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자라면서
함께하는 시간이 점점 어려운데
진해에 근무하는 아들 덕에
군항제 벚꽃놀이를 다녀왔다
일제시대부터 있었다는 벚나무
해방이 되고 모두 캐내려 했으나
제주도에서 가지고 온 것을 알고
잘 가꾸기 시작했다고 한다
3월 말 진해 북원로타리
이순신 장군 동상에 제를 올리다가
벚꽃이 너무 아름다워
1963년부터 벚꽃축제가 시작되었고
2024년 62회를 맞았다
작년에 벚꽃들이 일찍 피어 일주일 앞당겼다는 군항제라서 인지
벚꽃 몽우리들이 피지않고 잔뜩 물이 올랐다
해군사령부 해군사관학교가
군항제 기간에 문을 열어 들어갔다
군항제
- 이원표
봄 햇살 따뜻한 진해
군항제가 열리고 있다
깔끔한 해군사관학교 교정에는
거북선 한 척
벚나무 아래 연인들은 사진 찍기 바쁘고
퇴역 전투함 백두산함의 마스트 앞에서는
숙연하게 고개를 숙인다
바다를 둘러보면
태평양 가는 길이 어디인지
섬들이 가로막아 호수 같다
멀리 옥포만에 정박해 있는 군함들 사이로
연락선 하나 선을 그으며 달려오고 있다
팔뚝만한 바닷고기들이
물을 차고 올라 고요를 깨트린다
싱그러운 봄바람에
축포처럼 펑펑 벚꽃이 터지고 있다
-해군사관학교 연병장에서-
벚꽃 봉우리들이
나무끝에 매달려 늦잠을 자고있다
꽃이 피지 않아도 봄은 오고
군항제는 시작되었다
공설운동장 전야제를 관람하고 나오니
진해시 곳곳에 펼쳐놓은 천막안에
시골 장터 약장수의 시끌시끌한
앰프소리가 흥겨웠다
여좌천 경화역 진해루 등지에
36만 벚나무가 공연하는
벚꽃 향연이 이어질 것이다
만개한 벚꽃이 아니어도
군항제 벚꽃놀이에 흠뻑 취한
봄나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