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초에 변화가 있었다. 존재는 변화의 통제다. 무엇이 존재한다는 말은 거기서 변화가 통제되고 있다는 뜻이다. 변화는 밸런스 내부에 감추어져 있다가 모순에 의해 밖으로 튀어나온다. 변화에는 방향성이 있다. 모든 변화는 밸런스를 중심으로 안에서 밖으로 멀어지는 방향으로 일어난다.
돌고 있는 팽이는 멈춘 것처럼 보인다. 변화가 밸런스에 잡혀 계 내부에 숨은 것이다. 변하지 않는 것은 우주 안에 없다. 붙잡힌 변화와 드러난 변화가 있을 뿐이다. 돌고 있는 팽이 두 개가 충돌하면 둘의 거리가 멀어진다. 그것은 드러난 변화다. 이것이 우주 안에서 일어나는 일의 전부다.
변화는 일정한 조건에서 일정하게 일어난다. 변화의 조건을 규명하여 변화의 다음 단계를 예측하는 것이 지식의 출발점이다. 밸런스는 변화를 담는 그릇이다. 우주에 드러난 변화와 숨은 변화가 있을 뿐 그 외에 아무 것도 없다. 이것으로 모두 설명할 수 있다. 인류의 모든 지식을 담아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