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름해설사 20기 김치원입니다^^
오늘은 현장수업 두번째시간으로 봉개민오름에서 "오름의 환경과 생태"에 대해서 배워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제주에는 5개의 민오름이 있는데요. 쉽게 구분하기 위해 앞에 지명을 붙여서
오라동민오름, 남원민오름, 송당민오름, 조천민오름, 봉개민오름이라고 얘기해요.
보통 나무가 없는 민둥산처럼 보여서 민오름이라고 하는데요. 봉개 민오름은 그 이름의 유래가 조금 달라요.
원래 봉개 민오름은 무녀오름이라고 불렸어요. 그 이유는 한쪽면에서 보면 오름의 모양이 무녀의 뾰족한 고깔을 닮았기 때문인데요. 무녀오름을 한자로 표기하면서 민오름이 되었답니다.
봉개 민오름은 해발 500고지에 자리하고 있어 숲이 매우 훌륭한 오름이에요. 기온도 습도도 적당하니 훌륭한 생태계를 이루기에 아주 좋은 지리적조건을 갖춘 오름이에요.
그래서 오늘의 주제인 "오름의 환경과 생태"를 수업하기위한 오름으로 선택된듯 합니다.
오늘의 날씨는 3월중순이라기엔 약간 쌀쌀했지만 미세먼지라고는 전혀 느껴지지 않을만큼 청명한 하늘이었습니다~
물론 비오는 날씨도 매력있지만 오늘처럼 맑은 날씨는 무조건 좋죠!
집결장소인 사려니숲길 주차장에서 간단한 스트레칭 후에 본격적인 수업을 위해 출발헀어요.
맑은 날씨에 신이나서 마음속으로 행복박수도 쳐가면서 교수님 뒤를 졸졸 따라갔습니다^^
오름해설사 수업목표는 매주 꽃3개 나무3그루 오름3개 이름 기억하기입니다.
첫번째로 만난 꽃은 봄의 전령사라고 불리는 복수초입니다~
얼음사이로 뚫고 올라와 얼음새꽃이라고도 하고, 새해초에 나와서 원일화라고도 해요.
우리가 만난 복수초는 잎이 가늘게 쪼게진 세복수초인데요. 해발500고지 이상에서만 살아서 왕아메오름이나 노꼬메 오름정도는 가야 볼수있는 꽃이에요.
참.. 욕심많은 사람들은 집에서 키워보려고 뜯어가지만 저지대에서는 일년을 겨우 버티다가 죽기때문에
그냥 오름으로 오셔서 실컷 보다가 가시면 좋을것 같아요 ㅎㅎ
두번째로 만난 꽃은 박새입니다.
새우란과도 비슷하게 생겼는데요. 아쉽게도 꽃은 4월에 피기 때문에 아직은 초록의 넖은 잎들만 자라고있는데요. 꽃대가 높이 올라와 흰색의 예쁜 꽃이 핀다니 4월에 다시 와야 할 이유가 생겼습니다!
그런데 이 박새라는 친구는 욕심들이 많아서 자기만 살려고 뿌리를 뿜는다는데요. 주변에 다른 풀들은 살지 못하며 그 강하다는 조릿대마저도 진다니 생긴모습에 비해 의외네요^^;;
아직 등산로 계단에도 닿지 않았는데 벌써 세번째 꽃을 만났습니다.
종달새부리를 닮은 이 꽃은 현호색이라고 하며 코리달리스라고도 합니다. 현호색은 한방에서 약재로 쓰일때 불리는 이름입니다. 연보라, 연하늘, 짙은 분홍색이 있으며 꽃말은 보물주머니에요. 가까이서 보면 새의 부리도 닮았지만 주머니도 닮았네요.
별꽃과 새끼노루귀도 보이네요. 새끼노루귀는 지난주에 세미오름에서 한번 봤다고 또 반갑고 그래요^^
교수님께서 괜히 숲이 좋은 오름이라고 하는게 아닌가봅니다. 꽃들이 다양하고 많아서 눈이 너무 즐거워요!
잠깐 멈춰서 섬휘파람새 지저귀는 소리도 듣고 가실게요~~
이 소리는 섬휘파람새가 짝짖기 짝을 찾을때 내는소리인데요. 많이 익숙하시죠?
사람들이 우루루 몰려가면 인간을 경계하며 다른 소리를 낸다는데 오늘은 듣지 못했어요.
앞으로도 오름 오르는 동안에는 그 울음소리는 안듣고 지나가도 나쁘지 않을것 같아요^^
복수초들 위에 큰 나무가 쓰러져 있는데요. 숭덩숭덩 구멍도 많이 나있고 나무 아래쪽 그늘지는 곳에는 하얀 버섯들도 많이 자라있습니다. 오늘의 강의 주제인 "오름의 환경과 생태"를 가장 잘 보여주는 한컷이지않나 싶어요.
무엇이 건강한 숲이고 좋은 생태계일까요?
식물학자들은 종 다양성을 말합니다. 얼마나 많은 종이 있나, 수많은 곤충과 벌레들까지도 다양하게 어우러져 사는것이 좋은 생태계라고 할수 있을것입니다.
자연은 죽은 나무를 스스로 치워요. 이 쓰러진 나무에서 균사체가 버섯이 되어 자라고 벌레가 먹고 새가 쪼아먹어 나무는 스스로 사라져 자연으로 돌아가게되는데요.
여기서 생태계 내에서 식물은 "생산자",
식물을 먹는 벌레와 새들은 "소비자",
생산자와 소비자가 죽으면 그것들을 분해시키는 균과 박테리아를 "분해자"라고 해요.
그리고 분해활동으로 생성된 무기물은 다시 토양을 비옥하게 해서 새로운 식물을 움트게 하는데요.
이렇게 생태계는 순환(사이클)을 반복하며 건강한 숲 환경이 됩니다.
우리가 오름을 오르는 이유!
생태계를 어떻게 하면 잘 유지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갖는 시간^^
나는 이 지구를 위해 무엇을 하고있나, 무엇을 할수 있을까 하는 고뇌의 시간을 지나 본격적으로 오름 정상을 향해 출발~~
오늘 기억해야 할 첫번째 나무! 때죽나무인데요. 때처럼 까매서 때죽나무에요.
육지에서는 연못가에 때죽나뭇가지를 띄워서 물고기를 잡는용도로도 사용한데요. 나무에서 마취성분이 있어서 그렇다고.. 이런거 사람들이 어떻게해서 알았는지 참 신기하죠..
그리고 꽃이피면 종이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모습이라 제주에서는 '종낭'이라고 하고 외국에서는 '실버벨'이라고 한다는데 동서를 막론하고 사람의 보는 눈은 다 똑같은것 같네요 ㅎㅎ
아! 때죽나무꿀이 꿀중에 최고라는거 알고 계셨나요? 벌들이 때죽나무를 참 좋아하는데 양질의 꿀을 뽑아내고 가격도 제일 비싸다네요~ 궁금한거 못참는 성격이라 조만간 때죽나무꿀도 사다가 먹어봐야겠습니다 ㅎㅎ
두번째로 만난 나무는 산딸나무입니다! 나무기둥에 버즘같은것들이 듬성듬성 보이죠? 꽃이 피면 나비들이 나뭇가지 위에 때로 앉아있는것 같은 느낌을 준다는데요. 제주에서는 산탈나무를 '틀낭'이라고도 합니다.
종낭, 틀낭, 퐁낭 제주어 이름들이 참 재밌죠?
3보유지~ 흡! 후~~~ 가파른 계단인데 모두 열심히 올라오고 계시네요~
걷다가 교수님께서 나무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불러주라고 하셨어요.
이름을 불러줘야 친구가 된다고..
지난주에도 말씀해주셨던 나태주 시인의 풀꽃이 생각나네요.
드디어 분화구 정상에 도착을 했습니다~
봉개민오름은 174개의 말발굽형 분화구 중 하나인데요. 용암의 양이 너무 많아 한쪽으로 터져 흘러가 말발굽 형태가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흘러간 용암길 위에는 곶자왈을 이루고 있습니다.
여기서 새롭게 알게된(새삼스럽게.. 모든게 다 새롭지만 더욱 신선했던..!!) 개념이 있는데요.
오래된 오름일수록 낮다! 그 이유는 후에 생성된 오름의 용암이 기존의 오름 주변을 덮어버려서 지금 우리가 보기엔 비고가 낮아 보인다는 것입니다.
큰 오름은 당연히 오래됐을것이라는 이유도 근거도 없는 선입견을 깨부수는 너무나도 신선한 내용이었어요.
오늘의 세번째 나무에요. 참빗살나무 이름의 유래는 이 나무로 참빗을 만들어서 지어졌습니다.
꽃은 5~6월에 피고 열매는 10월에 맺는다는데 열매가 참 이쁘다고 칭찬들이시네요~
항몽유적지에도 많고 열매가 열릴 때 한라수목원에 참빗살나무 옆 벤치에 앉으면 그렇게 좋다니 10월에 꼭 가봐야겠어요!!
오름 정상 남쪽전경에는 물찻오름과 물장오리, 성판악이 시원하게 보여요. 정상이 평평하게 잘려나간듯 보이는 오름은 성산일출봉 처럼 큰 분화구가 있는 오름인데요. 오리엔테이션 수업 때 설문대할망 전설을 듣고나서 물장오리 분화구를 가보는것이 버킷리스트가 되었습니다. 언젠간 꼭 물장오리 분화구의 깊이를 직접 느껴보리라..
퀴즈! 지리산은 천왕봉, 설악산은 대청봉이 정상의 이름인데요.
그렇다면 한라산 정상의 이름은??
바로 혈망(구멍 혈, 바라볼 망)봉 입니다! 속으로 한라산 정상은 당연히 백록담이지! 하고 대답했는데.. 오늘도 부끄러움 하나 추가했네요. 답을 틀려서가 아니라 제주도민으로 30여년을 살아오면서 혈망봉이라는 단어를 학교에서도 뉴스에서도 그 어디서도 들어본적이 없었어요. 그래서 이 수업을 신청한 이유이기도 하죠! 열심히 배워서 널리 펴뜨려야겠습니다^^
그리고 혹시 다이돌핀이라고 들어보셨나요?
암을 치료하고 통증을 해소하는 효과가 있는 엔돌핀보다 무려 4,000배나 강한 호르몬인데요.
다이돌핀은 언제 우리몸에서 생성될까요?
바로 가슴벅찬 감동을 받았을때입니다!
우리는 오름 정상에 도착하면 멀리 펼쳐진 아름다운 경치를 보며 '우와~~'하는 말을 내뱉곤 하는데요.
이때 다이돌핀이 뿜어져 나오게돼요. 그렇다면 주변 눈치보지말고 좀 더 큰 마음으로 감동을 받는건 어떨까요?
자주 봐서 익숙한 모습일지라도 "우와~~ 오늘도 너무 멋있다~~"하고 실컷 감동을 받아봐요!
간식타임!
오늘도 아침부터 정을 나눠주신 선생님과 구운계란을 사와주신 선생님, 과자와 사탕, 천혜향을 정성스레 잘라와주시고 아침부터 달래전을 손수 부쳐와주신 참 정이 많은 오름해설사20기입니다!!
오늘도 출석도장 찰칵! 단체사진 찍고 하산.
수업을 마치며 마무리 말씀!
나무에 잎이 자라기 전인 지금시기에는 숲 안에서도 숲 밖이 보이고 다른 오름의 능선들도 볼수 있어요. 그러다 며칠이 지나 잎이 자라기 시작하면 숲은 또 다른 모습으로 변화하죠. 이렇게 시시각각 변화하는 자연은 우리에게 큰 즐거움과 벅찬 감동을 선사하는데요. 그러면 다이돌핀도 뿜뿜하고 몸도 마음도 건강해집니다. 그래서 우리 인간은 생산자에게 무한한 감사를 느껴야 합니다. 난개발로 하루에 축구장 수만개 넓이의 숲이 사라지는 지금, 우리는 오늘 수업 주제였던 오름의 환경과 생태에 대하여 다시한번 생각하며 수업을 마무리 하였습니다!
오름정상에서 교수님께서 손수 핸드폰으로 들려주셧던 노래가 있었어요!
이 노래를 들으며 오늘의 글을 마치겠습니다^^
우리는 모두 다 꽃이에요~
"국악동요 - 모두 다 꽃이야"
https://www.youtube.com/watch?v=P9u5wxrHUvk
산에 피어도 꽃이고
들에 피어도 꽃이고
길가에 피어도 꽃이고
모두 다 꽃이야
아무 데나 피어도
생긴 대로 피어도
이름 없이 피어도
모두 다 꽃이야
봄에 피어도 꽃이고
여름에 피어도 꽃이고
몰래 피어도 꽃이고
모두 다 꽃이야
아무 데나 피어도
생긴 대로 피어도
이름 없이 피어도
모두 다 꽃이야
산에 피어도 꽃이고
들에 피어도 꽃이고
길가에 피어도 꽃이고
모두 다 꽃이야
아무 데나 피어도
생긴 대로 피어도
이름 없이 피어도
모두 다 꽃이야
아무 데나 피어도
생긴 대로 피어도
이름 없이 피어도
모두 다 꽃이야
아무 데나 피어도
생긴 대로 피어도
이름 없이 피어도
모두 다 꽃이야
첫댓글 꼼꼼도 하시지. 수업 녹화방송을 보는것 같습니다. 치원님 덕분에 확실한 복습을 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 선생님 덕분에도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이번 오름 선생님들 글솜씨도 품성도 장난이 아니시네요. 불참 했지만 같이 걸어 가는 느낌입니다. 아는 나무와 풀 꽃이 나와서 하나둘 기뻐 지네요^^
교수님과 다른 선생님들 말씀 그대로 옮겨 적은 것 뿐인데 감사합니다^^ 다음엔 수업을 통해 함께 배우면서 기뻐하는 시간 가지면 좋겠습니다~!
다시 즐거운 오름 수업 시간처럼 잘 읽어 보았어요.
글구 저도 옆사람에게 신들의 정원을 보여주려고 오후에 보슬비와 안개 낀 봉개 민오름을
올라 갔다 옴요
저도 박새꽃 피면 어머니 모시고 봉개 민오름 갔다가 함께하지 못한 두부정식 먹으러 갈 예정이에요 ㅎㅎ
유난히 하늘이 푸르렀던 날…
한라산이 참 근사하게 가까이 보이던 날…
섬휘파람새가 경쾌하게 반겨주던 날…
푸짐한 간식으로 포근한 정을 나누던 날…
즐거운 시간이었어요~^^
수고했습니다~!!
교수님 덕분에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하나하나 놓치지 않고 열심히 배워서 주변에 많이 알려줄 수 있는 오름해설사가 되어보도록 노력할게요! 항상 감사드립니다~~
와우 넘 고퀄리티 후기 😆 생생하네요 ㅎ (문탐에선 제가 첫번째라 다행 ㅋㅋ)
ㅎㅎ 소노수정님 후기 보면서 열심히 따라해봤는데 칭찬 감사합니다^^
너무 너무 훌륭한 후기 덕에 어제 다녀온듯합니다. 멋진 후기 감사합니다😄
와우 교수님 강의를 다시 듣는 듯합니다
꼼꼼한 후기 정말 애쓰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