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증(證)을 논(論)하다
해수(咳嗽) 일증(一證)에 대하여 제가(諸家)들이 세운 논(論)들을 살펴보면 매우 번잡(:繁)하여 모두 그 요점(要)을 얻을 수 없다. 따라서 후인(後人)들이 임증(臨證)할 때 무엇을 따라야 할지를 대부분 모르므로 치료(治)를 하여도 효과(效)를 보기가 어려우니라.
내가 보건대, 해수(咳嗽)의 요점(要)에는 단지 두 가지 증(證)에 있다.
두 가지 증(證)이란 무엇인가?
하나는 외감(外感)이고, 하나는 내상(內傷)이니, 이것이 전부이다.
외감(外感)의 해(咳)는 반드시 피모(皮毛)로부터 들어가느니라. 피모(皮毛)는 폐(肺)의 합(合)이니, 외사(外邪)가 이를 침습(襲)하면 반드시 먼저 폐(肺)에 들어가고, 오래도록 낫지 않으면 반드시 폐(肺)에서부터 오장(五藏)으로 전(傳)한다.
내상(內傷)의 수(嗽)는 반드시 음분(陰分)에서 기(起)한다. 폐(肺)는 조금(燥金)에 속(屬)하고, 수(水)의 모(母)이다. 음(陰)이 하(下)에서 손(損)하면 양(陽)이 상(上)에서 고(孤: 외롭다)하여, 수후(水涸) 금고(金枯)하게 된다. 폐(肺)는 조(燥)를 고(苦: 괴로워하다)하니, 폐(肺)가 조(燥 <-躁)하면 양(癢)하고, 양(癢)하면 해(咳)가 그치지 않다.
결국 해증(咳證)이 비록 많지만 폐(肺)의 병(病)이 아님이 없고, 폐(肺)의 병(病)은 이 두 가지가 아닌 경우가 없다.
이 두 가지 중에서 당연히 음양(陰陽)을 변별(辨)하고 당연히 허실(虛實)을 구분(:分)하여야 할 것이다.
외감(外感)의 해(咳)는 양(陽)의 사기(邪)이고, 양(陽)의 사기(邪)가 외(外)로부터 들어간 것이므로 그 치료(治)는 마땅히 신온(辛溫)으로 하여야 한다. 사기(邪)가 온(溫)하게 되면 저절로 산(散)한다.
내상(內傷)의 해(咳)는 음(陰)의 병(病)이고, 음(陰)의 기(氣)가 내(內)에서 상(傷)한 것이므로 그 치료(治)는 마땅히 감평(甘平)으로 양음(養陰)하여야 한다. 음(陰)의 기(氣)가 회복(復)되면 수(嗽)는 저절로 나으니라.
그런데 외감(外感)의 사기(邪)는 대부분 유여(有餘)하지만, 만약 실(實) 중에 허(虛)가 있다면 마땅히 보(補)를 겸하면서 산(散)하여야 한다.
또 내상(內傷)의 병(病)은 대부분 부족(不足)하지만, 만약 허(虛) 중에 실(實)을 협(挾)한다면 또한 마땅히 청(淸)을 겸하여 윤(潤)하게 하여야 한다.
대체로 해수(咳嗽)의 원인은 이를 벗어나지 않으니, 여기서 구(求)하면 그 본(本)을 얻을 수 있다. 그 본(本)을 얻으면 치료(治)에 응수(應手)하지 않음이 없다.
소씨(巢氏)의 십해증(十咳證), 진씨(陳氏)의 삼인증(三因證) 등이 있긴 하지만, 이들은 괜히 사람의 심목(心目)만 난잡(亂)하게 하기만 하고 (근본에) 닿지(:際) 못한다. 이에 유의(:留心)할 자들은 그러한 의미(意)를 깊이(:熟) 음미(:味)하여야 한다.
一. 경(經)에 이르기를 "폐(肺)는 사람으로 하여금 해(咳)하게 한다.", "오장육부(五藏六府)는 모두 사람을 해(咳)하게 하니 유독 폐(肺)만 그러한 것이 아니다.", "피모(皮毛)가 먼저 사기(邪氣)를 받으니, 사기(邪氣)는 그 합(合)으로 간다.", "오장(五藏)은 각자 그 시(時)에 병(病)을 받으니, 그 시(時)가 아니면 전(傳)하여 준다." 하였다.
그렇다면 오장(五藏)의 해(咳)는 폐(肺)가 전(傳)하므로 말미암았으니, 폐(肺)가 주(主)된 장(臟)이고 오장(五臟)은 겸(兼)하는 것이다.
따라서 오장육부(五臟六腑)에도 각기 그 증(證)이 있으니, 그러한 겸증(兼證)을 변(辨)하여야 한다. 겸증(兼證)이 있다면 또한 당연히 겸치(兼治)가 있다. 그러나 비록 겸치(兼治)가 있더라도 폐(肺)를 주(主)로 하지 않음이 없으니, 이는 실로 확고(:固然)한 것이다.
그런데 나는 이러한 설(說)이 있어도 '외감(外感)의 해(咳)와 내상(內傷)의 해(咳)는 그 근본(本)한 바가 부동(不同)하고 치료(治)하는 바도 또한 서로 다르다.' 고 말한다.
외감(外感)의 해(咳)는 그 유래(:來)가 폐(肺)에 있으므로 반드시 폐(肺)에서부터 장(臟)에 급(及)하니, 폐(肺)가 본(本)이 되고 장(臟)은 표(標)가 된다.
내상(內傷)의 해(咳)는 먼저 장(臟)을 상(傷)함으로부터 인하므로, 반드시 장(臟)에서부터 폐(肺)에 급(及)하니, 장(臟)이 본(本)이 되고 폐(肺)는 표(標)가 된다.
내상(內傷)을 치료(治)할 때 장(臟)의 치료(治)를 모르고 다만 폐(肺)만 치료(治)한다면 진음(眞陰)이 무엇으로 말미암아 회복(復)되겠는가? 음(陰)이 회복(復)되지 않으면 해(咳)는 결국 낫지 않다.
외감(外感)을 치료(治)할 때 양(陽)의 치료(治)를 모르고 함부로 음(陰)을 치료(治)한다면 사기(邪氣)가 무엇으로 말미암아 풀리겠는가? 사기(邪氣)가 풀리지 않으면 해(咳)는 결국 편안(:寧)하지 못하게 된다.
경(經)에 이르기를 "병(病)을 치료(治)하려면 반드시 그 근본(本)을 구(求)하여야 한다." 하였는데, 어째서 요즘 사람들은 이를 살피지 않는 것인가?
一. 노풍증(勞風證)
내경([內經]) 평열병론(<評熱病論>)에 이르기를 "노풍(勞風)은 폐하(肺下)에서 발생(:法)하니, 병(病)이 되면 사람은 강상(强上) 명시(冥視)하고 타(唾)가 체(涕)와 같이 출(出)하며 오풍(惡風)하면서 진한(振寒)한다. 이것은 노풍(勞風)의 병(病)이다. 거양(巨陽)이 정(精)을 인(引)하면 3일, 중년(中年)이면 5일, 부정(不精)하면 7일에 해(咳)하면서 청황(靑黃)의 체(涕)가 출(出)하니, 그 상(狀)이 농(膿)과 같고 그 대(大)는 탄환(彈丸)과 같으며 구중(口中)이나 비중(鼻中)에서 출(出)한다. 출(出)하지 않으면 폐(肺)를 상(傷)하니 폐(肺)를 상(傷)하면 사(死)한다." 하였다.
내가 생각하건대, 이 노풍(勞風)의 증(證)은 곧 노력(勞力) 상풍(傷風)의 증(證)이다. 사람이 노(勞)하면 반드시 모규(毛竅)가 개(開)하여 한액(汗液)이 설(泄)하니, 따라서 풍사(風邪)가 쉽게 들어가느니라. 요즘 사람들이 앓는 상풍(傷風)에는 대부분 이러한 증(證)이 있다. 따라서 경(輕)하면 단지 3~4일, 중(重)하면 5~7일에 반드시 해(咳)하면서 눈물(:涕)과 같은 (모양을 가진) 탁(濁)한 담(痰)을 출(出)하면서 나으니, 이는 곧 노풍(勞風)의 속(屬)이다. 이를 단지 외감(外感)의 법(法)으로 치료(治)하면 낫지 않음이 없다.
노(勞)가 심(甚)하여 내(內)로 그 정(精)을 요(搖)하거나 외(外)로 그 형(形)을 노(勞)하여 노상(勞傷)이 심(甚)하면 정혈(精血)이 반드시 휴(虧)하기 때문에, 사기(邪)가 산(散)할 수 없고 담(痰)이 출(出)할 수 없음이 있다. 이는 곧 노손(勞損) 건수(乾嗽)의 류(類)이니, 대부분 치료(治)할 수 없다.
一. 외감(外感)에도 수(嗽)가 있고 내상(內傷)에도 수(嗽)가 있다. 일실(一實) 일허(一虛)하므로 치료(治)하려면 마땅히 이를 변(辨)하여야 한다.
외감(外感)의 수(嗽)는 반드시 우연히 풍한(風寒)을 받음으로 인하므로 한열(寒熱)하거나 기급(氣急)하거나 비색(鼻塞) 성중(聲重)하고 두통(頭痛) 토담(吐痰)한다. 사기(邪)가 경(輕)하면 맥(脈)이 화완(和緩)하고, 사기(邪)가 심(甚)하면 맥(脈)이 현홍(弦洪)하고 미삭(微數)한다. 단지 평소에 적노(積勞) 허손(虛損) 등의 증(證)이 없었으면서 갑자기 해수(咳嗽)하면 곧 외감(外感)의 증(證)이다.
내상(內傷)의 수(嗽)는 그 병(病)이 점차(:漸) 오는 것이니, 주색(酒色)으로 인하거나 노상(勞傷)으로 인하고, 반드시 먼저 미(微)하게 수(嗽)하다가 날로 점차 심(甚)하게 된다. 그 증(證)은 야열(夜熱) 조열(潮熱)하거나 형용(形容)이 수감(瘦減)하거나 양권(兩顴)이 항상 적(赤)하거나 기단(氣短) 후건(喉乾)하고, 그 맥(脈)은 경(輕)하면 반드시 미삭(微數)하고, 중(重)하면 반드시 세삭(細數) 현긴(弦緊)한다.
외감(外感)의 수(嗽)는 폭(暴)하게 오고 내상(內傷)의 수(嗽)는 서(徐)하게 온다.
외감(外感)의 수(嗽)는 한사(寒邪)로 인하고 내상(內傷)의 수(嗽)는 음허(陰虛)로 인한다.
외감(外感)의 수(嗽)는 온(溫)할 수 있고 산(散)할 수 있으니 그 치료(治)가 쉽고, 내상(內傷)의 수(嗽)는 마땅히 보(補)하여야 하고 마땅히 화(和)하여야 하니 그 치료(治)가 어려우니라.
이것들이 실제의 변(辨)이다.
그런데 혹 맥증(脈證)이 평소 약(弱)하다가 갑자기 외감(外感)을 병(病)하는 경우가 있고, 형체(形體)가 평소 강(强)하다가 내상(內傷)의 병(病)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
이 중에서 의사(疑似)하면 단지 병인(病因)과 맥색(脈色)을 자세히 살펴야 하니, 권(權: 저울질)을 더하면 저절로 메아리(:聲)가 응(應)하는 것과 같이 증험(:證)할 수 있다.
만약 그 진실(眞)을 알지 못하고 그 치료(治)를 잘못(:謬)하게 되면 길흉(吉凶)이 관계(係)한 바가 적지(:淺) 않으니, 마땅히 이에 매우 신중(愼)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