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18일 금요일, 송파공고 축제에서, 오프닝무대로 제가 가르친 특수반 아이들의 라인댄스 공연이 있었습니다.
올해 4월부터 지적장애아들과 자폐성 장애, 발달장애로 구성된 송파공고의 특수반 친구들을 대상으로한 방과후 교실 수업으로 라인댄스를 일주일에 한번 두시간씩 가르쳐 왔거든요.
1학기때 가르친 세 작품을 편집하여 4분짜리 작품으로 구성하여 공연을 했는데요, 제 눈에는 아쉬운 것 투성이고, 한없이 부족해 보였지만, 보신 선생님들과 아이들이 모두 입을 모아 너무 잘했다며, 감탄과 칭찬을 많이 해주셨어요.
아이들이 좋아하는 'Call Me Baby'로 시작해서, 지난 학기 최고반에서 시험 본 "Rock'n Roll King'을 아이들이 따라하기 쉽게 32카운트로 변형하여 중간에 흥을 돋구고, 마지막으로 역시 올해 초 큰 인기를 끈 아이돌 그룹 'EXID'의 '위아래'로 마무리를 했는데, 반응이 폭발적이었죠. ^^
'위아래'는 인트로와 Tag, 마무리 부분에만 EXID의 후렴구를 그대로 따와서 사용하였고, 'Hit The Floor'를 중간에 가져다 붙이니, 아주 잘 어울리더라구요.(찰스톤 스텝은 아이들이 따라하기 쉬운 동작으로 변형했어요)
Rock'n Roll King을 가르칠 때, 처음엔 아이들 대부분이 트위스트 동작을 전혀 따라하지 못해 난감했었는데, 반복된 연습을 통해 아이들이 공연할 때 쯤엔 모두 트위스트를 곧잘 추어내서 얼마나 대견했었는지요.... (평생 트위스트 노래가 나오면 따라 출 수 있는 큰 자산이 되었다고 생각한답니다. ^^)
지적장애와 자폐성 장애를 가진 특성 때문에 쉽게 지루해하고, 잘 못하면 금방 포기하고, 또 산만하고, 계속 딴세계에 빠져있는 아이들을 끊임없이 일깨우며 흘린 땀방울이, 전교생 앞에서 멋지게 공연을 올리고 박수갈채를 받음으로써 아이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게 해주었고, 또 스스로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알게 해주었다는 귀한 결실로 보답해주어, 큰 기쁨과 보람을 안겨주었습니다.
공연을 보시면, 아이들 중 두번 째 곡 맨 앞 중간에 자리한 아이가 준택이라는 발달장애 아이인데, 정말 균형감각이 떨어지고, 몸이 따라주질 않았답니다. 저애가 과연 춤을 출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처음엔 들더라구요.
그런데, 이 아이가 정말 라인댄스 수업을 좋아하는 거예요.
늘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선생님, 열심히 할께요' 라며 주먹을 꼭 쥐고 제게 매번 다짐하며,
매 시간 너무나 열심히 라인댄스 수업에 임하였답니다.
열심히 하는 것에 비해 따라주지 않는 몸 때문에 정말 안타까웠었는데, 공연 때 쯤엔 워낙 느려 박자를 좀 놓치기는 하지만, 제가 요구한 대부분의 동작을 가장 정확히 해내어서 준택이를 아는 모든 사람들이 '준택이가 춤을 다 추네~! 정말 많이 늘었다, 잘한다!' 며 얼마나 많은 칭찬을 받았는지 모른답니다.
가끔 사람들이 장애아들에게 라인댄스를 다 가르치시고.. 대단하세요. 라고 말들을 하곤 합니다.
하지만, 작년에 잠전초등학교 동아리 라인댄스 교실에서 아이들을 가르친 경험에 의하면, 오히려 말 안 듣는 말썽꾸러기 4-6학년 남자아이들과 사춘기가 제대로 온 6학년 여자아이들보다, 인지능력이 좀 떨어져서서 그렇지, 순진하고, 말 잘 듣는 장애아들이 가르치기가 더 수월했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거 같아요.
라인댄스야 말로 그들이 그나마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생활댄스로, 장애를 가진 학생들에게 성인기를 대비해 그들의 삶을 보다 풍요롭게 만드는, 즐길 수 있는 문화를 접하고 배울 수 있는 가장 좋은 매개체라는 생각이 듭니다.
매번 아이들에게 간식과 음료수를 사가서 달래고 어르며 가르친 그 시간들이, 큰 기쁨과 보람의 결실이라는 선물로 거둘 수 있게 해준, 교원댄스 협회와 처음부터 이길을 걷게 하시고 끊임없이 힘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p.s 참, 특수반 아이들은 모두 남자아이들이고, 댄스반 여자애들 3명을 섭외(?)해서 몇번 함께 연습해 같이 공연했답니다. 연습할 때 댄스부 여자아이들이 함께 하니 분위기가 확~ 살고, 애들이 훨씬 열심히 해서 효과가 좋더라구요. 그런데, 막상 무대에선 장애아들과 큰 차이가 안나는거 같죠? ^^;;
촬영을 다른 선생님께 부탁드렸더니, 너무 가까이서 찍으시고, 중간에 무대도 한쪽으로 치우쳐 찍으셔서 아쉬움이 많아요..ㅠ.ㅠ
첫댓글 장애우들의 공연! 그동안 얼마나 애쓰셨나 짐작이 가네요. 열심히 춤추는 모습이 눈물이 날 정도로 감동적이예요. 이들에게는 좋은 경험과 희망을 안겨준 시간이 되었을거예요. 강영안샘! 수고하셨어요~
쌤~~ 애들이 생각보다 잘하지요?^^
격려와 칭찬 감사드려요~ 아이들에게도, 저에게도 정말 소중한 추억이될 것 같아요.
내일 잠전에서 뵐 수 있음 좋겠는데..아들내미가 수련회 갔다 오는 날이라 챙겨주려면 혹시 못갈지도 모르겠어요.
혹 내일 못뵈면 목욜 룸바시간에 뵐께요~
샘의 실력이 날로 날로 좋아지는 비결이 바로 학생들 가르치는데 있으셨군요. 전공자로서 저 녀석들 대형갖추어 저렇게 서있기만 한것도 놀랄일인데, 거기다 여러가지로 바꾸기까지 하다니~~거기다 춤도 3개 작품씩이나!! 샘 열정만큼 학생들이 성장하겠네요. 다양한 아이디어로 성공적인 공연하신 것 축하드리고 완전 탄력붙으셨는데 더욱 발전하세요
실력이 가장 빨리 느는 길은 정말 남을 가르쳐보는 거라는데 완전 동감해요. 특히 아이들에게 가르칠 땐 어떻게 가르쳐야 아이들이 따라할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되니, 동작을 상세히 구분해서 보게되는 장점이 있더라구요. 많은 도움이 되고 있어요. 그런데, 공연 구성 괜찮나요?^^
영안샘
축하 축하드려요~~~
정말 대단하세요 이 공연때문에 샘이 반쪽이 되셨어요
동영상을 보니 얼마나 수고하셨는지 눈에 선합니다.
음악도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곡으로 편집하는 센스까지...
다시 한번 샘의 노고에 힘찬 박수를 보냅니다.
쌤~~ 감사해요^^
이제 반쪽되었던것 다 회복했어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