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 致思(치사 : 어떠한 구체적인 사물을 통하여 개인의 의사나 사상을 표출하는 것을 의미한다.)
01, 공자 제자들의 포부.
孔子北遊於農山,子路、子貢、顏淵侍側. 孔子四望, 喟然而嘆曰 : 「於斯致思, 無所不至矣. 二三子各言爾志, 吾將擇焉.」
공자북유어농산,자로、자공、안연시측. 공자사망, 위연이탄왈 : 「어사치사, 무소부지의. 이삼자각언이지, 오장택언.」
[解釋] 공자가 북쪽 農山으로 놀이를 나섰을 때, 자로, 자공, 안연이 곁에서 모시고 있었다. 공자는 사방을 둘러보며, 위연히 탄식을 하였다. 이런 곳에서 깊은 생각을 한다면, 생각이 미치지 않는 것이 없을 것 같구나! 너희들은, 각각 뜻하는 바를 말해보도록 하여라. 내가 장차 그 중에서 선택해 보리라.」
子路進曰 : 「由願得白羽若月, 赤羽若日, 鍾鼓之音, 上震於天, 旍旗繽紛, 下蟠於地, 由當一隊而敵之, 必也攘地千里, 搴旗執聝. 唯由能之. 使二子者從我焉.」
자로진왈 : 「유원득백우약월, 적우약일, 종고지음, 상진어천, 정기빈분, 하반어지, 유당일대이적지, 필야양지천리, 건기집괵. 유유능지. 사이자자종아언.」
[解釋] 자로가 먼저 나서서 말하였다. 「저 由는 달과 같이 둥근 白羽扇과, 태양처럼 빛나고 赤羽扇을 손에 들고, 종과 북의 소리가, 위로는 하늘에 진동하도록 하고, 수많은 깃발이 뒤섞여, 아래로 땅을 뒤덮을 때, 제가 한 군대의 무리를 이끌고 나서서 적과 싸운다면, 반드시 천리 밖의 땅까지 물리칠 수 있으며, 적의 모든 깃발을 빼앗고 모두 목을 쳐서 가져 올 수 있습니다. 오직 저 두 사람인 자공과 안연은 저를 따르도록 하여 주십시오.」
夫子曰 : 「勇哉!」 子貢復進曰 : 「賜願使齊楚合戰於漭瀁之野, 兩壘相望, 塵埃相接, 挺刃交兵, 賜著縞衣白冠, 陳說其間, 推論利害, 釋國之患. 唯賜能之. 使夫二子者從我焉.」
부자왈 : 「용재!」 자공부진왈 : 「사원사제초합전어망양지야, 량루상망, 진애상접, 정인교병, 사저호의백관, 진설기간, 추론리해, 석국지환. 유사능지. 사부이자자종아언.」
[解釋]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용감하도다!」 이번에는 다시 자공이 나서서 말하였다. 「저 賜는 원하건대 제나라와 초나라로 하여금, 두 나라가 들에서 싸움을 벌여, 두 진영이 서로 마주 바라보고, 먼지가 일어 서로 붙어서 싸워, 칼날이 서로 번득이며 교전이 벌어지게 된다면, 저 사는 흰옷과 흰 갓을 쓰고서, 그들 사이로 들어가 설명하여, 이익과 손해를 논리로 따져서, 두 나라 근심을 풀어 줄 것입니다. 저 두 사람인 자로와 안회로 하여금 저를 따르도록 하여 주십시오.」
夫子曰 : 「辯哉!」 顏回退而不對. 孔子曰 : 「回來, 汝奚獨無願乎?」 顏回對曰 : 「文武之事, 則二子者, 既言之矣, 回何云焉?」 孔子曰 : 「雖然, 各言爾志也, 小子言之.」
부자왈 : 「변재!」 안회퇴이부대. 공자왈 : 「회래, 여해독무원호?」 안회대왈 : 「문무지사, 칙이자자, 기언지의, 회하운언?」 공자왈 : 「수연, 각언이지야, 소자언지.」
[解釋] 선생님은 이렇게 말하였다. 「말을 참으로 잘하는구나!」 그러나 안회는 뒤로 물러서면서 대답을 하지 않았다. 이에 공자가 말하였다. 「回야, 이리 오너라, 너라고 어찌 홀로 소원이 없겠느냐?」 안회는 이렇게 대답하였다. 「文과 武의 일에 대해서는, 이미 저 두 사람이 말하였습니다. 저 안회로서야 무엇을 더 말씀드릴 것이 있겠습니까?」 공자가 말하였다. 「비록 그렇기는 할지라도, 각기 자신의 뜻을 말한 것뿐이지, 너도 한번 말해 보려무나.」
對曰 : 「回聞薰蕕不同器而藏, 堯桀不共國而治. 以其類異也.」
대왈 : 「회문훈유부동기이장, 요걸불공국이치. 이기류이야.」
[解釋] 그러자 안회는 이렇게 대답하였다. 「제가 듣기에 향내 나는 풀과 썩은 냄새 나는 풀은 한 그릇에 담지 않으며, 堯와 桀은 나라를 함께 다스릴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 그것은 서로 부류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回願得明王聖主輔相之, 敷其五教, 導之以禮樂, 使民城郭不修, 溝池不越, 鑄劍戟以爲農器, 放牛馬於原藪, 室家無離曠之思, 千歲無戰鬥之患. 則由無所施其勇, 而賜無所用其辯矣.
회원득명왕성주보상지, 부기오교, 도지이례악, 사민성곽불수, 구지불월, 주검극이위농기, 방우마어원수, 실가무리광지사, 천세무전두지환. 즉유무소시기용, 이사무소용기변의.
[解釋] 저는 원컨대 명석한 임금과 성스러운 군주를 만나서 그를 보좌하고, 다섯 가지 교화를 펼쳐서, 예와 음악으로 인도를 하여, 백성들에 성곽을 수선할 필요 없게 하고, 도랑물과 연못을 넘어가는 일이 없도록 하며, 칼과 창을 모두 녹여서 농기구를 만들고, 소와 말을 넓은 언덕에 놓아서 먹이게 하며, 집안 식구들이 서로 흩어지거나 헤어질 염려가 없도록 하여, 천 년이 흘러도 전쟁에 대한 근심이 없도록 하고 싶습니다. 그렇게 되면 자로가 용맹을 베풀 일도 없을 것이며, 자공의 말솜씨도 쓸모가 없게 된다.
夫子凜然曰 : 「美哉! 德也!」 子路抗手而對曰 : 「夫子何選焉?」 孔子曰 : 「不傷財, 不害民, 不繁詞, 則顏氏之子有矣.」
부자름연왈 : 「미재! 덕야!」 자로항수이대왈 : 「부자하선언?」 공자왈 : 「불상재, 불해민, 불번사, 즉안씨지자유의.」
[解釋] 선생님은 엄숙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씀하였다. 「참으로 아름답구나! 덕 있는 말이다!」 자로가 손을 높이 들고는 이렇게 여쭈었다. 선생님께서는 이 중에서 어느 것을 택하시겠습니까?」 공자는 이렇게 말하였다. 「재물에도 성함이 있고, 백성들에게 해로움도 없고, 말도 번거롭지 않은 것은, 안씨 집안의 아들이로다.」
02, 팔 수 없는 물고기.
魯有儉嗇者, 瓦鬲煮食. 食之自謂其美, 盛之土型之器, 以進孔子. 孔子受之, 歡然而悅, 如受大牢之饋.
노유검색자, 와격자식. 식지자위기미, 성지토형지기, 이진공자. 공자수지, 환연이열, 여수대뢰지궤.
[解釋] 노나라에 검소하고 인색하기로 소문난 사람이 있었다. 흙으로 만든 그릇에 밥을 지어 먹으면서도 스스로 밥맛이 좋다고 말하고는, 흙으로 만든 뚝배기에 이를 담아서, 이로써 공자께 드렸다. 공자는 이를 받아먹고는, 기뻐하며 즐거워하기를, 마치 大牢의 큰 잔칫상이라도 대접을 받은 듯이 좋아하는 것이다.
子路曰 : 「瓦甂, 陋器也, 煮食, 薄膳也, 夫子何喜之如此乎?」 子曰 : 「夫好諫者思其君, 食美者念其親. 吾非以饌具之爲厚, 以其食厚而我思焉.」 孔子之楚, 而有漁者而獻魚焉, 孔子不受.
자로왈 : 「와변, 누기야, 자식, 박선야, 부자하희지여차호?」 자왈 : 「부호간자사기군, 식미자념기친. 오비이찬구지위후, 이기식후이아사언.」 공자지초, 이유어자이헌어언, 공자불수.
[解釋] 이에 자로가 여쭈었다. 「흙으로 만든 뚝배기는, 누추한 그릇이며, 흙으로 빚은 토기 솥에 지은 밥은, 아주 보잘 것 없는 음식입니다. 그런데 선생께서는 어찌 이토록 즐거워하십니까?」 공자는 이렇게 대답하였다. 「무릇 간언하기를 좋아하는 자는 그 임금을 생각하는 것이며, 음식을 아름답게 여기는 자는 그 부모를 생각하는 것이다. 내가 즐거워하는 것은 그 음식이 좋아서가 아니라, 그가 음식을 훌륭하다고 여겨 나를 생각해 주었기 때문이다.」 공자가 초나라에 갔을 때, 어부가 물고기를 바쳤으나, 공자는 받지 않는 것이었다.
漁者曰 : 「天暑市遠, 無所鬻也, 思慮棄之糞壤, 不如獻之君子, 故敢以進焉.」 於是夫子再拜受之, 使弟子掃地將以享祭.
어자왈 : 「천서시원, 무소죽야, 사려기지분양, 불여헌지군자, 고감이진언.」 어시부자재배수지, 사제자소지장이향제.
[解釋] 그러자 어부가 말하였다. 「날씨는 덥고 시장은 멀어서, 팔러 갈 수가 없습니다. 생각하건대 더러운 흙덩어리에 버리느니보다, 군자에게 드리는 것이 낫겠다고 여겨서, 그러므로 감히 이 물고기를 바치는 것입니다.」 이에 공자는 두 번 절하고 받더니, 제자들로 하여금 땅을 쓰도록 하고, 이에 제사를 지내려는 것이었다.
門人曰 : 「彼將棄之, 而夫子以祭之, 何也?」 孔子曰 : 「吾聞諸惜其腐, 而欲以務施者, 仁人之偶也, 惡有受仁人之饋, 而無祭者乎?」
문인왈 : 「피장기지, 이부자이제지, 하야?」 공자왈 : 「오문저석기부, 이욕이무시자, 인인지우야, 오유수인인지궤, 이무제자호?」
[解釋] 이에 문인들이 여쭈었다. 「저 사람은 버리려고 하던 물건인데, 그러나 선생님께서는 이로써 제사를 지내려 하시니, 어찌 된 일입니까?」 공자는 이렇게 말하였다. 「내가 듣기로 썩혀서 버리는 것을 아깝게 여기고, 그러나 그것을 남에게 주려고 애쓰는 자는, 어진 사람과 같은 무리라고 하였다. 그러니 어진 사람이 주는 물건을 받아 놓았는데, 어찌 제사를 지내지 않을 수 있겠느냐?」
03, 군자는 담을 넘지 않는다.
季羔爲衛之士師, 刖人之足. 俄而衛有蒯聵之亂, 季羔逃之, 走郭門. 刖者守門焉, 謂季羔曰 : 「彼有竇.」
계고위위지사사, 월인지족. 아이위유괴외지란, 계고도지, 주곽문. 월자수문언, 위계고왈 : 「피유두.」
[解釋] 季羔가 衛나라의 士師가 되어, 죄인의 발을 베는 刖刑을 집행하였었다. 그리고 얼마 되지 않아 위나라에 蒯聵의 난이 일어나자, 계고는 도망쳐, 성문 밖으로 달아나고 있었다. 그런데 그에게 월형을 받았던 자가 마침 성문을 지키고 있었는데, 그가 계고를 보자 이렇게 일러 주었다. 「저 쪽에 무너진 담이 있습니다.」
季羔曰 : 「君子不踰.」 又曰 : 「彼有竇.」 季羔曰 : 「君子不隧.」 又曰 : 「於此有室.」 季羔乃入焉. 既而追者罷, 季羔將去.
계고왈 : 「군자불유.」 우왈 : 「피유두.」 계고왈 : 「군자불수.」 우왈 : 「어차유실.」 계고내입언. 기이추자파, 계고장거.
[解釋] 계고는 이렇게 말하였다. 「군자는 담을 넘지 않는다.」 문지기가 또 말하였다. 「저쪽에 구멍이 있습니다.」 계고가 말하였다. 「군자는 구멍으로 다니지 않는다.」 문지기가 또 말하였다. 「그렇다면 이쪽에 빈방이 하나 있습니다.」 계고는 이에 그 방으로 들어갔다. 이윽고 계고를 추격하던 자들도 돌아가고, 계고도 그곳을 벗어나게 되었다.
謂刖者 : 「吾不能虧主之法而親刖子之足矣. 今吾在難, 此正子之報怨之時, 而逃我者三, 何故哉?」
위월자 : 「오불능휴주지법이친월자지족의. 금오재난, 차정자지보원지시, 이도아자삼, 하고재?」
[解釋] 계고가 월형을 받은 문지기에게 말하였다. 「내 임금의 법을 훼손할 수 없었기에, 그래서 그대의 다리를 베게 된 것이었소. 그런데 지금 내가 이런 환난을 당하였으니, 지금이야말로 그대는 나에게 원수를 갚을 좋은 기회일 텐데, 그러나 그대는 나에게 도망갈 길을 세 번이나 일러 주었으니, 이는 어찌 된 까닭이오?」
刖者曰 : 「斷足固我之罪, 無可奈何? 曩者君治臣以法令, 先人後臣, 欲臣之免也. 臣知獄決罪定, 臨當論刑, 君愀然不樂, 見君顏色, 臣又知之, 君豈私臣哉?」
월자왈 : 「단족고아지죄, 무가내하? 낭자군치신이법령, 선인후신, 욕신지면야. 신지옥결죄정, 임당론형, 군초연불락, 견군안색, 신우지지, 군기사신재?」
[解釋] 월형을 받은 문지기가 말하였다. 「다리가 잘린 것은, 진실로 나의 죄 때문이었으니, 어찌 할 수 없는 노릇이지요. 지난번에, 그대가 법에 따라 나를 치죄하면서, 다른 사람을 먼저 치죄하고 나를 뒤로 미룬 것은, 나의 죄를 면하게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였기 때문이었을 것이오. 또 나의 죄가 확정되어, 형벌을 받게 되었을 때도, 그대의 얼굴에 슬픈 빛이 있는 것을, 나는 그대의 안색을 보고서, 저 또한 그것을 알 수 있었다오. 그처럼 저의 사정을 봐주고자 한들 그렇게 사사롭게 할 수 있었겠소?」
天生君子, 其道固然, 此臣之所以悅君也. 孔子聞之曰 : 「善哉! 爲吏, 其用法一也. 思仁恕則樹德, 加嚴暴則樹怨, 公以行之, 其子羔乎?」
천생군자, 기도고연, 차신지소이열군야. 공자문지왈 : 「선재! 위리, 기용법일야. 사인서즉수덕, 가엄포즉수원, 공이행지, 기자고호?」
[解釋] 하늘이 군자를 낳은 것은, 그 도가 본래 그러한 것이니, 이것이 그대를 좋아하는 것이오. 공자가 이 말을 듣고 이렇게 말하였다. 「훌륭하도다! 계고는 관리 노릇을 잘 하였구나! 어짊과 용서를 생각한다면 이는 덕을 심은 것이 되고, 엄격하고 포악함만을 더하였다면 이는 원한을 심는 것이 된다. 공평하게 행한 것이, 바로 이 계고로구나?」
04, 선물은 사람을 가깝게 한다.
孔子曰 : 「季孫之賜我粟千鍾也, 而交益親, 自南宮敬叔之乘我車也, 而道加行. 故道雖貴, 必有時而後重, 有勢而後行. 微夫二子之貺財, 則丘之道, 殆將廢矣.」
공자왈 : 「계손지사아속천종야, 이교익친, 자남궁경숙지승아거야, 이도가행. 고도수귀, 필유시이후중, 유세이후행. 미부이자지황재, 즉구지도, 태장폐의.」
[解釋] 공자가 말하였다. 「季孫이 나에게 천 종의 곡식을 준 뒤로부터, 나와의 교제가 더욱 친밀해 졌고, 남궁경숙이 나에게 수레를 주어 타게 한 뒤로는, 나의 도가 더욱 행하여지게 되었다. 그러므로 도가 비록 귀하다고 할지라도, 반드시 때를 만나 뒤에야 소중하게 되는 것이며, 세력이 있은 뒤에라야 행하여지는 것이로구나. 이 두 사람이 주는 재물이 아니었다면, 나 공구의 도는, 아마도 거의 폐하게 됐을 것이다.」
05, 때를 맞추어 만물이 자라듯,
孔子曰 : 「王者有似乎春秋. 文王以王季爲父, 以太任爲母, 以太姒爲妃. 以武王周公爲子, 以太顛閎天爲臣, 其本美矣.
공자왈 : 「왕자유사호춘추. 문왕이왕계위부, 이태임위모, 이태사위비. 이무왕주공위자, 이태전굉천위신, 기본미의.
[解釋] 공자가 말하였다. 왕자는 春秋와 닮은 것이 있다. 文王은 王季와 같은 아버지를 두었고, 太任과 같은 어머니를 두었으며, 太姒를 아내로 두었다. 이로써 무왕과 주공을 아들로 두었고, 이로써 太顚과 閎夭을 신하로 삼았으니, 그 근본이 매우 아름답다.
武王正其身以正其國, 正其國以正天下. 伐無道, 刑有罪, 一動而天下正, 其事成矣. 春秋致其時而萬物皆及, 王者致其道而萬民皆治, 周公載己行化, 而天下順之, 其誠至矣.
무왕정기신이정기국, 정기국이정천하. 벌무도, 형유죄, 일동이천하정, 기사성의. 춘추치기시이만물개급, 왕자치기도이만민개치, 주공재기행화, 이천하순지, 기성지의.
[解釋] 무왕은 그 몸을 바르게 함으로써 그 나라까지 바르게 하였으며, 그 나라가 바르게 함으로써 천리를 바르게 하였다. 무도한 자를 정벌하고, 죄 있는 자를 처벌하여, 한번 움직여 천하를 바르게 하였으니, 그 일이 이루어진 것이다. 춘추가 그 때에 맞추어 만물이 모두 그에 따르는 것이요, 왕도 정치를 펴는 자는 그 도를 이루어 만민이 모두 다스려지는 것이다. 주공이 자신에게서 이를 실천하자, 천하가 소중한 것이니, 그 정신이 지극하였던 것이다.
06, 벼슬을 해도 되는 경우.
曾子曰 : 「入是國也, 言信於群臣, 而留可也. 見忠於卿大夫, 則仕可也. 澤施於百姓, 則富可也.」 孔子曰 : 「參之言此可謂善安身矣.」
증자왈 : 「입시국야, 언신어군신, 이류가야. 견충어경대부, 즉사가야. 택시어백성, 즉부가야.」 공자왈 : 「삼지언차가위선안신의.」
[解釋] 증자가 말하였다. 「이 나라에 들어와서, 하는 말이 신하들의 믿음을 얻게 되면, 그대로 머물러 있어도 된다. 그리고 그의 행동이 경대부들에게 충성스럽게 여겨진다면, 가히 벼슬을 해도 된다. 그리고 그 은택이 백성들에게 베풀어진다면, 그런 나라에서는 가히 부유해져도 된다.」 공자가 말하였다. 「증삼의 이 말은, 가히 자신의 몸을 편하게 하는 것이라 이를 만하다.」
07, 자랑 삼아 덕을 베푸는 일.
子路爲蒲宰, 爲水備, 與其民修溝瀆. 以民之勞煩苦也, 人與之一簞食一壺漿. 孔子聞之, 使子貢止之. 子路忿不悅, 徃見孔子, 曰 : 「由也以暴雨將至, 恐有水災, 故與民修溝洫以備之, 而民多匱餓者, 是以簞食壺漿而與之. 夫子使賜止之, 是夫子止由之行仁也. 夫子以仁教而禁其行, 由不受也.」
자로위포재, 위수비, 여기민수구독. 이민지로번고야, 인여지일단사일호장. 공자문지, 사자공지지. 자로분불열, 왕현공자, 왈 : 「유야이폭우장지, 공유수재, 고여민수구혁이비지, 이민다궤아자, 시이단식호장이여지. 부자사사지지, 시부자지유지행인야. 부자이인교이금기행, 유불수야.」
[解釋] 자로가 포 땅의 재가 되어, 수해를 염려하여 이를 대비하려고, 백성과 개천을 수리하였다. 이로써 백성들이 노고하고 힘들 것이라 여겨, 사람들에게 도시락 하나씩과, 주전자에 국물을 담아서 나누어 주었다. 공자는 이 말을 듣고, 자공으로 하여금 이를 중지하도록 하였다. 자로가 불만을 품고서 불쾌히 여겨, 공자에게 가서 뵙고 이렇게 말하였다. 「저 由는 폭우가 오래 되면, 수해가 생길까 걱정되어, 그러므로 백성들과 함께 개천을 수리하여 대비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백성들 가운데는 식량이 떨어져 굶주리는 자가 많아서, 이 때문에 도시락과 국물을 담아서 그들에게 공급해 주라고 한 것입니다. 그런데 선생님께서는 자공을 시켜 이를 중지하라 하시니, 이것은 선생님께서 저 유에게 어진 행동을 만류하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선생님께서는 저희들에게 어진 일을 실행하라 가르치시고, 이제 그것을 행하지 못하게 하시니, 저 유로써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孔子曰 : 「汝以民爲餓也, 何不白於君, 發倉廩以賑之, 而私以爾食饋之? 是汝明君之無惠, 而見己之德美矣. 汝速已則可, 不則汝之見罪必矣.」
공자왈 : 「여이민위아야, 하불백어군, 발창름이진지, 이사이이식궤지? 시여명군지무혜, 이견기지덕미의. 여속이즉가, 불즉여지견죄필의.」
[解釋] 공자가 이렇게 설명해 주었다. 「네가 백성들이 굶주리고 있다고 판단하였다면, 어찌 임금에게 이를 보고하여, 나라 창고의 곡식을 풀어서 주제하도록 하지 않고, 그러나 사사롭게 네가 먹는 음식을 있냐? 이것은 네가 임금에게는 혜택을 바랄 수 없다는 것을 세상에 드러내는 것이며, 그리고 네 자신만 덕을 베푸는 것을 자랑하는 것이 되는 것이다. 네가 서둘러 이를 중지한다면 되겠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네가 죄에 걸려든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 될 것이다.」
08, 군중에 대한 평가.
子路問於孔子曰 : 「管仲之爲人何如?」 子曰 : 「仁也.」 子路曰 : 「昔管仲說襄公, 公不受, 是不辯也. 欲立公子糾而不能, 是不智也.
자로문어공자왈 : 「관중지위인하여?」 자왈 : 「인야.」 자로왈 : 「석관중세양공, 공불수, 시불변야. 욕립공자규이불능, 시부지야.
[解釋] 자로가 공자께 여쭈었다. 「管仲의 사람됨은 어떠합니까?」 공자가 대답하였다. 「어진 사람이었지.」 자로가 이렇게 말하였다. 「옛날 관중은 襄公을 달랬으나, 양공이 이를 받아주지 않았던 것으로 보아, 이것은 그의 언변이 부족한 것이었다. 또 公子 糾를 임금으로 세우고자 하였으나 이루지 못한 것으로 보아, 이것은 그의 지혜가 부족한 것이었습니다.
家殘於齊, 而無憂色, 是不慈也. 桎梏而居檻車, 無慚心, 是無醜也, 事所射之君, 是不貞也. 召忽死之, 管仲不死, 是不忠也. 仁人之道, 固若是乎?」
가잔어제, 이무우색, 시부자야. 질곡이거함거, 무참심, 시무추야, 사소사지군, 시부정야. 소홀사지, 관중불사, 시불충야. 인인지도, 고약시호?」
[解釋] 집안이 제나라에 망하였는데, 걱정하는 빛이 없었으니, 그의 자애가 부족한 것입니다. 또한 질곡에 묶여 죄수용 수레에 실려 오면서도, 부끄러워하는 마음이 없었으니, 이것은 그의 악한 짓을 하고도 창피함을 모르는 자이며, 자신이 활로 쏘아 죽이려던 자를 임금으로 섬겼으니, 이것은 정절이 부족한 것이다. 자신이 모시던 소홀이 죽었는데, 관중은 죽지 않았으니, 충성이 부족한 것이다. 어진 사람의 도리라는 것이, 진실로 이와 같아도 되는 것입니까?」
孔子曰 : 「管仲說襄公, 襄公不受, 公之闇也, 欲立子糾而不能, 不遇時也. 家殘於齊而無憂色, 是知權命也. 桎梏而無慚心, 自裁審也.
공자왈 : 「관중설양공, 양공불수, 공지암야, 욕립자규이불능, 불우시야. 가잔어제이무우색, 시지권명야. 질곡이무참심, 자재심야.
[解釋] 이에 공자는 이렇게 설명하였다. 「관중이 양공을 달랬으나, 이를 양공이 받아들이지 않은 것은, 양공이 어두웠기 때문이며, 공자 규를 임금으로 세우려다 이루지 못한 것은, 시대의 때를 만나지 못하였기 때문이며, 제나라에 있을 때 집안이 망하게 되었어도, 걱정하는 빛이 없었던 것은, 權道와 天命을 알았기 때문이다. 질곡에 묶여서도 부끄러워하는 기색이 없었던 것은, 스스로 자신이 어찌 해야 할지를 판단하였기 때문이며,
事所射之君, 通於變也, 不死子糾, 量輕重也. 夫子糾未成君, 管仲未成臣, 管仲才度義, 管仲不死束縛, 而立功名, 未可非也. 召忽雖死, 過與取仁, 未足多也.」
사소사지군, 통어변야, 불사자규, 양경중야. 부자규미성군, 관중미성신, 관중재도의, 관중불사속박, 이립공명, 미가비야. 소홀수사, 과여취인, 미족다야.」
[解釋] 자심이 쏘아 죽이려던 자를 임금으로 모시게 된 것은, 세상의 변화에 통달하였기 때문이며, 공자 규를 따라 죽지 않은 것은, 일의 무거움과 가벼움을 헤아릴 줄 알았기 때문이다. 무릇 당시에 공자 규가 아직 임금이 되지 못하였고, 관중도 아직 신하가 되지 못하였으니, 관중으로서는 도(道)를 헤아려 보았던 것이다. 관중이 죽음을 택하지 않고, 속박을 당해가면서도 공명을 채운 것은, 그르다 할 수 없다. 소홀이 비록 죽기는 하였어도, 仁을 취하는 쪽에 기대었다 하여, 지나치게 칭찬할 것은 못 되는 것이다.」
09, 나무는 고요하고자 하지만,
孔子適齊, 中路, 聞哭者之聲, 其音甚哀. 孔子謂其僕曰 : 「此哭哀則哀矣, 然非喪者之哀矣!」
공자적제, 중로, 문곡자지성, 기음심애. 공자위기복왈 : 「차곡애즉애의, 연비상자지애의!」
[解釋] 공자가 제나라로 가는, 도중에, 우는 자의 울음소리를 듣게 되었는데, 그 소리가 몹시 애처로웠다. 공자가 말을 모는 제자에게 말하였다. 저 소리는 애처롭기는 하지만, 그러나 상을 당한 사람의 울음소리는 아니로구나!」
驅而前, 少進, 見有異人焉. 擁鐮帶索, 哭者不哀. 孔子下車, 追而問曰 : 「子何人也?」 對曰 : 「吾丘吾子也.」 曰 : 「子今非喪之所, 奚哭之悲也?」 丘吾子曰 : 「吾有三失, 晚而自覺, 悔之何及.」
구이전, 소진, 견유이인언. 옹렴대삭, 곡자불애. 공자하거, 추이문왈 : 「자하인야?」 대왈 : 「오구오자야.」 왈 : 「자금비상지소, 해곡지비야?」 구오자왈 : 「오유삼실, 만이자각, 회지하급?」
[解釋] 그리고는 말을 달려 그 앞으로 나아갔는데, 얼마 더 다가가자, 이상한 사람을 만났다. 그는 허리에 낫을 차고 새끼줄로 띠를 삼은 채, 곡을 하고 있었으나 슬퍼 보이지 않았다. 공자가 수레에서 내려, 그에게 다가가며 물었다. 그대는 무엇 하는 사람이오?」 그는 이렇게 대답하였다. 「나는 丘吾子란 사람이오.」 공자가 말하였다. 「그대는 상을 당한 것 같지는 않은데, 어찌 곡하는 소리가 그리 슬프오?」 구오자는 이렇게 대답하였다. 「내가 3가지 실수를 저지르고도, 지금 만년에 이르러서야 스스로 깨닫게 되었소. 이제 후회를 한들 어찌 미칠 수 있겠소?」
曰 : 「三失可得聞乎? 願子告吾, 無隱也. 丘吾子曰 : 「吾少時好學, 周遍天下, 後還喪吾親, 是一失也. 長事齊君, 君驕奢失士, 臣節不遂, 是二失也. 吾平生厚交, 而今皆離絕, 是三失也.
왈 : 「삼실가득문호? 원자고오, 무은야. 구오자왈 : 「오소시호학, 주편천하, 후환상오친, 시일실야. 장사제군, 군교사실사, 신절불수, 시이실야. 오평생후교, 이금개리절, 시삼실야.
[解釋] 공자가 물었다. 「세 가지 실수가 무엇인지 들려 줄 수 있겠소? 내게 말해주기를 원하오, 숨기지는 마시오.」 구오자는 이렇게 설명하였다. 「나는 젊어는 배우기를 좋아한답시고, 천하를 두루 돌아 다였는데, 이제 돌아와서 보니 부모님들은 모두 돌아가고 없으니, 이것이 실수의 한 가지 입니다. 또 장성해서는 제나라 임금을 섬겼는데, 임금의 교만하고 사치에 빠져 선비 모두 잃었다. 그런데도 저는 신하로서의 절의를 이루지 못하였으니, 이것이 실수의 두 가지 입니다. 저는 평소에 후하게 사람들을 사귀었지만, 그러나 지금 이들은 모두 떠나서 헤어지고 말았고, 이것이 실수의 세 가지 입니다.
夫樹欲靜而風不停, 子欲養而親不待, 徃而不來者, 年也, 不可再見者, 親也, 請從此辭.」 遂投水而死. 孔子曰 : 「小子識之, 斯足爲戒矣.」 自是弟子辭歸養親者十有三.
부수욕정이풍부정, 자욕양이친부대, 왕이불래자, 연야, 불가재견자, 친야, 청종차사.」 수투수이사. 공자왈 : 「소자식지, 사족위계의.」 자시제자사귀양친자십유삼.
[解釋] 무릇 나무는 고요하고자 하지만 바람은 멎지 아니하고, 자식으로써 부모를 봉양하고자 하지만 부모는 기다려주지 않는구려, 한번 가고 다시 오지 않는 것은, 세월인 것이며, 한번 죽으면 두번 볼 수 없는 것이, 부모님이시니, 청컨대 이로부터 내 세상을 하직하려는 것이라오.」 그리고는 몸을 물에 던져 죽어버리는 것이었다. 이에 공자가 말하였다. 「제자들아, 이를 기억해 두어라! 이야말로 족히 경계할 만한 일이로다.」 이로부터 제자들은 공자를 작별하고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 부모를 공양한 자가 10명에 3명꼴은 되었다.
10, 아무리 훌륭한 조상이 있다고 해도,
孔子謂伯魚曰 : 「鯉乎, 吾聞可以與人終日不倦者, 其唯學焉. 其容體不足觀也, 其勇力不足憚也, 其先祖不足稱也, 其族姓不足道也.
공자위백어왈 : 「이호, 오문가이여인종일불권자, 기유학언. 기용체부족관야, 기용력부족탄야, 기선조부족칭야, 기족성부족도야.
[解釋] 공자가 아들 伯魚에게 말하였다. 「鯉야! 내가 듣기로는 남과 함께 날이 다하도록 이야기해도 싫증이 나지 않는 것이라고는, 그것은 오직 학문뿐이라고 하더라. 아무리 잘 생긴 얼굴 모양도 족히 보잘것없는 것이며, 아무리 용맹한 힘도 족히 겁낼 것이 없으며, 아무리 훌륭한 조상이라고 하여도 족히 내세울 만한 인물이 아니며. 아무리 뛰어난 가문이라고 하여도 족히 언급할 만한 것이 되지 못하지만,
終而有大名, 以顯聞四方, 流聲後裔者, 豈非學之效也? 故君子不可以不學. 其容不可以不飭, 不飭無類, 無類失親, 失親不忠, 不忠失禮, 失禮不立.
종이유대명, 이현문사방, 류성후예자, 기비학지효야? 고군자불가이불학. 기용불가이불칙, 불칙무류, 무류실친, 실친불충, 불충실례, 실례불립.
[解釋] 그러나 죽은 뒤에도 큰 이름을 가지며, 사방에 소문이 나고, 후세에까지 이름을 전하게 되는 것은, 어찌 학문을 한 효과가 아니겠느냐? 그러므로 군자는 학문에 힘쓰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물론 용모도 근칙하게 갖지 않을 수 없으니, 이런 종류에 근칙하지 않으면, 그런 부류와 친함이 없게 되고, 친함을 잃게 되면 충성치 못하게 되고, 예를 잃게 되면 세상에 설 수가 없게 되는 것이다.
夫遠而有光者, 飭也. 近而愈明者, 學也. 譬之汙池, 水潦注焉, 雚葦生焉, 雖或以觀之, 孰知其源乎?」
부원이유광자, 칙야. 근이유명자, 학야. 비지오지, 수료주언, 관위생언, 수혹이관지, 숙지기원호?」
[解釋] 무릇 멀리 있어도 빛이 나는 것은, 근칙한 것이며, 가까이 있으면 더욱 빛이 나는 것은, 학문을 하였기 때문이다. 비유컨대 더러운 못은, 여러 물줄기가 한 곳에 모여 흘러서, 그 곁에 갈대가 자란다. 비록 이를 관찰할 수 있다고 할지라도, 누가 그 근원을 알 수가 있겠는가?」
11, 마름 물고기가 새끼줄을 물고 있으니,
子路見於孔子曰 : 「負重涉遠, 不擇地而休, 家貧親老, 不擇祿而仕. 昔者由也, 事二親之時, 常食藜藿之實, 爲親負米百里之外.
자로현어공자왈 : 「부중섭원, 불택지이휴, 가빈친로, 불택록이사. 석자유야, 사이친지시, 상식려곽지실, 위친부미백리지외.
[解釋] 자로가 공자를 뵙고 이렇게 말하였다. 「무거운 짐을 지고 먼 길을 가는 자는, 땅을 가리지 않고 쉬는 법이며, 집은 가난한데 늙은 부모를 모셔야 하는 자라면, 녹이 많고 적은 것을 가리지 않고 벼슬을 하는 법이다. 옛날에, 저 由가 양친을 섬길 때에는, 항상 나물밥과 아욱 국을 먹으면서도, 부모를 위해서라면 백리 밖 먼 곳에서도 쌀을 얻어 짊어지고 왔습니다.
親歿之後, 南遊於楚, 從車百乘, 積粟萬鍾, 累茵而坐, 列鼎而食. 愿欲食藜藿, 爲親負米, 不可復得也.
친몰지후, 남유어초, 종거백승, 적속만종, 누인이좌, 열정이식. 원욕식려곽, 위친부미, 불가부득야.
[解釋] 부모님이 돌아가신 뒤에는, 남쪽 초나라로 유세 길에 올랐을 때, 저를 따르는 수레가 백승이나 되었고, 쌓인 곡식이 반 鍾이나 되었으며, 자리는 겹으로 깔고, 솥은 여러 줄지어 놓고 밥을 먹을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그때 나물밥을 먹어가면서 부모를 위해 쌀을 짊어지고 오고 싶어도, 다시는 그렇게 할 수가 없습니다.
枯魚銜索, 幾何不蠹? 二親之壽, 忽若過隙.」 孔子曰 : 「由也事親, 可謂生事盡力, 死事盡思者也.」
고어함삭, 기하부두? 이친지수, 홀약과극.」 공자왈 : 「유야사친, 가위생사진력, 사사진사자야.」
[解釋] 마른 물고기가 새끼줄에 꿰어 있으니, 그 물고기에 좀이 쏠지 않을 시간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양친께서 壽를 누리셨다고 하여도, 그것은 말리 문틈으로 지나가듯 빠른 것이로군요.」 이에 공자가 말하였다. 「由는 부모를 섬김에, 살아서는 힘을 다하였고, 죽어서도 그 그리움을 극진히 하였다고 말할 만하다.」
12, 공자가 길에서 程子를 만나다.
孔子之郯, 遭程子於塗, 傾蓋而語, 終日, 甚相親. 顧謂子路曰 : 「取束帛以贈先生.」 子路屑然對曰 : 「由聞之士不中間見, 女嫁無媒, 君子不以交禮也.」 有間, 又顧謂子路. 子路又對如初.
공자지담, 조정자어도, 경개이어, 종일, 심상친. 고위자로왈 : 「취속백이증선생.」 자로설연대왈 : 「유문지사불중간견, 여가무매, 군자불이교례야.」 유간, 우고위자로. 자로우대여초.
[解釋] 공자가 郯나라에 가는 길에, 중간에서 程子를 만나게 되자, 수레의 덮개를 옆으로 기울이고 애기를 나누는데, 해가 다 지도록 서로 친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러고는 자로를 돌아보면서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저기 묶어 놓은 비단을 가져다가 선생님께 드려라.」 그러자 자로가 이를 듣고 불쾌한 얼굴빛으로 대꾸를 하였다. 「제가 들으니, 선비는 중간에 소개하는 사람도 없이 사귀지 않으며, 여자는 중매 없이 시집가지 않는 것이니, 군자는 이러한 사람과는 교제하지 않는 것이 예라고 합니다.」 공자는 한동안 또 이야기를 나누다가, 다시 자로를 돌아보면서 똑 같은 심부름을 시켰다. 자로는 이번에도 앞서 대답한 것 그대로 말하며 듣지 않았다.
孔子曰 : 「由, ≪詩≫不云乎? "有美一人, 清揚宛兮, 邂逅相遇, 適我願兮." 今程子, 天下賢士也, 於斯不贈, 則終身弗能見也, 小子行之!」
공자왈 : 「유, ≪시≫불운호? "유미일인, 청양완혜, 해후상우, 적아원혜." 금정자, 천하현사야, 어사부증, 즉종신불능견야, 소자행지!」
[解釋] 이에 공자가 말하였다. 「由야! ≪詩經≫에서도 말하지 않았더냐? "아름다운 한 사람이 있으니, 맑고도 아름답네, 약속도 없이 만났어도, 내 소원에 꼭 맞는 도다."라고 하였다. 지금 이분 程子는, 천하의 어진 선비이시다. 이 사람에게 지금 선물을 주지 않는다면, 몸에 미칠 때까지 이 분을 만날 기회가 없을 것이니, 소자야 시키는 대로 행하거나!」
13, 물속을 드나드는 사나이.
孔子自衛反魯, 息駕於河梁而觀焉. 有懸水三十仞, 圜流九十里. 魚鱉不能導, 黿鼉不能居.
공자자위반로, 식가어하량이관언. 유현수삼십인, 환류구십리. 어별불능도, 원타불능거.
[解釋] 공자가 위나라로부터 노나라로 돌아오는 길에, 河水의 다리에서 수레를 멈추고 쉬면서 물을 구경하게 되었다. 떨어지는 물줄기의 높이가 30리 길이나 되고, 흐르는 둘레는 90리나 되었다. 물고기나 자라도 헤엄칠 수 없으며, 큰 자라나 악어도 살 수 없는 그런 곳이었다.
有一丈夫, 方將厲之. 孔子使人並涯止之曰 : 「此懸水三十仞, 圜流九十里, 魚鱉黿鼉不能居也. 意者難可濟也.」 丈夫不以措意, 遂渡而出. 孔子問之曰 : 「子乎! 有道術乎? 所以能入而出者, 何也?」
유일장부, 방장려지. 공자사인병애지지왈 : 「차현수삼십인, 환류구십리, 어별원타불능거야. 의자난가제야.」 장부불이조의, 수도이출. 공자문지왈 : 「자호! 유도술호? 소이능입이출자, 하야?」
[解釋] 그런데 한 사나이가 나타나더니, 그러한 물에 뛰어 들려고 하는 것이었다. 공자는 사람을 시켜 언덕으로 다가가 그를 만류하도록 하였다. 「이 물은 폭포가 30리 길이나 되고, 흐르는 둘레는 90리나 되어서, 물고기나 자라, 또는 큰 자라와 악어도 능히 살 수 없는 곳이오. 생각하건대, 가히 건너기 어려울 것이오.」 그러나 그 장부는 전혀 염두에 두지 않고, 마침내 물속으로 뛰어 들었다가 나옵니다. 공자가 물어 말하였다. 「그대여! 무슨 도술이라도 가진 것이오? 능히 이런 물에 들어갔다가 나오니, 어찌된 일이오?」
丈夫對曰 : 「始吾之入也, 先以忠信. 及吾之出也, 又從以忠信. 忠信措吾軀於波流, 而吾不敢以用私. 所以能入而復出也. 孔子謂弟子曰 : 「二三子識之! 水且猶可以忠信成身親之, 而況於人乎!」
장부대왈 : 「시오지입야, 선이충신. 급오지출야, 우종이충신. 충신조오구어파류, 이오불감이용사. 소이능입이부출야. 공자위제자왈 : 「이삼자식지! 수차유가이충신성신친지, 이황어인호!」
[解釋] 장부는 이렇게 대답하였다. 「내가 처음에 물에 들어갈 때에도, 먼저 충직함과 믿음으로부터 시작을 하지요. 그리고 내가 밖으로 나오고 나서도, 또한 그러한 충직함과 믿음으로써 한다오. 충직함과 믿음이 내 몸을 저 거센 물결 속으로 던져 넣는 것이지, 나의 사사로운 감정으로는 감히 하지 않습니다. 그런 까닭으로 능히 들어갔다가 다시 나올 수 있는 것입니다.」 공자는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너희들은 이를 잘 기억해 두어라! 물조차도 오히려 충직함과 믿음이라면 그 몸을 그토록 친하게 할 수가 있는데, 하물며 사람에게 있어서이랴!」
14, 子夏의 우산.
孔子將行, 雨而無蓋. 門人曰 : 「商也有之.」 孔子曰 : 「商之爲人也, 甚恡於財. 吾聞與人交, 推其長者, 違其短者故能久也.」
공자장행, 우이무개. 문인왈 : 「상야유지.」 공자왈 : 「상지위인야, 심린어재. 오문여인교, 추기장자, 위기단자고능구야.」
[解釋] 공자가 곧 외출을 하려고 하는데, 마침내 비가 내렸으나 우산이 없었다. 문인들이 말하였다. 「商인 子夏에게 우산이 있습니다.」 공자가 말하였다. 「자하는 사람됨이, 재물에 매우 인색하다. 내가 듣기로 남과 사귐에 있어서, 그의 장점은 추켜주고, 그의 단점은 숨겨주어야, 그러므로 그 사귐이 오래 간다고 하더라.」
15, 평실이라는 수초의 열매.
楚王渡江, 江中有物. 大如斗, 圓而赤, 直觸王舟. 舟人取之, 王大怪之, 遍問群臣, 莫之能識. 王使使聘於魯, 問於孔子.
초왕도강, 강중유물. 대여두, 원이적, 직촉왕주. 주인취지, 왕대괴지, 편문군신, 막지능식. 왕시사빙어로, 문어공자.
[解釋] 楚나라 王이 강을 건너는데, 강 가운데 무슨 물건이 있었다. 크기가 말[斗]만 하였고, 둥글며 붉은 빛이 도는 것으로, 왕의 배 앞으로 다가왔다. 뱃사람들이 이를 주워 올리자, 왕은 크게 괴이하게 여겨, 여러 신하들에게 두루 물어보았으나, 이를 아는 자가 없었다. 왕은 이에 사자를 시켜서 노나라에 가서, 공자에게 물어 오도록 시켰다.
子曰 : 「此所謂萍實者也. 可剖而食也, 吉祥也. 唯霸者爲能獲焉. 使者反, 王遂食之, 大美. 久之使來以告魯大夫, 大夫因子游問曰 : 「夫子何以知其然乎?」
자왈 : 「차소위평실자야. 가부이식야, 길상야. 유패자위능획언. 사자반, 왕수식지, 대미. 구지사래이고로대부, 대부인자유문왈 : 「부자하이지기연호?」
[解釋] 공자가 이렇게 말하였다. 「이것은 이른바 수초에서 자라는 萍實이라는 것이다. 이것을 쪼개어 속에 든 알갱이를 먹을 수 있으며, 길하여 상서로운 일이 있을 것이다. 이것은 오직 霸者만이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사자가 돌아와서 복명하자, 왕은 드디어 이를 먹어 보았더니, 매우 훌륭한 맛이었다. 그리고 한참이나 지나, 사자가 노나라 대부에게 이를 알려 주자, 대부는 자유를 통하여 공자께 여쭈어 보도록 하였다. 선생님께서는 어떻게 그 헌 것을 알고 계셨습니까?」
曰 : 「吾昔之鄭, 過乎陳之野, 聞童謠曰, '楚王渡江得萍實. 大如鬥, 赤如日. 剖而食之甜如蜜.' 此是楚王之應也. 吾是以知之.」
왈 : 「오석지정, 과호진지야, 문동요왈, '초왕도강득평실. 대여두, 적여일. 부이식지첨여밀.' 차시초왕지응야. 오시이지지.」
[解釋] 공자는 이렇게 말하였다. 「내가 옛날에 鄭나라에 가면서, 陳나라의 들을 지나다가, 아이들이 이런 동요를 부르는 것을 듣게 되었다. '초나라 왕이 강을 건너다가 평실을 하나 얻었네. 크기는 말만하고, 붉기는 해와 같았네. 이를 쪼개어 먹으면 그 단맛이 꿀맛과 같으리.' 이 노래는 초나라 왕을 응험하여 생긴 동요이다. 나는 이로써 그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16, 죽은 사람도 知覺이 있습니까?
子貢問於孔子曰 : 「死者有知乎? 將無知乎?」 子曰 : 「吾欲言死之有知, 將恐孝子順孫妨生以送死. 吾欲言死之無知, 將恐不孝之子, 棄其親而不葬. 賜不欲知死者有知與無知. 非今之急. 後自知之.」
자공문어공자왈 : 「사자유지호? 장무지호?」 자왈 : 「오욕언사지유지, 장공효자순손방생이송사. 오욕언사지무지, 장공불효지자, 기기친이부장. 사불욕지사자유지여무지. 비금지급. 후자지지.」
[解釋] 자공이 공자께 여쭈었다. 「죽은 사람에게도 知覺이 있습니까? 장차 없게 되는 것입니까?」 공자가 말하였다. 「내가 죽은 사람이 지각이 있다고 한다면, 장차 세상의 모든 효자와 순한 자손들이 자기가 사는 데 방해가 된다고 여겨서 죽은 부모를 보내느라 너무 지나치게 할까 두렵고, 반대로 죽은 사람이 지각이 없다고 한다면, 장차 세상의 모든 불효자들이, 그 부모의 시체를 버려두고 장례도 지내지 않을까 두렵구나. 賜야! 죽은 자가 앎이란 것이 있는지 아무것도 모르는지 대하여 알려고 들지 말라. 지금 그러한 것이 급한 것이 아니란다. 나중에 저절로 알게 될 것이다.」
17, 썩은 새끼줄로 사나운 말을 부리듯,
子貢問治民於孔子. 子曰 : 「懍懍焉若持腐索之扞馬.」 子貢曰 : 「何其畏也?」 孔子曰 : 「夫通達御皆人也. 以道導之, 則吾畜也. 不以道導之, 則吾讎也. 如之何其無畏也?
자공문치민어공자. 자왈 : 「늠름언약지부색지한마.」 자공왈 : 「하기외야?」 공자왈 : 「부통달어개인야. 이도도지, 즉오휵야. 불이도도지, 즉오수야. 여지하기무외야?
[解釋] 자공이 백성을 다스리는데 대하여 공자에게 여쭙자, 공자는 이렇게 말하였다. 「조심하고 두려워하기를 마치 썩은 새끼줄로 사나운 말을 매어서 부리듯 해야 한다.」 자공아 말하였다. 「그렇게도 두렵습니까?」 공자가 말하였다. 「무릇 말을 다루는 일에 통달함은 모두가 사람이 하는 일이다. 도리에 맞게 인도를 하면, 내가 짐승을 기르는 것이 될 것이요, 도리에 맞지 않게 인도를 한다면, 가축도 나의 원수가 되고 마는 것이다. 그러니 어찌 두렵지 않겠느냐?」
18, 돈을 주고 신첩을 풀어 주다니,
魯國之法, 贖人臣妾於諸侯者, 皆取金於府. 子貢贖之, 辭而不取金. 孔子聞之曰 : 「賜失之矣!」
노국지법, 속인신첩어제후자, 개취금어부. 자공속지, 사이불취금. 공자문지왈 : 「사실지의!」
[解釋] 노나라의 법에, 제후에게 팔려갔던 臣妾을 돈을 주고 풀어 올 때, 그 돈은 나라에서 부담하도록 되어 있었다. 그러나 자공은 자신의 사재로 한 다음에, 나라의 돈을 사양하고 받지 않았다. 공자가 이 말을 듣고 말하였다. 「내가 실수를 하였구나!」
夫聖人之舉事也, 可以移風易俗, 而教導可以施之於百姓, 非獨適身之行也. 今魯國富者寡而貧者衆. 贖人受金. 則爲不廉, 則何以相贖乎? 自今以後, 魯人不復贖人於諸侯.」
부성인지거사야, 가이이풍역속, 이교도가이시지어백성, 비독적신지행야. 금로국부자과이빈자중. 속인수금. 즉위불렴, 즉하이상속호? 자금이후, 로인불부속인어제후.」
[解釋] 무릇 聖人이 하는 일이라면, 나쁜 풍속을 바꾸도록 하며, 가르치고 인도하는 일도 그것이 백성들에게 베풀어지도록 하는 것이지, 자신 한 몸의 행동에만 맞도록 하는 것이 아니다. 지금 노나라는 부유한 자는 적고, 가난한 자가 많다. 이 때문에 사람을 속죄할 때에 나라의 돈을 받도록 되어 있는 것이다. 만일 나라의 돈을 받은 것이 청렴하지 못하다고 여긴다면, 무엇 때문에 풀어 주는 법을 만들었겠느냐? 너처럼 한다면 지금 이후부터는, 노나라는 제후에게 풀어주는 법이 없어질 것이다.」
19, 장사들을 다루기가 어렵습니다.
子路治蒲, 請見於孔子曰 : 「由願受教於夫子.」 子曰 : 「蒲其如何?」 對曰 : 「邑多壯士, 又難治也.」 子曰 : 「然, 吾語爾, 恭而敬, 可以攝勇. 寬而正, 可以懷強, 愛而恕, 可以容困, 溫而斷,可以抑姦. 如此而加之, 則正不難矣.」
자로치포, 청현어공자왈 : 「유원수교어부자.」 자왈 : 「포기여하?」 대왈 : 「읍다장사, 우난치야.」 자왈 : 「연, 오어이, 공이경, 가이섭용. 관이정, 가이회강, 애이서, 가이용곤, 온이단,가이억간. 여차이가지, 즉정불난의.」
[解釋] 子路가 蒲 땅을 다스리면서, 공자 뵙기를 청하여 이렇게 말하였다. 「저 由는 원컨대 선생님의 가르치심을 받고자 합니다.」 공자가 말하였다. 「蒲의 고을은 어떠하냐?」 자로가 대답하였다. 「그 읍에는 壯士가 많아서, 또한 다스리기가 어렵습니다.」 공자가 말하였다. 「그렇구나! 내가 너에게 일러 주마.」 공경과 겸손으로 다스리면, 가히 그동안 용맹한 자들을 끌어안을 수 있을 것이며, 관용과 정직으로 다스리면, 가히 그러한 강한 자들을 품에 넣을 수 있을 것이며, 사랑과 용서로 다스린다면, 가히 곤궁한 자들을 용납할 구 있을 것이며, 온정과 결단으로 다스린다면, 가히 간사한 자를 억누를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이 하고 더 보탠다면, 바르게 하기가 어렵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