914년 화산분출로 육지와 연결이 되었다고 한다.
지금도 분화를 자주하기 때문에 그 섬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항상 비상대피할 수 있는 조치가 되어 있다고 한다.
정말 이곳의 특이한 정취는 너무 멋있었다.
상상하기 어려운 크기의 만, 웅장한 산, 넓은 평원 그리고 아기자기한 숲들의 천지다.
다시 버스를 타고 가고시마중앙역으로 돌아왔다. 일단 배가고파 밥을 먹기로 했다.
무엇을 먹어야 하나 고민고민을 하다가 결국 라멘집에 들어갔다.
라멘집에 들어가니 의자에 바구니가 하나씩 있다. 바로 짐을 보관하기 위한 바구니다.
짐을 바구니에 넣고 의자 밑에 밀어넣으라고 한다. 이렇게 편할 수가...
난 일본은 닥꽝을 먹는 줄 알았는데, 어딜가도 닥꽝은 없고 특이한 향의 절임무를 준다.
이럴땐 정말 김치도 아쉽다. 그러고보니 일본에서 김치는 한번도 못먹어봤네...
시원한 맥주도 한잔하고 싶어서 삿뽀로를 하나 주문했는데 시원했다. 그런데 무알콜맥주다..
주문한 라멘이 나오고 맛있게 먹었다. 여긴 특이하게 밥과 군만두도 준다.
밥을 먹고 역의 제일 위층에 가니 회전관람차가 있다. 500엔이라고 하길래 표를 끊어 타보았다.
가고시마의 전경을 볼 수 있었다.
여기서 가고시마 관광을 끝내고 나는 다시 신간선을 타러왔다. 물론 보관함에 넣어둔 짐도 찾았다.
신간선 승차장의 스크린도어는 이렇게 생겼다.
하카타역에 돌아와 지하철을 타고 후쿠오카 공항에 들어가서 면세점에서 기념으로 사케도 구입.
저녁이 되어 배가고파 먹을것을 찾는데 먹을게 없어서 결국 전자렌지에서 데운 야끼소바 하나 먹었다.
후쿠오카 공항은 한국으로 돌아가는 관광객들로 완전 인산인해였다. 너무 사람이 많다보니 엉뚱한 줄에 서기도 했다.
하여간 발권하는데 거의 한시간은 서 있었던 듯 하다.
나는 나까스에서 구입한 금속물질때문에 보안검색대마다 걸려 짐을 풀어야 했다. 그래서 남들보다 시간이 더 걸렸다.
인천공항에 도착해서도 입국심사나 세관통과는 오히려 쉬었다. 보안검색이 항상 문제였지...
인천에서 짐찾고 밖으로 나오니 밤10시가 넘었다.
서울집으로 가는 공항리무진은 이미 30분전에 끝났다고 한다.
고민을 하다가 일단 동대문까지 가는 버스를 1시간 기다려서 타기로 했다.
이때 중국아가씨 한명이 자기 국민대학교 학생인데 같이 가면 안되냐고 한다. 그래서 오케이..
1시간 기다리니 버스가 오고 그 버스타고 동대문에 내린 다음 택시를 타고 집에 왔다,
오는 중간에 그 아가씨와 대화 좀 해보고 싶었는데, 지지배가 지 남자친구랑 전화만 하더라는...
이렇게 2박3일간의 무작정 떠난 일본여행은 끝이났다.
일본에서 구입한 잡지택 프라이데이, 우리나라 선데이서울 같은 잡지다.
여러군데서 줏어담은 무료배포잡지 잡지들 내용이 너무 야해서 표지만 올린다.
공항 편의점에서 구입한 남성 주간잡지
성인용품점에서 얻은 나까스 상가록 안의 내용은 너무 많아서 표지만..
일본여행을 하면서 얻은 것은
나는 분명 일본을 무지 싫어한다. 일본제품이라고 해서 더 좋아하는 무척싫어한다.
그런데도 일본을 여행하고 그곳에서 쇼핑을 한것은 무척이나 이율배반벅인 행동일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인터넷이나 매스컴을 통해서 들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일본을 보고 왔다.
길거리
일본사람들은 특이하게 생긴사람이 없었다. 다 우리나라 사람들하고 비슷비슷했다.
다만 좀 다르다면 정장에 가까운 옷을 많이 입고 있다. 남자들은 대부분 와이셔츠바람이다.
저녁시간이 되면 직장인들이 삼삼오오 거리를 거닐고 길가 포장마차에서 간단하게 한잔씩 즐긴다.
일본인들은 생각보다 키가 컸다. 남자든 여자든 대부분 170cm 이상이었고, 30대로 보이는 젊은 남자들은 180cm가 훨씬 넘어 보였다.
여자들도 젊은 여자들은 대부분 160cm 이상이었다.
옷입는 스타일이나 화장, 헤어스타일이 튀지 않았다. 대부분 단정 그자체였다.
조금 다른점은 요도바시 백화점 디카악세사리 코너에서 물건을 고르든 기모노입은 아가씨 정도 ?
간혹 한두명이 기모노를 입고 돌아다닌다. 그런데 그 기모노도 그리 화려하진 않다.
기모노를 입은여자들은 한결같이 머리를 옆가름마에 바짝 조여맨 생머리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매우 친절하다. 말이 잘 안통해도 잘 들어주고 이해해줄려고 한다.
솔직히 제주에서는 말을 걸어도 대답안하고 멀뚱히 쳐다보는 사람, 갑자기 버럭 소리지르는 사람, 말을 정확하게 하지 않는 사람들을 많이 만났는데, 후쿠오카에서 만난 대부분의 사람들은 끝까지 또막또막 말을 끝맺음을 하려고 했다.
반대로 관광안내소의 직원들이 오히려 더 불친절하다는 느낌을 받을 만큼 일반사람들은 매우 친절했다.
판매점
일본의 판매점은 내가 물건을 구경하는 동안 아무도 말거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직원이 보이질 않았다. 그러다 뭔가 찾거나 궁금한게 있어서 주위를 둘러보면 멀지않은 곳에 직원이 있었고 물어보기가 너무 편했다.
우리나라의 판매점과 너무 대조가 되었다.
대형마트에서 물건을 고르다가 물어보려고 하면 물어볼 직원찾는데 10분이상의 시간이 필요할 정도로 안내받기가 힘들다.
반면 하이마트에 가면 구경 좀 하러가도 무슨 감시라도 하는지 한사람이 졸졸 따라다니면서 물건 하나만 들어봐도 와서 이러쿵 저러쿵 한다.
그 졸졸 따라다니는게 무척 기분이 나쁜데, 거기다 그리 친절하지도 않고 귀찮은듯 한다. 하여간 감시당하는 느낌..
그런데 일본의 판매점은 절대 그렇지 않았다. 물건 구경할땐 보이지 않던 직원이 뭐 좀 물어볼려고 하면 눈앞에 보인다.
그래서 쇼핑하기가 더 편했다. 우리나라 양판점들 백화점들 좀 가서 배워야 할듯...
후쿠오카는 위도상 제주와 부산 사이에 있기에 기후도 제주도 기후와 거의 비슷했다.
그래서 그런지 마치 제주도 사람들과 함께 있는 착각을 들게했다.
반면 남쪽인 가고시마로 갈 수록 사람들의 억양도 달라지고 얼굴형태도 조금씩 변하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내가 내린 판단은 기후에 따라 사람의 외형과 행동도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올해는 동경과 홋카이도를 한번 정복해보자 생각했으나 여러가지 연유로 인해 못했다.
천상 내년을 기약해야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