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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순환적 생활습관을 촉진하는 방법 (2023년도 강의)
배 정 규 (심리학 박사, 재은심리상담센터 원장)
본 원고는 위 주제로 제가 강의했던 내용을 녹음하여 그것을 녹취록으로 풀고 수정하여 작성한 원고입니다. 그러다 보니 문장으로 옮겨놓았을 때 표현법이 지나치게 자유분방하게 느껴지는 경우도 있고, 당사자들을 언급하는 호칭이 때로는 부적절하거나 어색하게 느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혹 그러한 경우가 있더라도 너그러이 이해해 주시기를 부탁드리며, 원고를 시작하겠습니다.
저는 강의를 할 때 단순히 병에 대한 지식만 전달하기보다는 병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당사자가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가족이 당사자를 돕는 방법은 무엇인가?”를 얘기해 주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당사자가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은 크게 볼 때 네 가지입니다. 첫째, 약물복용을 잘 하는 것, 둘째, 스트레스관리, 증상관리, 그리고 위기관리를 잘 하는 것, 셋째, 선순환적 생활습관을 잘 실천해 나가는 것, 넷째, 확고한 삶의 목표를 정립하는 것이 그것입니다. 이 네 가지는 서로가 서로를 끌어주고 당겨주는 관계입니다. 이 네 가지를 잘 실천함으로써 병관리를 잘 하고, 병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삶을 잘 살아가게 됩니다. 그게 치료이고 그게 회복입니다. 특히 앞의 두 가지, 그러니까 약물복용을 잘 하는 것과 스트레스관리, 증상관리, 그리고 위기관리를 잘하는 것은 병관리에 대한 이야기이고, 뒤의 두 가지, 그러니까 선순환적 생활습관과 확고한 삶의 목표는 삶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오늘 이야기하고자 하는 선순환적 생활습관은 확고한 삶의 목표와 매우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선순환적 생활습관을 잘 갖추면 확고한 삶의 목표가 저절로 정립되어가고, 역으로 확고한 삶의 목표가 잘 정립되면 선순환적 생활습관은 저절로 잘 형성되고 잘 유지되게 됩니다. 이 두 가지는 서로 꽉 맞물려 있습니다. 그러니까 아래쪽에서는 선순환적 생활습관이 하루하루의 생활을 딱 잡아줘야 되고 위쪽에서는 확고한 삶의 목표, 삶의 지향점이 방향을 딱 잡아줘야 됩니다.
따라서 제가 오늘 강의하려는 선순환적 생활습관을 갖기 위해서는 확고한 삶의 목표가 필요합니다. 우리가 매일매일의 생활에서 일정한 시간에 눈을 뜨고 하루하루의 생활을 건전하게 알차게 보내기 위해서는 그렇게 보내야 할 이유가 있어야 합니다. 이유가 있을 때 비로소 그렇게 보내게 됩니다. 내가 열심히 살아야 될 아무런 이유가 없으면 밤낮 바뀌어서 생활하고 하루종일 그냥 빈둥거리고 하는 거죠. 그러니까 확고한 삶의 목표가 있을 때 비로소 우리가 생활습관도 딱 잡히는 거고 또 마찬가지로 생활습관이 잡혀야 삶의 목표도 비로소 제대로 추구할 수 있는 거죠. 내가 삶의 목표를 추구하려면 하루하루의 생활에서 내가 이거를 실천할 때 이 목표가 이루어지는 거지 하루하루의 생활은 엉망으로 하면서 “나 이런 사람이 될 거야. 나 이런 거 할 거야.”하면 소용이 없다는 거예요. 이 두 가지는 서로 꽉 맞물려 있습니다. 이제 오늘의 본 강의, 선순환적 생활 습관을 촉진하는 방법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선순환적 생활습관이란 건강한 생활습관입니다. 욕구충족적인 생활습관입니다. 회복수기에서 언급되는 가장 강력한 선순환적 생활습관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운동인데, 모든 종류의 운동은 다 도움이 된다, 가장 기본적으로는 산책, 산책부터 시작하는거다. 라고 회복수기에서 언급됩니다. 그 다음 또 하나는 종교, 모든 종류의 종교는 다 도움이 되더라고 언급됩니다. 이 두 가지 이외에도 많은 방법들이 도움이 되었다고 언급되는데, 흔히 언급되는 생활습관들을 말씀드리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글쓰기가 있는데, 예로써 일기쓰기, 기록하기, 메모하기, 표현적 글쓰기, 감사 글쓰기, 등등이 있습니다. 그 다음에 책 읽기, 공부하기가 있는데, 예로써, 책읽기, 영어공부, 외국어공부, 수학공부, 등등이 있어요. 그리고 문학활동이 있는데, 예로써, 시쓰기, 수필쓰기, 소설쓰기, 등등이 있고, 그 다음에 음악활동이 있는데, 예로써, 노래듣기, 노래부르기, 노래방 가는 거, 악기 연주하기, 작곡하기 등등이 있어요. 그리고 미술활동이 있는데, 그림그리기, 만화그리기, 공예활동, 등등이 있고, 그 다음에 동영상 보기, 인터넷검색, 인터넷상에서의 교류활동, 인터넷 카페활동 등이 있어요. 그리고 여행이 있는데, 자동차 운전하기, 드라이브하기, 국내여행, 해외여행, 등이 있고, 그 다음에 청소도 있고 막노동도 있어요. 또 단순작업, 아르바이트도 있고, 그 다음에 학업과 취업 이런 것들이 있어요. 이런 것들이 도움이 되었다라고 회복수기에서 보고가 되고 있습니다.
이제 선순환적 생활습관과 관련해서 제가 최근에 강조하고 있는 걸 다섯 가지로 정리해서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첫 번째가 결심하기 더하기(+) 가족의 지원, 두 번째가 수면습관 더하기(+) 식생활습관, 세 번째가 산책과 운동 더하기(+) 호흡과 명상, 네 번째가 자기관찰과 기록 더하기(+) 자기노출과 글쓰기, 다섯 번째가 소속집단과 외부활동 더하기(+) 사례관리와 동료지원입니다.
1. 결심하기 + 가족의 지원
첫 번째 가장 먼저 시작은 결심하기로부터 시작됩니다. 결심하기와 가족의 지원이 가장 기본입니다. 선순환적 생활습관의 출발점입니다. 결심하기가 가장 기본이 되는 출발점이지만 이것의 전제조건이 있습니다. 결심하기란 변화를 선택하는 것인데, 변화를 선택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유가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 이유를 발견해야 하고 변화하기를 선택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변화가 일어납니다. 이것은 억지로 되는 일은 아닙니다. 종종 때가 될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또는 인연을 만날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 결심하기를 “채널돌리기” 또는 “채널바꾸기”라고 비유적으로 표현합니다.
무슨 말이냐면 제가 이런 이야기를 하잖아요? 학자들이 병의 발병 원인을 취약성-스트레스-대처능력 모형으로 설명을 하지만 저는 선순환과 악순환으로 설명하는데요, 결국 본인이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태어나는 어떤 기질적 특성이 환경과 잘 안 맞을 때 그때 악순환이 일어나서 계속해서 악순환으로 들어가다가 보니까 어느 순간에는 더 이상 감당이 안 될 때, 그때 조현병, 조울증이 발병하게 되는 것인데, 발병하고 나서도 계속해서 악순환이 멈추지 않고 계속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러면 지금 우리들의 관건은 어떻게 이 악순환을 멈추고 선순환으로 돌려 세울거냐? 이게 관건입니다. 그 이야기인데요. 그랬을 때에 당사자가 해야 할 일과 가족이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하는 거예요.
내부에서, 자신의 마음속에서, 내면에서, 계속 악순환이 일어나는 것, 이걸 멈추고 선순환으로 돌려세우는 것, 이건 당사자가 스스로 해야 하는 일입니다. 그러니까 계속해서 부정적인 생각이 나고 화가 나고 등등 하는데, 이걸 돌려세우기 위해서는 결심하기가 필요하다는 겁니다. 이것을 제가 비유해서 “채널돌리기”라고 표현합니다. 악순환이 멈추고 내면의 이 악순환을 멈추고 이걸 선순환으로 돌려세워야 되는데, 이게 그러니까 말하자면 일종의 채널 돌리는 것과 같은 거다 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뭐냐면 계속해서 지금 당사자는 마음속에서 부정적인 생각, 옛날의 화난 기억들, 세상에 대한 여러 가지 부정적인 생각들, 자기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들, 이러한 생각들 속에서 살고 있는데, 그러니까 제가 비유해서 이야기하자면 하루 종일 텔레비전을 계속해서 보는데, 그런 안 좋은 내용을 방영하는 채널을 틀어놓고 종일 그거 보고 있다 하는 거예요. 그래서 당사자가 퍼뜩 정신을 차리고 “내가 이때까지 계속해서 이런 채널을 보고 있었구나. 내가 이 채널 말고 딴 채널을 봐야 되겠다.” 생각하고 채널을 돌리라는 거예요. 채널을 돌려서 긍정적인 이야기, 좋은 이야기, 등등, 예로써 자기 자신의 쭉 자라온 어렸을 때 일들에서도 좋은 기억들, 또 자기가 하고 싶은 것들, 뭔가 하여튼 좋은 내용으로 채널을 돌려라 하는 거예요. 이게 관심사를 바꾸는 거죠.
예로써, 제가 요즈음에 호흡수행에 관심이 많아서 저 스스로도 호흡수행을 실천하고 있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호흡수행을 많이 권하는데, 조현병 당사자 중에서 호흡수행을 통해서 채널돌리기가 된 당사자가 있어요. 그 전에까지는 맨날 부정적인 생각, “내 인생은 끝났다.” 이렇게 맨날 부정적인 생각만 하고 있다가 지금은 생각이 싹 바뀐 거예요. 이전에는 계속해서 매일처럼 죽겠다는 말만 했는데, 지금은 죽겠다는 소리가 쑥 들어갔죠. 그러니까 호흡수행에 재미를 느끼면서, 시간이 날 때마다 점점 더 많이 호흡수행을 하게 되니까, 채널 돌리기가 된 거죠.
채널 돌리기를 해서 관심사를 다른 쪽으로 바꾸면 되는데 채널 돌리기가 안 되니까 허구한 날 부정적인 생각 속에서 자기 자신을 괴롭히고 부모를 달달 볶고 그러고 지내는 거예요. 이때 자신의 내면을, 내면에서 악순환이 돌아가는 걸 멈추고 선순환으로 돌려세우는 건 당사자 본인이 해야 되는 일이고, 반면에 환경을, 환경이 자꾸 악순환으로 가게 만드는 환경적 요소가 있다면 그런 환경적 요소를 제거하고 선순환을 촉진시킬 수 있는 환경으로 바꿔주는 거, 이거는 부모님이, 가족들이 하셔야 됩니다.
자 그래서 선순환적 생활습관, 생활의 변화를 위해서는 결심하기가 필요합니다. 그 이야기이구요. 당사자 스스로 마음을 먹어야 됩니다. 그리고 이 결심하기가 되려고 하면 이유가 있어야 합니다. 합당한 이유, 스스로가 인정할 수 있는 합당한 이유가 있어야 돼요. 그래야 결심하기가 됩니다. 그래야 채널돌리기가 됩니다. 그런 것이고.
당사자가 이렇게 결심했다 하더라도 “혼자 힘으로는 역부족이다.”하는 거예요. 가족들의 적극적인 지원과 동참이 필요합니다. 가족의 욕구와 선택이 아니라, 당사자의 욕구와 선택에 기반해서 당사자를 도와주는 가족들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때 중요한 점은 가족들이 도와주시되, 하루 생활을 어떻게 하고, 무엇을 목표로 할지, 이런 것들은 당사자의 선택에 기반해야 됩니다 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당사자의 자기결정권 존중이 기본 바탕이 되어야 하고, 그 바탕 위에서 가족들이 움직이셔야 합니다. 그런 이야기입니다.
2. 수면습관 + 식생활습관
두 번째로 수면습관과 식생활 습관이 중요합니다. 수면습관으로는 밤 12시 이전의 일정한 시간에 잠자리에 드는 습관을 갖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특히 조울증의 경우에 이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일정한 시간에 잠자는 게 필요해요. 밤낮이 바뀌게 되면 그때부터 모든 게 다 무너져요. 그래서 우리가 가장 경계해야 되는 게 밤낮 바뀌는 거예요. 그리고 부모님이 당사자를 관찰하실 때에도 “얘가 요즘 잘 지내나 아니면 얘가 문제가 있나?” 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첫 번째 신호가 무조건 잠이에요. 잠을 규칙적으로 자고 푹 자고 잘 자고 하면은 이건 기본적으로 그래도 지금 생활을 잘하고 있는 것이고, 수면습관이 흐트러지면 “얘가 뭐가 문제가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하시고 잘 살펴보셔야 한다는 거예요.
문제가 있으면 수면습관이 흐트러지는 걸로부터 시작되는데 이게 조현병하고 조울증이 좀 달라요. 조현병은 수면습관이 흐트러지면 오래 못 버텨요. 일주일에서 2주일 정도만 잠 제대로 못 자면 조현병은 대번에 재발해요. 대번에 이상한 소리하고 이렇게 되니까 조현병인 애들은 이렇게 수면습관이 흐트러진 채로 내지는 밤낮 바뀐 채로 오래 못 버텨요. 그런데 조울증은 밤낮 바뀐 채로 오래 버틸 수 있다는 거예요. 조울증은 6개월도 버티고 1년도 버텨요. 밤낮 바뀐 채로.
그리고 조울증의 경우에는 특히나 밤에 잠 안 자고 있으면 너무너무 좋아요. 이 밤 시간이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낮에 음악 듣는 거 하고 밤에 음악 듣는 게 확 달라요. 밤에 듣는 음악에 훨씬 더 좋고, 책을 읽어도 밤에 책 읽는 게 훨씬 더 좋고, 혼자 생각을 해도 밤에 생각하는 게 훨씬 더 좋아요. 이러니까 밤에 잠을 안 자려는 거예요. 그렇게 새벽에 1시 2시에 자던 습관이 어느새 2시 3시가 되고, 3시 4시가 되고, 5시가 되고, 이렇게 늦어지는데, 이러면서 밤낮이 바뀌는 거예요. 그래서 이거는 본인이 스스로 결심을 해야 돼요. “밤에 잠을 안 자고 있으면 너무 좋지만 그래도 나는 기본적으로 12시에는 잔다.” 늦어도 12시란 소리에요. 바람직하기는 11시, 10시예요. 그러니까 밤에 10시에서 11시 사이에는 자는 게 사실은 좋죠. 그렇게 자는 게 좋다.
근데 문제는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행동변화를 위해서는 이유가 있어야 되죠. 그렇게 자려하니 그렇게 자야 될 이유가 있어야 되죠. 즉 아침에 일어나면 할 일이 있다든지 아무튼 꼭 일어나야 할 뭐가 있으면 그 습관을 가지려고 하게 되는데 그게 없으면 그 습관은 자칫하면 무너지죠.
그 다음에 잠이 보약이다. 잠은 충분히 자야 한다. 자고 나면 몸이 개운해야 한다. 억지로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 일반인보다 2시간 더 자는 것이 좋다. 그게 저의 권고예요. 저는 그 이야기를 하는데 조현병 조울증 당사자들은 일반인하고 비교하자면 뇌를 더 많이 쓰는 사람이에요. 생각을 더 많이 해요. 생각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이기 때문에 보통 사람들에 비해서 머리를, 뇌를 많이 쓴다는 거예요. 에너지가 위로 올라가 있어요. 머리로. 그러니까 이 에너지를 머리로 올라가 있는 에너지를 밑으로 내려야 돼요. 기가 머리로 올라가 있어요. 기를 밑으로 내려야 돼요. 그렇게 내려야 되는데, 내리기 위해서 조금 있다가 이제 운동 이야기할 때 산책하고 운동하라고 제가 강조해서 얘기할 거예요. 그런데 아무튼 기가, 에너지가 머리에 올라가 있기 때문에 머리를 보통 사람보다 더 많이 쓴다. 그러니까 제가 이렇게 이야기하는 거예요. “보통 사람보다 2시간 더 자야 된다고 하는 거에 대해서 억울해하지 마라. 보통 사람보다도 뇌를 그만큼 더 혹사를 시키니 그만큼 더 많이 쉬어줘야 되는 건 당연한 거 아니냐?” 보통 사람보다 2시간을 더 자줘야 이 뇌가 정상으로 작동한다는 거예요. 만일 뇌를 혹사시키고 쉬어주지 않으면 뇌가 고장 나는 건 당연한 거죠. 오작동을 일으키는 건 당연한 거죠. 그러니까 고장나지 않게, 오작동하지 않게 하려면 잠을 푹 자줘야 한다. 더 많이 자줘야 한다. 잠이 보약이다. 하는 거예요.
그리고 잠에서 깨기 위해서 알람을 쓰는 사람들이 있는데, 저는 조현병, 조울증 당사자들에게 알람을 쓰지 말라고 조언해요. 알람을 왜 쓰지 마라 하느냐 하면은 알람을 쓰게 되면 사실은 잠을 충분히 못 잤는데 억지로 일어난다는 소리에요. 그러면은 아무래도 몸이 전체적으로 피곤할 뿐만 아니라, 뇌의 상태가 덜 좋은 거죠. 그래서 저는 알람 쓰지 마라고 하는 거예요. 알람을 써야 될 것 같으면, 만일 알람 안 하면 못 일어난다 할 것 같으면 잠을 너무 부족하게 자고 있다는 소리에요. 그러니까 더 일찍 자야 할 필요가 있다는 거예요. 예를 들어서 밤에 10시 11시에 자고 아침에 7시에 일어나야 되는데 못 일어나서 계속 알람을 사용한다 할 것 같으면, 잠자리에 드는 시간을 당겨서 9시에 잔다든지 하는 식으로 해라. “잠자리에 드는 시간을 더 당겨라. 알람 쓰지 말고.” 저는 그렇게 조언해 줍니다.
그 다음에 식생활 습관에서는 딴 건 괜찮은데 술에 의존하지 말아야 된다. 알코올 중독이 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조울증의 경우에는 더더욱 그렇다. 제가 볼 때에 조현병 당사자들은 10명 중에 한 명 정도 알코올 중독이 되는 것 같아요. 힘드니까 괴로우니까 매일처럼 술을 마시는 사람이 있어요. 조울증은 그 비율이 더 높은 것 같아요. 그런데 사람이 제일 처음에 술 마실 때 괴롭기 때문에, 힘들기 때문에, 그리고 잠이 안와서 술을 마시는데, 잠 안 온다고 술 마시고 자는 사람이 가장 어리석은 사람이고, 그 다음에 수면제 먹고 자는 사람이 그 다음에 어리석은 사람이고, 사실은 잠이 안 올 때 항불안제를 먹거나 또는 항정신병 약을 먹으면 잠이 잘 오거든요. 그러니까 그게 사실은 더 좋은 방법이에요. 술 문제 다음으로는 과식하지 말아야 한다. 특히 저녁 시간, 밤 시간에 과식하지 말아야 합니다.
3. 산책 및 운동 + 호흡과 명상
세 번째 산책 및 운동, 더하기(+) 호흡과 명상입니다. 생활습관 개선은 산책과 운동으로부터 시작됩니다. 산책과 운동이 병 치료와 회복에 도움이 되는 매우 강력한 방법입니다. 산책은 머리에 쏠린 에너지를 다리로 내려줍니다. 따라서 산책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처음에 당사자는 스스로 안 움직여집니다. 그래서 항상 가족이 같이 해줘야 됩니다. 가족이 함께 산책해주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처음에는 20~30분 정도로 간단하게 산책을 시작하지만, 익숙해지면 하루에 1시간 이상 산책해야 합니다. 또한 매번의 식후에는 가급적 30분에서 1시간 정도 산책해 주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산책 이외에도 가급적 좋아하는 운동, 즐기는 운동이 있어야 합니다. 예로써, 배드민턴을 친다, 탁구를 한다, 또는 뭐를 한다, 아무튼 일주일에 한두번 정도는 취미로 하는 운동이 적어도 한 가지 정도는 있어야 합니다. 그게 바람직합니다.
그 다음은 호흡과 명상입니다. 호흡과 명상의 가장 기본은 복식호흡입니다. 복식호흡은 새벽 시간과 오전 시간에 해야 합니다. 자고 일어나면 무조건 30분에서 1시간 정도 호흡수행을 하고 하루를 시작하십시오. 그렇게 매일 아침에 자고 일어나서 30분에서 1시간 정도 복식호흡을 하는 것을 습관화하게 되면 낮시간에 생활하면서도 자기도 모르게 복식호흡을 하게 돼요. 마음이 불안한 사람들은 모두 다 호흡을 가슴으로 하거든요. 복식호흡이 안 돼요. 그러니까 상당수, 거의 대다수 당사자들이, 그리고 가족들이 제가 볼 때 가슴으로 흉식호흡을 해요. 복식호흡을 못해요. 그래서 의식적으로 의도적으로 복식호흡을 하시려고 해야지 돼요. 복식호흡의 원리는 간단하죠. 숨을 들이쉴 때는 배를 최대한 내밀면서 빵빵하게 들이쉬고 내쉴 때는 배를 쏙 집어넣으면서 내쉬고 하시면 되죠. 숨을 들이쉴 때 배를 빵빵하게 내밀면 배하고 가슴 사이에 있는 횡격막이 밑으로 축 처지거든요. 횡격막이 밑으로 쭉 내려오면서 폐가 확 넓어지는 거죠. 그래서 숨을 깊이 쉬게 되는 거죠. 횡격막을 올렸다 내렸다 하기 위해서 배를 내밀고 들이밀고 하는 거예요. 횡격막 자체는 내리고 싶다고 내려지질 않거든요. 횡경막 자체로는 내리고 올리고 하기가 어려우니까 배를 빵빵하게 크게 키웠다가 홀쭉하게 작게 줄였다가 하게 되면 횡격막이 내려갔다가 올라갔다가 이렇게 되거든요. 이렇게 하면서 가슴 아래쪽 공간이 배쪽으로 확 넓어지니까 깊은 숨을 쉬게 된다, 폐활량이 커진다, 하는 거예요. 이 복식호흡만 매일처럼 습관화가 되면 제가 볼 때 약의 용량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어요. 왜냐하면 복식호흡이 마음을 안정시켜주기 때문이죠. 복식호흡이 습관화가 되면 위기상황에서, 그러니까 화가 난다든지 불안하다든지 할 때, 스스로 복식호흡을 2~3분만 해도 마음이 금방 진정되거든요. 그러면 위기 상황을 잘 넘길 수 있죠.
아무튼 복식호흡을 습관화하면 매우 좋은데, 호흡수행은 원칙적으로 새벽시간 또는 오전시간에 하는 게 좋아요. 수행을 즐겨하거나 수행을 위주로 하는 사람이라도 하루종일 수행만 하기보다는 활동도 해야 해요. 일을 한다거나 대인관계를 한다거나 해야 하지요. 따라서 오후 시간에는 수행을 하기보다는 일이나 대인관계와 같은 활동을 하는 게 바람직합니다. 그리고 저녁 시간에는 잠들기 전에 가볍게 명상을 하는 게 좋겠지요. 명상의 종류는 다양합니다. 저는 조현병, 조울증 당사자들에게는 다양한 명상법들 중에서도 특히 위빠사나 명상, 마음챙김 명상, 자비명상 등이 도움이 많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명상법이라고 분류하기는 어렵겠지만 명상법이 아니라 하더라도 감사훈련도 좋은 방법입니다. 마음을 안정시키고, 마음을 밝게 해주는데 도움이 되는 방법입니다.
4. 자기관찰과 기록 + 자기노출과 글쓰기
변화를 위해서는 꾸준한 자기관찰과 기록이 필요합니다. 특히 수면에 대한 관찰과 생활습관에 대한 관찰이 필요합니다. 관찰하십시오. 평상시에 늘 자기자신을 관찰해야 합니다. 그리고 특별한 일이 있으면 항상 메모를 하고 기록해야 됩니다. 당사자 본인도 그렇고 가족들도 그렇고 관찰과 기록을 해야 합니다. 무엇을 관찰해야 되느냐? 가장 기본적으로 관찰해야 되는 건 수면에 대해서입니다. 몇 시에 잤다. 몇 시에 일어났다. 그래서 오늘은 8시간 잤다. 오늘은 6시간 잤다. 몇 시간 잤는지를 기록해야 합니다. 몇 시에 자서 몇 시에 일어났는지 그리고 잠을 충분히 잤는지 중간에 깼는지, 수면습관은 항상 기록을 해야 합니다. 그 다음에 생활습관을 기록해야 하는데, 특히 내가 내 생활에서 이렇게 좀 해봐야 되겠다 하는 생활습관의 변화에 관해서 기록해야 합니다. 예로써, 내가 매일 산책을 좀 해야 되겠다. 아니면 먹는 음식의 양을 좀 줄여야 되겠다. 운동을 뭘 해야 되겠다. 내가 뭐 마음먹은 게 있으면 그 마음먹은 거를 기록해야 합니다. 매일매일 내가 실천하고 있는지 어떤지 계속 체크해 나가야 돼요. 우리가 아마도 가장 대표적으로 체크하는 게 체중이 아닐까요? 살 빼려고 하는 사람들은 계속 체중을 체크하고 섭취하는 음식의 칼로리를 체크하잖아요? 그것처럼 내가 목표로 하는 게 있으면 목표로 하는 그것을 내가 해내고 있는지 어떤지 점검하기 위해서 관찰하고 체크해야 됩니다.
또 환청도 관찰하고 체크해야 되겠죠? 내가 이 환청을 없애야 되는데 환청이 약만으로 안 떨어진다. 환청을 없애고 싶다. 그러면 환청을 관찰하고 기록해야 돼요. 환청이 하는 말을 환청이 말한 그대로 다 써야 되요. 환청이 말하는 걸 계속해서 그대로 다 쓰다가 보면 “환청이 이런 말을 하는데 그럼 내가 어떻게 대꾸하면 될까?” 이게 궁리가 되기 시작하거든요. 아무튼 그런 식으로 중요하다 싶으면 기록하시면 됩니다. 그래서 틈틈이 메모식으로 간략하게 기록하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자기노출 및 글쓰기가 필요합니다. 관찰하고 기록했는 거는 사실 관찰과 기록으로만 끝나는 게 아니라 남들 앞에서 이걸 자꾸 발표를 해야 되요. 발표하고 의논해야지 되요. 따라서 말문을 여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자신이 관찰하고 기록한 자신의 모습에 대해 알고 지내는 사람들에게 가급적 많이 얘기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걸 실천하고 있는 곳이, 이걸 매우 중요한 방법으로 쓰고 있는 곳이 일본 베델의 집이잖아요? 일본 베델의 집이라고 하는 공동체는 거기는 바닷가 어촌 마을에서 공동체를 이루어서 정신장애인 당사자들이 생활하고 살아가고 있는데, 그 공동체를 만든 사회복지 교수님이 가진 철학과 방법론 중에 당사자 연구라고 하는 게 있어요. “과학자들이 어떤 학문을 연구하듯이 당사자들은 자기 자신에 대해서 연구해야 된다.” 하는 거예요. 학문을 연구하는 사람의 가장 기본은 관찰이다. 그래서 당사자 연구의 가장 기본은 관찰이라는 거예요. 자기가 자기를 관찰하고 기록하는 것 이런 것이죠. 그래서 이렇게 관찰하고 기록했는 내용을 다들 모여서 돌아가면서 발표를 하게 해요. 과학자들이 자신의 연구성과를 동료 과학자들 앞에서 발표하듯이 당사자들도 자신이 자신에 대해 관찰하고 연구한 결과를 동료 당사자들 앞에서 발표를 하게 해요. 그리고 그걸 듣고 서로가 피드백을 주고 받고 하는 것인데, 매일 해요. 매일 하는데, 그곳에서는 그것을 회의라고 하는데, “밥 먹는 것보다 회의가 더 중요하다. 밥 먹는 것보다 그 모임에 참석하여 발표하고 서로 의견을 주고받는 것이 더 중요하다.”하는 거예요. 바쁘면 밥은 안 먹고 지나갈 수 있지만 모임에는 빠지지 마라. 꼭 참석해라. 모임을 하면 저도 정확하게 모르지만 한번 모임하면 2시간씩, 3시간씩 하나 봐요. 그러니까 우리가 이렇게 집단으로 공부하는 식으로 돌아가면서 자기가 기록했는 걸 발표하고 다른 사람들이 또 발표하고, 다른 사람 발표에 대해서 소감을 나누고, 그렇게 작업을 하나 봐요. 이렇듯 당사자 연구라고 해서 기록하고 발표하는 걸 되게 중요시한다. 일본 베델의 집에서는 그렇다는 그 이야기고요.
그리고 글쓰기에 대해서 말씀드리자면, 자기노출, 자기표현의 또 다른 좋은 방법이다. 적극 활용해야 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예로써, 표현적 글쓰기, 세줄 일기, 감사일기, 그리고 일반적인 일기쓰기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다양한 글쓰기 중에서 자신에게 적합한 방법의 글쓰기를 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조현병, 조울증 당사자들 중에는 시쓰기를 하는 당사자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시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지요. 그리고 수필쓰기 또는 소설쓰기를 하는 당사자들도 종종 있습니다. 이러한 방법들이 모두 다 선순환적 생활습관에 해당하고, 치료와 회복에 매우 도움이 되는 방법들입니다.
5. 소속집단과 외부활동 + 사례관리와 동료지원
바깥 세상을 두려워해서 집에만 웅크리고 있어서는 안 되겠죠? 그래서 어떻게든 밖으로 나가야 되는데, 밖으로 나가서 밖에서 누군가와 사귀어야 되고 교류를 해야지 되는데, 이게 일대일 친구관계, 일대일 인간관계로는 부족하다. 반드시 소속집단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조현병이나 조울증을 지닌 사람들을 대할 때 어려운 점 중에 하나가 뭐냐면 일반적으로는 자기가 사람들이 두렵고 무서우니까 사람들을 자기 쪽에서 자꾸 피하고 하는데 자기한테 잘해주는 사람한테는 그나마 마음을 열고 좋다고 그 사람한테는 붙는다 말이에요. 그런데 문제는 뭐냐면 어쩌다가 한 사람이 자기한테 잘해줘서 그 사람한테 붙으면 그 사람한테만 딱 달라붙어서 계속 그 사람한테 연락하고 만나려고 하니까 그 사람 입장에서는 감당이 안 되는 거예요. 상대방 입장에서는 어떤 이유로든 관심이 가서 잘 대해줬는데 잘 대해주다가 보니까 시간적으로든, 심리적으로든 지나치게 많은 걸 요구하고 그러니까 자칫하면 이 사람이 질려버려서 도망가 버리는 거예요. 일대일 인간관계에서는 이런 일이 흔히 일어나니까 일대일 인간관계만으로는 안 돼요. 반드시 소속집단이 있어야 해요.
제가 1995년도에 대구재활센터라는 기관을 만들었는데 그곳을 만들게 된 배경에도 “나 혼자 힘으로는 안 되는구나, 조현병, 조울증 당사자들에게는 기관이 있어야 하고 소속집단이 있어야 하는구나. 그래서 여러 사람이 합심하여 이들을 도와야 하는구나.” 하는 깨달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1993년도부터 조현병, 조울증 가족교육을 시작했는데 그때 당시에는 지금보다 정신건강 분야의 여건이 훨씬 더 열악했잖아요? 퇴원하고 나면 다들 집에만 틀어박혀 있는데, 당사자들이 갈 곳도 없고 하니까 저한테 교육받는 어머님들이 저보고 제발 집에 한 번만 좀 찾아와 달라고 통사정을 하니까, 집에 찾아가서 집안에서만 지내고 밖으로는 나가지 않고 꼼짝도 안 하는 당사자들을 데리고 동네라도 한 바퀴 산책하고 그다음에는 근처 커피숍에서 만나기로 약속하고 이후엔 또 조금 더 먼 거리에 있는 커피숍에서 만나고, 등등 이렇게 해서 끄집어내려고 하는데 저 혼자 힘으로는 안 되더라 하는 거죠. 저 혼자 힘으로는 역부족이더라. 그래서 내가 혼자 할 수 있는 게 아니구나. 이게 여럿이 합심해서 해야 하는 일이구나. 센터가 필요하구나. 그런 생각을 하고 있던 때에 마침 어디서 “사무실 공간 하나를 무상으로 써도 된다.” 하길래 만든 거예요. 처음에 회원 2명으로 시작한 거예요. 조현병 당사자 2명이 나오겠다고 해서, 그 당사자들을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시작했었는데, 그게 발전해서 지금의 대구재활센터가 된 거죠. 그게 지금은 대구광역시와 보건복지부의 보조금을 지원받아서 75인 이용시설인가 그래요.
아무튼 제가 말씀드리려는 요점은 혼자 힘으로는 안 된다는 거예요. 도와주려는 사람도 혼자 힘으로는 안 되고, 당사자도 혼자 힘으로는 안 된다는 거예요. 도와주려는 사람 입장에서는 반드시 팀이 있어야 하고, 당사자 입장에서도 반드시 소속집단이 있어야 한다는 거예요. 소속집단에 속해야 한다. 소속집단 속에 속하게 해야 한다. 그러니까 당사자가 누군가 한 명한테 딱 달라붙으면 그 사람이 해야 되는 역할은 당사자를 데리고 다니면서 그에게 적합한 소속집단을 찾아서 거기에다 당사자를 집어넣어 줘야 되는 거예요. 그러니까 부모님 입장에서도 애가 엄마만 따라다닌다 그러면 그 엄마가 해야 될 일은 여기저기를 데리고 다니면서 애가 갈 만한 데를 발견하고 개발해서 그런 곳을 만들어 줘야 돼요. 그래서 눈 뜨면 이제는 엄마하고 안 가도 자기 혼자 거기를 갈 수 있는 그런 기관, 그런 모임을 찾아줘야 된다. 만들어 줘야 된다. 소속할 수 있는 곳을 만들어 줘야 된다 하는 것이죠.
그리고 소속집단에 더하여 외부활동이 있어야 합니다. 직업 또는 학업이 있다면 좋겠지만 없는 경우에도 집에만 있어서는 안 된다. 규칙적인 외부활동이 있어야 한다 하는 것입니다.
그다음 사례관리와 동료지원은 목표로 하는 활동을 혼자서 수행하기가 힘든 경우에는 사례관리사 또는 동료지원가의 도움을 받아서 수행하는 방법도 있다. 우리나라에는 지금 현재 사례관리사도 거의 없고 동료지원가도 거의 없죠. 그러니까 이게 부모님들이 힘든 거예요. 뭐냐면 부모님들이 그 역할을 다 하고 있는 거예요. 외국같이 제도가 잘 발달되어 있으면 사례관리사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데, 우리나라는 그게 아니기 때문에 사례관리사가 하는 역할을 지금 부모님들께서 하시는 거예요. 예를 들어서 만일 우리나라에도 사례관리사가 있다면 아침이 되면 사례관리사가 집으로 찾아와서 당사자를 데리고 나가요. 어딘가로 데리고 나가요. 그렇게 오전 시간을 책임져준다든지 오후 시간을 책임져준다든지 이렇게 사례관리사가 하는 게 그런 역할이에요.
또 동료지원가의 도움도 필요한데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현재 동료지원가도 거의 없죠. 동료지원가가 꼭 필요한 이유는 여러 가지예요. 한 가지는 전문가들 인력을 사용하려고 하면 인건비가 비싼데 동료지원가는 전문가들보다는 인건비가 저렴하니까 경제적이죠. 그리고 또 다른 이유는 동료이기 때문에 전문가가 할 수 없는 일을 할 수 있어요. 예로써, 집에만 틀어박혀 있는 조현병, 조울증 당사자를 집밖으로 끄집어내는 활동은 전문가보다 오히려 동료지원가들을 투입하니까 성과가 훨씬 좋더라라고 하는 연구결과들이 있어요.
지금까지 제가 선순환적 생활습관과 그것을 촉진하는 방법을 말씀드렸습니다. 다섯가지 항목으로 나누어서 말씀을 드렸는데, (1) 결심하기 + 가족의 지원, (2) 수면습관 + 식생활습관, (3) 산책과 운동 + 호흡과 명상, (4) 자기관찰과 기록 + 자기노출과 글쓰기, (5) 소속집단과 외부활동 + 사례관리와 동료지원으로 나누어서 말씀드렸습니다.
목표설정 시의 유의점
변화는 이유가 있을 때 가능합니다. 당사자들이 힘을 내어서 하루하루 선순환적 생활습관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그래야 할 이유가 있어야 합니다. 그 이유가 삶의 목표입니다. 삶의 목표가 확고하게 정립되면 선순환적 생활습관도 잘 개발되고 잘 유지가 될 것입니다. 삶의 목표를 확고하게 정립하기 위해서는 욕구탐색이 가장 필수적이고 가장 핵심적입니다. 이번 생에 실현하고 싶은 자신의 진짜 욕구, 진정한 욕구, 간절한 욕구가 무엇인지를 알아차리고 그것을 실현할 방법을 찾아내는 것, 그 실천 방법 자체가 바로 삶의 목표입니다.
오늘 강의의 남은 시간 동안 삶의 목표에 대해 자세히 강의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기에는 시간이 부족합니다. 그래서 욕구탐색의 구체적인 방법, 목표설정의 구체적인 방법 등에 대한 내용은 언급을 생략하고, 지금은 삶의 목표를 정할 때 정말 중요하게 착안해야 하는 점이 무엇인가? 정말 놓치지 말아야 할 점이 무엇인가? 꼭 기억해야 할 점이 무엇인가에 대해서만 간략히 말씀드리겠습니다.
무엇을 목표로 해야 되는가 할 때에 저는 제일 먼저 가장 강조하고 싶은 이야기가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말라.”는 이야기입니다. 딴 사람하고 비교해서 거기에서 목표가 나오면 그거는 헛방이라는 거예요. 헛된 목표라는 것이지요. 딴 사람과 관계없이 순수하게 목표가 나와야지 되요. 그러니까 예로써 1등을 하겠다는 목표라든지, 남들보다 돈을 많이 벌겠다는 목표라든지, 남들보다 얼굴을 더 예쁘게, 몸매를 더 날씬하게 만들겠다는 목표라든지 등은 제가 보는 관점에서는 인생을 잘 사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 헛된 목표라는 것입니다.
이 점과 관련해서 자존감, 자부심, 자아정체감 등의 문제를 살펴봐야 합니다. 자존감, 자부심, 자아정체감 등이 건강할수록 자신을 타인과 비교하지 않습니다. 이에 비해서 자존감, 자부심, 자아정체감 등이 약할수록, 건강하지 못할수록 자신을 타인과 비교합니다. 타인의 관점에서 자신을 평가합니다. 타인의 평가와는 무관한 자아정체감, 병과는 무관한 자아정체감이 필요합니다.
발병하고 난 이후에 병으로부터 회복되기까지 당사자들은 크게 볼 때 2가지 단계, 즉 2가지 과정을 거칩니다. 무너지는 과정과 다시 일어서는 과정을 거칩니다. 이때 무너지는 과정을 특징 짓는 중요한 단어가 병-중심적인 자아정체감이에요. 자기 자신을 환자라고 규정하거나 또는 환자가 아니라고 규정하는 거예요. 이 둘은 표면적으로는 정반대로 달라보이지만 실제로는 같은 거에요. 조현병, 조울증을 부끄럽고 수치스러운 병이라고 인식하고, 조현병이나 조울증을 지닌 환자를 일반인보다 열등한 존재라고 인식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자기는 환자가 아니라고 부정하고 거부하기도 하고, 어쩔 수 없이 인정한 경우에는 환자인 상태에서 빨리 탈출하겠다고 목표를 세우게 됩니다.
이렇게 병을 중심에 두고 투쟁할 때 삶은 계속해서 무너져 갑니다. 그래서 더 이상 추락할 곳이 없는 바닥에 다다르면 그때는 병 자체를, 병으로 인해 무너진 자신의 인생을, 별 볼일 없이 초라해진 자기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이것이 수용입니다. 이렇게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나면 그때부터 다시 일어서는 과정이 시작됩니다. 그리고 이 과정을 특징짓는 단어가 병과는 무관한 자아정체감입니다. “나 조현병 있어. 그래서 뭐? 나 조울증 있어. 그래서 뭐?” 이렇게 되는 것이지요. “나 지금도 약 먹어. 그래서 그게 뭐?” 이렇게 되는 거예요. 더 이상 병을 부끄러워하지 않습니다. 병으로 인해서 무너져버린 자신의 삶을 부끄러워하지 않습니다. 초라해지고 별 볼일 없어진 자신의 모습을 부끄러워하지 않습니다. 어떻든 간에 자신에게는 여전히 좋은 점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당당함을 느낍니다. 이게 병과는 무관한 자아정체감입니다. “조현병이 나한테 있지만 조현병이라는 것만으로는 나를 설명하지 못한다.”하는 거예요. “조울증이 나한테 있지만 조울증이라는 것만으로는 나를 설명하지 못한다.”하는 거예요. 그런 것이죠. 그래서 당당하지요. 병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당당함을 지닐 수 있는 것, 그것이 병과는 무관한 자아정체감입니다. 병-중심적인 자아정체감과 병과는 무관한 자아정체감 이외에, 무너지는 과정과 다시 일어서는 과정을 특징짓는 또 다른 매우 중요한 단어가 있습니다. 절망과 희망이 그것입니다. 절망은 무너지는 과정의 특징이고, 희망은 다시 일어서는 과정의 특징입니다.
낫는다는 것은 무엇인가? 낫는다는 것은 “나”라는 당당함을 회복하는 것, 이것이 자아정체감과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그 이외에도 환경 속에서 의미있는 일, 스스로 가치감을 느끼는 일, 그런 일을 발견했는지의 여부가 중요하겠지요. 그리고 주변 사람들과 좋은 관계 속에서 지내는지 그런 점도 중요하겠지요. 낫는다는 것을 떠나서 무엇이 삶의 목표가 되어야 하는가? 조현병, 조울증 환자들의 삶의 목표가 단지 병이 낫는 것이 되는 것은 곤란하지 않겠습니까? 저는 우리 모두의 최종 목표는 “자신이 원하는 최고의 인생을 사는 것”, 그것이 최종 목표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병이 있거나 없거나 간에, 병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살아갈 수 있는 최고의 인생이 무엇일까? 가능하다면 최고의 인생을 살겠다. 이렇게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는 심리상담사입니다. 저는 심리상담으로 제 생계를 유지하고 심리상담으로 다른 분들께 도움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는 상담에 대하여 이렇게 생각합니다. “그가 원하는 최고의 인생을 살도록 돕는 것” 이것이 상담이라고 생각합니다. 각자가 원하는, 각자가 바라는 최고의 인생은 사람들마다 모두 다 서로서로 조금씩 다를 거잖아요? 각자가 한 인생 태어났으면 “이왕이면 난 이렇게 살다가 가고 싶다.” 하는 게 있을 거잖아요? “그렇게 살다가 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그것이 상담이다.”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는 제 상담에서 가족지원을 엄청나게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가족분들을 교육시키려고 노력하고 있고 당사자만이 아니라 가족분들도 변화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당사자만이 아니라 가족도 같이 상담을 받아야 됩니다. 가족도 같이 변해야 됩니다.”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저는 가족분들께 “기다려 주십시오. 머물러 주십시오. 서두르지 마십시오.”라는 말씀을 끊임없이 반복합니다. 서두르고 조급해 하기 때문에 탈이 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다려 줘야될 때는 기다려 주셔야 합니다. 그래서 가족이 원하는 속도가 아니라 당사자가 자신의 속도에 맞추어서 회복될 수 있도록 해주셔야 합니다. 그리고 이후의 방향을 잡을 때도 가족 자신이 원하는 방향이 아니라 당사자가 본인이 원하는 방향으로 목표를 잡을 수 있도록 허용해주셔야 합니다. 즉 가족 자신의 욕구나 꿈이 아니라, 당사자 본인의 욕구나 꿈을 중요하게 생각하셔야 하고, 그 바탕 위에서 당사자가 자신의 꿈을 추구할 수 있도록 해주셔야 합니다. 당사자가 꿈을 꿀 수 있도록 허용해주시고, 당사자가 꿈을 갖고 꿈을 달성하려고 노력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주셔야 합니다. 즉 자신이 원하는 최고의 인생을 살 수 있도록 도와주셔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당사자에게 꿈꿀 수 있는 자유를 주셔야 합니다. 자신이 정말 살고 싶은 삶이 어떤 삶인지, 자신이 정말로 원하는 삶이 어떤 삶인지, 그것에 대해서 끊임없이 꿈꿀 수 있도록 꿈꿀 수 있는 자유를 주셔야 합니다.
이제 강의를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저는 오늘 선순환적 생활습관과 그것을 촉진하는 방법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이것이 가능하려면 당사자 본인으로서는 결심을 해야 합니다. 자신의 내면에서 끊임없이 반복되는 악순환을 멈추겠다. 이제부터 선순환이 시작되게 하겠다고 결심하셔야 합니다. 그래야 비로소 변화가 일어납니다. 가족분들께는 당사자의 자기결정권을 존중해 주시고, 서두르지 말고 끈기를 갖고 기다려주시고, 그리고 당사자가 자신이 원하는 최고의 인생이 무엇일지에 대해서 생각해보고 꿈꿀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십사, 자유를 주십사 당부드립니다. 그것이 오늘 강의의 가장 중요한 요점입니다. 마치겠습니다. 제 강의를 끝까지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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