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역 화단을 이끌어온 거장들의 작품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전북미술의 큰 바탕’전이 26일부터 10월 12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시장에서 개최된다. 1차 전시는 26일부터 10월 2일까지 메인홀과 1실, 2차 전시는 10월 8일부터 10월 12일까지 2실에서 계속.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최하고 한국소리문화의전당과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전주세계소리축제 등이 공동 주관하는 이번 행사는 미술을 통해 지역의 자연경관과 생태환경, 인문역사의 비전과 발전상을 따라가보고, 전북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조명해보는 소통의 시간이다.
이번 전시는 2014 지역 문예회관 전시활성화 사업의 일환. 지역을 대표하는 원로, 중견 이상의 역량 있는 작가들을 선정해 대형 작품의 제작과 전시를 지원함으로써 지역 문화의 문예사적 콘텐츠 구축에 힘을 보태는 남다른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지난 2004년과 2005년에 전북 현대미술의 역사를 정리해보는 ‘전북 현대미술 다시읽기’기획전을 진행한 바 있는 소리전당이 오랜만에 지역미술사를 보듬는 기획전을 펼쳐보인다는 점에서도 주목되는 전시다.
소리전당은 이번 전시를 통해 지역화단의 발전을 이끌어온 작가들의 노고에 경의를 표하는 한편, 차세대 지역문화 계승자들에게는 신선한 충격과 동기를 부여하고자 한다고 의미를 강조했다. 향후, 이 같은 기획전의 폭을 넓혀 공연 뿐 아니라 전시 기획에 있어서도 지원을 지속할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그 첫 번째 기획 초대전은 ‘한얼! 전북미술의 큰 바탕’을 주제로 삼았다. 이번 전시에는 고상준, 김문철, 김학곤, 류재현, 박남재, 박민평, 박천복, 양만호, 오무균, 유휴열, 이종만, 이형구, 조헌 등 총 13명의 작가들을 초대, 각 5점 이상의 작품을 선보인다.
▲ 이종만 작
평생을 지역 화단을 지킨 대표적인 원로 박남재, 박민평. 일찍부터 고향산천에 대한 애정을 담아낸 화폭 가득 흐르는 창작의 열정은 후배들에게 여전히 귀감이 되고 있다. 자연의 생동성을 살린 깊은 색채와 순수한 터전, 그리고 현실세계와 다른 신비적인 요소가 두드러지는 이미지까지…. 군더더기 없는 원로의 붓질은 삶의 깊이를 보여준다.
각자 다른 공간에서 다른 형식과 내용으로 독특한 미학세계를 세워온 중견 작가들 또한 치열한 예술혼으로 지역 미술의 한 축을 이뤄낸 작가군이다.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실험적이고 현대적인 어법부터 지역적 향토성을 담고 있는 서정적인 구상회화까지 한바탕 축제를 펼친다.
조헌 작가는 “제가 그림을 시작할 때 이미 명성이 높았던 대단한 선배들이 함께하는 자리에 제가 끼어도 되는 것인가 많은 고민이 들었지만, 선생님들의 작품을 보고 공부하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에서 참여하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고, 박민평 작가는 “이와 같은 좋은 기획에 함께 참여할 수 있어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이번 전시를 계기로 앞으로도 지역 화단에 좋은 일이 이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미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