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바래길
하필 매우 추운 날이 되어 버렸다.
엉겁결에 방학이 되었고 망설이면 안될 것 같아 가고 싶었던 길을 걷기로 했다.
집에서 멀지 않고 남파랑길에 몇 구간이 남해 인 것을 지난 번 창선종주산행에서 남파랑길 표지와 남파랑길 도보 여행자들을 만나기도 하였기에 시간이 나면 가보리라 마음 먹었는지도 모른다. 남해 어머니들이 가족의 먹거리 마련을 위해 바닷물이 빠지는 물때에 맞추어 갯벌에 나가 파래나 조개, 미역, 고둥 등 해산물을 손수 채취하는 작업을 일컫는 남해 토속어인 바래를 따서 만든 길이 남해바래길 19구간 231km 남해바래길은 2010년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에 개통되어 많은 사람들이 걸었던 길을 리모델링하여 공식적으로 2020.11월 개통되었다고 한다.
남해는 진주에서 가깝다.
2021.1.5. 아침 6시 10분 집에서 출발하여 6시 20분 정촌 예상마을에서 출발하는 시내버스를 타고 개양버스정류장에서 6시50분 진교 남해가는 시외버스를 탔다.
코로나-19 사태로 버스에는 나를 포함하여 세명이 탔다. 어디가 어딘지도 모르겠지만 7시반쯤 남해의 바다에서 떠 오르는 태양을 마주하며 해가 떠는 남해에 발을 디뎠다.
8시에 20분쯤 바래길탐방센터에 근무하는 이준영님이 비는 시간이라 바래길 정비와 확인을 위해 걷기로 했다며 1월 5일 동행을 해 주었다.
▶지선 01코스 읍내바래길◀ (2021.1.5.)
우선 첫 번째 코스로 읍내바래길부터 걷기로 했다.
(▶총 거리 : 10km,▶걷는 시간 :약 3시간 30분 내외 (쉬는 시간 포함)
▶걷기난이도 :★★☆☆☆(쉬워요) ▶걷는 경로 (단위 km) :남해공용터미널 ←0.6→ 남해향교 ←0.2→ 남해성당 ←0.2→ 봉황산공원 ←0.2→ 학림사 ←0.2→ 봉황산숲길 ←0.4→ 법흥사 ←0.6→ 아산저수지 ←0.3→ 오동리다랭이논 ←2.3→ 아산 ←1.7→ 남산공원 ←1.3→ 유배문학관 ←0.7→ 청년창업거리 ←0.8→ 남해어시장 ←0.5→ 남해공용터미널)
첫 시작은 어리벙벙하다.
진주에서 남해로 오는 시외버스를 타고 어둠에서 태양이 떠오르며 남해는 빛을 내기 시작했다. 터미널을 빠져나와 큰 도로에 서니 깃발과 빨강 파랑의 화살표가 보인다. 어디에서 어느방향인지 종 잡을 수가 없었다. 여덟시가 조금 지나자 만나기로 한 직원이 왔다. 횡단보도를 건너고 사거리를 따라 가면서 화살표를 찾아 갔더니 그 길이 아니라고 다시 돌아나와 읍내에 만들어진 앱을 따라 걸으니 남해향교가 나왔다. 세종때에 세워진 공립의 중고등학교의 역할과 훌륭하신 성현의 제사를 지내기도 했다고 한다. 향교옆에는 유림회관으로 일년에 몇 번씩 모임이 있기도 한다고 한다. 향교를 지나 성당으로 가는 담에는 담쟁이 줄기와 격자무늬의 벽화가 노랑 초록으로 뭔가를 나타낸다.
8시 40분경 남해성당이 두 팔 벌린 예수님이 반겨준다. 봉황산 산책로를 따라 걷는 길은 평온하다. 잘 가꾸어진 길을 따라 걷가가 전망 좋은 곳에서는 저수지와 저 너머의 마을과 산도 보인다. 읍내는 시금치 밭과 냇가 건물들이 잘 어울려져 조용하면서 서서히 깨어나는 듯하다. 조금 더 오름ㄴ 시금치 밭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이 추운 겨울에도 파랗다. 좁은 도로를 따라 높이를 달리하다가 갈림길에는 빨강 파랑의 화살표가 방향을 안내해 준다. 빨강은 순방향 파랑은 역방향인데 순방향으로 걷고 있다. 가다가 시금치 밭 옆자락에 물덤벙이 보인다. 이제는 서서히 사라져간다고 하는데 예전에 농사를 짓기 위해서는 물이 필요한데 밭 옆에 돌을 쌓고 흙으로 물을 모아서 그 물로 농사를 지었다고 한다.
지금은 수로 사업이 잘 되어 있어서 없에고 있다고 한다. 흔적들이고 유물 들인데 보존 되었으면 좋겠다. 방향을 낯추어 읍내로 내려오는 길의 밭은 겨울나기로 비워진 곳이 대부분이다.
밭가에 만수국아재비가 피고 간 꼬투리가 다랭이 밭과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하며 읍내로 걸어내려 오면서 농기계가 비닐로 잘 덮여진 곳에서도 눈길이 간다. 우리집 트렉터도 저렇게 둘러싸야지 하면서 그 옆자락에는 큰 소쿠리와 칼을 잡고 모자를 쓰고 땅에서 자란 시금치 캐는 모습이 밀레의 만종의 한 장면처럼 다가온다. 남산공원을 산책로를 따라 한 바퀴 돌아 내려오니 오래전의 비석들이 한 곳에 모여 있다. 읍내주변의 봉황산 남산 공원을 찾는 산책객들이 가끔식 보이기도 한다. 모두 마스크를 쓰고 가능하면 서로 마주 치지 않을려고 한다.
유배문학관에는 서포 김만중의 유배지로 가는 동상과 소가 끄는 수레 앞 뒤의 포졸들도 마스크를 쓰고 있고 죄인 김만중선생도 역시 시대에 맞게 마스크 착용을 했는데 탐방센터직원의 말에 의하면 소도 마스크를 씌워야 한다고 사람들이 말한다고도 한다. 유배문학관에서 청년창업센터 쪽으로 들어오니 길거리는 현대식이고 간판은 깔끔하다. 길은 복잡하다. 남해전통시장에는 겨울철에 맞게 물메기와 대구 조재류 등이 풍성하다. 신선한 먹거리에 눈이 간다. 개불 해삼, 문어 낙지 해산물이 풍성하다.
읍내바래길 아기 자기 하지만 볼 것도 많고 구석구석 역사가 함께 있는 정감어린 길이라 인상적이다 덤벙이, 유배지 향교 절 성당 봉황산 남산 시금치와 마늘밭 남해공설운동장 시장 창업거리 모두 있는 곳이다. 세시간 정도 조금 바빳지만 잘 걸었다.
▶01코스 바래오시다길( 2021.1.5.)
▶총 거리:12.2km
▶걷는 시간: 약 4시간 내외(쉬는 시간 포함)
▶걷기난이도: ★☆☆☆☆(아주 쉬워요)
▶걷는 경로 (단위 km) :남해공용터미널 ←0.5→ 남해어시장(남해전통시장) ←0.7→ 청년창업거리 ←0.6→ 유배문학관 ←1.6→ 습지생태탐방로 ←1.9→ 쇠섬입구(해안길) ←6.9→ 이동면행정복지센터
11시경 다시 공용터미널에서 왔던 어시장을 되돌고 창업거리도 돌고 유배문학관도 지나 습지 가운데 잘 놓여진 데크를 따라 갈대밭과 오리떼도 보며 한참을 터벅터벅 걸으니 바다가 나온다. 바다를 보며 도로를 따라 주변의 이정표를 살펴본다. 봉천산책길 갈대가 계절을 보내고 갈색으로 무리지어 있는 곳에는 걷기와 자전거 전용길임을 안내해주는 표지판이 있다. 이런 표지판을 만나면 걷고 자전거 타도 눈치가 보이지 않는다. 지역민들이 일을 하고 있을 때 자전거나 배낭을 메고 걸어가면 왠지 송구한 마음이 생기는데 이런 표지는 그런 미안한 마음을 조금이라도 다독여 주는 것 같다. 건너편에 섬이 보인다. 저 섬을 보며 한발 한발 걸어가니 쇠섬이다. 쇠섬으로 가는 길이 포장되어 있다. 나들이 객들이 잠시 들려보아도 좋을 한적한 길이다. 바다를 보며 완만한 곡선의 도로를 따라 걸어가는 오른쪽에는 해풍으로 자라는 시금치가 한참이다. 크다란 비닐봉지에 작업한 시금치들이 있는데 한 봉지당 이만원선에 팔린다고 한다. 밭가꾸고 거름넣고 씨뿌리고 키워서 하나하나 작을 칼로 캐어 소쿠리에서 모아 큰 봉지을 만들어 실고 시장에 팔아야 한다는데 다섯 봉지가 묶여져 있다. 날씨가 추워진다고 캐지 않은 시금치 밭에는 추위에 냉해를 입지 말라고 하얀 부지포로 덮여진 시금치가 또 자라고 있다. 12시가 넘어 배낭에서 그냥 감말랭이 비스킷 사탕을 먹어며 오후 한시가 되어 남해이동시장을 지나는데 도로와 주변 공사로 어수선하지만 시장통을 지나 이동면사무소로 가는 길에 오래 전에 갔던 미림식당 간판을 보았다. 거의 삼심년 전에 부모님과 함께 저 식당에서 음식을 먹고 그때 마늘 잎으로 만든 김치가 엄청 맛있었다는 생각이 난다. 음식도 먹고 바닷가에서 해삼고 군소를 잡았던 것이 새롭다. 이동면사무소앞에 도착하니 오후 한시 반쯤이다.
산책로에 있는 갈대와 육지와 바다 그리고 예전에 들렸던 식당이 회상하게 한다. 그땐 설레임이 지금보다 많이 찼던 것 같다, 시간이 흐름에 감정은 다듬어지고 절제되어져 감을 느낀다.
▶02코스 비자림해풍길(2021.1.5.)
▶총 거리: 9.3km
▶걷는 시간: 약 3시간 30분 내외(쉬는 시간 포함)
▶걷기난이도: ★☆☆☆☆(아주 쉬워요)
▶걷는 경로 (단위 km) : 이동면행정복지센터 ←1.1→ 비자나무숲 ←0.6→ 죽방해안로 ←6.6→ 다목적지족어촌체험관 ←0.8→ 지족항 ←0.2→ 삼동하나로마트
긍지있는 이동면 발전하는 이동면 사랑해요 보물섬의 표지그를 보다가 바래길을 걸음 마을의 좁을 길을 따라 오르니 잘 가꾸어진 비자림일 보인다. 비자림의 숲 속에는 물 웅덩이도 보인다. 극 음수로 알려진 비자나무는 성장속도가 느리다고 하는데 이런 비자림이 조성될려면 얼마나 많은 시간을 보냈을까? 지리산 자락이라 합천의 산자락에서 작은 나무들만 보다가 이렇게 쭉쭉 뻣은 나무로 군락을 이루고 있는 것을 보면서 이게 바자나무 맞나할 정도라서 나무도 잎도 만져보며 참 멋지다. 오래 머물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며 길 따라 이동에서 삼동 선소 방향 알림판을 보며 큰섬과 장구섬을 바라보며 죽방해안로를 걸었다. 날씨가 흐려 시야가 그렇게 좋지는 못하지만 걷기에는 적당했다. 남해바다는 정말 잔잔하다. 차분하고 흔들림 없는 잔잔한 엄마의 마음이 이럴까? 나도 엄마인데 난 이렇게 잔잔하지도 원만하지도 못한데 성인의 엄마 마음 같이 평온하다. 세시 반 쯤 남파랑길 39코스 시작점을 만났다.
▶06 코스 죽방멸치길◀[남파랑길 39코스](2021.1.5.)
지족하나로마트-물건마을정류장(9.9)
▶총 거리 : 9.9km
▶걷는 시간 :약 4시간 00분 내외 (쉬는 시간 포함 )
▶걷기난이도 :★★☆☆☆(쉬워요)
▶걷는 경로 (단위 km) : 삼동하나로마트 ←2.0→ 전도 ←2.5→ 둔촌 ←2.0→ 동천 ←2.4→ 물건방조어부림 ←1.0→ 물건마을
이동 삼동
2코스 길을 걸어 마친 시간이 3시반이라 조금 더 걷기로 했다.
순서대로라면 3,4,5 코스이지만 삼동에서 물건마을로 연결되는 6코스 죽방멸치길을 걸었다. 최고의 멸치하면 죽방멸치인 걸 모두 알고 있다. 여지껏 뭘 보고 나름대로 생각했는지 죽방림 멸치 또는 그냥 죽방멸치 지명을 따서 죽방이라고 하나 하며 그냥 죽방멸치로 불렸는데 멸치 잡는 방법이 죽발렴이라해서 죽방멸치로 불린다는 것을 이번 바래길에서 제대로 배웠다.
지족의 죽방렴 관람대도 임시폐쇄이다. 남파랑길과 바래길이 겹치는 죽방멸치길을 따라 바다와 조요한 항구를 따라 걷다보니 예전 학생들을 데리고 왔던 남해청소년수련원 앞을 지난다. 그 옆에 또 수련원이 있다. 몸이 안좋아 수련원에서 벗어난 황토방에 머물며 미역국 먹었던 추억도 새롭다.둔촌마을을 지키는 장승도 지나고 오르막을 오르며 오솔길로 접어들면 마을이 내려다 보이고 작은 호수와 바다를 바라보며 물건방조어부림길을 따라 오후 5시40분경 남파랑길 40코스 시작점인 물건마을 독일마을 입구에서 가던 길을 접고 6시20분쯤 마을버스가 온다고 하여 기다려 버스를 탔다. 긴 시간 함께해주신 이준영님이 읍내로 들어가는 차표를 끊어 준다. 점심이고 저녁이고 한끼 식사 대접도 못하고 간식으로 하루를 때우고 어머님이 차려줄 저녁을 먹어야하기에 그냥 간다고 해준다.
오늘 읍내바래길 바래오시다길 비자림해풍길 죽방멸치길 비교적 쉽고 짧은 4구간을 마치고 공용터미널에서 8시 진주가는 버스를 타기위해 한시간 넘게 기다리며 앉아서 피로를 녹이며 막차인 버스를 타고 진주개양에서 또 다시 시내버스를 타고 집에 도착하니 9시40분 거의 저녁 열시이다. 늦었지만 아들이 만들어 주는 라면을 한 그릇 먹고 주변 정리하고 자리에 드니 열두시가 넘었다. 아침 다섯시 반에 배낭을 다시 챙기고 6시10분 집을 나서서 가깝지만 객지에서 하루를 보내고 자리에 드니 평온하다.
▶05 코스 말발굽길◀[남파랑길 38코스](2021.1.6.)
적량버스정류장-지족하나로마트(12)
▶총 거리 : 12km
▶걷는 시간 :약 4시간 30분 내외 (쉬는 시간 포함 )
▶걷기난이도 :★★★☆☆(무난해요)
▶걷는 경로 (단위 km) : 적량마을 ←1.0→ 대곡 ←1.8→ 장포 ←2.0→ 보현사 ←2.5→ 부윤 ←1.7→ 추섬공원 ←3.0→ 삼동하나로마트
이른 아침 어제와 같이 6시10분 집을 나서서 개양에서 6시 50분 버스를 타고 8시 지족으로 가는 읍내버스를 타고 창선에 도착하니 8시 30분 지족에서 창선다리끝 지점에 있는 남파랑길 39코스 시작점 38코스 마지막 지점에서 창선다리를 지나 창선으로 갔다. 창선다리위에서 죽방렴이 새롭게 보인다. 다리를 건넜는데 바래길 5코스의 끝지점에서 시작점으로 역방향길을 가야하는데 낯설다. 말발굽길이 맞나 자꾸 확신이 서지 않아 우왕좌왕하다가 어제 도움을 준 이준영님께 전화를 했더니 역방향으로 맞다고 하지만 어색하다.도로를 따라 걷다가 마을로 내려가는 지족마을 표지석 앞에 걱정이 되었는지 이준영님이 나와주었다. 오늘은 집안일을 해야한다며 인사를 하고 떠나고 추섬방향의 마을 길로 접어 들었다.마을 입구에는 생선을 말리는 곳을 만난다.파란 하늘과 파란 바다의 겨울 빛과 바람으로 생선을 말리니 반찬으로 최고일 것 같다. 추섬과 부윤 방향으로 길을 가니 바닷길가에 바다의 해산물 비석들이 즐비하다. 추섬의 공원에 잠시 올랐다가 해송숲 길을 거닐며 아미산 보현사쪽으로 바다위의 길을 따라 고즈녁하게 걸어가는데 기분이 상쾌하다. 리본을 붙이기가 애매한지 길 바닥에 바래길 화살표가 그려져 있다. 바다는 물이 빠져 뻘이 보인다. 저 뻘 속에 고둥과 바지락들이 자랄 것 같음을 짐작하고 부윤2리(구도) 마을 길을 따라 바다의 작은 섬들을 보며 지나가는데 나무 파쇄기도 보게 된다. 나무를 모아서 맷돌처럼 갈아서 가루를 만드는데 기계소리가 요란하다. 부윤에서 임도를 따라 고도를 높인다. 숲이 있고 산이 있다. 보현사에서 가다가 왼쪽으로 는 삼천포 화력발전소에서 내 뿜는 연기가 하늘로 올라 눈에 잘 띈다. 모상개 해수욕장 방향으로 내리막 길을 걷는데 전망이 정말 좋다. 그런 길을 걸어면서 전망 좋은 곳은 지나칠 수가 없어서 배낭을 모델로 사진도 한컷 찍었다. 주변에는 마른 고사리가 갈색을 띄며 야트막한 야산을 채우고 있다. 장포마을로 내려가면서 모상개 해수욕장과 사우스케이프 오너스 클럽이 오른 쪽으로 가라는 표지는 있으나 길을 막았음인지 갈 수 가 없다. 골프장앞을 지나 장포로 내려서는 마을도 평화롭다. 그 마을이 있는 해안선을 따라 계속 말발굽길을 걸어 대곡을 지나고 적량을 지난다.
▶04 코스 고사리밭길◀[남파랑길 37코스] (2021.1.6.)
창선파출소-적량버스정류장(15)
▶총 거리 : 15km
▶걷는 시간 : 약 6시간 30분 내외 (쉬는 시간 포함 )
▶걷기난이도 :★★★★☆(조금힘들어요)
▶걷는 경로(단위 km) : 창선면행정복지센터 ←2.4→ 동대만간이역 ←2.0→ 식포 ←4.4→ 가인 ←1.6→ 천포 ←4.6→ 적량마을
작은 배와 작은 섬과 잔잔한 바다가 추위에 비례해서 푸르고 맑다. 물이 빠진 바다는 밭처럼 푸르다. 바다가에 있는 카페는 여기도 예외가 아닌 듯 물을 닫고 펼쳐지지 않은 파라솔이 안쓰럽다. 11시 반 말발굽길이 끝이나고 고사리밭길이 이어진다. 외딴 길 따라 선창도 야산을 오른다. 마을이 모두 조망되고 말라버린 고사리의 흔적들도 이국적이다. 귀농하신 두 분이 산책나왔는데 잘 걷는다. 낚시를 좋아해서 창원에서 이곳에 정착을 한지 5~6년 되어 가는데 무늬만 어부이지 서툴기만 한 생활이지만 재미있고 살기 좋다고 한다. 자기가 좋아서 택할 수 있는 삶이 좋은 것이지. 고사리와 야산 바다를 따라 중턱에 임도처럼 걸을 수 있는 길은 멋지다. 겨울이 이렇듯 이국적인 풍경을 비추는데 봄 여름 가을에는 어떨까? 상상하기가 어렵다. 야산길에는 밥고사리가 거친 듯 빛나고 있고 멀리 멀리 앞이고 옆이고 발 아래 모두가 고사리 밭이다. 고사리가 좌우로 펼쳐진 고사리 밭길 임도에는 낙엽이 떨어져 길이 푸근하고 폭신하다. 남해라 그런지 애플허브의 보랏색꽃도 파란 하늘에 답하듯 빛나고 만지면 향기가 손 끝에 남아 향기를 전해준다. 여튼계 가인천포마을의 마을 어귀를 돌고 돌아 언포와 적령사이의 파란 바다와 갈대 고사리 밭이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갈대 밭을 지나 본격적으로 고사리 밭으로 지그재그를 그리며 오른다. 내 앞에 펼쳐지는 고사리 밭도 장관이지만 지나온 길이나 앞으로 가야할 오르막 길에 펼쳐지는 고사리밭의 고사리가 의연히 흔들리고 있다. 한 발짝 오를수록 시야는 더 좋아진다. 기억하고 싶어서 자꾸 사진을 찍어본다. 사진으로 또 다시 이 풍경과 지금의 마음을 되새기고 오랫동안 기억하고 싶어서 오를수록 삼천포와 사량도가 더 잘 보인다. 전부가 고사리 밭이다. 남해로 여러번 나들이를 왔었지만 이렇게 가까이에서 고사리 밭을 접해 보는 것은 처음이다. 이렇게 연결되는 줄도 몰랐었다. 이번 걷기를 통해 남해의 섬을 이어주는 길도 걷게 되었다. 고도를 낮추었다가 다시 오르고 해안선을 걷어 동대만 휴게소 표시가 길을 안내한다. 동대만은 바다와 육지를 나누는 큰 둑길이다. 바람이 많이 불고 춥다. 손이 시러진다. 오후 세시 동대만 휴게소 간이 기차역 같은 휴게소를 지나 창선면행정복지센터에 도착하였다. 오는 길에 산책 나오신 분들이 간혹 보인다. 날씨가 추운데도 부지런한 분들이다. 3시 반이다. 앞으로 3코스를 가야하는데 걱정이다.
▶03 코스 동대만길[남파랑길 36코스] (2021.1.6.)
대방동 대방교차로-창선면상죽리 창선파출소(17.5)
▶총 거리 : 15km
▶걷는 시간 :약 5 시간 30 분 내외 (쉬는 시간 포함 )
▶걷기난이도 :★★★☆☆(무난해요)
▶걷는 경로 (단위 km) : 창선대교 ←1.9→ 단항 ←1.7→ 대벽 ←2.6→ 당항 ←1.2→ 속금산임도 ←3.8→ 대방산임도 ←3.8→ 창선면행정복지센터
길을 나서기로 했다. 마음이 급해진다. 우선 간식을 챙겨먹고 마음을 다 잡았다. 앞으로 17키로를 더 가야하는데 해가 질 것 같다. 지난 12월 창선도 산길을 종주할 때 남파랑길을 걷는 사람들을 만난 적이 있었다. 그 길을 걷는다. 산길이 아닌 임도길을 그래도 한 번 주변을 걸었기에 마음은 여유가 생긴다. 운대암을 지나고 임도를 따라 지나는데 대방산임도 제실 등을 빠른 걸음으로 걸었다. 산길이 아님에 속도가 나고 급히 지나 산길에서 마을 포장도로를 만났다. 어둡지만 길이 정해져 있고 보이기에 천천히 걸어 삼천포대교 쪽에 오니 일곱시가 채 못되었다. 참 나도 에지간하다. 남파랑길 36코스 시작되는 지점이다. 그곳에서 다리를 건너고 건너서 차가 보이지 않아 삼천포버스터미널까지 터벅터벅 걸어서 온 날이다. 삼천포 대교를 건너는데 오른쪽 종아리가 뜨껌한다. 그때부터 쩔둑거리며 걸었다. 힘든날이었다. 45키로 이상이다. 기분으로는 52키로쯤 걸은 것 같은 기분이다.
오늘은 창선을 한 바퀴 걸은 날이다. 길은 사람을 만들어 준다.
1월 7일 목요일은 집에서 퉁퉁부은 다리로 쉬기로 했다.
▶07 코스 화전별곡길 ◀[남파랑길 40코스(2021.1.8.)
물건마을정류장-천하몽돌해변입구(16.2)
▶총 거리 : 17km
▶걷는 시간 : 약 6 시간 30분 내외 (쉬는 시간 포함)
▶걷기난이도 :★★★☆☆(무난해요)
▶걷는 경로 (단위 km) : 물건마을 ←1.0→ 독일마을 ←1.5→ 봉화 ←3.0→ 내산 ←2.0→ 바람흔적미술관 ←0.5→ 나비생태공원 ←1.0→ 편백숲임도 ←8.0→ 천하마을
어제 하루 쉬고 날씨는 차갑지만 배낭을 꾸렸다. 간식을 챙기고 따뜻한 물도 한 병 챙기고 동치미 국물도 한병챙겨 6시 10분 집을 나와 시내버스를 타고 6시50분 버스를 타고 남해공용터미널에서 8시 남해군 버스를 타고 물건마을에 내렸다. 이틀 전에 군버스를 탔던 곳에서 다시 시작이다. 날씨가 찹다. 패딩 모자를 뒤집어 쓰고 장갑을 꼇으나 지나 번 버스를 탔던 곳에서 시작이다. 독일마을을 오른다. 지난날 와룡산에 갔다가 독일 마을로 와서 독일 전통돼지고기를 바깥은 바싹 굽고 속은 부드러운 안주와 독일 유명 맥주를 마셨던 카페를 지나고 독일 광장을 지나 잠시 화장실을 들렸다. 날씨가 아프도록 춥다. 독일 마을을 지나 바람흔적 미술관 방향으로 음지천을 따라 산책로를 따라 걷는데 고즈녁하고 한가롭다. 이른 아침이기도 하지만 날이 추워서인지 사람들은 한 사람도 보이지 않는다. 오늘은 삼동면을 거닐어야 하나 보다. 꽃내 화전별곡길을 걷는다. 산에 있는 바위에 대한 전설과 트레킹하는 마네킹이 멋지게 자리 잡은 화전별곡 공원을 찾는 사람에게는 평온함과 위안을 줄 것 같다. 참 조그만 마을이지만 잘 가꾸어져 있다. 마을의 벽에는 남파랑길 화살표가 빨강 파랑으로 갈 곳을 안내해준다. 난 지금은 빨강화살표 방향으로 길을 걷는다. 오전 11시가 되어도 추운 날씨로 햇살은 화창하지가 않다.내산지의 큰 연못따라 걷는데 저 산자락에는 남해 금산의 멋진 바위들이 보인다. 내수지 연못 주변의 바람흔적 미술관의 바람을 모우고 바람을 보내는 바람개비 조형물들이 합천 묘산재 가는 길목에서 보았던 익숙한 모습들이 보인다. 휴관중인 나비생태공원을 따라 내수지를 따라 걷다가 갑자기 산길이 아닌 조그만 개울에 만들어진 징금다리를 건너니 남해남부휴양림길인가 보다 비포장의 작은 돌맹이들로 만들어진 임도를 걷는데 음지라 춥지만 상큼한 길이 참 좋다. 걸을 걸으며 저수지 왼쪽 건너편에는 걸어왔던 바람흔적미술관이 보이고 오른 쪽은 전나무 편백 숲들이 함께 고도를 높이며 지그잭으로 길이 있다. 11시 반 경 2014년 작업임도 설치사업(남해삼동봉화지구) 표지석이 있다. 이곳을 함양국유림관리소에서 관리한다니 새롭다. 포장된 임도를 따라 휴양림을 따라 올라가는데 숲 사이에 눈이 하얗게 쌓여 있다. 내 주변은 숲이고 저 발 아래는 바다가 펼쳐지는 이곳 참 좋다. 숲을 관리하고 사람들이 찾으면 좋아지는 이런 곳에서 하루를 묵어가면 휴식이 절로 될 것 같다. 전망대 1키로 전 지점이다. 국립남해편백자연휴양림의 전망대에 도착하니 열두시가 조금 지났다. 따뜻한 차를 한잔 마시고 점심으로 준비해온 샌드위치를 꺼내어 먹었다. 전망대 정자에서 주변을 살피니 절경이이다. 공기도 싱거럽고 시야도 시원하다. 굽이굽이 산 능선이 이어지고 마을이 있고 바다가 조용하게 빛나고 있다. 포토존에서 셀카를 한 장 남기고 천하 마을로 고도를 낮추어 걸어가는 길이 사색과 명상의 길이게 한다. 내산에서 5.4키로 지나왔다. 물건방조어부림에서 13.9킬로 지났고 천하마을이 0.9킬로 남았다는 표지가 보인다. 화전별곡길이 화전과 내산으로 자리 잡고 있는 길을 도보여행자가 걷는 길. 숲에는 노란 리본이 달려있다. 남파랑길과 겹치기에 전국에서 원주에서 남파랑길을 걷기 위해 제작된 것 같다. 거의 한시가 되어 천하마을에 도착하였다. 천하마을에서 섬노랫길을 걸을려고 했는데 서툴게 보는 앱으로 7코스 종료 8코스 시작으로 해야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한 실수로 9코스로 이어졌다.
남해 바래길 제일 안타까운 실수이다. 편백 숲길과 내수지가 자연의 큰 혜택을 받은 곳인 것 같다. 추운날 음지와 양지의 극명한 차이를 몸으로 느낀 길이다.
▶08 코스 섬노래길◀ (2021.1.11.)
▶총 거리 : 13.8km
▶걷는 시간 : 약 6시간 30분 내외 (쉬는 시간 포함 )
▶걷기난이도 : ★★★★★(많이힘들어요)
▶걷는 경로 (단위 km) : 천하마을 ←1.5→ 송정해변 ←1.5→ 망산전망대 ←2.0→ 미조 북항 ←1.5→ 남망산전망대 ←0.8→ 미조 남항 ←2.7→ 설리해변 ←2.2→송정해변 ←1.6→ 천하마을
집에서 차를 가지고 평상시와 같이 새벽녘에 사천 삼천포 창선 지족을 거쳐 천하마을로 운전을 해서 천하마을 표지석 앞에 도착했다. 7시 43분경 편백숲 길을 내려와 구문몽길로 가지 않고 섬노래길로 접어들어야 하는데 바래길 앱에 집중하다가 구운몽길로 접어들었기에 놓친 길에 왔다. 미조 방향으로 도로를 따라 한 고개를 넘어가니 송정해변 1km 천하정류장 0.3km 지났다는 표지가 보인다. 경상남도교육청 남해분원 학색교육원이 있는 샛길을 따라 해변으로 나가니 은빛의 모래사장이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며 아침 여명을 받아들이고 있다. 산책나오신 마을 분이 계셔 사진 한장을 찍고 모래사장 옆 소나무 숲길 사이을 지나 마을길로 해서 산길로 접어든다. 송정솔바람해변에서 망산정상이 1.1km 가면 된다는 표지판을 보며 오르막길을 올르니 흐린 날씨지만 해변이 보여 잠시 아래를 내려다보며 따뜻한 차 한잔과 비스킷 한 조각을 먹었다. 아침은 참 먹기 힘든데 움직이고 나면 입맛이 좋아진다. 지금 차 한잔과 한조각의 비스킷은 따뜻하고 고소하다. 망상정상 300m 전방에 도착하니 한시간이 경과하여8시 40분경이다. 10분을 더 올라 남해의 일출과 인증사진을 찍고 동서남북 사방팔방을 구름낀 여명의 신비로움을 느껴본다. 아름다운 한국산악회 에델바이스 스카프를 휘날리며 배낭이 모델이 되어 준다. 날씨는 흐리고 차갑다. 낙엽과 경사가 급한 내리막길을 걸어 공군관제탑이 있는 곳을 지나 9시30분경 미조중학교를 지나 미조 마을로 접어들었다. 국도 19호선 남해-원주 시점의 교통표지판이 있다. 몰랐다. 국도19호선의 시점과 종점을. 미조항구 공원에는 생선들이 말려지고 있다. 남해의 풍경이다. 해풍에 말려지는 어종들이 다양한데 잘 모르겠다. 공원의 해변가에는 말려진 해당화 열매와 돈나무 열매가 자세히 보면 신비롭게 겨울을 나고 있음이 보인다. 9시40분경 미조포구/오인태/물은 낮은 데로 흐르고/사람의 마음은 따뜻한 곳으로/고여 듦음을 알겠네/여기에는 사람뿐만 아니라/새섬 범섬 매섬 뱀섬/ 그 올망 졸망한 섬들과/바다를 떠돌던 고단한 배들/ 또한 제 집 들 듯 찾아와/ 마음을 풀어 놓고/ 밤이면 불 빛 환하니/ 참 따뜻해라 거기/미륵이 아직 머물러 계시더라/는 시가 미조포구에 잘 어울려 시 한편을 읽고 지나간다. 포구를 지나 남망산으로 오르기 위해 계단을 밝고 낙엽떨어진 산길을 걸어 10시 정자에서 주변을 보며 한숨을 고르고 바다와 산바람 공기를 깊숙이 들이 마시며 섬노래길을 남망산정상이라는 표지석 앞에서 수협어판장으로 하산했다. 조도를 가기 위해서는 여기서 배를 타야하는가 보다 선착장에는 시간표가 있다. 미조-조도- 호도간 승선시간표를 보니 작은 섬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10시 24분 팔랑마을에서 어촌의 풍경과 풍요로움을 보며 셜리 마을을 지나 셜리해안선의 잔잔한 물빛을 본다.11시 차로 지나면 언덕위해 크다란 조형물을 보게 되는데 셜리 스카이워크이다. 높다랗다. 색깔과 조형물이 위압적이다. 바닥의 바래길 표지를보며 잘 가고 있음을 확인하고 안도감을 느낀다. 11시 반 솔바람비치의 음표가 어울리는 해변가에 새들의 발자국을 보며 내 발을 그 발자국과 가까이 하며 왔던 길 따라 천하마을에 도착하니 11시 46분이다. 미조의 송정 셜리해변을 이렇게 가까이에서 접해 본건 바래길을 걸으면서 접하는 풍경과 느낌이 있다. 예전 등산으로 올랐던 망산이 바래길로 통해서 다시 오르니 전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등산보다는 걷기코스에 들어와 다름으로 받아들여 진다.
▶09 코스 구운몽길 ◀[남파랑길 41코스](2021.1.8.)
천하몽돌해변입구-산전리 원천항(15.3)
▶총 거리 : 15.4km
▶걷는 시간 : 약 6시간 00분 내외 (쉬는 시간 포함 )
▶걷기난이도 : ★★★☆☆(무난해요)
▶걷는 경로 (단위 km) : 천하마을 ←1.0→ 금포 ←2.2→ 상주해변 ←4.6→ 대량 ←2.7→ 두모 ←2.0→ 벽련 ←2.9→ 원천항
오후 한시부터 천하마을에서 미조 망산이 아닌 반짝반짝 빛나는 남해의 금빛 바다가에 몽돌들이 물 빠진 곳을 메우고 햋빛으로 빛나는 길을 조용히 나의 숨소리와 발자국 소리를 들으며 걷는다. 상주면이다. 바닷가에는 삼발이의 공사 조형물들이 쭉 세워져 있는데 무섭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크다. 조형물은 철근이 들어 가서인지 녹이 쓴 자국도 보인다. 바닷가 옆 펜션의 담장에는 황금빛 엘로우 그린인 정원수가 여섯그루 있는데 눈길을 끈다. 나도 이런 조경수를 가꾸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으니 더 눈길이 가는가 보다. 바다는 청아하다. 파란색과 푸른 색이 몽돌을 비추고 있는데 색감이 너무 아름답다. 저 너머의 산자락과 구름 한점까지 어우어진 한 폭의 사진이 아닌 그림으로 다가온다. 숨을 한 번 내 쉬고 눈길 한 번 더 주고 동그랗게 펼쳐지는 해안선을 뒤 돌아보고 포장도로를 지나면 파란 시금치를 배경으로 아기자기한 섬 마을이 또 한폭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러다가 임도로 접어든다. 금포 인가보다. 바다에 작으면서 큰 바위섬이 있고 그 옆을 지나는 길은 해안의 절벽길인데 경치가 비경이다. 빛나는 바다 파란 바다 임도의 소나무 숲 사이로 살짝살짝 보는 바다는 그저 파란 보석이다. 파란 색을 좋아하는 나는 이 바다를 보는게 큰 행운이라 생각하고 찾아 나설려고 나선 길은 아니지만 펼쳐지니 더 없이 좋다. 아직도 이 색이 주는 설레임은 가슴이 뛰게 한다. 한시 반까지 계속 이런 바다가를 걸었는데도 새롭고 눈길이 간다. 바다색이 조금 달라보이고 하늘이 좀 더 파래 보이고 햇살이 다르게 빛나는 것 같고 분위기가 조금 달라보이고 자꾸자꾸 달라 보인다. 눈길이 자꾸 간다. 금포에서 상주해수욕장으로 가기 위해 산길을 걷는데 태극이네 집이라는 잘 가꾸어진 정원을 보며 이 곳에 살고 있는 주인이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지기도 한다. 한시 47분경 임도을 넘어 오니 원의 한 자락으로 삥 둘러쌓인 모래사장이 펼쳐진다. 예전 해수욕장이 많지 않던 시절 여럼방학이면 마산에서 남해상주해수욕장에 기타를 치고 캠핑을 하는 것이 최고의 낭만으로 회자되는 곳이다. 세월이 지나도 역시나 멋지고 다르다. 명성을 가질 만 하다. 그곳에 젊은 청춘 아가씨들이 나들이를 나왔기에 인증사진 한 장을 부탁했다. 해수욕장 옆 상주중학교 게시판에는 “잠자는 토끼도 잘못이지만 발소리 죽이고 몰래 지나가는 거북이도 떳떳하지 못합니다. 토끼를 깨워 함께 가야합니다.”-쇠귀- 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오며 공생이 화두인 상주중학교를 생각해보며 발걸음을 옮긴다. 오후 두시를 지나고 산길로 접어들어 오후 세시경 대량을 알리는 표지판을 만나게 된다. 고도를 조금 높이자 섬에 산다는 밥고사리가 겨울임에도 푸름을 가지고 길가에 자라고 있다. 만져보면 그렇게 딱딱하지도 부드럽지도 않다. 임도를 따라 마을로 내려오니 자그마한 해안선이 펼쳐진다. 세시 반 경 대량마을 큰양아 마을에 왔다.세시가 지나자 하늘과 바다는 조용한 빛으로 가까이에 있다. 차분하고 겹손하게 한다. 마을 이장님이 방송을 한다. 날씨가 추워 마을 공용 물 저장소가 얼어 배관이 터져 수리를 해야하기에 각 가정에 저장된 물을 사용하고 수도관이 더 얼지 않도록 보온에 신경을 써 달라고 한다. 바다길에서 마을 버스가 다니는 포장도로의 버스 표지판은 백련 두모 소.대량 버스 정류소가 있다. 3시 52분이다. 해는 내 뒤에 있는지 나의 그림자는 길다랗게 도로위에 비추고 있다. 9.7키로 지나와서 종점 5.78키로를 남기고 있다. 해가 지면 움직이기가 쉽지 않은데 걱정이다. 버스 길이 아닌 바다길로 내려와 바다와 가까이서 걷는데 힘들거나 지치는 느낌은 없고 차분해 진다. 머리 들어 위를 처다 보면 보리암의 바위산이 함께 걷는다. 초연히 걷는다. 이런 경험이 여러 번 있었다. 지리산 둘레길 제주올레길 해파랑길 평화누리길에서 느끼는 감정이다. 시간이 주는 마법 같다. 지금 걷는 길은 구운몽길이다. 김만중어르신이 남해로 유배오셔서 거닐었던 길에서 느꼈던 감정은 잘 모르겠지만 길은 겸허하다. 해안선 따라 걷는데 구름은 붉은 기운을 띈다. 바다는 검은 색을 띄기 시작하고 마을과 들녘 산자락은 회색을 더하고 있다. 난 그저 바라 보고 변화를 담담히 받아 들일 뿐이다. 네시 반 산길로 접어 들었다. 바닥은 낙엽으로 푹신하고 길은 길임을 연결된 발자국으로 길을 내고 있다. 오래된 나무 숲길이다. 나무 숲길을 지나 조그만 항구를 만났다. 다시 마을길로 접어 든다. 고기는 잡고 야채는 심고 서포밥상 식당의 말이 예쁘다. 건너편 노도가 문학의 섬이라는데 섬을 바라보며 해안길에서 마을을 올라 버스가 다니는 도로로 올라서 바라보는 섬은 그렇게 크지도 작지도 않지만 꿋꿋하게 보인다. 김만중의 유배지인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바다는 어느새 황금빛으로 빛나고 있다. 백련마을이다. 네시 40분이다. 황금빛 바다를 따라 눈이 머무는 곳 백련마을 표지석과 또 다른 비석에는 서포 김만중유배지입구라는 글이 새겨져 있다. 바닷를 보며 걷는 길가에 남해해상국립공원 깃대종 팔색조를 알리는 표지판이 있다. 신성시한다는 여름에 온다는 팔색조가 보호 되어야 한다고 한다. 도로를 따라 걷고 있는데 속초항이라며 크다란 대게 조형물이 있는 앵강만 휴게소를 만나게 된다. 가로수가 검은 열매를 달고 크게 자라고 있는 데 녹나무인지 쥐똥나무인지 모르지만 겨울에도 검은 열매를 땅에 떨구고 주변에는 새들이 노니는 것이 보인다. 도로를 따라 걷다가 바닷가로 내려가니 5시 11분이다. 남파랑길 남해 42코스 지점인 원천항에 왔다. 어둑하다. 오늘은 앵강다숲까지 가볼 생각이다. 상주해변과 바다 주변의 숲길 지나온 노도 문학섬은 문학도라면 한 번 들려볼만 할 것 같다.
▶10코스 앵강다숲길◀[남파랑길 42코스](2021.1.8., 2021.1.11., )
산전리 원천항-다랭이마을(17.7)
▶총 거리 : 17.7km
▶걷는 시간 : 약 7시간 00분 내외 (쉬는 시간 포함 )
▶걷기난이도 : ★★★☆☆(무난해요)
▶걷는 경로 (단위 km) : 원천항 ←2.2→ 바래길탐방안내센터(앵강다숲) ←1.1→ 화계 ←3.6→ 미국마을 ←2.6→ 두곡.월포해변 ←3.7→ 홍현해라우지마을 ←4.5→ 다랭이마을
늦은 시간이지만 앵강다숲까지 가기로 했다. 여섯시면 퇴근이라고 했는데 그 전에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원천항에서 바래길탐방안내센터가 있는 앵강다숲까지 거리는 2.2키로이다. 바다는 이제 푸른 빛 보다는 검은 빛을 더 많이 띈다. 해는 산을 넘어가면서 황금빛과 연파란 색으로 주변을 조금씩 좁히며 불씨를 끌려고 한다. 바다에 떠 있는 섬과 바다 건너 산 능선의 작은 길과 마을과 숲을 숨기며 한 덩어리 섬으로 반도로 수묵화 그리듯 그리며 빛을 줄이는 길을 따라 그냥 걷는다. 때로는 바삐 때로는 느긋하게 걸으니 빨간 보드블록을 깔고 있는 해안선 소나무 숲을 만났다. 점점 무채색으로 바뀌어 가는 저 건너편을 바라보며 다숲길을 찾아드니 5시 36분이다. 탐방안내센터에는 바래길의 안내 화살표와 지도 행사용 깃발과 책과 지도 액자들이 눈길을 사로 잡는다.
남해를 소재로 한 수필집과 시집이 눈길을 끈다. 물미해안에서 시를 만나다, 남해섬 길 위에서 수필하다. 남해 바다를 걷다. 등이 전시되어 있고 한켠에는 남해바래길 완보 인증서와 바래길을 상징하는 뺏지 액자가 보인다. 조금 있으니 부산에서 남파랑길을 걷는 다섯 사람의 도보 여행자들이 오늘의 완주를 기념하며 탐방센터를 찾아서 길에서 만난 친절한 택시기사 이야기와 맛집 얘기로 담소를 나눈다. 그 분들이 가시고 난 윤문기팀장님의 시내 나드리 차에 도움을 받아 터미널로 와서 8시 진주 가는 버스를 기다렸다. 터미널 안은 한파로 춥다. 피워둔 난로에 가까이 다가가 버스 시간을 기다리는 동안 오늘 걸었던 길에 아득히 젖어 보는 시간을 가진다. 춥고 힘들었다. 부은 다리는 걸으면서 뻐근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잘 걸어주어 고맙다.
진주행 버스를 기다리며 친절한 기사분들이 들려주는 시내버스와 남해대교 들어오면서 걸을 수 있는 길에 대한 정보를 얻었다.
8일 앵강다숲에서 멈췄던 길을 3일 후 11일 2시가 넘어서 다시 앵강숲에서 화계로 가기 위한 바다길을 걷는다. 2시 47분 물빠진 바다의 흔적들이 태극 문양을 내고 있고 바다가에는 초록색의 그물을 말리고 있다. 화계 임도에서 3시 16분 진양정씨첨정공파 성현문중묘원이 있고 지나는 길 목에 미국마을 위를 지나 임도길 따라 걷는다. 3시 51분 남면 초입에 도로를 따라 두곡 월포해변은 넓고 길다 가도가도 월포해변은 이어진다. 지나온 건너편 원천항과 앵강숲자락이 멀어져도 월포해변은 이어지고 있다. 월포해변에는 죽방렴이 아닌 석방렴이 있고 아직도 숲에서 내린 물은 고드름으로 겨울자락을 뽐내고 있다. 임도에서 바다를 보고 숲길을 걸으며 해우라지 마을의 임도에는 쉬고 싶게 만드는 벤치가 바다와 잘 어울린다. 그런길을 따라 걷는 것 또한 낭만이고 운치가 있고 나에게 젖어들게 한다. 지겟골 정자가 있는 지점에 도착하니 다섯시 반이 되었다. 한구간 좋은 길을 나누어서 걸어보는 것 또한 괜찮다. 월포해변의 웅장함이 기억에 남는 구간이다.
바다와 산과 하늘과 배낭이 잘 어우러져 자유가 전율하듯 밀려든다. 부윤에서 임도를 따라 오를수록 고도에 비례하여 나무들 사이로 보이는 시야는 넓어지고
내어 보지 않고습지 생태탐방로에 섰다. 습지이제 본선 도 보인다.을 둘러 읍내로 들어오는데
마을에서
바래길앱으로 도움을 받으며 남해를 밟아 보아야 하는데 탐방센터 직원이 함께하여 의지가 많이 되었다. 공용주차장에서 남해향교를 지나고 마산교구청인 남해성당을 지나 봉황산 공원에서 남해 읍내는 평온하고 따뜻해 보인다.
▶지선 03코스 금산바래길◀(2021.1.11.)
▶총 거리 : 2km
▶걷는 시간 : 약 1시간 30분 내외 (쉬는 시간 포함 )
▶걷기난이도: ★★★☆☆(무난해요)
▶걷는 경로 (단위 km) : 보리암매점 ←0.1→ 보리암 ←0.3→ 쌍홍문 ←0.2→ 금산산장(제석봉) ←0.4→ 상사바위전망대←0.4→ 단군성전 ←0.4→ 금산정상 ←0.2→ 보리암매점
천하마을에서 승용차로 남해보리암 주차장으로 이동을 했다. 경사가 급하다. 급한 경사길을 조심 조심 오르니 주차비4천원을 국공직원이 받는다. 쭉 오르니 보리암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화장실을 들려 보리암에 들어가려니 입장료 1천원을 내고 매트가 깔려진 길을 오른다. 배낭은 차에 두고 옷 차림도 간편하게 해서 보리암으로 갔다.
매점에서 잘 가꾸어진 돌 계단을 내려 산죽너머로 구름낀 바다를 보며 12시 47분경 대웅전을 지나고 해수관음상에 삼배를 드렸다. 한국의 해수관음 성지는 예로부터 남해 보리암, 양양 낙산사, 강화 보문사, 여수 항일암을 꼽아왔는데 관음성지는 관세움보살님이 상주하는 성스러운 곳이라는 뜻으로 이곳에서 기도발원을 하게 되면 그 어느 곳보다 관세음보살님의 가피를 잘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한다. 석탑을 돌아 쌍홍문을 찾는데 애를 먹으며 한시가 조금 넘어 금산산장을 지나는데 컵라면을 먹는 방문객들에게 눈길이 간다. 상사바위 전망대에서 구름낀 바다 옆의 앵강다숲을 한번 더 보고 길을 걷다가 산 정상에 멋지게 보이던 바위를 눈 앞에 두고 사진에서 많이 보던 풍경을 오늘 보는 느낌은 새롭다. 예전 다녔던 단군성전을 벗어나 헬기장에서 보리암을 찾은 방문객을 만나고 금산정상으로 가는 길목에서 바위에 붙은 희귀한 나무를 보며 작년 이 맘때 경남희말라야 클럽과 전남희말라야 클럽이 남해 보리암의 금산을 오르고 회합을 다지기 위한 자리에 참석한 일이 새롭다. 14좌를 오른 김재수 대장, 어린나이에 에베레스트에 올랐던 후배 조광제대장과 2년 전 아마다블람에 오른 김민효를 비롯한 쟁쟁한 산꾼들과 함께했던 예사롭지 않은 모임의 사람들이 떠 오른다. 1시 40분경 남해금산정상의 봉화대 석탖에 잠시 올랐다가 내려와 주차장에서 조심스럽게 보리암을 벗어났다. 겨울이고 춥지만 보리암을 찾는 사람들은 제법 많다. 코로나 시국에 이렇게 많이 많은 사람을 본건 몇 곳 되지 않는다. 유명사찰 가까이의 산행에서 지난날 왔던 기억을 더듬어며 호젓한 산길을 걸어본다. 충남서부지부 회원의 한산전화걸이를 보며 인사를 나누며 홀가분한 산행을 느껴본다.
▶11코스 다랭이지겟길◀[남파랑길 43코스](2021.1.10.~ 2021.1.11.)
다랭이마을-평산리 평산항(14)
▶총 거리 : 13.5km
▶걷는 시간 : 약 5 시간 30 분 내외 (쉬는 시간 포함 )
▶걷기난이도 : ★★★☆☆(무난해요)
▶걷는 경로 (단위 km) : 다랭이마을 ←2.7→ 빛담촌 ←0.8→ 항촌(몽돌해변) ←2.0→ 선구보건소 ←1.0→ 사촌해변 ←4.5→ 유구방파제 ←2.5→ 남해바래길작은미술관
오후 네시 20분경 남해바래작은미술관 앞에서 한 숨고르고 잘 못 올랐다가 다시 내려온 길을 오르는 담벽에는 다랭이지겟길이 쓰여진 벽화가 있다. 오르막길을 오르면 바다가 보이는 시야가 넓어진다.4시 반경 평산마을에 세워진 표지목에 화살표와 유구마을로 향하는 표지판이 보인다. 그길을 따라 내리막으로 내려서야하는데 야산의 시야와 바람이 드세다. 바다의 색은 파랑이 아닌 연두빛으로 색이 흐릿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유구망릐 보이고 쭉 뻣은 마을길을 가다가 경운기를 타고 가는 시골 부부를 만나 읍내로 나가는 버스를 물으니 지금 바로 유구마을 위로 가야한다고 한다. 태워줄테니 경운기를 타라고 하는데 그냥 걸어가겠다고 하니 난감 해 한다. 무모했다는 것을 조금 지나고 알았다. 오늘 일정이 엉망이 되는 순간임을 그때 그 호의를 무시한 결과로 나타났다. 날은 점점 빛을 잃어가고 나의 발걸음은 산길 바닷길을 걸었다. 선구보건소에 가면 읍내버스가 다닐 것 같아서 선구보건소까지 가리라 마음 먹었는데 그렇지 못했다. 평산항을 지나고 임도를 지나 유규진달래군락지를 지나 도로와 마을길을 지나 6시경 사촌해변에 도착하니 더 이상 갈 수가 없었다. 날이 깜깜해서 후레쉬를 비춰야하는데 그럴 수는 없었다. 사촌해변에 멈추어서 탐방센터에 버스 시간을 물으니 끝났는지 알 수 없다며 탐방센터에서 데리러 갈테니 기다리라고 한다.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조금 일찍 끝내지 못한 것이 찜찜하고 마음이 쓰이고 후회와 잘 못 된 판단이 주는 막막함이 개운치 못하다. 탐방센터 이준영씨가 다랭이마을과 펜션불빛이 찬란한 곳을 지나 요철이 많은 길을 지나 이동 주유소쪽에 내려주었다. 지나가는 버스도 없고 택시도 오지 않는다. 한참을 기다려도 차가 오지 않아 주유소 직원에게 물으니 한 코스 걸어가면 이동면사무소쪽으로 가보라고 한다. 그 곳도 사람들이 보이지 않고 식당에서 택시번호을 추천받았다. 남해읍내버스에 전화하여 버스타는 곳으로 일단 물어물어 찾아갔다. 거의 7시45분경 버스를 마지막 버스를 탔다. 고속질주하여 터미널까지 데려다 주었다. 강원도 정선이 고향이라고 소개하고는 시간내에 도착할 수 있을 거라고 하며 웃어준다. 머리 쥐나는 날이었다. 욕심이 부른 화근이다. 낮이 짧음에 적응 못함이 겹친날이었다. 젤 힘든날이다. 지역의 특성을 몰랐기에 이런 일들에 노출되어 봄도 또한 바래길이 주는 선물이다.
11일 오후 다섯가가 넘은 시간에 또 다시 이어서 걷는 다랭이 지겟골길은 어제 늦어서 사촌에서 멈추었는데 이번에도 역시 늦은 시간이라 다랭이마을의 현란한 불빛을 뒤로 하고 어두워지는 길을 따라 도로로 걸었다. 길가의 펜션이나 카페에서 불빛으로 빛담촌과 향촌 선구마을을 도로를 따라 걸어며 내가 굳이 사촌해수욕장까지 가야 하나 아님 다른 날 다시와야 하나 멈출까 갈까를 망설이며 일단은 사촌까지 가는 걸로 정하고 투벅뚜벅 걸었다. 어둠에서 차의 불빛이 비추이면 옆으로 물러서서 걸으며 도로 아래의 마을 가정에서 비춰내는 불빛의 안락함을 보며 보금자리라는 말이 실감남을 겪으며 걸어본다. 구불구불한 길 남해버스는 다니지 않는다. 거의 일곱시가 가까이 사촌 어제 돌아갔던 해수욕장 입구에 도착해서 택시를 불렀다. 택시 기사는 천하 여유가 있다. 자기 이야기를 끝없이 하며 천천히 여유롭게 앵강숲에 도착하니 택시비로 1만 8천원을 달라고 한다. 너무 과하다는 생각이 든다.
차를 가지고 와서 섬노랫길 금산바래길 다랭이지겟길을 잘라내고 붙이고하며 남해를 한바퀴 돌았다. 숲길이 많아서 좋았고 바다가 잔잔하고 해변이 아름다운 남해길은 여러 곳에 추천하고 싶은 길이다.
▶12코스 임진성길◀[남파랑길 44코스](2021.1.10.)
평산리 평산항-서상여객선터미널(13.9)
▶총 거리 : 13.9km
▶걷는 시간 : 약 5시간 30분 내외 (쉬는 시간 포함 )
▶걷기난이도 : ★★★★☆(조금힘들어요)
▶걷는 경로 (단위 km) : 남해바래길작은미술관 ←2.7→ 오리 ←1.7→ 임진성 ←2.0→ 천황산임도 ←6.0→ 장항해변 ←1.5→ 남해스포츠파크
오후 한시경 남해스포츠 파크 공원을 돌아 잘 가꿔진 깨끗한 화장실을 들렸다가 장항해변으로 한적하게 아무도 없는 해안선을 혼자서 하늘과 구름과 바다와 해풍과 잔잔한 물 소리 들으며 내 발자국 소리를 벗삼아 천황산임도의 편백 숲길을 따라 산행과 비슷한 상쾌함으로 체온이 올라감이 좋다. 한시 반 날씨가 화창하니 두꺼운 옷은 배낭에 접어 넣고 붉게 부풀은 뺨은 햇살과 움직임으로 멍듬이 열기를 뿜어낸다. 임도에서 덕원리의 작은 마을도 남해의 마을이다. 같으면서 다르고 다르면서 비슷한 풍경은 깔끔하고 평화롭고 강렬하다. 임도길을 오랫동안 걸어본다. 길가에는 가을을 화려하게 꽃 피었던 꽃향유 꼬투리가 분위기를 좋게 하고 있다. 2시 40분경 천황산 임도에서 혜성 중학교 혜성고등학교가 2.3킬로미터 가면 있다는 표지판을 만난다. 남면 상가리의 도로에는 가천다랭이 마을, 설흘산, 사촌해수욕장, 보물섬캠핑장, 두곡 월포해수욕장 방향판이 버티고 있다. 오늘은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가천까지 갈 수 있을까 가름해보기도 한다. 마늘밭, 시금치밭을 지나고 고사리산을 지나 세시경 임진성에서 남해를 보고 성주변을 서성이다 지나온 길었던 천황산을 되돌아 본다. 저 건너편의 산자락이 보인다. 한 낮에도 기온은 오르지 않아 계속 두꺼운 한겨울의 채비로 걷는 것 같다. 많이 춥다 싶으면 겹쳐쓰기 모자로 두꺼운 장갑을 끼고 걷다가 마음이 꽂히면 장갑을 벗고 폰카를 들이 댄다. 세시 팔분 임진성 60미터 통과, 힐튼 남해CC 1.47Km가 가까이 있다는 표지판이 나온다. 임진선 임도를 지나 도로로 내려서서 조금 걸으니 남해 혜성고등학교 건물이 분홍색 건물로 다가온다. 예전 제자들이 가고 싶다고 혜성고등학교로 진학했었던 학교를 가까이에서 숲과 냇가와 공원을 접하고 마을로 접어들어 오르막 임도를 따라 걸어며 아난티 골프장이 예쁘게 보이고 라운딩하는 팀의 움직임이 눈 앞에 있다. 예쁘고 간결한 몸짓으로 즐길 수 있는 골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돌아보고 돌아보며 골프장과 골프텔, 그린을 보며 오르고 지나 남해 바래길 작은 미술관을 지나져 다시 돌아와서 남해바래길의 인증 앱을 가동시키고 남파랑길 앱에서도 종료를 눌렀다. 임진성은 임진왜란의 임진이아닌 마을 사람들이 부르는 설명을 보며 스포츠파크에서 아난티 천황산임도 임진성임도 산길이 좋았다.
▶13코스 바다노을길◀[남파랑길 45코스](2021.1.10.)
서상여객선터미널-중현 새남해농협중현지소(12.6)
▶총 거리 : 12km
▶걷는 시간 : 약 5시간 내외 (쉬는 시간 포함 )
▶걷기난이도 : ★★☆☆☆(쉬워요)
▶걷는 경로 (단위 km) : 남해스포츠파크 ←1.7→ 예계 ←2.3→ 상남 ←1.8→ 남상 ←1.2→ 염해 ←2.0→ 유포 ←1.6→ 노구 ←2.0→ 중현하나로마트
1월 10일 오전 9시 반 중현 행정복지관 앞에서 두꺼운 패딩에 모자와 패딩모자를 겹처쓰고 지나가는 주민에게 부탁하여 인증 사진을 한 장 찍고 다시 배낭과 옷들을 다잡아 입고 겨울의 삭막한 농로를 따라 남파랑길과 바래길 화살표 방향으로 10시경 노구 회관 앞을 지난다. 노구회관 주변에는 노구의 농산물 집하장 시설도 잘 갖춰진 동네 같다. 서면의 앞 바다에서도 여수공단이 잘 보인다. 해안가의 길을 따라 바닷물과 해초류가 밀려 만든 초록 띠는 깨끗하다. 잔잔한 바다 청정지역임이 보여진다. 망운산 노을길 노구와 유표의 가운데 쯤 인 것 같다. 바다에 만들어진 돌을 쌓아 만든 둥그런 시설물이 잘 어울린다. 서면 노구의 해안가 밭에는 시금치가 보물처럼 잘 자라고 있다. 남해 시금치가 맛있다는 말이 실감난다. 10시 반경 바래길을 걸으러 와서 캠핑카에서 아침을 맞이하는 사람이 반갑게 인사를 한다. 좋아 보인다. 여유롭고 즐기는 트레킹으로 보여진다. 인사하는 목소리도 경쾌하다. 오르막을 올라 노구를 넘어 유포인 동네의 모습이 또 아름다운 그림으로 가까이에 있다. 황홀하며 잔잔한 생활의 그림으로 있다. 추운 날씨는 바다를 더 파랗게 만든다. 야산의 임도를 걷고 거칠게 포장된 좁은 포장도로도 걷고 야산의 좁은 길을 따라 걸음 걸음마다 바쁨을 내려 놓고 자연의 일부가 되게 해 주는 바래길에서 안정감을 느끼기도 한다. 10시 40분경 유포의 파랗고 잔잔한 포구에 비친 햇살을 잠시 쪼이고 빠르고 느림도 없이 그냥 마냥 걷는 것이 좋다. 그러다 또 다른 길을 만나고 바다 옹벽에 붙여진 화살표를 보며 정해진 순리대로 걷고 있다는 안도감도 느끼며 바다와 길에서 하나됨을 따라 걷다가 11시 반경 남해가 고향이고 서울에 산다는 10명의 가족의 산책팀과 잠시 조우하였다. 바래길에서 제일 많은 사람을 만난 것 같다. 나는 바다 끝자락에서 산길의 오르막으로 접어든다. 산길에서 바닷가로 나오니 널따란 바위판들이 장관을 이루며 펼쳐진다. 남해군 서면 작장리의 해안가 바위는 크다란 평상크기 만한 판이다. 해안의 파란 바다색과 해초들이 풍기는 비릿하고 상쾌한 내음을 맡고 나무 잎에 숨겨진 신비로운 비파나무의 꽃자락도 보며 그냥 길따라 걸어본다. 12시가 되어 갈 무렵 복콩이 마을의 잔잔한 해안선에 눈길을 두고 오르막은 오르막대로 내리막은 내리막대로 뻐근한 다리를 주무르며 길에 동화되어 그냥 걷는 트레커의 풍미에 훅 젖어든다. 12시 반을 지나며 여기방 예계마을 남해별곡 사랑채 향토방길을 지나 소나무 사이로 남해스포츠 파크가 보이기 시작한다. 파란 축구장이 나타나고 아직 공사하는 곳을 지나 남해스포츠 파크 공원입구의 남파랑길 45코스 앞에 도착하니 12시 55분이다. 바람이 많이 부는 야산자락에서 건너편에 보이는 광양 여수가 눈 앞이고 작정의 크다란 바위에서 산길로 오르는 길들이 참 가깝게 다가 온다. 걸으면서 다리 뭉치고 걸으면서 다리 풀고 사탕 한 알, 비스킷 한조각, 감말랭이 한 조각들이 맛있다. 물 한모금 시원하다. 힘들다!, 좋다!, 단순한 감정표현과 속상하게 하는 일상이 길에서 녹아지고 담담함해 짐이 주는 선물은 걸음이 주는 큰 선물이다.
▶14코스 이순신호국길◀[남파랑길 46코스]
중현 새남해농협중현지소-노량리 남해대교 교차로(17.4)(2021.1.9.~1.10)
▶총 거리 : 16.6km
▶걷는 시간 : 약 6시간 00분 내외 (쉬는 시간 포함 )
▶걷기난이도 : ★★★☆☆(무난해요)
▶걷는 경로 (단위 km) : 중현하나로마트 ←2.3→ 우물 ←1.6→ 백년고개 ←3.2→ 고현 ←3.2→ 이순신순국공원 ←3.5→ 월곡 ←2.8→ 노량선착장
노량선착장에서 이순신호국길을 따라 바다길을 바다를 보며 생선을 다듬고 해산물을 다듬는 상인들을 보며 해안선을 보며 걷는다. 세 시경 바다건너의 육지에서 산업의 힘인 연기가 시선을끌고 나는 해산선을 따라 길도 보고 산도 보고 건너편의 산업단지와 갈매기 새떼도 보며 멀어져가며 남해대교를 장난감의 크기로 줄어들 때 까지 걷는다. 추위에도 바다내음은 싱그럽다. 해안가의 밭에는 푸르게 마늘이 자라고 있다. 세시 반경 산길로 접어든다. 임도에 하얀 화강암으로 계단이 만들어져 있는 데 길이 만들어진지 얼마되지 않은 듯하다. 임도길을 따라 다음 마을의 바다를 만난다. 아마 차면리 임도에서 조금씩 고도를 높여서 건너편의 다른 도시가 보인다. 고도가 높은 정점에서 아래로 내려오면서 보여지는 야산의 건조함과 건너편의 공업도시인 여수 광양의 위압감을 바다가 잘 섞어주는 것 같다. 산쪽에 가까운 밭과 작은 섬과 해안선이 아름다움을 보며 월곡을 지나 4시 20분경 이순신호국공원의 거대한 벽화와 이순신 장군의 동상과 거북선의 조형물을 보며 차도를 따라 걸으며 오른쪽에 고려대장경 판각지 남해 관음포의 문화재현 조형물을 접하며 역사의 한 장에 서게 됨이 신기하다.4시 50분 해는 시간에 맞추어 어김 없이 하늘에서 멀어져 가며 오묘한 빛깔을 남기면 넘어 간다. 밭길을 따라 걷고 해안선을 걸으며 구름이 물들어가는 모습을 나그네의 마음으로 바라보면 서글프게도 다가온다. 차도 옆 산책로에는 끝없이 가로등이 쭉 펼쳐진다. 하천가의 얼음으로 굳어진 모습은 해질녁 더 춥게 다가온다. 5시 관세음길의 표지에 붙은 파란색 남파랑길의 역방향 화살표따라 고현 삼거리에 도착했다. 남해 정지석탑이 있기에 이 곳을 탑리라고 하는가 보다. 시간도 어두워 질 것 같아 가는 길을 멈추고 고현의 대사정류소에서 진교로 나가는 버스를 타고 가는 것으로 오늘의 일정을 접기로 하고 버스를 기다렸다. 남해공용터미널에서 고현 우체국 앞까지 추운 날씨지만 날씨가 맑아 무사히 잘 걸으며 석양의 해가 사라지는 모습을 차창으로 보며 진교에서 환승하여 진주 집으로 일찍 돌아온 날이다. 내일은 고현에서 역으로 또 걸어갈 생각이다.
1월 10일 오전 7시 44분 남해군 고현면 탑동로 47에 다시 섰다. 선원마을길을 따라 포상정자나무 정자가 있는 곳을 ㅈ따라 임도로 오른다. 백련암지와 선원사지터를 따라 오르니 햇살이 제 빛깔을 찾기 시작한다. 8시가 조금 넘었갈 무렵 색감이 아직 깊이감을 준다. 오던 길 뒤 돌아 보면 해와 바다와 산과 마을과 밭들이 한 폭의 풍경화이다. 8시 22분 남해 전 백련암지 터를 지나 높은 임도의 왼쪽 나무들에서는 버섯들이 나무에 빼곡이 붙어 장관을 이룬다. 8시 36분이 지났는데도 푸른 빛이 많이 비치는 낯이다. 바닥에는 아직 녹지 않은 잔설들이 추위를 느끼게 한다. 아직은 장갑을 타고 냉기가 손가락을 아프게 한다. 임도의 길은 조용하다. 시간이 조금씩 흐름에 빛의 파장은 짧아지고 시야는 건너 전남의 도시의 공단의 연기에 눈길이 간다. 남해에 대해 자꾸 생각이 복잡하다. 남해와 전남은 멀게 느껴졌었는데 바다에서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곳에 여수가 있고 광양이 있다. 해저터널을 둔다면 20분 내로 갈 수 있는 곳이란 말이 실감난다. 8시 45분경 야산에서 해안가로 내려오는 길목의 건너편에 공단과 황토밭에 심겨진 마늘잎의 초록이 상큼하다. 냉기를 띤 바람은 두꺼운 패딩과 모자를 꾹 눌러쓰게 만든다. 1 킬로만 더 가면 우물이다. 마을의 숲속 길인 소박한 임도길이다. 건너편에는 다랭이 밭들이 아침의 기운으로 더 높 낮이가 뚜렷하게 보이는 예술품이다. 남해 서면의 밭길과 숲길을 걸으며 조선 시대 학자인 정희보를 모신 사당 운곡사를 지날때는 차도를 걷으며 공간이동을 한다. 9시 20분경 중현마을에 들어섰다. 중현마을은 지대가 조금 높은 곳에 자리 잡고 있다. 내리막 야산의 좁은 길을 따라 쭉 내려가니 중현행정복지센터 앞의 남파랑길 46코스 표지 앞에 서니 9시 반이다. 이곳에서 아침으로 샌드위치를 꺼내고 따뜻한 차도 꺼내어 마시고 갈 길을 살펴본다. 어제 오후 오늘 오전 이순신장군호국의길을 산과 해안과 저 너머의 공업공단의 연기와 함께 남해바람과 마늘 밭과 함께 겨울을 가까이에서 온 몸으로 느끼는 구간에 섰음이 경이롭다. 무엇이 나를 이길에 서게 하는 지 아직 알 수 가 없다.
▶지선 02코스 노량바래길◀(2021.1.9.)
▶총 거리 : 3.2km
▶걷는 시간 : 약 1시간 30분 내외(쉬는 시간 포함 )
▶걷기난이도 : ★★★☆☆(무난해요)
▶걷는 경로 (단위 km) : 노량선착장 ←0.3→ 거북선전시관 ←0.2→ 남해충렬사 ←0.9→ 노량공원 ←0.2→ 산성산탐방로 ←1.5→ 레인보우전망대 ←0.1→ 노량선착장
구두산 목장길을 걷고 원점으로 돌아오는 노량바래길을 천천히 걸었다. 거북선전시관을 지나고 남해충렬사에서 이순신장군에 대한 충성심도 그 자리가 주는 느낌을 받으며 마을길을 따라 노량공원으로 올랐다. 노량공원에서 산성산탐방로길은 오르막 내리막이 있는 산길이다. 이곳에서도 산성산을 오르는 등산로가 눈길을 끈다. 사람들은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점심 겸 간식을 먹고 계단너머의 남해대교도 노량해전에 대한 역사적 설명과 누각들이 보인다. 바다는 푸르고 저 너머 하동에는 하동화력발전소에서 연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
▶15코스 구두산목장길◀(2021.1.9.)
▶총 거리 : 6.6km
▶걷는 시간 : 약 3시간 내외 (쉬는 시간 포함 )
▶걷기난이도 : ★★★★☆(조금힘들어요)
▶걷는 경로 (단위 km) : 노량선착장 ←0.8→ 노량공원 ←0.3→ 구두산임도 ←2.8→ 양떼목장 ←2.7→ 설천면행정복지센터
12시 15코스 구산목장길로 접어 들었다. 설천면복지관에서 양떼목장으로 오르기 위해 임도를 따라 고도를 조금씩 높이며 섬마을을 좀 더 많이 넓게 시야가 확보되고 용강마을 구두산의 갈림길을 지나 임도를 따라 걷는다. 남해의 구두산을 오르기 위해 산꾼들은 산을 찾는가 보다. 구두산으로 오르는 등산로를 외면하고 앞으로 앞으로 임도의 편안한 길을 걷는다. 산길보다 임도가 잔잔하다. 숲이 우거진 임도를 따라 12시 50분 경 남해 양떼목장 양모리 표지가 있는 울타리 안에는 겨울 눈이 쌓인 곳에 양의 조형물이 실감나게 자리잡고 있다. 10만평 편백숲이 자랑인 상상양떼 목장에 오려면 이정표 따라 올라 오라는 안내문이 있다. 평일이고 추운데 승용차들은 계속 올라간다. 난 바래길을 따라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구두산 임도길을 따라 구두산 보광암을 지나 임도길을 따라 걷는다. 추운 날씨지만 몸에서 보온하는 열기로 가만 있을때보다는 추위를 느끼지 않는다. 생각은 걷는 길에만 집중하니 시간과 온도에 둔감하다. 길목에 설치된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찍어본다. 아래위 내의에 검정색 겨울바지 두꺼운 흰색 검정색 등산복티 진달래색 경량패딩 버퍼 산악회 모자 파랑색 배낭
한시 20분경 노량대교가 보이기 시작하고 노량공원이 보인다. 남해대교도 보인다. 노량선착장으로 가기 위해 공원길에서 도로변의 데크길을 따라 선착장으로 내려가는데 벚꽃이 피는 봄날 벚꽃 구경 왔던 길을 걸으니 새롭게 다가온다. 승용차로 지나칠때의 느낌과는 다른 살아 있는 느낌이 좋다. 한시 50분 바래길 표지판앞에 섰다. 구두산의 임도와 편백숲 길이 주변 둘레길을 걸으며 느낄 수 있는 일상과 산행의 중간형태의 트레킹이 좋다.
▶16코스 대국산성길◀ (2021.1.9.)
▶총 거리: 15.9km
▶걷는 시간: 약 7시간00분 내외(쉬는 시간 포함)
▶걷기난이도: ★★★★☆(조금힘들어요)
▶걷는 경로 (단위 km) : 설천면행정복지센터 ←1.9→ 금음산임도 ←3.9→ 대국산성 ←1.0→ 대국산임도 ←3.2→ 해안길 ←3.3→ 이어체험마을 ←2.6→ 남해공용터미널
1월 9일 6시 10분 시내버스를 타고 개양에서 남해로 가는 시외버스를 탔다. 오늘도 아침해는 빛나고 있다. 황홀한 남해 입성이다.
어제 마친 곳까지 가는 것 보다 오늘은 역방향으로 걸어볼 계획이다. 여전히 오른 쪽 다리는 뻐근하고 마뜩찮다. 남해 공용터미널에서 가까운 16코스 대국산성길을 걸을 생각이다.
남해바래길 마지막 구간인데 역방향으로 걷기로 한 것은 어제 앵강다숲에서 멈추었는데 그곳으로 가는 버스 시간을 잘 모르겠기에 바로 길에 접할 수 있는 구간을 걷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8시가 조금 넘어 바래길16코스 표지판 앞에 섰다. 첫날 걸었던 곡내마을 금해정 표지판을 보며 해가 주변을 밝히는 길을 따라 농로를 걷다가 8시 반경 바닷가에서 갯벌과 그 위에 얼어있는 얼음과 자갈이 빚어내는 형상을 새롭게 살펴보고 있는 나를 본다. 해가 바다위에 황금빛으로 투영된다. 바다를 따라 저 너머의 남해의 숲과 산을 죽방렴을 보다가 바다에서 뭍으로 밀려드는 잔잔한 파문의 물결이 소곤소곤 다가온다. 점점 파문이 넓게 바다를 채운다. 물 아래 잘 보이지 않았던 바위들이 물이 빠지면 들어나고 물이 들어오면 물로 덮어지는데 지금이 물이 바위를 덮어가고 있는 순간들이다. 뭍가에는 얼음이 하얗게 이색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고 양떼 목장이 가까이 있는지 양들의 조형물들이 마을 어귀에 세워져 있다. 바다위로 해는 높아지고 바다와 하늘을 황금빛 대칭으로 위 아래를 보게 한다. 9시 쯤 이어체험마을을 지나 자전거 길도 이곳의 길임을 초록색의 두 바퀴 자전거 타는 사람의 조형물이 뚝방에 세워져 있는데 자유로워 보이고 잘 어울린다. 자전거 조형물 건너편의 벽면에는 시화가 그려져 있다. 나태주님의 안부/ 오래/ 보고 싶었다/ 오래/ 만나지 못했다/잘 있노라니/ 그것만/고마웠다 가장 아름다운 선물은 당신입니다 라는 시화가 길을 걸으며 한편의 시를 읽어보는 느낌은 책으로 보는 것과 사뭇 다르다. 9시 반경 동비마을에서 산길로 접어든다. 겨울이 추웠기에 유자는 얼어서 나무에 매달려 있거나 밭이나 길거리에 딩굴고 있다. 얼어도 유자향은 유유히 나는 것 같다. 열시경 고도가 높아지면서 해는 높이 떠오르고 바다는 금빛 융단의 길을 내고 마을은 평화롭게 어울리고 있다. 숲속길을 따라 오르막길을 올라 본다. 음지에는 눈이 쌓여있다. 길이 얼었을 것 같아 발 걸음이 조심 스럽다. 두꺼운 패딩 잠바와 털모자로 무장을 하고 오르막을 올라도 옷을 많이 입었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대국산성 0.6km 화살표가 나온다. 대국산성과 구두산 금음산이 이곳에 있다. 오늘은 대국산성으로 방향을 잡았다. 평상시 같으면 금음산을 올라보아야 하는데 바래길에 충실하기로 했다. 대국산으로 오르는 왼쪽 언덕에는 따뜻한 곳에서 잘 자라는 황칠나무가 심겨져 있다. 시간이 지나면 황칠나무로 이곳이 숲을 이룰 것이다. 산성으로 오르는 길은 미끄러지지 않게 바닥재가 잘 깔려져 있다. 설천면 진목리와 비란리 고현면 남치리에 걸쳐 있는 해발 375m 의 대국산의 정상에 돌로 쌓은 성이라고 한다. 이곳에서는 전설이 있고 남해를 쪽 살펴볼 수 있는 조망이 으뜸이다. 봄이면 이곳의 벚나무는 멋지게 꽃을 피우기에 봄에도 오면 좋다고 산불감시요원이 안내해 준다. 산성을 한 바퀴 쭉 돌아 다시 왔던 길을 내려오는데 젊은 아빠와 아이가 썰매를 탈려하고 있다. 아이의 헬멧이 페즐이다. 아빠가 예전에 암벽을 했음을 헬멧으로 보여진다. 서울에서 왔다며 헤맑게 웃는다. 용강 금음리 방향으로 임도를 따라 걷는 길은 평안하다. 이제 바다가 산보다 가깝게 내려왔다. 12시가 되어 간다. 틈틈이 사탕 감말랭이 비스킷과 따뜻한 물과 동치미 국물을 먹었다.
마을으로 들어서자 시비들이 눈에 보인다. 마을길을 따라 설천면 보건소를 지나고 설천중학교 정문을 지난다. 설천중학교 운동장은 파란 잔디이다. 12시에 바래길 표지판 앞에 섰다. 표지판 앞에 배낭을 모델로 한 컷하고 대국산성길을 마무리 했다. 이어길의 해안길과 대국산성 금음산 임도길이 남해를 깊이있게 느끼게 한 구간이다.
낮아졌다. 지나온 길이나 빛나는 바다는 눈길을 자꾸자꾸 잡아 당긴다.
6일간 집에서 대중교통으로 왔다갔다하며 바람과 햇살과 나무와 산길 마을길을 따라 남해의 마늘과 시금치 유자 생선말림 항구 어구들과 모래사장 고사리 갈대 갯벌과 바다 파도 해맞이와 해넘이 다랭이 밭과 점점 사라진다는 덤벙을 만나고 추운 바람과 길이 주는 긴장감에서 맑아지는 따뜻한 마음이 있다. 낯선 곳에서 집으로 오기 위해 남해버스 운행정보를 잘 몰라 걱정과 두려움을 느끼고 배낭 속에 든 한조각의 과자와 사탕한알 따뜻한 물 한잔의 위안과 햇살 음지의 오싹함을 온몸으로 느꼈다. 지역에 계시는 분이 가르켜 주는 친절과 자연 그래로의 여여함이 평화롭게 했고 마을 뒷산의 임도길은 고저녁함과 안아주는 포근함을 주었다. 남해버스 기사분들의 경상도식 친절함도 정겹기만 하다. 추위에 얼어버린 오른쪽 종아리는 퉁퉁 붓고 뻐근했지만 걷는 길에 큰 부담을 주지는 않았지만 고맙고 대견하다는 생각으로 쓰담쓰담하게 한다. 제 각기 다른 바래길 코스는 특색이 있고 주제가 있었다. 길에서 겨울이고 바이러스로 사람들은 거의 없었고 만나기도 쉽지 않았다. 어떤 구간은 단 한사람도 만난 적 없었지만 심심하거나 무료하지는 않았다. 길의 변화와 햇빛과 바람과 구름과 하늘 마을의 지붕 색과 바다내음 바위와 자갈과 돌들 해안의 모래사장 밀물과 썰물, 얼음과 눈 쌓임과 오르막 내리막 임도 낙엽길 미국 독일마을의 상업성도 남해에서는 어울린다.
남해를 여러번 찾았지만 두발로 걸으면서 느끼고 알아가는 것의 가치를 실감한 바래길 걷기였다.
바래길을 마치고 나는 뿌듯함이 나를 기분 좋게 멋지게 가꾸어 주는 것 같아 자랑스럽다.
바래오시다길, 비자림해풍길, 동대만길, 고사리밭길, 말발굽길, 죽방멸치길, 화전별곡길,섬노래길, 구운몽길,앵강다숲길,다랭이지갯길, 임진성길, 바다노을길, 이순신호국길, 구두산목장길,대국산성길이 본선 지선으로 읍내바래길, 노량바래길, 금산바래길 총 19구간
바래길안내
010.5221.3473
055.863.8778
하동47 노량남해대교교차로-하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