趙 策(조 책) 2
01. 蘇秦이 燕나라에서 趙나라로 가다.
蘇秦從燕之趙, 始合從, 說趙王曰:「天下之卿相人臣, 乃至布衣之士, 莫不高賢大王之行義, 皆願奉敎陳忠於前之日久矣. 雖然, 奉陽君妬, 大王不得任事, 是以外賓客遊談之士, 無敢盡忠於前者.
소진종연지조, 시합종, 세조왕왈:「천하지경상인신, 내지포의지사, 막불고현대왕지행의, 개원봉교진충어전지일구의. 수연, 봉양군투, 대왕부득임사, 시이외빈객유담지사, 무감진충어전자.
[解釋] 蘇秦이 燕나라에서 趙나라로 와서, 비로소 合從策을 펴기 시작하여, 趙나라 王(肅侯)에게 유세하였다. 「천하의 卿相이나 人臣으로부터, 布衣의 선비에 이르기까지, 대왕의 行義를 어질게 여기지 않는 자가 없어, 모두 대왕 앞에서 교화를 받들고 충성을 진달하기를 원해 온 지 오래입니다. 그러나 奉陽君은 투기심이 많고, 대왕께서는 국사를 전임할 수 없었기 때문에, 외래 빈객과 유세객들 가운데, 감히 대왕 앞에 나와 충성을 진달하는 자가 없었던 것입니다.
今奉陽君捐館舍, 大王乃今然後得與士民相親, 臣故敢獻其愚, 效愚忠. 爲大王計, 莫若安民無事, 請無庸有爲也. 安民之本, 在於擇交. 擇交而得則民安, 擇交不得則民終身不得安. 請言外患.
금봉양군연관사, 대왕내금연후득여사민상친, 신고감헌기우, 효우충. 위대왕계, 막약안민무사, 청무용유위야. 안민지본, 재어택교. 택교이득즉민안, 택교부득즉민종신부득안. 청언외환.
[解釋] 지금은 봉양군이 죽었고, 대왕께서도 이후부터 士民들과 서로 친할 수 있다기에, 신이 감히 어리석은 계책을 올려 愚忠을 펼까 합니다. 대왕을 위한 계책으로는, 安民無事만한 것이 없으니, 청컨대 억지로 일을 만들어 번거롭게 하지 마십시오. 安民의 근본은 외교의 선택에 있습니다. 외교를 선택해서 성공하면 백성은 안정될 것이요, 외교를 잘못 선택하면 백성이 종신토록 안정을 얻지 못합니다. 청컨대 밖으로부터의 禍患에 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齊、秦爲兩敵, 而民不得安. 倚秦攻齊, 而民不得安. 倚齊攻秦, 而民不得安. 故夫謀人之主, 伐人之國, 常苦出辭, 斷絶人之交, 願大王愼無出於口也. 請屛左右, 曰言所以異, 陰陽而已矣.
제、진위량적, 이민부득안. 의진공제, 이민부득안. 의제공진, 이민부득안. 고부모인지주, 벌인지국, 상고출사, 단절인지교, 원대왕신무출어구야. 청병좌우, 왈언소이이, 음양이이의.
[解釋] 齊나라와 秦나라는 조나라의 두 적국이어서, 그 때문에 백성이 안정될 수가 없습니다. 진나라를 믿고 제나라를 쳐도 백성이 안정되지 못하고, 제나라를 의지해 진나라를 공격해도, 백성들은 역시 안정되지 못합니다. 그러므로 남을 謀害하는 군주이거나, 남의 나라를 치는 경우에는, 항상 외교를 단절해야겠다는 말을 해야 하는, 고통을 겪게 됩니다만, 대왕께서 이런 말을 삼가서 다시는 입 밖에 내지 마십시오. 청컨대 좌우 신하들을 물리쳐 주십시오. 제가 드리는 말씀은 陰陽처럼 확연히 다를 것입니다.
大王誠能聽臣, 燕必致氈裘狗馬之地, 齊必致海隅魚鹽之地, 楚必致橘柚雲夢之地, 韓、魏皆可使致封地湯沐之邑, 貴戚父兄皆可以受封侯.
대왕성능청신, 연필치전구구마지지, 제필치해우어염지지, 초필치귤유운몽지지, 한、위개가사치봉지탕목지읍, 귀척부형개가이수봉후.
[解釋] 대왕께서 진실로 제 의견을 들어주신다면, 燕나라는 틀림없이 氈裘狗馬가 나는 땅을 바쳐 올 것이며, 齊나라도 틀림없이 해안의 魚鹽이 출산되는 토지를 바칠 것이며, 楚나라도 반드시 귤과 유자가 나는 雲夢의 땅을 들고 올 것이며, 韓나라와 魏나라도 봉내의 토지를 湯沐邑으로 바쳐오게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대왕의 貴戚과 부형들을 모두 侯로 봉할 수 있습니다.
夫割地效實, 五伯之所以覆軍禽將而求也. 封侯貴戚, 湯、武之所以放殺而爭也. 今大王垂拱而兩有之, 是臣之所以爲大王願也.
부할지효실, 오백지소이복군금장이구야. 봉후귀척, 탕、무지소이방살이쟁야. 금대왕수공이량유지, 시신지소이위대왕원야.
[解釋] 무릇 토지를 헌납 받는 효과는, 과거 春秋 五伯(五霸)들도 적군을 꺾고 적장을 사로잡는 등 갖은 辛苦 끝에야 얻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왕후에 봉하고 친척들을 현달하게 하는 것은, 옛날 商湯이나 周나라 武王 같은 이조차도 남을 죽이고 내쫓고 한 후에야 겨우 쟁취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지금 대왕께서는 편안히 옷깃을 늘어뜨리고 팔짱을 낀 채, 이 두 가지를 함께 얻을 수 있으니, 이를 왕께서 해 주시기를 바라는 일입니다.
大王與秦, 則秦必弱韓、魏. 與齊, 則齊必弱楚、魏. 魏弱則割河外, 韓弱則效宜陽. 宜陽效則上郡絶, 河外割則道不通. 楚弱則無援. 此三策者, 不可不熟計也.
대왕여진, 즉진필약한、위. 여제, 즉제필약초、위. 위약즉할하외, 한약즉효의양. 의양효즉상군절, 하외할즉도불통. 초약즉무원. 차삼책자, 불가불숙계야.
[解釋] 대왕께서 秦나라와 연합하면, 진나라는 반드시 한나라、위나라를 약화시킬 것이요, 제나라와 연합하면 제나라는 틀림없이 초나라와 위나라를 약화시킬 것입니다. 위나라가 약해지면 河外가 깎여 나가고, 한나라가 약해지면 宜陽을 바치게 될 것입니다. 의양을 바치고 나면 上郡이 隔絶당하고, 하외가 깎여 나가면 상군과의 길은 통할 수 없게 됩니다. 초나라가 약해지면 조나라는 구원을 잃게 됩니다. 그러니 이 세 가지 계책은 깊이 계산해 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夫秦下軹道則南陽動, 劫韓包周則趙自銷鑠, 據衛取淇則齊必入朝. 秦欲已得行於山東, 則必擧甲而向趙. 秦甲涉河踰漳, 據番吾, 則兵必戰於邯鄲之下矣. 此臣之所以爲大王患也.
부진하지도즉남양동, 겁한포주즉조자소삭, 거위취기즉제필입조. 진욕이득행어산동, 즉필거갑이향조. 진갑섭하유장, 거번오, 즉병필전어한단지하의. 차신지소이위대왕환야.
[解釋] 무릇 秦나라가 軹道로 내려오면 南陽이 위험해지고, 한나라를 위협하여 周室을 포위하면 조나라는 스스로 녹아 없어져 버리고 말 것입니다. 진나라가 衛나라를 점거하고 淇 땅을 취해 버리면 제나라는 할 수 없이 진나라에게 굴복하고 말 것입니다. 진나라가 山東의 여러 나라에 뜻을 둔다면, 틀림없이 군대를 일으켜 제일 먼저 조나라로 향할 것입니다. 진나라가 河水를 건너 漳水를 넘어 番吾를 점거하게 되면 邯鄲 성 아래에서 싸움을 벌이게 되니, 이를 제가 대왕을 위하여 걱정하는 바입니다.
當今之時, 山東之建國, 莫如趙强. 趙地方二千里, 帶甲數十萬, 車千乘, 騎萬匹, 粟支十年. 西有常山, 南有河、漳, 東有淸河, 北有燕國. 燕固弱國, 不足畏也.
당금지시, 산동지건국, 막여조강. 조지방이천리, 대갑수십만, 거천승, 기만필, 속지십년. 서유상산, 남유하、장, 동유청하, 북유연국. 연고약국, 부족외야.
[解釋] 지금 이때에, 산동에 세워진 여러 나라 중에서 조나라보다 강한 나라는 없습니다. 조나라의 토지는 方 2천리이며, 帶甲은 수십만, 수레 1천 乘에 기마는 1만 필, 식량은 능히 10년을 지탱할 수 있습니다. 서쪽으로는 常山이 있고, 남쪽으로는 河水와 漳水, 동쪽으로는 淸河, 북쪽으로는 燕나라가 있습니다. 연나라는 참으로 약한 나라이니 겁낼 것 없습니다.
且秦之所畏害於天下者, 莫如趙. 然而秦不敢擧兵甲而伐趙者, 何也? 畏韓、魏之議其後也. 然則韓、魏, 趙之南蔽也. 秦之攻韓、魏也, 則不然. 無有名山大川之限, 稍稍蠶食之, 傅之國都而止矣.
차진지소외해어천하자, 막여조. 연이진불감거병갑이벌조자, 하야? 외한、위지의기후야. 연즉한、위, 조지남폐야. 진지공한、위야, 즉불연. 무유명산대천지한, 초초잠식지, 부지국도이지의.
[解釋] 또 진나라가 천하에 가장 겁내는 나라로, 조나라보다 더한 상대가 없습니다. 그렇지만 진나라가 감히 조나라에 군사 행동을 취하지 못하는 것은, 무슨 이유이겠습니까? 그것은 韓나라、魏나라가 연합하여 자기의 뒤를 칠까 두렵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보면 한나라、위나라는 곧 남쪽으로 조나라의 방패 구실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그러나 진나라가 한나라、위나라를 치려면 그렇지 않습니다. 그들 나라에는 유명한 산천의 천연 요새가 없어, 다만 조금씩 잠식당하다가 결국 國都에까지 이르러 끝이 나게 됩니다.
韓、魏不能支秦, 必入臣. 韓、魏臣於秦, 秦無韓、魏之隔, 禍中於趙矣. 此臣之所以爲大王患也. 臣聞, 堯無三夫之分, 舜無咫尺之地, 以有天下. 禹無百人之聚, 以王諸侯. 湯、武之卒不過三千人, 車不過三百乘, 立爲天子. 誠得其道也.
한、위불능지진, 필입신. 한、위신어진, 진무한、위지격, 화중어조의. 차신지소이위대왕환야. 신문, 요무삼부지분, 순무지척지지, 이유천하. 우무백인지취, 이왕제후. 탕、무지졸불과삼천인, 거불과삼백승, 립위천자. 성득기도야.
[解釋] 한나라、위나라가 진나라에게 견디다 못하면, 틀림없이 진나라의 신하로 변하고 말 것입니다. 한나라、위나라가 진나라 신하가 되고 나면, 진나라로서는 한나라、위나라의 막힘이 없어, 진나라의 화가 바로 조나라에게 닥쳐올 것입니다. 이것이 제가 임금을 위하여 걱정하고 있는 바입니다. 저는 듣건대 堯임금은 세 사람 丈夫 몫의 토지도 없었고, 舜임금은 지척의 토지도 없었으면서도, 천하를 소유하였고, 禹임금은 1백 명도 되지 않는 촌락으로부터, 제후의 왕이 되었습니다. 商나라 湯과 周나라 武王의 군대는 3천명도 되지 않았고, 전차는 3백 乘도 되지 않았으면서도, 천자에 올랐으니, 진실로 정확한 방법을 터득하였던 것입니다.
是故明主外料其敵國之强弱, 內度其士卒之衆寡、賢與不肖, 不待兩軍相當, 而勝敗存亡之機節, 固已見於胸中矣, 豈掩於衆人之言, 而以冥冥決事哉!
시고명주외료기적국지강약, 내도기사졸지중과、현여불초, 부대량군상당, 이승패존망지기절, 고이견어흉중의, 기엄어중인지언, 이이명명결사재!
[解釋] 이런 까닭으로 명철한 군주는 밖으로 적국의 강약을 헤아려 보며, 안으로 자기 병력의 다소와 賢, 不肖를 따져보기 때문에 적국과 開戰하기를 기다리지 않고도, 승패 존망의 기미를 이미 가슴속에 알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 어찌 衆人의 말에 가려져 몽매한 결단을 내리겠습니까!
臣竊以天下地圖案之. 諸侯之地, 五倍於秦. 料諸侯之卒, 十倍於秦. 六國幷力爲一, 西面而攻秦, 秦破必矣. 今見破於秦, 西面而事之, 見臣於秦.
신절이천하지도안지. 제후지지, 오배어진. 요제후지졸, 십배어진. 육국병력위일, 서면이공진, 진파필의. 금견파어진, 서면이사지, 견신어진.
[解釋] 제가 일찍이 천하의 지도를 놓고 따져보았더니, 진나라를 제외한 나머지 제후들의 토지가, 진나라의 5배나 되며, 제후의 병력을 헤아렸더니, 진나라의 10배는 되었습니다. 그러니 山東 六國이 하나로 단결해서, 서쪽으로 진나라를 공격하면, 진나라가 깨어지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지금 제후들은 도리어 진나라에게 擊破되어, 서쪽으로 진나라를 섬기며, 진나라의 신하가 되었습니다.
夫破人之與破於人也, 臣人之與臣於人也, 豈可同日而言之哉! 夫橫人者, 皆欲割諸侯之地以與秦成. 與秦成, 則高臺, 美宮室, 聽竽瑟之音, 察五味之和, 前有軒轅, 後有長庭, 美人巧笑, 卒有秦患, 而不與其憂.
부파인지여파어인야, 신인지여신어인야, 기가동일이언지재! 부횡인자, 개욕할제후지지이여진성. 여진성, 즉고대, 미궁실, 청우슬지음, 찰오미지화, 전유헌원, 후유장정, 미인교소, 졸유진환, 이불여기우.
[解釋] 무릇 남을 깨뜨리는 것과 남에게 격파당하는 것, 그리고 남을 신하로 삼는 것과 남의 신하가 되는 것, 이 두 가지는 그 차이를 어찌 함께 말할 수 있겠습니까? 무릇 連橫을 주장하는 자들은, 모두 제후의 토지를 떼어다가 진나라에 바쳐 講和하자고 합니다. 그리하여 진나라와 강화가 이루어지면 태평성대라고 樓臺를 높이 짓고, 宮室을 아름답게 꾸미며, 음악이나 듣고 五味를 살펴서 맛보며, 앞에는 수레가 가득하고 후원에다 정원을 꾸며, 미녀의 웃음에 빠집니다. 그러다가 마침내 진나라의 禍가 닥치면, 그때는 그 근심을 함께 하겠다고 나서지 않습니다.
是故橫人日夜務以秦權恐猲諸侯, 以求割地. 願大王之熟計之也. 臣聞, 明王絶疑去讒, 屛流言之迹, 塞朋黨之門, 故尊主廣地强兵之計, 臣得陳忠於前矣.
시고횡인일야무이진권공갈제후, 이구할지. 원대왕지숙계지야. 신문, 명왕절의거참, 병류언지적, 색붕당지문, 고존주광지강병지계, 신득진충어전의.
[解釋] 이런 까닭으로 연횡을 주장하는 자들은 밤낮으로 진나라의 위세를 가지고 제후를 공갈하여, 토지를 갉아먹고자 하는 것입니다. 대왕께서는 깊이 헤아려 보시기 바랍니다. 저는 듣건대, 명석한 임금은 의심을 끊고 참소를 제거하며, 流言蜚語의 자취를 물리치고 朋黨의 문을 막아 버린다고 합니다. 그래서 尊王, 廣地, 强兵의 계책에 대하여, 제가 임금 앞에서 그 충정을 펴 보이겠습니다.
故竊爲大王計, 莫如一韓、魏、齊、楚、燕、趙, 六國從親, 以儐畔秦. 令天下之將相, 相與會於洹水之上, 通質刑白馬以盟之.
고절위대왕계, 막여일한、위、제、초、연、조, 육국종친, 이빈반진. 영천하지장상, 상여회어원수지상, 통질형백마이맹지.
[解釋] 대왕을 위하여 계책으로는, 韓、魏、齊、楚、燕、趙, 이 여섯 나라가 合從 친선하여, 진나라를 배반하여 내치는 것만한 정책이 없습니다. 그리하여 천하의 將相을 모두 洹水 가에 모이도록 하여, 서로 人質을 교환하고 白馬를 희생으로 잡아 그 피로 다음과 같이 맹약하십시오.
約曰, '秦攻楚, 齊、魏各出銳師以佐之, 韓絶食道, 趙涉河、漳, 燕守常山之北. 秦攻韓、魏, 則楚絶其後, 齊出銳師以佐之, 趙涉河、漳, 燕守雲中. 秦攻齊, 則楚絶其後, 韓守成皐, 魏塞午道, 趙涉河、漳、博關, 燕出銳師以佐之.
약왈, '진공초, 제、위각출예사이좌지, 한절식도, 조섭하、장, 연수상산지북. 진공한、위, 즉초절기후, 제출예사이좌지, 조섭하、장, 연수운중. 진공제, 즉초절기후, 한수성고, 위색오도, 조섭하、장、박관, 연출예사이좌지.
[解釋] 맹약에 이르기를, '진나라가 초나라를 공격하면, 제나라、위나라가 정병을 보내어 이를 도와주며, 한나라는 진나라의 식량 보급 길을 차단하고, 조나라는 河水、漳水를 건너고, 연나라는 常山의 북쪽을 지킨다. 진나라가 한나라、위나라를 공격하면, 초나라는 그 후면을 단절시키고, 제나라는 정병으로 이를 도와주고, 조나라는 하수、장수를 건너고, 연나라는 雲中을 수비한다. 진나라가 제나라를 공격하면, 초나라는 그 후면을 단절시키고, 한나라는 成皐를 지키며, 위나라는 午道를 가로막고, 조나라는 하수、장수、博關을 넘어서며, 연나라는 정병을 보내어 제나라를 돕는다.
秦攻燕, 則趙守常山, 楚軍武關, 齊涉渤海, 韓、魏出銳師以佐之. 秦攻趙, 則韓軍宜陽, 楚軍武關, 魏軍河外, 齊涉渤海, 燕出銳師以佐之. 諸侯有先背約者, 五國共伐之.' 六國從親以擯秦, 秦必不敢出兵於函谷關以害山東矣! 如是則伯業成矣!」
진공연, 즉조수상산, 초군무관, 제섭발해, 한、위출예사이좌지. 진공조, 즉한군의양, 초군무관, 위군하외, 제섭발해, 연출예사이좌지. 제후유선배약자, 오국공벌지.' 륙국종친이빈진, 진필불감출병어함곡관이해산동의! 여시즉백업성의!」
[解釋] 진나라가 연나라를 공격하면, 조나라는 常山을 지키고, 초나라는 武關에 주둔하고, 제나라는 渤海를 건너고, 한나라、위나라는 정병을 보내어 이를 돕는다. 진나라가 조나라를 공격하면 한나라는 宜陽을 지키고, 초나라는 무관에 주둔하며, 위나라는 河外를 수비하고, 제나라는 渤海를 건너며, 연나라는 정병을 보내어 이를 돕는다. 제후들 중에 누구든 먼저 맹약을 배반하는 자가 생기면 나머지 五國이 공동으로 이를 토벌한다.' 이렇게 여섯 나라가 합종 친선하여 진나라에 대항하게 되면 진나라는 감히 函谷關을 넘어 산동 여러 나라를 넘보지 못할 것입니다. 이렇게만 된다면 霸業을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趙王曰:「寡人年少, 莅國之日淺, 未嘗得聞社稷之長計. 今上客有意存天下, 安諸侯, 寡人敬以國從.」 乃封蘇秦爲武安君, 飾車百乘, 黃金千鎰, 白璧百雙, 錦繡千純, 以約諸侯.
조왕왈:「과인년소, 리국지일천, 미상득문사직지장계. 금상객유의존천하, 안제후, 과인경이국종.」 내봉소진위무안군, 식거백승, 황금천일, 백벽백쌍, 금수천순, 이약제후.
[解釋] 조왕이 이렇게 말하였다. 「寡人이 아직 나이가 어리고 국정을 맡은 지 얼마 되지 않아 社稷의 장구한 계획을 들어보지 못하였습니다. 지금 上客께서 천하를 보위하고 제후를 안정시킬 방법을 일러주시니, 과인은 공손히 나라를 받들어 따르겠습니다.」 이에 蘇秦을 武安君에 봉하고, 飾車 1백 乘, 황금 1천 鎰, 白璧 1백 雙, 錦繡 1천 純 등 선물을 주어, 제후와 맹약하도록 하였다.
02. 秦나라가 趙나라를 공격하다.
秦攻趙, 蘇子爲謂秦王曰:「臣聞明王之於其民也, 博論而技藝之, 是故官無乏事而力不困. 於其言也, 多聽而時用之, 是故事無敗業而惡不章.
진공조, 소자위위진왕왈:「신문명왕지어기민야, 박론이기예지, 시고관무핍사이력불곤. 어기언야, 다청이시용지, 시고사무패업이오부장.
[解釋] 秦나라가 趙나라를 공격하니, 蘇子가 조나라를 위하여 秦나라 王(昭王)에게 유세하였다. 「제가 듣건대 현명한 임금은 그 백성을 대함에 있어서, 널리 議論을 듣고 技藝를 인정하기 때문에, 관리로서는 일을 그르치는 경우가 없으며, 그 능력이 부족 됨을 느끼지 않는다고 합니다. 또 그 進言에 대해서는 많이 듣고, 때를 놓치지 않고 이를 실행하기 때문에 일마다 그르침이 없으며, 드날리지 못함을 싫어한다고 합니다.
臣願王察臣之所謁, 而效之於一時之用也. 臣聞懷重寶者, 不以夜行. 任大功者, 不以輕敵. 是以賢者任重而行恭, 知者功大而辭順. 故民不惡其尊, 而世不妬其業. 臣聞之. 百倍之國者, 民不樂後也. 功業高世者, 人主不再行也.
신원왕찰신지소알, 이효지어일시지용야. 신문회중보자, 불이야행. 임대공자, 불이경적. 시이현자임중이행공, 지자공대이사순. 고민불오기존, 이세불투기업. 신문지. 백배지국자, 민불락후야. 공업고세자, 인주부재행야.
[解釋] 신은 왕께서 제가 말씀드리는 바를 잘 살피셔서, 한 때의 쓰임으로 삼아 주시기를 원합니다. 저는 듣건대, 좋은 보물을 가진 자는, 밤에 다니지 아니하며, 큰 임무를 맡아 공을 세우려는 자는, 적을 가벼이 여기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런 까닭에 어진 이는 그 임무가 중할수록 행동은 겸손하게 하고, 지혜로운 자는 공이 클수록 언사가 和順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래야만 백성이 높은 지리에 있는 자를 미워하지 않게 되고, 세상이 功業을 이룬 자를 질투하지 않게 됩니다. 제가 듣기로, 땅이 1백 배, 큰 나라는 백성의 즐거움을 뒤로 돌리지 않는다 하였으며, 공업이 세상에 높은 자는, 임금이 그에게 두 번 똑같은 공을 세우라고 요구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力盡之民, 仁者不用也. 求得而反靜, 聖王之制也. 功大而息民, 用兵之道也. 今用兵終身不休, 力盡不罷, 怒趙必於其己邑, 趙僅存哉? 然而四輪之國也, 今雖得邯鄲, 非國之長利也.
력진지민, 인자불용야. 구득이반정, 성왕지제야. 공대이식민, 용병지도야. 금용병종신불휴, 역진불파, 노조필어기기읍, 조근존재? 연이사륜지국야, 금수득한단, 비국지장리야.
[解釋] 힘이 다한 백성을, 어진 임금은 더 이상 부리지 않고 쉬게 합니다. 얻을 것은 얻은 다음에는 돌아서서 조용히 있는 것이, 바로 聖王의 다스림이요, 공이 커지고 나서는 백성을 쉬게 해 주는 것이, 用兵의 도리입니다. 그런데 지금 귀국은 싸움에 나가서는 종신토록 쉬지 못하고, 힘이 다 되었는데도 그치지 않습니다. 그래서 조나라를 노여워하여 기필코 자신의 고을로 만들겠다고 하시니, 조나라로서도 겨우 그 명맥만 유지하고 있겠습니까? 조나라는 사방에 모두 자기를 도와 줄 수레의 네 바퀴와 같은 우방국을 가지고 있습니다. 四通八達의 나라여서, 지금 비록 邯鄲을 얻는다고 해도, 이는 장구한 이익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意者, 地廣而不耕, 民羸而不休, 又嚴之以刑罰, 則雖從而不止矣. 語曰, '戰勝而國危者, 物不斷也. 功大而權輕者, 地不入也.' 故過任之事, 父不得於子. 無已之求, 君不得於臣. 故微之爲著者强, 察乎息民之爲用者伯, 明乎輕之爲重者王.」
의자, 지광이불경, 민리이불휴, 우엄지이형벌, 즉수종이부지의. 어왈, '전승이국위자, 물부단야. 공대이권경자, 지불입야.' 고과임지사, 부부득어자. 무이지구, 군부득어신. 고미지위저자강, 찰호식민지위용자백, 명호경지위중자왕.」
[解釋] 생각하건대, 땅이 너무 넓어 농사도 짓지 못하고, 백성은 피곤하여 쉬지도 못하는데, 다시 형벌로써 엄하게 한다면, 비록 겉으로는 따른다 해도 그 마음속의 불만을 그치게 할 수는 없습니다. 속담에 이르기를, '싸움에 이기고도 나라가 위태로운 것은, 전쟁 물자의 소비를 끊임없이 하였기 때문이요, 공이 크고도 권세가 가벼워지는 것은, 땅을 점령하지 못하였기 때문이다.'고 합니다. 따라서 지나치게 과중한 일은, 아버지가 아들에게 요구하지 못하는 법이며, 끝없는 요구는 임금이 신하에게 강요할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러므로 미미한 것을 보고, 그것이 곧 크게 드러날 일임을 아는 자는 强者가 될 수 있으며, 백성을 쉬게 하는 것이 곧 그를 쓰는 것임을 아는 자는 霸者가 될 수 있으며, 가벼운 것이 곧 중요한 것임을 아는 자는 王者가 될 수 있습니다.」
秦王曰:「寡人案兵息民, 則天下必爲從, 將以逆秦.」 蘇子曰:「臣有以知天下之不能爲從以逆秦也. 臣以田單、如耳爲大過也. 豈獨田單、如耳爲大過哉? 天下之主亦盡過矣! 夫慮收亡齊、罷楚、敝魏與不可知之趙, 欲以窮秦折韓, 臣以爲至愚也.
진왕왈:「과인안병식민, 즉천하필위종, 장이역진.」 소자왈:「신유이지천하지불능위종이역진야. 신이전단、여이위대과야. 기독전단、여이위대과재? 천하지주역진과의! 부려수망제、피초、폐위여불가지지조, 욕이궁진절한, 신이위지우야.
[解釋] 秦王이 말하였다. 「과인이 전쟁을 그치고 백성을 쉬게 하면, 천하가 틀림없이 合從하여, 장차 우리 진나라에 반역할 것이오.」 蘇子가 말하였다. 「저는 천하 제후들이 합종을 맺어 진나라에 반역하는 일이란 있을 수 없다고 여깁니다. 저는 田單과 如耳는 크게 과실을 저지르고 있다고 여깁니다만, 어찌 전단、여이만이 큰 잘못을 저지른다고 하겠습니까? 천하의 제후 임금들 역시 모두 잘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무릇 제후들이 서로 齊나라를 깨뜨리고, 楚나라를 피폐하게 하며, 魏나라와 그 存亡이 어찌될 줄 모르는 趙나라를 피폐시키면서, 진나라를 困窮하게 하고 韓나라를 꺾으려 하지만, 제가 보기에 지극히 어리석은 짓입니다.
夫齊威、宣, 世之賢主也, 德博而地廣, 國富而用民, 將武而兵强. 宣王用之, 後逼韓威魏, 以南伐楚, 西攻秦, 秦爲齊兵困於殽塞之上, 十年攘地, 秦人遠迹不服. 而齊爲虛戾. 夫齊兵之所以破, 韓、魏之所以僅存者, 何也? 是則伐楚攻秦, 而後受其殃也.
부제위、선, 세지현주야, 덕박이지광, 국부이민용, 장무이병강. 선왕용지, 후핍한위위, 이남벌초, 서공진, 진위제병곤어효새지상, 십년양지, 진인원적불복. 이제위허려. 부제병지소이파, 한、위지소이근존자, 하야? 시즉벌초공진, 이후수기앙야.
[解釋] 무릇 제나라의 威王、宣王은 대대로 어진 임금이었습니다. 德을 널리 펴고 땅을 넓혀, 나라는 부강하고 백성은 풍족하며, 장수들은 武勇이 있고 병사들은 강하였습니다. 宣王이 이를 이용하여, 뒤로 한나라를 깨뜨리고 魏나라를 위협하였으며, 남으로 초나라를 정벌하고, 서쪽으로는 진나라를 공격하여, 진나라는 殽山 요새에서 제나라 병사들에게 곤액을 당하여, 10년 동안이나 땅을 빼앗긴 채, 진나라 사람들은 멀리 피하여 齊나라에 복종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 일로 도리어 제나라는 나라가 텅 비어 극도로 피폐해지고 말았습니다. 무릇 제나라 병력이 이렇게 깨어지고, 한나라、위나라가 겨우 보존되게 된 것은, 무슨 까닭이겠습니까? 이는 바로 제나라가 초나라、진나라를 친 이후에 그 전쟁의 재앙을 입었기 때문입니다.
今富非有齊威、宣之餘也, 精兵非有逼韓勁魏之軍也, 而將非有田單、司馬之慮也. 收破齊、罷楚、弊魏、不可知之趙, 欲以窮秦折韓, 臣以爲至誤. 臣以從一不可成也. 客有難者, 今臣有患於世.
금부비유제위、선지여야, 정병비유핍한경위지군야, 이장비유전단、사마지려야. 수파제、피초、폐위、불가지지조, 욕이궁진절한, 신이위지오. 신이종일불가성야. 객유난자, 금신유환어세.
[解釋] 지금 산동 여러 나라들이 富强을 강구하지만 齊나라 威王、宣王만한 富가 없으며 정병을 강구하고 있지만 한나라와 위나라를 핍박하였던 제나라만한 군대가 없으며, 장수들도 田單이나 司馬穰苴만큼 사려가 깊지 못합니다. 그런데도 殘破한 제나라, 피폐한 초나라와 위나라, 存亡을 알 수 없는 조나라가 연합하여 진나라를 궁지에 몰아넣고, 한나라를 꺾으려고 하니, 이는 제 생각으로 지극히 잘못된 것이라 여깁니다. 저는 저들의 합종은 성공할 수 없다고 여깁니다. 客들 중에 사람을 곤란하게 하는 자들이 있으니, 지금 저는 그들이 세상의 근심거리라 여깁니다.
夫刑名之家, 皆曰, '白馬非馬'. 亡如白馬實馬, 乃使有白馬之爲也. 此臣之所患也. 昔者, 秦人下兵攻懷, 服其人, 三國從之. 趙奢、鮑佞將, 楚有四人起而從之. 臨懷而不救, 秦人去而不從. 不識三國之憎秦而愛懷邪? 忘其憎懷而愛秦邪?
부형명지가, 개왈, '백마비마'. 무여백마실마, 내사유백마지위야. 차신지소환야. 석자, 진인하병공회, 복기인, 삼국종지. 조사、포녕장, 초유사인기이종지. 임회이불구, 진인거이부종. 불식삼국지증진이애회야? 망기증회이애진야?
[解釋] 무릇 그중 刑名家들은, 모두 이르기를, '白馬非馬'라고 떠들고 있습니다. 그들은 白馬가 실제 말이 아니어야, 백마론이 있을 수 있게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제가 걱정하는 바입니다. 옛날 진나라가 군대를 내려 보내어 위나라 懷 땅을 공격하여, 그 사람들을 복종시키자, 三國이 합종을 맺었습니다. 그때 조나라 장수 趙奢, 제나라 장수 鮑佞, 그리고 楚나라의 장수 네 명이 일어나서 합종을 맺고, 회 땅으로 달려왔지만 구원하지 않았으며, 진나라 군사가 퇴각하자 그 합종은 깨어지고 말았습니다. 모르겠습니다만 이는 삼국이 진나라를 미워하고 회 땅을 사랑해서였을까요? 아니면 회 땅을 미워하고 진나라를 사랑해서였을까요?
夫攻而不救, 去而不從, 是以三國之兵困, 而趙奢、鮑佞之能也. 故裂地以封於齊. 田單將齊之良, 以兵橫行於中十四年, 終身不敢設兵以攻秦折韓也, 而馳於封內, 不識從之一成惡存也.」 於是秦王解兵不出於境, 諸侯休, 天下安, 二十九年不相攻.
부공이불구, 거이부종, 시이삼국지병곤, 이조사、포녕지능야. 고렬지이봉어제. 전단장제지량, 이병횡행어중십사년, 종신불감설병이공진절한야, 이치어봉내, 불식종지일성악존야.」 어시진왕해병불출어경, 제후휴, 천하안, 이십구년불상공.
[解釋] 무릇 적국의 공격을 받는데도 救援하지 않고, 적군이 퇴각하자 合從이 무너졌습니다. 이런 까닭에 세 나라 군대가 곤란을 겪었는데, 趙奢와 鮑佞이 秦나라를 당하지 못할 것을 안 것은 그들의 능력이었습니다. 그 때문에 땅을 떼어 주고 제나라에 封해 주게 된 것입니다. 田單은 제나라의 뛰어난 군대를 이끌고 14년간이나 제멋대로 나라 안에서 橫行하였지만, 끝내 종신토록 감히 군대를 설치하여 진나라에 덤비거나 한나라를 꺾지 못하였고, 자신의 封地 안에서만 날뛰었지요. 이렇게 보면 그들의 합종 맹약이 과연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습니다.」 이에 진왕은 군사를 풀고 국경 밖으로 진출하지 않게 되었다. 이에 제후들은 휴식을 취하게 되었으며, 천하는 안정되어 29년 동안 서로 공격하는 일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