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22일 한밤중에 충청남도 서천시 서천시장에서 대형 화재사고가 발생했다지. 그때가 언제였었나? 제 22대 총선 선거운동이 한창 열기를 더할 때였으니 당연히 국힘당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인 한동훈은 당일 오후 1시에 화재현장에 도착했는데...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전통적으로 충청도는 보수 세력이라고 알려져 왔고 또 현재 충북지사나 충남지사 모두 국힘당 소속이었으니 안심하고 있으려 했는데 막상 시시각각 올라오는 여론조사 결과는 예상과는 딴판이니 한동훈이 부리나케 달려오는 건 당연한 일이었으리라.
하필 눈까지 쉴 새 없이 내리는데 한동훈은 얇은 점퍼 하나 입고 현장에서 영명하신 지도자인 그를 기다리는데 추위는 또 얼마나 심한지...한동훈은 발을 동동 구르며 귀에다 손바닥을 갖다 대기도 하고 입김으로 손을 녹이는 모습이 정말 눈물겨웠다. 그가 뭐라고, 한동훈은 30분이나 한 자리에서 오로지 그를 기다리면서 엄동설한 추위에 오들오들 떨어야 했을까. 지금도 당시의 그 사진을 보면 눈시울이 더워지는 게 그저 공부 열심히 하면서 부모님 말씀 잘 듣던 그 소년이 왜 이렇게 그에게선 발톱 사이에 낀 때만큼도 대접을 받지 못한 건지...
사진을 보자. 그 추위에 떨며 누군가를 기다렸던 한동훈 위원장이 90도로 허리를 꺾으며 인사를 하자 그는 성큼성큼 다가와 오른팔로 어깨 한 번 두들겨 주고 가는 거다. 그런 그의 뒷 꽁무니를 하릴없이 따라가는 한동훈의 모습이 그렇게 나의 가슴을 아프게 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한 위원장의 부모님이 그 모습을 보셨더라면 또 얼마나 가슴이 아프셨을까는 그 부모님 연배인 내가 그런디 그 분들이 오죽하셨을까나...
당당하신 그에게 묻노니, 그대 순망치한(脣亡齒寒)이란 말 모르지는 않을 터...입술이 없으면 이빨이 시리듯 한동훈 위원장이 무너지면 그대 역시 나락(那落)으로 떨어질 수밖에 운명임을 왜 모르는가? 혹여 좌파가 다시 집권한다 하더라도 한동훈 짓밟았으니 면죄부 받은 양 그대 무사하리라 생각하는지...「강철서신」의 김영환님이나 운동권의 전설 주대환님이 겪고 다시는 돌아보지 않은 좌파들은 반드시 사상검증이란 명목으로 자아비판으로 몰고 가서 종국에는 거덜내 버리고 만다는 걸 그만 모르고 있었던 건가?
그대 다시는 한동훈 위원장에게 '사랑하는 후배'니, '뜻을 함께하는 동지(同志)'란 말 따윈 쓰지 마시고...이제 한위원장은 그대와는 돌아오지 않을 강을 건넜을 뿐 아니라 이 나라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이끌어 갈 주인공은 절대 그대가 될 수 없으리란 사실을 잊지 마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