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말 출근일에 학년, 시수 배당 끝났으니
이제 평가계획 짤 시간~~~!
선생님마다 평가계획 짜는 방식이 다 다르겠지만
저는 요 순서로 고민해보는 것 같습니다 :-)
예시자료)
<이번 학기 '칼림바 연주' 평가기준표>
가. 수행평가 영역 : 칼림바 연주
1) 교육과정 성취 기준
2) 세부 평가 요소 및 수행 수준
평가계획짜는 순서
1. 2015개정교육과정 열어서 성취기준 살펴보기
- 올해는 마지막 2015개정교육과정!(내년부터는 2022개정교육과정)
- 1년 수업동안 최대한 많은 성취기준을 가르칠 수 있도록 수업계획을 짜봅니다.
- 하지만 모든 성취기준을 다 '평가'하는 건 불가능^_^ 합니다.
2. 평가할 영역 정하기
- 내 수업을 듣고 우리 학생들이 어떤 역량을 길렀으면 좋겠는지 생각해봅니다.
ex) "학생들이 나와 1년을 보낸 뒤에는 악보를 보고 읽고 표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독보능력)"
- 목표 도달 정도를 내가 눈으로 보고 관찰할 수 있으려면 "무엇을 평가해봐야할까?" 생각해봅니다.
ex) 악보 보고 노래부르기, 악보 보고 악기 연주하기, 악보 읽고 밑에 리듬꼴 표시하기, 악보 읽고 계이름 쓰기 등을 평가하면 독보능력이 향상되었는지 관찰이 가능해질 것 같다.
👉 저는 독보능력을 평가하기 위해 칼림바를 연주시킬 생각입니다.
3. 평가할 요소 정하기
- 앞에서 정한 영역의 세부적인 평가 요소를 생각해봅니다.
ex) 리듬 읽기 / 계이름 읽기 / ...
미리 악보를 제시하고 연주하게 할 것인지 / 초견하게 할 것인지 / ...
👉 저는 리듬 초견, 계이름 초견, 합주를 평가할 것입니다.
4. 세부적인 수행 수준, 배점 정하기
- "학생이 x의 수행 수준을 보였을 때 y점을 주겠다"는 구체적인 기준을 정해봅니다.
리듬 초견 연주의 수행 수준과 배점
이때, 각 수행 수준들의 배점 간격을 '급간'이라고 하는데, 같은 평가요소 안에서 급간은 동일해야 합니다. ⭐️
리듬 초견 연주의 급간은 2점
👉 저는 수행평가 직전에 4마디의 악보를 제시하고, 초견 연주하도록 할 것입니다. 정확히 연주한 마디 갯수를 세서 위 표와 같이 점수를 줄 생각입니다. 한 번의 연주로 리듬과 계이름을 동시에 모두 채점합니다.
<이번 학기 '칼림바 연주' 평가기준표>
[평가계획 세우면서 스스로에게 질문해보기]
Q. 학생들이 어떤 역량이 길러졌으면 좋겠는가? 수업 및 평가의 목표?
A. 독보 능력의 향상. 주어진 악보를 노래든, 악기로든 연주할 수 있기.
>> 음악 시간이 아니더라도 노래 부르거나 연주하고 싶은 음악이 생겼을 때 악보를 찾아 스스로 즐길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거대한 목표)
Q. 독보 능력을 평가하기 위해 어떤 도구를 사용할 것인가? (ex-노래, 악기, 지필평가.. )
A. 일단 악기 연주. 중학생 때 많이들 연주해보는 쉬운 악기이면서, 우리 학교에 1인 1악기가 가능한 악기를 고민해봤다. 칼림바였다. 또한 '스마트 칼림바'라는 앱을 활용하면 악기가 없더라도 집에서도 연습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중학교에서 배우지 않은 학생들이 많다면 기초부터 가르칠 것이다. 유의할 점은 칼림바는 그저 도구라는 사실이다. 가장 주된 수업의 목표는 독보능력의 향상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 목표를 잊으면, 칼림바 연주에 집착하게 된다.
Q. 무엇을 눈으로 관찰하여 평가할 것인가?
A. 리듬 초견 연주, 계이름 초견 연주, 합주. 처음보는 짧은 악보를 빠르게 독보하여 초견 연주를 할 수 있는지 여부를 확인할 것이다. 초견 능력은 조금 부족하나 악보를 읽을 수는 있고, 충분한 연습을 한다면 연주에 무리가 없는 학생인지 확인하기 위해서 '합주' 요소를 추가한다. 합주는 자유곡으로 평가하며 자신들의 능력에 맞는 곡을 선정하도록 한다. 여럿이서 합주할 때 소리의 어울림을 느끼며 합을 맞추려고 노력하는지의 여부도 평가할 것이다. 혼자 잘 한다고 혼자 빠르게 치고 나가는 학생은 만점을 받을 수 없도록 평가 기준을 세울 것이다. '합주'라는 요소를 통해 의사소통능력, 협동심 등 정의적능력도 평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Q. 그 외 고려할 사항?
- 모둠 점수는 주지 않는다. 같은 모둠이라고 같은 점수를 받지 않는다. 각 학생의 수행 수준에 따라 점수를 부여한다. (학업성적관리 시행지침에도 나와있는 내용)
- 한 마디라도 정확하게 연주한 학생과, 한 마디도 정확하게 연주하지 못한 학생의 점수가 같지 않도록 배점을 다르게 부여한다.
- 한 마디도 정확하게 연주하지 못한 학생과, 수행평가를 포기한 학생의 점수가 같지 않도록 한다.
- 기본 점수 : 평가 요소의 가장 낮은 배점들을 합산한 점수. 영역 만점의 20~40%를 권장한다.
- 수행평가 미참여자 및 장기 결석자 : 기본점수에서 -1점 뺀다.
분석적 채점 기준과 총체적 채점 기준
교과, 수행평가 영역의 특성을 고려해서 선택하면 됩니다. 분석적 채점 기준이 좋냐, 총체적 채점 기준이 좋냐는 질문은 무의미할 것 같습니다. 평가 영역이나 요소 특성에 따라 잘 맞는 채점 기준이 있기 때문입니다. (요즘 추세는 분석적 채점 기준)
음악교과는 교과 특성상 주관적인 채점을 하기 쉬우므로, 어떤 채점 기준을 선택하든 구체적이고 세세하게 기준을 나눠놓기를 추천드립니다.
분석적 채점 기준(루브릭)
- 평가 요소별로 판단하여 각각의 평가 요소에 점수를 부여하고 이를 합산하는 방법
- 장점 : 신뢰도가 높고 피드백이 용이함.
- 유의점 : 급간이 균등하고 다양함. 평가 요소와 수행 수준을 구체적으로 작성해야 함.
총체적 채점 기준
- 평가 요소를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한 번에 점수를 부여하는 방식
- 장점 : 평가가 빠르고 쉬움.
- 유의점 : 중요한 수행 수준, 덜 중요한 수행 수준에 점수를 다르게 부여할 수 없다..!
ex) 합주에서 내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수행 수준은 '소리의 어울림을 느끼며 함께 연주하는 사람과 합을 맞추는가'인데, '바른 자세와 주법으로 연주하는가'와 같은 점수 배점을 갖게 된다. ㅠ 더 세부적으로 나누면 나눌 수 있겠지만... 흐린눈...... 할래요..ㅋㅋㅋㅋㅋㅋ
평가계획을 구체적으로 꼼꼼히 잘 수립해두면 한 학기 수업이 편해집니다. 귀찮다고 대충 세워두면 수행평가할 때 점수 주기도 애매하고 민원도 많이 들어와서 머리가 더 복잡해집니다. 😭 남은 방학, 일주일정도 짧고 굵게 공들여서 2024학년도 1학기도 즐겁고 신나는 수업되시길 바라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