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나물을 번식하려면 우선 종자 수집이 필요하다. 이때 반드시 성숙한 종자를 채취해야 한다.
종자 성숙 여부 판별은 다양한 방법이 있다. 콩과 식물은 꼬투리나 꼬투리에서 종자와의 연결 부위가 쪼글쪼글해지거나 과육의 색깔, 연성(물러짐) 등으로 판단한다. 또한 종에 따라서 종자 내 수분이 일정 수준 이하로 건조되면 깊은 휴면에 들어가거나 참나물 종자처럼 활력을 소실하는 난저장성이 된다. 따라서 종자가 건조되기 전 적당한 시기에 씨를 받아야 한다. 산마늘 종자는 씨받기 직후 파종하면 발아율이 90% 이상이지만 상온에 보관해뒀다가 파종하면 발아율이 크게 떨어진다.
물에 젖은 것이나 이물질 등을 골라내고 보관 씨를 받은 다음에는 속이 비거나 충실도가 낮은 쭉정이 종자, 손상 종자, 병해충 피해 종자, 이물질 등을 제거한다. 특히 비를 맞아 물기가 많은 종자 등 비정상적인 것이 섞일 때 정상적인 종자가 썩는 등 깨끗이 문제가 발생한다. 종자 정선은 종자 수분 함량을 12∼16% 이내로 말린 다음에 하는 것이 좋다. 산나물 중에는 유효 수명이 6개월 이하인 경우도 있다. 꿩의다리 속에 속하는 것이 대표적이며, 이러한 종들은 씨받이 후 바로 파종해야 한다.
채종한 다음 저장 방법이 중요하다. 최적의 조건에 저장해도 종에 따라 차이가 나고 부실하게 저장할 경우 발아와 활력이 크게 떨어진다. 가장 이상적인 저장 방법은 말린 종자를 온도 4℃와 상대습도 40∼50%에서 밀봉하는 것이다. 종자는 대개 채종된 지 6개월 이상 지나면 발아율이 크게 떨어지고, 종자 수명을 측정할 수 있는 메커니즘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다. 같은 조건에 저장해도 종자 수명의 범위는 다양하고, 종과 품종에 따라서 종자 수명은 차이가 난다.
종자는 일반종자(저장성이 있는 장명종자)와 비저장성 종자(단명종자와 난저장성종자)로 나뉜다. 일반적으로 실온에서 저장했을 때 50% 이상의 발아율이 유지되는 기간에 따라 1∼2년은 단명종자, 3∼5년은 중명종자, 5년 이상은 장명종자로 구분한다. 대부분 종자는 말려서 저장할 수 있지만 종에 따라 종자 수명이 극히 짧은 것이 있다.
수분 함량 1%와 온도 5℃ 증가하면 종자 수명 반감 종자의 노화 속도에 영향을 주는 주요한 환경 요인은 습도와 온도이다. 습도는 종자의 수분 함량을, 온도는 종자의 생화학적 진행 속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대개 종자 수분 함량이 1% 증가하고 저장 온도가 5℃ 증가하면 수명이 반감한다(종자 수분 함량 5∼14%. 온도 0∼50℃ 환경 범위). 자연환경에서도 오랜 기간 생존할 수 있는 장명종자는 주로 경실종자로, 수분 함량 4%까지 건조가 가능하다. 이와 더불어 미생물에 의해 종자 껍데기가 해손되지 않는 한 수분을 재흡수하지 않는다.
이런 종은 이상적인 환경을 제공하지 않아도 장기간 종자 활력을 유지한다. 실제로 섬바디·지리강활(독초)처럼 상온에 1년간 보관한 종자는 전혀 발아하지 않거나 수명이 짧아진 것으로 보고되고 있어 종자를 적정 환경에 보관하는 것이 필요하다. 종자가 마르면 깊은 휴면이 유도돼 발아가 안 되는 경우가 있다. 국립산림과학원이 더덕과 도라지 씨앗을 2년간 건조 저장과 저온에서 습윤 저장한 다음 종자 활력을 평가한 결과 더덕은 저장 방법에 상관없이 2년 안에 활력이 완전히 소실되었고, 도라지는 건조 상태로 저장했을 때 활력이 54%로 습윤 저장 종자의 21%에 비해 활력을 높게 유지했다.
보관 종자는 파종 전 전처리해야 발아율 높다 보관하던 종자는 발아율을 높이기 위한 전처리가 필요하다. 발아율에 미치는 주요 요인은 온도와 수분이다. 수분은 너무 지나치거나 모자라도 안 된다. 농가에서 종자를 너무 습하게 관리하는 것이 육묘의 실패 원인이 된다. 과습은 토양의 산소량을 감소시켜 뿌리 생장을 떨어뜨리고 식물의 스트레스와 질병을 유발한다. 토양을 포화 수분 상태로 유지하는 것 보다 좀 더 자주 물을 주는 것이 낫다.
온도는 발아 시 두 번째로 중요한 인자이다. 토양 온도가 발아를 조절하므로 육묘장의 바닥 온도가 중요하다. 부적절한 ?도에서는 발아율이 낮을 뿐 아니라 발아가 불균일하고 기간이 길어진다. 보통 종자는 21∼24℃, 저온 암발아 종자는 15∼18℃, 호온성 광발아 종자는 27∼29℃가 적정하다. 냉이와 고들빼기는 15∼20℃, 달래와 개미취는 15℃, 참나물은 야간 10℃와 주간 20℃의 변온 환경에서 발아가 촉진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난발아성 종자의 발아율 높이는 방법 산나물 종자는 일정한 시기, 장소 및 환경 조건이 아니면 발아하지 않는 것이 많은데, 이는 종의 생태적 적응력 및 생존과 관계가 깊다. 발아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우선 원산지, 자생지쟀 기후 환경, 개화기 등을 알아야 한다. 이들 요인은 식물의 발아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좋은 단서가 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다양한 산지의 종자를 이용해보는 한편 여러 가지 종자 처리법의 효과를 비교·시험하는 것이 좋다. 종자의 휴면 원인으로는 껍질의 불투수성과 기계적인 억제 작용, 배의 미숙, 발아 억제 물질 함유 등이 알려졌다. 이러한 요인으로 인한 휴면 상태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타파시킬 수 있다. 내적인 휴면 상태는 대체로 저온 처리를 비롯해 지베렐린과 카이네틴 등 생장 조절물질 처리를 통해 할 수 있다. 지베렐린 용액 처리는 종자의 휴면 타파를 위한 방법으로 예냉(저온 습윤 처리) 요구 기간을 단축시키고 발아를 증진시키는 데 효과가 있다.
저온 습윤 처리법 저온 습윤 처리(냉습 처리)와 박피 처리는 일반적으로 이용하는 종자 처리 방법이다. 저온 습윤 처리는 휴면을 극복하기 위해 수분을 흡수한 습윤 상태의 종자가 저온을 겪도록 하는 것이다. 전통적인 저온 습윤 처리는 종자를 가을에 땅에 묻어 야외에서 월동시키는 방법이다.
저온 습윤 처리를 통해 휴면을 효과적으로 타파시킬 수 있지만 미숙 배아가 미발아의 원인인 경우에는 노천 매장 방법이 필요하다. 왜우산풀(누리대)의 경우 종자가 충분히 성숙해 날아가는 9월에 채종해도 미숙 된 배아가 섞일 수 있다. 국립산림과학원이 이 같은 종자를 습윤 저장해 배아를 배양하려고 시험을 해봤지만 6개월 후에도 배아가 발달하지 않았다. 왜우산풀 종자는 노천 매장한 경우 배아가 발달하고 발아했다. 이는 노천 매장을 통한 온도의 변화가 배아 성숙 촉진에 주요한 요인임을 알 수 있지만 그 변온의 조건과 기간은 분명하지 않다.
저온 습윤 처리 방법은 종자를 트레이 등에 담아 2∼4주간 18∼21℃에 둔 다음 4∼6 주간(또는 그 이상) 3∼5℃에 옮겨서 저장하는 것이다. 종에 따라서 이런 과정을 두 번 반복하거나 냉온 처리 온도를 빙점에 가깝게 맞춰야 하는 것도 있다.
Tip) 저온 습윤 처리법 ① 건조·정선한 종자가 충분히 수분을 흡수할 수 있도록 처리한다. 종자량이 많을 경우에는 종자를 망사주머니에 넣고 산소 공급이 잘 되도록 흐르는 물속에 반나절이나 하루 정도 담가 둔다.
② 시판되는 락스 5% 희석액에 소량의 주방 세제(계면활성제)를 첨가한 용액에 종자를 넣고 3∼4분간 저어가며 소독한다. 이같이 소독하는 것은 4℃의 냉장고에 넣어 저온 처리할 때 기간이 길어지면 곰팡이 등 미생물이 발생해 종자가 부패하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서이다.
③ 소독한 종자는 물로 3∼4회 씻은 다음 종이 수건으로 물기를 닦아내고 종이 수건에 싸서 지퍼백에 넣고 잠그지 않고 반으로 접은 상태로 2∼4℃의 냉장고에 1∼4주간 처리한다. 이때 주의할 점은 종자가 마르지 않도록 주기적으로 확인하고 곰팡이가 심하면 재소독하고 종이 수건을 바꿔준다. 또한 지퍼백을 반쯤 열어둬 습윤 상태 유지와 종자 호흡이 가능하도록 해줘야 한다.
박피 처리법 박피는 화학적 또는 물리적으로 ?자의 단단한 껍데기를 깨 줘 종자가 수분을 쉽게 흡수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다. 종자가 크고 양이 많지 않으면 종자 껍데기에 구멍을 뚫어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종자를 대량으로 처리할 때는 황산이나 기계적 마모 방법을 쓴다.
황산 처리법은 종자 1∼2배 양의 95% 공업용 황산을 유리그릇(황산에 부식되지 않는 용기)에 붓고 유리막대로 저어주면서 종자 표면을 황산으로 부식시키는 것이다. 이때 충분히 말리지 않은 종자를 사용하면 종자의 수분과 황산이 반응해 온도가 급격히 올라가고 종자가 타면서 유독가스가 발생하므로 반드? 충분히 말린 종자를 사용해야 한다.
황산 처리한 다음에는 물에 씻은 다음 종자 껍데기에 붙어 있는 그을음을 문질러서 모두 제거하고 흐르는 물속에 담가서 종자에 묻어 있는 황산 성분이 제거되도록 한다.
박피 처리는 환풍 장치가 있는 곳이나 야외에서 반드시 마스크와 장갑을 끼고 해야 한다. 처리 시간은 30∼60분이며 종자 껍질이나 껍데기가 두꺼우면 시간을 조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