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不正本而反自脩, 則人主逾勞, 人臣逾逸. 是猶代庖宰剝牲, 而爲大匠斲也. 與馬競走, 筋絶而弗能及, 上車執轡, 則馬服于衡下. 故伯樂相之, 王良御之, 明主乘之, 無御相之勞而致千里者.
부정본이반자수, 즉인주유로, 인신유일. 시유대포재박생, 이위대장착야. 여마경주, 근절이불능급, 상거집비, 즉마복우형하. 고백락상지, 왕량어지, 명주승지, 무어상지로이치천리자.
[解釋] 근본을 바로 하려 하지 않고 반대로 미봉하는 데만 급급하면, 군주는 마침내 고생을 하게 되고, 신하들은 이윽고 게을러진다. 이렇게 된다면 마치 요리사 대신에 희생물의 가죽을 벗겨주고, 목수를 위해서는 나무를 깎아 주는 것과 같은 것이다. 말과 경주를 하는 데에는, 다리의 힘줄이 끊어져도 따라갈 수가 없지만, 수레위에 올라타고 고삐를 잡으면, 말은 멍에 밑에서 굴복하게 된다. 그러므로 伯樂이 말을 감별하고, 王良이 어자가 되며, 밝은 군주는 이 수레를 타는 것이어서, 감별하거나 말을 몰아야 할 수고도 없이 천리를 달릴 수 있는 것이다.
乘於人資, 以爲羽翼也. 是故君人者, 無爲而有守也, 有爲而無好也. 有爲則讒生, 有好則諛起.
승어인자, 이위우익야. 시고군인자, 무위이유수야, 유위이무호야. 유위즉참생, 유호즉유기.
[解釋] 이것은 사람의 재증에 편승을 하되, 나의 날개로 삼기 때문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군주 된 사람은, 無爲로써 道를 지키고, 원칙을 확립하며 사적인 것을 좋아하지 않는 것이다. 일을 시키면 참언을 하는 자가 생기고, 사적인 것을 좋아하면 아첨하는 자가 나타난다.
昔者齊桓公好味, 而易牙烹其首子而餌之, 虞君好寶, 而晉獻以璧馬鈞之, 胡王好音, 而秦穆公以女樂誘之. 是皆以利見制於人也. 故善建者不拔.
석자제환공호미, 이역아팽기수자이이지, 우군호보, 이진헌이벽마균지, 호왕호음, 이진목공이여악유지. 시개이리견제어인야. 고선건자불발.
[解釋] 옛날에 齊나라 桓公이 맛있는 음식을 좋아하자, 역아는 자기의 장남을 요리하여 수라상 위에 바쳤고, 虞나라의 군주가 보물을 좋아하자, 晉나라 獻公은 璧과 말[馬)로 우나라 군주를 속였으며, 胡王이 음악을 좋아하자, 秦나라 穆公은 女樂으로 호왕을 유혹했던 것이다. 이상은 모두 군주들이 눈앞의 이익으로 인하여 남들에게 제압을 당했던 사례들이다. 그러므로 잘 세워 놓으면 뽑히지 않는다고 노자는 제54장에서 말하였다.
夫火熱而水滅之, 金剛而火鎖之. 木强而斧伐之, 水流而土遏之. 唯造化者, 物莫能勝也. 故中欲不出, 謂之扃, 外邪不入塞, 謂之閉, 中扃外閉, 何事之不節?
부화열이수멸지, 금강이화쇄지. 목강이부벌지, 수류이토알지. 유조화자, 물막능승야. 고중욕불출, 위지경, 외사불입색, 위지폐, 중경외폐, 하사지부절?
[解釋] 무릇 뜨거운 불도 물을 가지고 끌 수가 있으며, 단단한 금속도 불로는 녹일 수가 있다. 질긴 나무도 도끼로 자를 수 있으며, 흐르는 물도 흙으로 막을 수가 있다. 그러나 조물주에게는, 그 어느 것도 이길 수가 없다. 안에 있는 정욕을 밖으로 드러내지 않는, 이것을 일러 扃이라 말하며, 밖의 사악함을 안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막는, 이것을 일러 閉라고 말하며, 안을 扃하고 밖을 閉하면, 그 무엇이 절도를 갖추지 않겠는가?
外閉中扃, 何事之不成? 弗用而後能用之, 弗爲而後能爲之. 精神勞則越, 耳目淫則竭. 故有道之士, 滅想去意, 淸虛以待, 不伐之言, 不奪之事.
외폐중경, 하사지불성? 불용이후능용지, 불위이후능위지. 정신노즉월, 이목음즉갈. 고유도지사, 멸상거의, 청허이대, 불벌지언, 불탈지사.
[解釋] 밖을 閉하고 안을 扃하면, 그 무슨 일을 이루지 못하겠는가? 사용을 하지 않고도 능히 쓸 수가 있으며, 일을 행하지 않고도 큰 위업을 이룰 수 있는 것이다. 정신이 피로해 지면 어수선해 지고, 눈과 귀는 외계의 음란한 유혹에 빠져 그 기능이 다하게 된다. 그러므로 道를 지닌 군주는, 생각과 의지를 지우고 비워서, 마음을 맑게 비워서 기다려 몸을 수양하며, 신하의 잘못된 말을 벌하지 않으며, 또한 신하의 일을 빼앗지도 않는다.
循名責實, 使有司, 任而弗詔, 責而弗敎. 以不知爲道, 以奈何爲寶. 如此則百官之事, 各有所守矣.
순명책실, 사유사, 임이불조, 책이불교. 이부지위도, 이내하위보. 여차즉백관지사, 각유소수의.
[解釋] 名分에 따라서 실효를 책망하고, 담당자로 하여금, 일을 맡기기만 할 뿐이지 詔書를 내리지 않으며, 실책을 꾸짖을 뿐 敎書를 내리지 않는다. 이로써 모르는 것을 道로 삼으며, 이로써 내가 어쩌라고 하는 것을 보배로 여긴다. 이렇게 해야만 비로소 백관들은 일을 할 때에, 각자의 주어진 대로 직분을 지킬 수 있게 되는 것이다.
23
攝權勢之柄, 其於化民易矣. 衛君役子路, 權重也. 景桓公臣管晏, 位尊也. 怯服勇, 而愚制智, 其所託勢者勝也.
섭권세지병, 기어화민이의. 위군역자로, 권중야. 경환공신관안, 위존야. 겁복용, 이우제지, 기소탁세자승야.
[解釋] 권세의 자루를 쥐게 되면, 백성들을 쉽게 교화시킬 수가 있다. 衛나라 군주가 子路를 부릴 수 있었던 것은, 권세가 무거웠기 때문이다. 齊나라의 桓公이 管仲을 그리고 景公이 晏嬰을 신하로 부릴 수 있었던 것은, 그 지위가 존귀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겁이 많은 자가 용맹한 사람을 복종시키고, 어리석은 사람이 지혜 있는 사람을 제어할 수 있는 것은, 그 자신의 몸에 지닌 권세에 의탁하기 때문에 이길 수 있는 것이다.
故枝不得大於榦, 末不得强於本, 則輕重小大, 有以相制也. 若五指之屬於臂, 搏援攫捷, 莫不如志, 言以小屬於大也. 是故得勢之利者, 所持甚小, 所任甚大, 所守甚約, 所制甚廣. 고지부득대어간, 말부득강어본, 즉경중소대, 유이상제야. 약오지지속어비, 박원확첩, 막불여지, 언이소속어대야. 시고득세지리자, 소지심소, 소임심대, 소수심약, 소제심광. [解釋] 그러므로 가지는 줄기보다 크게 될 수가 없고, 말단은 근본보다 강하게 될 수 없음은, 가볍고 무거움과 작고 큰 것의 사이에, 서로 제압하고 제압을 당하는 기능이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만일 다섯 개의 손가락이 손목에 붙어 있으면서, 서로 치고 당기고 잡고 끼는 등, 손목의 의지대로 기능을 하게 된다면, 말로써 하자면 작은[小] 것이 큰[大] 것에 종속된 것이라고 하겠다. 그렇기 때문에 권세의 利를 얻은 자는, 자신이 지닌 권력이 아주 작더라도, 매우 큰 것을 감당해낼 수 있고, 자신을 지켜주는 권한이 매우 약하더라도, 광범위한 것을 제압할 수가 있다.
是故十圍之木, 持千鈞之屋, 五寸之鍵, 制開闔. 豈其材之巨小足哉? 所居要也.
시고십위지목, 지천균지옥, 오촌지건, 제개합. 기기재지거소족재? 소거요야.
[解釋] 이렇기 때문에 열 아름이나 되는 나무가, 千鈞의 지붕을 지탱하고, 5寸의 빗장이, 열고 닫는 開閉를 제어할 수 있는 것이다. 어찌 그 재료의 크기가 그러한 일을 하기에 알맞다고 하겠는가? 그 거처하는 바에 따라서 要體가 있기 때문인 것이다.
孔丘墨翟, 脩先聖之術, 通六藝之論, 口道其言, 身行其志, 慕義從風, 而爲之服役者, 不過數十人. 使居天子之位, 則天下徧爲儒墨矣.
공구묵적, 수선성지술, 통육예지론, 구도기언, 신행기지, 모의종풍, 이위지복역자, 불과수십인. 사거천자지위, 즉천하편위유묵의.
[解釋] 孔丘와 墨翟은, 先聖의 術을 닦아서 익히고, 六藝의 이론에 통달하였으며, 그 언설을 입으로는 말하고, 몸으로는 그 의지를 실천하였는데, 그들의 뜻을 사모하는 풍조를 따라, 제자로서 복속하였던 자는, 불과 수십 명에 지나지 않았다. 가령 천자의 자리에 앉았다고 한다면, 천하는 모두 유가나 묵가에 편승하고 말았을 것이다.
楚莊王傷文無畏之死於宋也, 奮袂而起, 衣冠相連於道, 遂成軍宋城之下. 權柄重也.
초장왕상문무외지사어송야, 분몌이기, 의관상련어도, 수성군송성지하. 권병중야.
[解釋] 楚나라 莊王이 文無畏가 宋나라에서 죽음을 당한 일을 슬퍼하여, 그 소매 자락을 휘두르며 일어서자, 군신 모두가 앞 다투어 따랐기 때문에 그 衣冠들이 길을 메우더니, 마침내 宋나라 都城 아래로 진군하기에 이르렀다. 이것도 그 권세의 자루가 무거웠기 때문이다.
楚文王好服獬冠, 楚國效之. 趙武靈王, 貝帶鵔魗而朝, 趙國化之. 使在匹夫布衣, 雖冠獬冠, 帶貝帶鵔魗而朝, 則不免爲人笑也.
초문왕호복해관, 초국효지. 조무령왕, 패대준수이조, 조국화지. 사재필부포의, 수관해관, 대패대준수이조, 즉불면위인소야.
[解釋] 楚나라 文王이 獬豸의 冠을 즐겨 쓰자, 초나라의 사람들이 모두 이를 흉내 냈다. 趙나라의 武靈王이, 조개로 장식된 띠를 매고 조개껍데기로 장식한 띠를 띠고 금계로 장식한 옷을 입고 조회에 참석하자, 조나라 사람들은 모두 이것에 따랐다. 그러나 이들이 布衣를 걸친 匹夫였다고 한다면, 비록 獬豸의 冠을 쓰고, 조개껍데기로 장식한 띠를 띠고 금계로 장식한 옷을 입고 조회에 나갈 경우라면, 사람들의 비웃음을 면하지 못하였을 것이다.
夫民之好善樂正, 不待禁誅, 而自中法度者, 萬無一也. 下必行之令, 從之者利, 逆之者凶, 日陰未移, 而海內莫不被繩矣.
부민지호선락정, 부대금주, 이자중법도자, 만무일야. 하필행지령, 종지자리, 역지자흉, 일음미이, 이해내막불피승의.
[解釋] 무릇 백성들이 善을 좋아하고 正을 즐거워하며, 법으로 금하고 주벌하는 것이 없어도, 각자 스스로 법도를 잘 지키는 경우에는, 만에 하나도 있을 수가 없다. 아래로 반드시 하라고 명령을 내리고, 이것에 따르는 자는 이로울 것이지만, 이것에 따르지 않는 자는 해로울 것이라고 미리 말을 해 놓으면, 해가 지기도 전에, 천하는 법의 먹줄을 따르지 않는 자가 없을 것이다.
故握劒鋒, 以獸北宮子司馬蒯蕢, 不使應敵. 操其觚, 招其末, 則庸人能以制勝. 今使烏獲藉蕃, 從後牽牛尾, 尾絶而不從者, 逆也.
고악검봉, 이수북궁자사마괴괴, 불사응적. 조기고, 초기말, 즉용인능이제승. 금사오획자번, 종후견우미, 미절이부종자, 역야.
[解釋] 그러므로 검의 예리한 칼날을 움켜쥐고 있다면, 北宮子나 司馬蒯蕢의 무용을 가지고도, 적에게 대응할 수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칼자루를 쥐고, 그 칼을 들어 올리면, 보통의 사람이라 하더라도 이길 수가 있을 것이다. 또한 烏獲과 藉蕃과 같은 장사에게, 소의 꼬리를 잡고 거꾸로 몰라고 한다면, 소의 꼬리가 끊어지더라도 소를 몰수가 없을 것인데, 그것은 방향이 반대이기 때문이다.
若指之桑條, 以貫其鼻, 則五尺童子, 牽而周四海者, 順也.
약지지상조, 이관기비, 즉오척동자, 견이주사해자, 순야.
[解釋] 그러나 손가락만한 굵기의 뽕나무로, 소의 코를 꿰게 되면, 五尺의 어린 아이라고 하더라도, 소를 몰면서 천하를 돌아다닐 수 있을 것인데, 그것은 방향이 순리이기 때문이다.
夫七尺之橈, 而制船之左右者, 以水爲資. 天子發號, 令行禁止, 以衆爲勢也.
부칠척지요, 이제선지좌우자, 이수위자. 천자발호, 영행금지, 이중위세야.
[解釋] 무릇 七尺의 배를, 左右 자재로 조종할 수 있는 것은, 그것은 물을 이용하기 때문인 것이다. 천자가 호령하는 명령이 행하여지고, 금하는 것이 금지되는 것은, 衆人의 勢를 타고 있기에 그처럼 되는 것이다.
24
夫防民之所害, 開民之所利, 威行也, 若發堿決塘. 故循流而下, 易以至, 背風而馳, 易以遠. 桓公立政, 去食肉之獸, 食粟之鳥, 係罟之網, 三擧而百姓說.
부방민지소해, 개민지소리, 위행야, 약발감결당. 고순류이하, 이이지, 배풍이치, 이이원. 환공립정, 거식육지수, 식속지조, 계고지망, 삼거이백성열.
[解釋] 무릇 백성들에게 해로운 것을 막고, 백성들에게 이로운 것을 터주면, 군주의 威令은, 저수지의 둑을 잘라놓은 듯이 도도히 흘러간다. 그러므로 흐름을 타고 내려가면, 쉽게 도달하게 되고, 바람을 등지고 달리게 되면, 쉽게 먼 곳까지 이르게 된다. 齊나라 桓公이 즉위하여 정치를 할 때, 고기를 먹는 짐승과, 곡식을 먹는 새 등을 기르지 않고, 또한 그런 것들을 잡는 그물까지 제거하였는데, 이 세 가지의 일만으로도 백성들은 그 정치를 기뻐하였다.
紂殺王子比干, 而骨肉怨, 斮朝涉者之脛, 而萬民叛, 再擧而天下失矣. 故義者非能徧利天下之民也, 利一人而天下從風.
주살왕자비간, 이골육원, 착조섭자지경, 이만민반, 재거이천하실의. 고의자비능편리천하지민야, 이일인이천하종풍.
[解釋] 殷나라의 紂王은 王子 比干을 죽였는데, 이로써 골육지친의 원망을 사게 되었고, 이른 아침에 강을 건너는 자의 정강이를 잘랐다가, 만민에게 반감을 사게 되었는데, 이 두 가지의 일로 인하여 천하를 잃게 되었다. 그러므로 義라고 하는 것은, 모든 천하의 백성들을 이롭게 하는 것은 아니며, 한 사람을 이롭게 하는 것만으로도 그 風化를 따르는 것이다.
暴者非盡害海內之衆也, 害一人而天下離叛. 故桓公三擧, 而九合諸侯, 紂再擧, 而不得爲匹夫. 故擧錯不可不審.
폭자비진해해내지중야, 해일인이천하리반. 고환공삼거, 이구합제후, 주재거, 이부득위필부. 고거착불가불심.
[解釋] 사나움이란 천하의 만민을 해롭게 하는 것은 아니고, 한 사람만을 해치는 것만으로도 천하는 離叛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桓公은 세 가지 일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제후들을 九合하여 覇者가 되었고, 紂王은 두 가지의 일을 행하였을 뿐인데, 匹夫의 삶조차도 얻을 수가 없었다. 그렇다면 그 일거일동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人主租斂於民也, 必先計歲而收, 量民積聚, 知饑饉有餘不足之數, 然後取, 車輿衣食, 供養其欲. 高臺層榭, 接屋連閣, 非不麗也.
인주조렴어민야, 필선계세이수, 양민적취, 지기근유여부족지수, 연후취, 거여의식, 공양기욕. 고대층사, 접옥연각, 비불려야.
[解釋] 군주가 백성들에게 租稅를 부과할 때에는, 반드시 먼저 그 해의 실수입을 계산하여 징수할 것이로되, 또한 백성들이 모아서 쌓은 것을 계산하여, 풍년인지 흉년인지를 알고 남아도는지 부족한지를 알아내고, 그러한 뒤에 취하여, 車輿와 衣食의 비용까지 산출하고, 양식을 이바지하여 그 욕구를 채울 수 있도록 해주었다. 높은 층층의 누각과 누대가 치솟아 있으며, 그런 것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더라도, 그러한 것들에는 아름답게 꾸미지 않았다.
然民無掘穴狹廬, 所以託身者, 明主弗樂也. 肥醲甘脆, 非不美也. 然民有糟糠菽粟, 不接於口者, 則明主弗甘也. 匡牀蒻席, 非不寧也. 然民有處邊城, 犯危難, 澤死暴骸者, 明主弗安也.
연민무굴혈협려, 소이탁신자, 명주불락야. 비농감취, 비불미야. 연민유조강숙속, 불접어구자, 즉명주불감야. 광상약석, 비불녕야. 연민유처변성, 범위난, 택사포해자, 명주불안야.
[解釋] 그러나 백성들은 동굴 같은 좁은 여막에, 몸을 맡기는 자가 있는 것을, 밝은 군주는 즐거워하지 않았다. 살진 고기와 잘 익은 술과, 맛있고 부드러운 것은 분명 좋은 음식이다. 그러나 백성들이 거친 음식과 콩 곡식과 같은 것조차, 입에 넣을 것이 없다면, 밝은 군주는 이것을 맛난 음식으로 여기지 않는다. 반듯한 침상과 부드러운 깔개는, 편안하다고 여기지 않았다. 그러나 백성들이 변경의 城塞에 거주하고 있으면서, 위험한 난을 당하여, 못가에서 죽어 시체가 말라가는 경우라고 한다면, 밝은 군주는 이것을 안락하다고 여기지 않는다.
故古之君人者, 其慘怛於民也, 國有饑者, 食不重味, 民有寒者, 而冬不被裘. 歲登民豊, 乃始縣鍾鼓, 陳干戚, 君臣上下, 同心而樂之, 國無哀人.
고고지군인자, 기참달어민야, 국유기자, 식부중미, 민유한자, 이동불피구. 세등민풍, 내시현종고, 진간척, 군신상하, 동심이락지, 국무애인.
[解釋] 그러므로 옛날의 군주는, 그 백성들을 걱정하고 긍휼히 여겼으며, 나라에 굶는 자가 있으면, 한 가지 나물로 식사를 하고 맛난 음식을 먹지 않았으며, 백성들 중에 얼어 죽는 자가 있으면, 한 겨울에도 모피 옷을 걸치지 않았다. 햇곡식이 여물어 백성들의 생활이 풍요해져야, 비로소 鍾鼓를 걸고, 干戚의 舞具를 갖추어, 임금과 신하와 윗사람과 아랫사람이, 마음을 같이 함께 하면서 이를 즐겼는데, 나라 안에 슬퍼하고 애통해 하는 자가 없었다.
故古之爲金石管絃者, 所以宣樂也, 兵革斧鉞者, 所以飾怒也, 觴酌俎豆酬酌之禮, 所以效善也. 衰絰菅屨, 辟踊哭泣, 所以諭哀也. 此皆有充於內, 而成像於外者也. 及至亂主, 取民則不裁其力, 求於下, 則不量其積.
고고지위금석관현자, 소이선락야, 병혁부월자, 소이식노야, 상작조두수작지례, 소이효선야. 최질관구, 벽용곡읍, 소이유애야. 차개유충어내, 이성상어외자야. 급지난주, 취민즉부재기력, 구어하, 즉불량기적.
[解釋] 그러므로 옛날의 사람이 金石管絃을 연주한 것은, 즐거움의 정을 發養시키는 수단이었고, 갑옷과 부월의 전쟁 도구는, 분노함을 나타내는 수단이었으며, 술을 따르는 豆酬의 禮는, 모두 善을 본받는 수단이었다. 喪服인 衰絰을 입고, 발을 구루며 哭泣을 하는 것은, 그 애통함을 더욱 나타내는 수단이었던 것이다.
이러한 것들은 모두 마음 안에 희로애락의 정이 가득 차 있어서, 그것이 밖으로 나타나 모습을 이루는 것이다. 그런데 어지러움에 이른 군주는, 백성들에게서 수탈할 때에 그 힘을 생각하지 않고, 아랫사람들에게 주벌로 구함에 있어서, 그 蓄積을 헤아릴 수가 없다.
男女不得事耕織之業, 以供上之求. 力勤財匱, 君臣相疾也. 故民至於焦唇沸肝, 有今無儲. 而乃始撞大鍾, 擊鳴鼓, 吹竽笙彈琴瑟. 是猶貫甲冑, 而入宗廟, 被羅紈, 而從軍旅, 失樂之所由生矣.
남녀부득사경직지업, 이공상지구. 력근재궤, 군신상질야. 고민지어초진비간, 유금무저. 이내시당대종, 격명고, 취우생탄금슬. 시유관갑주, 이입종묘, 피라환, 이종군려, 실악지소유생의.
[解釋] 그래서 남자는 밭갈이를 하고 여자는 길쌈하는 것에 온 힘을 다 쏟지만, 그래도 위에서 요구하는 것을 다 바칠 수가 없게 된다. 열심히 힘을 써도 재산은 줄어들고, 군주와 신하는 서로 시기한다. 그러므로 백성들은 입술이 타고 肝이 부글부글 끓어서, 오늘만이 있을 뿐 내일은 없다는 상황에 이르게 된다. 그러나 大鍾을 두드려 울리고, 북을 쳐서 울리며, 생황을 불고 거문고를 퉁긴다. 이렇게 되면 갑옷을 입고, 宗廟에 들어가며, 엷은 비단을 걸치고, 전쟁터에 나가는 것과 같은 것인데, 이것은 음악의 본래의 뜻을 상실한 것에서 비롯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