田禹治의 幻術
田禹治松京術士也, 於書無不强記. 不事家業, 縱遊山水間, 得遁甲沒鬼之術. 嘗有詩曰 :
전우치송경술사야, 어서무불강기. 불사가업, 종유산수간, 득둔갑몰귀지술. 상유시왈 :
[解釋] 田禹治는 송도의 술사로 기억하지 못하는 책이 없었다. 가업을 일삼지 않고 산수간에 마음껏 노닐며, 둔갑술과 몰귀술을 얻었다. 일찍이 다음과 같은 시를 지었다.
「紫蛙周禮正王法, 南相文章眞伊周①. 璞亦璞鼠亦朴, 隨侯珠②魚目珠. 蝘蜒嘲龍眞龍羞, 出人拂袖歸去早, 桂樹丹崖風景好.」
「자와주례정왕법, 남상문장진이주①. 박역박서역박, 수후주②어목주. 언연조룡진룡수, 출인불수귀거조, 계수단애풍경호.」
[解釋] 「紫蛙 周禮 진실로 왕법이요, 南相의 문장은 진실로 伊周로다. 璞 또한 璞이요 쥐 또한 朴인데, 隨侯珠는 물고기 눈알[魚目珠]로다. 도마뱀용을 비웃으니 진짜 용이 부끄러워하고 산사람 소매 떨치고 일찍 돌아가니, 계수나무와 丹崖의 풍경 아름답도다.」
[註解] ①伊周 : 商나라 伊尹과 西周의 周公旦. 둘 다 섭정하여 함께 일컬어진다. 또한 집정하는 대신을 일컫는다. ②隨侯珠 : 전설상에 수나라 제후가 얻었다는 구슬. 隨나라 姬성의 제후가 한 큰 뱀이 끊어진 것을 보고 어수리 잎으로 붙여 나았는데, 후에 뱀이 강 속에서 明月珠를 물어다 주어 은덕에 보답했다. 그 구슬을 隨侯珠 혹은 靈蛇珠라고 칭한다.
時朴光祐爲載寧郡守, 愛其博識群書款洽. 一日對座衙軒, 有一封私書及公文, 自監司所來密事也. 光祐坼見之, 色動藏之席下. 禹治問曰 : 「何事也?」 光祐墨而不答, 盖朝廷庭深惡禹治妖幻, 期必捕致之死, 知光祐款遇爲私書, 使勿失也. 然光祐不忍於心, 欲使遁逸密言于禹治. 禹治笑曰 : 「我當有以處之.」 是夜稚頸而死, 光祐痛之, 厚資其喪葬.
시박광우위재녕군수, 애기박식군서관흡. 일일대좌아헌, 유일봉사서급공문, 자감사소래밀사야. 광우탁견지, 색동장지석하. 우치문왈 : 「하사야?」 광우묵이부답, 개조정정심오우치요환, 기필포치지사, 지광우관우위사서, 사물실야. 연광우불인어심, 욕사둔일밀언우우치. 우치소왈 : 「아당유이처지.」 시야치경이사, 광우통지, 후자기상장.
[解釋] 이때 朴光祐가 載寧 군수가 되었는데, 전우치가 여러 책에 박식한 것을 사랑하여 극친하게 지냈다. 하루는 관아의 동헌에 마주 앉아 있는데, 私信 한 봉과 공문이 있었으니, 이는 감사가 보낸 비밀한 일었다. 광우는 그것을 뜯어보고 얼굴색이 변하여 자리 밑으로 감추었다. 우치가 물었다. 「무슨 일입니까?」 광우는 입을 다물고 대답하지 않았으니, 이는 조정에서 우치의 妖幻을 무척 미워하여, 기필코 우치를 잡아 죽이려 하였는데, 광우가 그를 극진히 대접한다는 것을 알고 사신을 보내 놓치지 말도록 한 것이었다. 그러나 광우는 마음으로 차마 그렇게 하지 못하고, 몰래 달아나게 하고자 하여 우치에게 비밀리에 말하니, 우치가 웃으면서 말하였다. 「내 알아서 마땅하게 처리 하겠소.」 그날 밤 우치는 목을 매달아 죽으니, 광우는 애통해 하며 그의 장례를 후하게 치러 주었다.
越明年, 於車軾家, 禹治尋其策而去. 今載寧郡有田禹治墓. 田禹治嘗往友人家會飮, 座中曰 : 「君能得天桃否?」 治曰 : 「何難取細繩百把來?」 僕夫應命取進, 又指童子曰 : 「來.」 童子應命而進, 洽乃持繩向空擲之, 高入雲宵裊裊而垂. 治又令童子緣繩而上曰 : 「繩盡處有碧桃, 結實甚多可摘下於是.」
월명년, 어차식가, 우치심기책이거. 금재녕군유전우치묘. 전우치상왕우인가회음, 좌중왈 : 「군능득천도부?」 치왈 : 「하난취세승백파래?」 복부응명취진, 우지동자왈 : 「내.」 동자응명이진, 흡내지승향공척지, 고입운소뇨뇨이수. 치우령동자연승이상왈 : 「승진처유벽도, 결실심다가적하어시.」
[解釋] 그런지 이년 후에 車軾의 집에서 우치가 지팡이를 찾아 갔다. 지금도 재령군에는 전우치의 묘가 있다. 전우치가 일찍이 벗집에 모여 술을 마시는데, 좌중 사람들이 말하였다. 「자네, 天桃도 얻어 올 수 있는가?」 우치가 말하였다. 「무엇이 어렵겠는가? 가는 밧줄 百把만 가져 오게.」 하인이 명령대로 가져오니, 또 동자를 가리키며 말하였다. 「이리 오너라.」 동자가 명령에 응하여 나아가자, 우치가 밧줄을 공중에 던지니, 밧줄은 구름 낀 하늘 높이 올라가 간드러지게 드리워졌다. 우치는 또 동자에게 밧줄을 타고 올라가라고 명령하면서 말하였다. 「밧줄이 다하는 곳에 碧桃가 있어, 무척 많은 열매가 열렸을 것이니 따서 던져라.」
座中皆出視之, 但見童子漸漸沒入空中. 見碧桃和葉和實亂落庭中. 座客競取啖之, 甘液淋漓非世間所有矣. 俄而有赤血自空點點而下, 治驚曰 : 「爲食一桃枉送了, 一介童子命.」 座客問之. 治曰 : 「此乃守桃者奔告上帝殛此兒也.」 俄而有一臂墮地, 一臂又繼墮. 兩脚身頭又繼墮, 客悜然失色, 洽徐步下去, 收拾四體若有聯續之狀. 有頃, 童子倏然而起, 踉蹡而走. 座客又相顧大笑.
좌중개출시지, 단견동자점점몰입공중. 견벽도화엽화실란락정중. 좌객경취담지, 감액림리비세간소유의. 아이유적혈자공점점이하, 치경왈 : 「위식일도왕송료, 일개동자명.」 좌객문지. 치왈 : 「차내수도자분고상제극차아야.」 아이유일비타지, 일비우계타. 양각신두우계타, 객정연실색, 흡서보하거, 수습사체약유련속지상. 유경, 동자숙연이기, 량장이주. 좌객우상고대소.
[解釋] 좌중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나와 보았는데, 동자가 공중 속으로 점점 빠져 들어가는 것이 보일 뿐이었다. 조금 지나자 벽도 잎과 열매가 어지럽게 뜰로 떨어졌다. 좌중의 객들은 경쟁하듯 취하여 먹었는데, 뚝뚝 떨어지는 단 과즙이 인간 세상에 있는 바가 아니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붉은 피가 공중에서 점점이 떨어 졌다. 우치가 놀라 말하였다. 「벽도 하나 먹으려고 일개 동자의 목숨을 그릇 보내고 말았구나.」 좌객들이 그 이유를 물으니, 우치가 대답하였다. 「이는 복숭아를 지키던 자가 상제에게 달려가 아뢰니 이 아이를 죽인 것이오.」 이윽고 한 팔뚝이 땅에 떨어지더니 이어서 또 한 팔뚝이 떨어졌다. 그리고 양다리, 몸체, 머리가 이어서 떨어졌다. 객들이 놀라 얼굴빛이 달라지니, 우치가 천천한 걸음으로 내려가 사체를 수습하여 마치 잇는 것 같은 몸짓을 하였다. 그러자 곧 동자가 일어나 펄쩍 뛰더니 달려가는 것이었다. 좌중의 객들이 서로 바라다보며 크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