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11월 12일(일) / 제 4 회
씬#1 고속도로+버스 안
달리는 고속버스
그 버스 안에 타고 있는 영숙.
영숙 .......(그 의식에)
씬#2 학수 집 앞(회상)
영숙 시선에서 본 정옥 차와 그 차 안의 정옥 모습.
정옥 차 발견하고 모습 숨긴 영숙.
그 시야, 영숙 앞 스쳐 지나는 정옥 차.
그 차 안의 정옥 모습.
그대로 차고 향해 가면서
차고 안으로 들어가 차고 문 닫히기까지의 모습.
지켜보고 있다가 다시 학수 집 앞으로 모습 드러내는 영숙.
영숙 .........(그대로 학수 집 건물 올려다 보며)
씬#3 고속버스 안
영숙 .......(그 의식에)
씬#4 비젼
스치듯 지나가는 차 안의 정옥 모습.
씬#5 고속버스 안
영숙 ........
씬#6 비젼
다시 그 정옥 모습
씬#7 고속 버스 안
영숙 .......(그 위로)
영숙E (분만 막바지 진통)아악...
씬#8 분만실(회상)
화면 가득 서로 붙잡고 있는 두 여자의 손.
(제1회 씬#1 프롤로그에서 보여줬던) 그 위로
E 영숙의 그 비명같은 신음소리 연결되면서
그 고통 이기려고 더 힘주어 잡는 두 손.
이윽고 두 손의 주인공 모습 드러나면
분만대에 누워 해산의 진통으로 고통스러워하는 영숙과
그 곁에서 영숙의 고통 덜어주려고 있는
힘 다해 손 붙잡아주고 있는 정옥이다.
두 사람 모두 이십 여 년 전의 이,삼십 대 젊은 모습.
영숙 (죽을 힘 다해 진통 계속하면)
정옥 됐어요, 조금만 더..조금만 더 힘내요.
그 정옥 얼굴 역시,이미 땀으로 범벅돼 해산의 진통 못지 않다.
영숙 아악!
어느 순간, 그 비명의 정점에서
E 아이 울음소리 들리고
탈진해 눈감는 영숙.
그 영숙 위로
정옥E 고생 많았어요, 아들이에요.
영숙 (그 소리에 간신히 실눈 뜨면)
포커스 아웃된 화면으로 신생아 안고 있는 정옥 모습.
흐릿하게 보인다.
영숙 (간신히 입 떨어지는)아들..맞아요?
정옥 (좀 흥분된)그래요.아들이에요.봐요.
신생아,보여주지만 꺼져가는 영숙의 의식에서 역시 흐릿하다.
순간 다시 진통 느끼는 영숙.
영숙 아아.. (새로운 진통 시작하는 데서)
씬#9 고속버스 안
영숙 ........
씬#10 학교 실내 농구장
농구 연습하고 있는 경빈.
민첩하게 움직이는 경빈 모습 잡아서
경빈 (골인시키면)
씬#11 학수 주방
펄펄 끓고 있는 곰국 냄비.
정옥 (국자로 휘젓는데)
서씨 (들어오며) 무,다시마도 넣었네?
정옥 (돌아보고)네, 좀 전예요.
서씨 어디 보자우. (하면서 냄비로 오면)
정옥 (비켜주며) 간장 양념 준비할까요?
서씨 (국자로 고기 체크하고서)아직 더 기둘려야겠다. 빈이 오늘
늦다구는 안 했네?
정옥 특별히 늦는다는 얘긴 없었는데 모르겠네요. 전화해볼까요?
서씨 기래, 별일 없으면 빨리 들어오라구 하라우.쓸데없이 밖에서
시간 보내다 때놓치지 말구서리.
정옥 네.
씬#12 학교 실내 농구장
경빈 (탈썩,주저앉으면)
지성 (음료수 건네며) 짜식 오늘 펄펄나는데?
경빈 (받아서)임마,괜히 마이클 조단이냐? 너 핸드폰 갖고 있어?
지성 어,여기.(주면)초당 천 원 알지? 용건만 간단히다.
경빈 짜식,쫀쫀하긴.(받아서 한쪽으로 돌아서서 보라한테 메시지
남기는) 나다. 공연 잘 보고 있냐? 너 혼자 보내놓고 마음이
영 꿀해서 그런지경기도 영 안 풀리고 기분이 완전 떡이다
야. 이럴 줄 알았으면 연습 제끼고 니 말 듣는 건데. 지금이
라도 너한테 달려가고 싶지만 대신 쪽! 무슨 소린 줄알지?
지성 (저쪽에서)경빈아,시작해!
경빈 (전화와는 달리 경쾌하게) 오케이!(하면서 날렵하게 일어나
면)
씬#13 모텔 근처길(해질녁)
완전한 어둠은 아닌 어둑어둑해지는 시간쯤.
시선 떨구고 걸어오고 있는 영숙.
생각 복잡하고 많다.
영숙 (시선들어 보면)
저 만큼에 모텔 건물.
걸음 멈추는 영숙.
영숙 ......(그대로 망연히 서있는 위로)
찬미E (기막혀)말도 안돼.
씬#14 승리 거실(밤)
짐 빠져나가고 휑하니 비어있는 거실
찬미 (막 둘러보고 있는 중이다)어떻게 이럴 수가 있니?
승리 (담담해져)앉아. 지붕까진 안 떼갔으니까.
찬미 사람이 살고 있는데 이건 너무하잖아?
승리 이 아파트도 곧 경매 들어갈 거래.
찬미 ? 그럼 어떡하니 너.
승리 (짐짓 가볍게)어떡하긴,거리로 쫓겨나가기밖에 더 해? 노승리,
노숙자되는 거지 뭐.
찬미 ......(더 할 말 없다)
승리 안 앉아?
찬미 (비로소 앉으며)그래, 집 걱정은 하지마. 나하구 같이 있음 되
잖아. 어차피 오빠도 집에 안 들어오는데..오빠 방 니가 써.
승리 (피식,웃고서)그러다 오빠 들어오면 어떡하구?
찬미 그땐 나하구 같이 자면 되잖아.
승리 그 콧구멍만한 방에서?
찬미 니가 지금 찬밥 더운밥 가릴 때야? 얘가 주제를 모르네?
승리 (피식,웃고서)그래,찬미야,나 참 무딘가 봐. 왜 이렇게 실감이
안나니?
찬미 .....?
승리 이게 다 꿈같아. 굉장히 나쁜 꿈..근데..절대 안 깨는 거 있지?
찬미 .......
승리 깨고 싶어 죽겠는데..깨기만 하면..난 예전 그대롤 거 같은데..
엄마하구 내 생일 선물 사기로 약속한 그날, 그 시간으로 돌
아가 있을 것 같은데. 절 대 안 깨. 찬미야, 이게 진짜 꿈은
아닐까?
찬미 .......
승리 꿈이 아니면 어떻게 나한테 이런 일이 생기니..너무 황당하잖
아.
찬미 승리야, 나 오빠하구 연락됐어.
승리 ...?
찬미 내가 얘기한대로 ..그렇게 해보면 어떻겠니?
승리 ........
찬미 오빠...정말 사람 전문으로 찾아다닌 적 많아. 어디 숨어있는
지 자기네들끼리 점조직처럼 쫙 깔려서..
승리 찬미야.
찬미 그렇게 하자.우리 오빠 뻥 쎄구 믿을만한 덴 별로 없는 사람
이지만 니 일이라면..발 벗고 나설 거야. 어떻게든 엄마 찾아
낼 지 몰라.
승리 찾아서 뭐하게?
찬미 ?
승리 딸 버리고 남자하구 눈맞아 도망간 우리엄마..찾아서 뭐하라
구?
찬미 .......
승리 그것도 차곡차곡 미리 회사 공금까지 챙겨서 작정하고 떠난
엄만데.. 나 이렇게 거리로 쫓겨날 것 뻔히 알면서..생일선물
사주겠다구 거짓약속해놓구..그러구 도망간 엄만데..나더러 그
런 엄말 찾으라구? (고개 저으며)찬미야,나 그렇게 착한 애
아니야.우리엄마가 나 버렸음..나도 엄마 버릴 수 있어..그 엄
마에 그 딸 아니니?
찬미 승리야..
승리 (눈물 훔치며)짜증난다, 눈물은 왜 자꾸 나오니.
찬미 (같이 눈물 글썽해져서)그래..그럼 그 얘긴 더 안 할께 우리
저녁 먹으러나 가자.오빠가 너 데리구 나오래. 맛있는 거 사
준다구.
승리 (눈물 훔쳐내면서 애써 웃으며) 오빠가 맛있는 거 사준다구
함 나 또 거절 못하지.
씬#15 태성 카센터 입구
수철 (차 세워두고서 담배 태우고 있는데)
태성 (안에서 나오는)형.
수철 (보고)임마, 넌 지금 일이 손에 잡히냐?
태성 왜?
수철 승리엄마 토낀 거 너 몰라?
태성 형, 그거 어떻게 알았어?
수철 임마, 내가 모르는 게 어딨냐? 이 구미 바닥이 다 내 손안에
있는데.
태성 찬미한테 들었어?
수철 누구한테 듣든, 승리, 지 엄마 어디로 날라 죽을 맛인데 니가
지금 니 밥그릇이나 챙기고 있을 군번이나 쨔샤? 너 그러구
도 승리 좋아한다고 나불댈래?
태성 왜 그래,형. 나도 속상해 죽겠는데. 아까 승리한테 갔더니 집
안을 홀랑 까뒤집어 살림살이까지 아주 동을 냈드라구.
수철 누가?
태성 누구겠어? 승리엄마, 그냥 도망간 거 아니잖아. 그 동안 횡령
한 회사공금에 사기당한 계약자들도 쫙 깔린 모양이든데.
수철 승리엄마도 정말 못 말린다. 살만하면 한번씩 왜 그러냐?
태성 누가 아니래. 그전엔 곗돈 날려 하루아침에 알거지 신세됐다
가 또 살만한가 했더니 빚보증 잘못 서 살던 집까지 들어먹
었지,이제 또 허리 펴나 했더니 이렇게 사고쳐. 승리 걔,대학
못 가고 공장에 주저앉은 것도 다 지 엄마 때문인데.
수철 임마, 승리 대학 포기하고 공장에 주저앉힌 건 승리엄마한테
니가 넙죽 절할 일이지. 제대로 대학갔으면 너같은 차돌이하
고 놀아줫겠냐?
태성 진짜 승리 지금 장난 아냐 형.
수철 나두 알아. 승리도 하늘 아래 핏줄이라곤 지엄마하고 단둘인
앤데 오죽하겠냐.하늘 무너질 일이지.그래서 찬미는 나더러
승리엄마 좀 찾아줬으면 했는데 승리가 결사 반대랜다.
태성 그러구도 남을 애지. 걔가 얼마나 악발인데. 아까 나더러 그
러던데.지엄마 절대 용서 못한다구.
수철 나래도 나 버리고 간 엄만 용서 못하겠다.
태성 근데 형, 승리엄마 찾자면 찾을 수는 있어?
수철 글쎄, 뭐..여기저기 쑤셔보면 알아볼 방법은 있겠지만 작정하
고 토낀 사람을 찾기야 그리 쉽겠냐. 그리고 내가 또 요즘 노
는 물이 다르잖냐.그나저나 찬미한테 승리 불러내서 같이 저
녁 먹기로 했다.너도 끼고 싶으면 껴라.
태성 그래? 언제?
수철 찬미가 승리 만나서 연락하기로 했어.
태성 좋아,근데 승리 걔 잘 안 나오려고 할텐데.
수철 이 오빠가 저녁 사준다는데 지가 안 나와?
태성 형이 쏘는 거야?
수철 임마,그럼 이 공수철이 동생들한테 얻어먹겠냐? 쏘긴 내가 확
실하게 쏠테니까 너 돈이나 좀 빌려주라.
태성 ?
수철 임마,이자쳐 갚으께.
태성 얼마나?
수철 승리 위로차원이니까 저녁도 거하게 먹어야 되고, 이차는 승
리 기분전환시킬겸 나이트 정도는 뛰어야지 않겠냐? 그럼 계
산이..(하는데)
태성 (만원권 두장에 천원군 몇장 섞여 내밀며)나 이거 밖에 없는
데?
수철 ? 그게 얼만데?
태성 (세어보고)이만 사천원.
수철 너 지금 장난하냐?
태성 월급날이 낼모레라서 다 썼지.
수철 카드는?
태성 내가 카드가 어디 있어? 신용불량인데.
수철 ??(한심한데)야,그럼 가불도 안되냐?
태성 이 시간에 안되지.삼촌 벌써 퇴근했는데.
수철 어디다 꼬불쳐둔 비상금 없어?
태성 나 그런 거 안 키워.내가 비상걸려 돈 쓸일이 어딨어.
수철 짜식..(하는데)
E 핸드폰
수철 (받고서)여보세요?
행자F 자기야, 지금 어디 있어?
수철 어어,비지니스 중이라 지금 좀 바쁜데 왜?
태성 ?
씬#16 행자 방(밤)
행자 (통화,화장하며)저녁 먹으러 안 와? 나 곧 출근하는데.
수철 F 야, 넌 나 없으면 밥도 못 먹냐?
행자 일부러 시장까지 가서 물 좋은 걸루 골라서 자기 좋아하는
조기 매운탕 끓여놨단 말이야.
그 등뒤로 매운탕 놓인 밥상 보이고
씬#17 당구장(밤)
수철 (핸드폰)그래서 중요한 비즈니스 팽개치고 매운탕 먹으러 달
려가리? 끊어! (끊어버리면)
태성 행자야?
수철 얌마,형수님한테 행자가 뭐냐?
태성 왜 그래, 행자하고 난 소꿉장난 시절에 벌써 여보당신 했는
데.
수철 쬐그만 것들이 대가리만 까져서..(하는데)
태성 형, 행자 있네.
수철 뭐?
태성 행자한테 좀 꿔봐.
수철 쨔샤, 쪽팔리게 행자한테 어떻게 손을 벌려?
태성 그럼 그냥 이걸로 승리 찬미 불러내서 자장면으로 때우던지.
수철 ....?
태성 어차피 주머니돈이 쌈짓돈 아닌가..(일부러 중얼거리는)
수철 임마,넌 사내자식이 전재산이 이만 삼천원이 뭐냐?
태성 그러는 형은 이거라도 있냐?
수철 으휴,짠돌이 자식.(하면서 차에 타면)
태성 그럼 오늘 저녁 메뉴는 그냥 자짱면으로 해?
수철 들어가서 빨리 차나 고쳐 임마.
태성 연락해,기다릴게!
수철 (차,붕하고 출발해 떠나면)
태성 (작업복 안에 입은 셔츠 포켓 깊숙히에서 수표 한 장 꺼내
훅,입바람 불며) 호랑이한테 개를 꿔주지,내 비상금을 형한테
왜 꿔주냐?
씬#18 단란주점 안
입술에 빨간 립스틱 바르고 있는 아가씨.
그때 입구에서 수철 들어온다.
아가씨 어서 오세요!
수철 (둘러본다)
아가씨 혼자 오셨어요?
수철 행자 아직 안 나왔습니까?
아가씨 미스신이요? 아직 출근 안 했는데.어떻게 오셨는데요?
수철 예에..다시 오겠습니다.
씬#19 동 입구 계단(밤)
계단 올라오는 수철.
수철 신행자,니가 구세주다.(하면서 핸드폰 꺼내 버튼 누르는데)
그때 마침 계단 내려오던 건장한 어깨들.
계단 좁은 탓에 수철 어깨 부딪치고
그 바람에 막 핸드폰 귀에 갖다대던 수철, 핸드폰 떨어뜨린다.
수철 ?!!
어깨들 무시하고 수철, 지나쳐 계단 내려가는데
수철 이봐!
그 소리에 멈추는 어깨들.
수철.돌아보면 기중 쫓던 어깨1,2 패거리다.
수철 형씨, 저거 안 보여?
어깨1,2 (보면)
바닥에 떨어진 수철 핸드폰
수철 남에 핸드폰을 떨어뜨려 놨으면 미안하단 인사 정도는 있어
야지.
어깨1 (가소롭다)야, 인사드려라.
어깨2 예. 형님. 저한테 맡기고 형님은 내려 가십시요.
어깨1 그래,(다른 부하들과 함께 내려가는데)
어깨2 (수철 향해)보소, 미안하다 인사를 받고 싶다 이말인교? 이렇
게 말이지예. (하면서 수철 핸드폰 구둣발로 짓밟아버린다)
수철 ???
어개2 됐는교?
수철 야? (뚜껑 열리는데)
어깨2 보그라,이 핸드폰 맨치로 작살 안 나고 싶으면 조용히 꺼지거
라 응?(하고서 유유히 돌아서 계단 내려가면)
수철 (꼭지 돌고)
어깨2 (막 계단 내려서는데)
갑자기 그 어깨 향해 돌진해오는 수철.
그대로 몸 날려 어깨 등뒤에서 덮치면
어깨2 (그대로 거꾸러지며)이 새끼, 뭐꼬?!
수철 이 개자식, 너 오늘 내 손에 죽어봐라.(죽기살기로 어깨2한테
엉켜 붙으면)
폼나게 싸우는 식 아니다.
그 소리 듣고서 안에서 뛰어나오는 어깨 부하들.
어깨들 뭐야?
어깨2 야,야,이 새끼 좀 떼내거라!
어깨2한테 들려 붙어 있는 수철한테 덤벼드는 부하들.
비로소 수철,깨지기 시작하고.
드디어 수철 나가 떨어지면
어깨2 뭔 자식이 이리 찐드긴교.! 야,그만 들어가자.
어깨들 안으로 들어가고나면
수철, 몸 일으키려고 안간힘 쓰는데
행자E 어머?!
막 출근하는 길의 행자다.
계단 입구 들어서다가 쓰러져 있는 수철 발견하고
행자 어머나! 자기야! 수철씨!
수철한테 뛰어내려와 수철 부둥켜 안고
행자 왜 그래 자기야? 어디서 이렇게 터졌어? 무슨 일이야?
수철 놔! 비켜!
하면서 행자 밀치고 일어나 단란주점 입구로 돌진하는 수철.
씬#20 동 주점 안(밤)
그 기세로 뛰어들어오는 수철.
어깨들 모여 앉았다가 놀라 돌아보면
수철 야, 이 새끼들아!(하면서 어깨들 테이블 위로 그대로 돌진해
들어오는)
어깨들 놀라 일어나고
행자 수철씨!(뒤쫓아 뛰어들어오면)
불물 안 가리고 악바리처럼 덤벼드는
수철 향해 어깨1 한방 먹이면
그대로 나가떨어지는 수철 모습에서
씬#21 모텔 전경(밤)
그 위로
E 전화벨
씬#22 모텔 안(밤)
화들짝 수화기 집는 손, 기중이다.
기중 (수화기 집어들고서)여보세요? 여보세요?
영숙 F 나예요.
기중 어디야? 당신 지금 어딨어?
씬#23 어느 술집 안(밤)
입구에서 성큼 들어서는 기중
웨이터 어서오십시오.
기중 (주위 둘러보면)
웨이터 손님 찾으십니까?
기중 예..(하고 보면)
저만큼 구석자리에 홀로 앉아 술잔 기울리고 있는 영숙.
기중 (발견하고 성큼 다가오면)
영숙 (술잔 막 비우고 있는)
기중 무슨 짓이야?
영숙 ?(쳐다보고,피식,웃으며) 빨리 왔네? (취했다)
기중 무슨 짓이냐구 이게?
영숙 앉아요.앉아서 야단치세요 유소장님.
기중 (영숙 맞은편으로 앉으면서)왜 이래, 언제부터 마신 거야? 사
람 하루종일 고문시켜놓고 뭐하는 짓이야 이게 대체?
영숙 미안해요.(취해서 귀엽게 고개 꾸뻑) 걱정끼쳐드려서 대단히
미안합니다.
기중 당신 혹시 구미 갔었어?
영숙 (피식)구미요? 구밀 어떻게 가? 나 구미가면 바로 붙잡혀 철
장행이라면서 당신이.기중(주위 눈치보며)이사람이..
영숙 (상관없이)무서워서 못 가지.
기중 그럼 대체 하루종일 어디서 뭘 한 거야?
영숙 (장난스레) 안 가르쳐줄래요.
기중 ?
영숙 그건 말 못해.(손가락으로 입 가리며)절대 비밀! 죽어도 말
안 할 거야.왜냐, 그거 말하면 이 한영숙 화려한 과거 다 들
통나니까.
기중 ...?
영숙 나요 유기중씨.(강조해 부르는)유기중소장님, 나 굉장히 사연
많은 여자예요.말했죠? 나 재수사나운 여자라구. 나 말이에요
이 한영숙이는 뒤로 넘어져도 코 깨지는 재수 옴붙은 팔자예
요.사실은 당신도 나때매 이렇게 됐는지 몰라.나 안 만났으면
제대로,근사하게 살텐데 나처럼 재수없는 여잘 만나서 당신까
지 이렇게 쪽박차게 됐는지 모른다구요,우리 불쌍한 유소장
님.
기중 그만해,그만하구 일어나자구.
영숙 왜요,우리 술 마셔야지.당신하구 나..이렇게 마주앉아 술 마셔
본 지도 오래됐는데.자요,우리 멋쟁이 유소장님.한잔 받으세
요.(하면서 잔 건네면)
기중 (안 받고)일어나. 우리 지금 이런 데서 술 마시고 있을 때 아
냐? 상황판단이 그렇게 안 돼?
영숙 어때요? 여기 우리 알아보는 사람 하나도 없는데. (건너편에
손님 향해)아저씨,우리 알아요?
기중 이사람이..
손님 (그냥 웃고)
영숙 모른대잖아? 당신하고 나 이렇게 도망 다닌다는 거..
기중 (당황해 벌떡 일어나 영숙 입 막는데)
씬#24 모텔 방(밤)
방문 열리면서 영숙 업고서 들어오는 기중.
침대에 눕혀지는 영숙.
영숙,그대로 자는 듯 조용하고..
기중 (마음 심난해 담배 한 대 꺼내 무는데)
영숙E 오늘..
기중 ?(돌아보면)
영숙 (눈감은 채)서울 다녀왔어요.
기중 ..? 서울엔 뭣하러?
영숙 (사이 두었다가)....옛날에 내가 알던 집이 있어서요.
기중 ?
영숙 혹시 해서 갔는데 아직 그대로 있드라구요.
기중 ..거긴 뭣하러?
영숙 .....(그대로 사이두었다가 눈 말갛게 뜨고서) 우리 승리..그 집
에 보내볼까 하구요.
기중 ..?
영숙 그 집 가면.. 고생 안하고 호강할 거예요,우리 승리..부잣집이
라서.
기중 ..당신하고는 어떻게 되는데?
영숙 (서글프게)그냥.. 좀 알아요... (그 얼굴 위로)
학수E 뭐?
씬#25 학수 안방(밤)
놀라 돌아보는 학수 얼굴.
학수 들어와서 막 옷 갈아입고 난 후다.
학수 상대가 어떻다구?
정옥 인물은 훤하대요. 집안도 빠지지 않구.
학수 그래서?
정옥 그래서는요, 당신 생각을 묻는 건데. 이러구 시간만 보내다
처녀로 늙힐까 걱정이지.
학수 처녀로 왜 늙혀?
정옥 나오는 자리마다 툇짜면 처녀로 늙는 수밖에 더 있어요?
학수 당신 악담해? 내가 괜히 툇짜야? 당신 자꾸 잊는 모양인데
여경인 엄연한 언어장앨뿐이야. 청각은 멀쩡한 애라구. 그것
도 후천적인 사고가 원인인데 왜 그런 상댈 만나야 돼? 혜선
씨한테 그런 자리라면 사양한다구 해.
정옥 .......
학수 아니, 그런 상댈 내세울 거면 아예 신경 끊어달라구.
정옥 당신도 참..
학수 내가 뭘?
정옥 왜 여경이 결혼문제만 나오면 그렇게 감정적이 돼서 그래요?
학수 몇 번을 얘기해? 우리 여경인 누가 뭐래도 정상인하고 결혼
시키겠다구.
정옥 어느 하세월에요? 그리구 누군 그렇게 시키기 싫어 안 해요?
당신만 여경이 아빠구, 난 계모예요?
학수 (다시 따지려는데)
정옥 (oL)됐어요,그만둡시다.(하면서 방문으로)
씬#26 동 거실(밤)
정옥 (나오며)아줌마?
가정부 (주방에서 뛰어나오는)네 사모님.
정옥 여경이 아직 안 왔어요?
가정부 네,오늘은 좀 늦네요.
정옥 ......(화 끓어오르는)
씬#27 은혜원(밤)
그림책 보며 아이들한테 수화 가리키고 있는 여경 모습.
아이들 따라하고 그 모습 흐뭇히 지켜보고 있는 수녀 모습도 함께.
씬#28 은혜원 밖(밤)
수녀를 포함한 원생들 배웅하기 위해 나와있다.
여경 (창밖으로 손 흔들어주면)
아이들도 손 흔들고
여경 (차 출발하면)
빽밀러로 손 흔들고 있는 아이들 모습 비치고
여경 (미소짓는데)
씬#29 학수 거실(밤)
정옥 (벼르고 있던 차에)너 어디서 이제 와?
여경 ?(막 들어온 길이다)
정옥 뭐하구 다니는 거니 너?
여경 <성당....다녀...>(수화 계속하려는데)
정옥 (자르는)너 뭐 착각하고 있는 애 아니니?
여경 ?
정옥 니가 지금 성당 다니며 누굴 돌볼 처지야? 니 코가 석잔데
누가 누굴 돌 봐?
여경 ...?
정옥 니 앞가림도 제대로 못하면서..
학수 (그때 나오며)왜 그래 당신?
정옥 ?(말 끊기고 돌아보면)
여경 ?(함께 학수 보고)
학수 (좀 격앙된)왜, 괜한 애한테 트집이야? 여경이가 지 앞가림을
왜 못해?
정옥 (여경 역정에 어이없어)여보?
학수 그게 무슨 어거지야?
정옥 (기막혀)어거지요?
학수 어거지지잖아,당신이 지금. 엄마라는 사람이 불쌍한 얘들 돌
봐주고 온 애한테 수고했다는 말은 못할 망정..
여경 (학수 말린다)<그러지 마세요 아빠>(하는데)
정옥 기막혀.
세경 ?(이층에서 내려오는 길이고)
그때 서씨 나오며
서씨 뭐가 이렇게 소란하네?
학수 큼..(헛기침하고)죄송합니다 어머니.
서씨 왜 기래? 왜 다 늦어서리 큰소리야?
정옥 ........
서씨 에미 무슨 일이네?
정옥 (애써 진정하고)아니에요 어머니.
여경 .......(어쩔 줄 모르고 있는데)
서씨 (그 여경 보며) 니가 또 화근이네?
그때 현관에서 남경 들어오며
남경 다녀왔습니다! (하다가 집안 분위기 느끼고 짐짓)어? 나 이렇
게 환영 안 해줘도 되는데?
씬#30 피자집
테이블 위에 놓여지는 먹음직스런 피자 한 판
태성 자, 먹어.승리야. (한 조각 떼서 건네주면)
승리 응.
태성 인간 공수철이 공수표 날리는 통에 겨우 피자가 뭐냐?
승리 오빠한테 무슨 일이나 없었으면 좋겠다.
태성 무슨 일은, 안봐도 불이다. 동생들한테 맛있는 거 사준다구
뻥은 까놨는데, 주머닌 말랐고, 그러니까 에라 모르겠다 무슨
일 있다구 오리발작전 편 거지.근데 승리야.
승리 응?
태성 엄마한테 아직.. 연락없지?
승리 ...응. (담담하게 대답하고서 피자 계속 먹는다)
태성 ......(그 모습 보고서 괜히 말했다 싶어 짐짓)야, 체하겠다. 콜
라두 마셔가면서 먹어.승리오빠두 어서 먹어. 꾸물거렸다간
내가 다 먹구 오빠 손가락만 빤다.
태성 난 손가락만 빨아도 좋으니까 너 많이 먹어. 그리구 다음엔
내가 수철형 대신 진짜 맛있는 거 사줄께.
승리 피자도 맛있어.(하면서 피자 한입 가득 넣고서 다시 입안에
밀어넣는)
씬#31 모텔 전경(새벽)
어슴푸레한 새벽 여명 속에서
영숙 E (구토하는)
씬#32 모텔 안 화장실
변기에 머리 박고서 구역질하고 있는 영숙.
구역질 다 끝낸 뒤
세면대로 와서 수돗물 틀어 입 씻는다.
수건으로 입가 닦으며 거울 보면
영숙 .......(거울 속에 자신의 모습, 물끄러미 응시하면서)
어떤 결심 굳어지는 그 영숙 얼굴에서
F O
씬#33 공장 작업실
찬미 (작업하고 있는데)
주임 공찬미!
찬미 네?
주임 사무실에 전화왔어.
찬미 사무실에요?
씬#34 동 사무실
근무중인 직원들한테 인사하며 들어오는 찬미.
찬미 전화받으러 왔는데요.
직원 저기.
찬미 고맙습니다.(인사하고)
가리키는 곳으로 가 내려져 있는 수화기 들고서
찬미 여보세요.
상대 대답없다.
찬미 여보세요,여보세요?
직원 왜 끊어졌어?
찬미 그런가본데요.(하며 끊으려는데)
영숙F 나야 찬미야.
찬미 ? (화들짝 놀란 뒤)아,아줌마? (확인하듯)아줌마세요?
씬#35 어느 공중전화 부쓰
그 안에서 통화하고 있는 영숙.
영숙 (수화기 들고 있는 위로)
찬미 F 아줌마, 지금 어디 계세요?
영숙 .....(그 말에 대답 안하고) 찬미야, 지금부터 내가 하는 얘기
잘들어. 잘듣고 승리한테 좀 전해 줘. 종이하고 펜 있니? 우
선 내가 불러주는 주소부터 받아 써 봐.
씬#36 동 사무실
찬미 (수화기 든 채로 다급히 근처 직원한테)저,죄송한데요,메모 좀
하게 종이하고 펜 좀 쓸께요.
하면서 급히 옆에 있는 종이하고 펜 집어들면서
찬미 (다시 통화)말씀하세요 아줌마.
씬#37 영숙 공중 전화 앞
도로변으로 차량 한 대 지나가고 나면
부쓰 안에서 통화 중인 영숙 모습.
영숙 (뭔가 얘기하고 있는 모습에서)
씬#38 승리 아파트 현관 앞
초인종 누르는 찬미 손.
찬미 (맘 급해서 문 두드리며)나야,승리야.빨리 문열어!
씬#39 승리 거실
승리 (현관문 열면)
찬미 (급히 뛰어온 듯 가쁜 호흡으로 들어온다)
승리 웬일이야 너? 근무시간이잖아?
찬미 (oL기분)승리야, 나 지금 엄마 전화 받고 오는 길이야.
승리 ? 뭐? 무슨 엄마?
찬미 너네 엄마.
승리 우리 엄마?
찬미 그래.
승리 무슨 소리니 너? 우리 엄마라니? 우리 엄마가 전활 했어? 어
디서?
찬미 앉아 봐.
승리 ?
찬미 앉아서 얘기하자.
승리 앉을 시간 없어. 빨리 얘기해 너! 우리엄마 지금 어디 있대?
씬#40 동 장소
방바닥에 놓여지는 메모지.
승리 ....?(내려다보며)이게 뭔데?
하면서 집어서 보며
승리 이게 무슨 주소야?
찬미 엄마가 불러주셨어.
승리 여기 있대? 이게 우리 엄마 있는 데야?
찬미 그건 아니구..
승리 그럼?
찬미 너 여기 찾아가 보라구.
승리 뭐?
찬미 여기 찾아가면..너 도와줄 거라구.
승리 ?
찬미 엄마가 잘 아는 분들이래.
승리 ........
찬미 엄마, 사진 한 장만 들고 가서 얘기하면..뭐든 니가 원하는대
로 다 도와줄 거라구.
승리 ........
찬미 서울에서도 아주 잘 사는 집이래.
승리 그래서..나더러 거기가서 구걸하라구?
찬미 ..?
승리 누군지도,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한테 가서?
찬미 엄만 예전부터 잘 알던 사람들이래.
승리 (피식거린다.눈에서는 눈물 비져나오며)
찬미 승리야.
승리 재밌다 우리엄마. 너무 재밌어서 우습지도 않어. 웬 코메디라
니?(하면서 손등으로 쓱 눈물 닦아내는)
찬미 엄마, 너 걱정돼서 그러시는 거 아니겠니? 지금 엄마 처지에
서 널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이 그거라고 생각되셨나부지.
승리 나한텐 전화 못하구 왜 너한테 해?
찬미 왜 못 하셨겠어? 그 심정 너 몰라? 지금 엄마가 너하고 어떻
게 통활해? 니 목소리를 어떻게 들어? 너두 엄마하구 이런
얘기 할 수 있겠어?
승리 ........(아무말 못하고 눈물만 뚝뚝)
찬미 엄마 말로는 아주 좋은 사람들이래. 그러니까 아무 걱정말구
찾아가기만 하면 너 친딸처럼 잘 돌봐줄 거라구.
승리 (자르듯)됐어.싫어.
찬미 ?
승리 그렇겐 못 해! 하구 싶어도 엄마가 시키는 건 안 해!(하면서
벌떡 일어나버리면)
찬미 승리야.
승리 우리 엄마한테 또 전화 오면 그렇게 얘기해. 나 절대로 이 집
안 찾아간다구. 엄마한테 버림받은 앨 누가 반가워 한다구 찾
아가? 반가워 해준대두 내가 싫어. 웬 줄 알아? 그러구남 우
리엄마 편해질테니까.내 걱정 안하구 두 다리 뻗구 잠잘 거니
까.싫어,나 죽을때까지 우리엄마 맘고생시킬 거야.딸 버린 죄,
벌줄 거야.내가 지금보다도 더 불행지는 걸루. 더 바닥돼서
비참해지는 걸루 복수할 거야!(하면서 뛰쳐나가면)
찬미 승리야, 어디 가!
승리 (그대로 밖으로 뛰쳐나가버리면)
씬#41 어느 거리
목적없이 거리 헤매고 있는 듯한 모습의 영숙.
어느 옷가게 어느 쇼윈도우에 걸린 옷피스 눈에 띄고
영숙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안으로 들어가면
종업원 그 원피스 꺼내 영숙에게 보여주는 모습.
쇼윈도우로 비치며
씬#42 태성 카센터 입구
태성 (작업하다 말고 뛰어나온)승리야?!
승리 바빠?
태성 어? 아,아니.
승리 그럼 차 마시자.
태성 알았어.야,잠깐만 기다려,금방 나올게.(다시 안으로 뛰어들어
가면)
승리 .......(서있는데)
태성E 삼촌,저 출장가요! 죽마 삼거리에서 사고났대요.
씬#43 까페
테이블에 찻잔 두 개 놓여진다.
태성 마셔.
승리 응.
태성 이거 마시구 맛있는 거 먹으러 가자.(하면서 찻잔 들면)
승리 ......(그 모습 대답없이 보고)
태성 (차 마시는데)
승리 (문득)우리 결혼할까?
태성 욱!(마시려는 순간에 놀라 입에서 찻잔 떼고서) ..?(잘못 들었
나싶어)뭐? 뭐,뭐라고 했니 너?
승리 나 지금 오빠한테 청혼하는 거야.
태성 ?(믿기지 않아)승,승리야?
승리 왜, 싫어? 오빤만 좋다면 난 지금 당장이라도 할 수 있어.
태성 ?
승리 아니,하고 싶어.
태성 야, 너 지금..자,장난하는 거지?
승리 결혼을 장난으로 하자는 사람있어?
태성 ?
승리 나 지금 진지해.장난 아니야.
태성 승리야..(역시 믿기지 않은)
승리 오빠가 싫다면 할 수 없지만.
태성 시.싫긴,야. 내가 너 얼마나 좋아하는데.
승리 그럼 해.
태성 (뭐라 입 떼려는데)
승리 (OL)대신,난 아무것도 없어.빈털털이야. 결혼준빈 오빠가 다
해야 돼.
태성 ?
승리 그게 부담되면 결혼식 같은 건 생략해도 돼.
태성 ...?
승리 어디가서 우리 둘만 결혼서약하면 되잖아?
태성 승리 너 정말..진심으로 하는 얘기야?
승리 왜 그래, 나 진지하다고 했잖아? 장난 아니라구.
태성 ..?
승리 결혼하는 거야 그럼?
태성 저기..승리야.
승리 말 해.
태성 있잖아,근데..
승리 근데 뭐?
태성 저기...
승리 하기 싫구나.
태성 아니 그게 아니구..
승리 싫음 싫다구 해.나 오빠한테도 거절당하면 다른 살 길 찾아야
되니까.
태성 싫은 건 아닌데..
승리 (받아서)아닌데?
태성 너무 갑작스러워서..저기..나한테 시간 좀 줄래? 조금만 더 생
각해 보고..
승리 얼마나?
태성 어어..삼촌한테도 말씀드려야 돼구..
승리 ......
태성 한 며칠만.
승리 그럼 내 맘이 변할지도 모르는데?
태성 ?
승리 그래도 괜찮아?
씬#44 모텔 안(밤)
테이블 위로 펼쳐놓은 원피스.(씬#40에서 산)
아픈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는 영숙.
잠시 그대로 있다가 이내 마음 다잡은 듯
수화기 집어들고
영숙 .......(다시 잠시 망설이다가)
버튼 누르기 시작하면
영숙 ........(버튼 다 누르고 기다리는 위로)
E (신호 가기 시작하면)
씬#45 승리 아파트 앞(밤)
힘없이 걸어오고 있는 승리.
태성과 헤어져 오는 길이다.
그 위로
E 전화벨 연결
씬#46 모텔 안(밤)
영숙 .......(수화기 들고 있는 위로)
E 신호가고 있는
씬#47 승리 아파트 계단(밤)
계단 올라오고 있는 승리 위로
E 전화벨
씬#48 모텔 안(밤)
영숙 ......(여전히 수화기 들고 있는)
E 신호음
씬#49 승리 아파트 현관 앞(밤)
문 열려고 열쇠 꺼내는 승리.
E 전화벨 계속.
승리 ?(문득,그 벨소리 듣고서)
일순,어떤 예감으로 급하게 열쇠 구멍에 넣는데
씬#50 모텔 안(밤)
영숙 ........
E (신호음)
영숙 (안되겠어서 막 수화기 놓으려는데)
씬#51 승리 거실(밤)
부리나케 현관에서 뛰어들어오는 승리.
부랴 불 켜면서
E 전화벨 막 끊어지려는 순간
승리 (잡아채듯 아슬아슬하게 수화기 잡는데)
씬#52 모텔 안(밤)
영숙 (수화기 막 내려놓으려는데)
승리 F (뛰어와 호흡 거친)여보세요?
영숙 ? (순간, 승리 목소리에 사무치고)
승리 F 여보세요?
영숙 .........(복받쳐 입 못 떼는데)
승리 F 여보세요? 엄마? 엄마지?
영숙 ........
승리 F 대답해 엄마,엄마!
영숙 .......(대답 대신 울음 치받는)
씬#53 승리 거실(밤)
승리 (엄마 전화라는 확신으로) 좋아, 대답하기 싫음 하지마.하지
말구 대신 내가 얘기할 테니까 엄만 듣기만 해.찬미한테 들었
어. 엄마 전화왔었단 얘기. 근데 나 엄마 말 안 들어.엄마가
시키는대로 안 해.엄마가 가라구 한 서울 그 집 절대 안 가.
내가 왜 거길 가? 누구 좋으라구? 엄마 나 그 집 보내놓구
편히 잘 살라구? 천만에 그렇게 못 해. 안 할 거야,죽어두..찬
미한테두 얘기했어. 내가 지금보다 더 불행해지는 걸루,더 비
참해지는 걸루 엄마 한테 복수할 거라구. 내가 지금 어
떤 줄 알아?나...엄마 때문에 공장두 못 나가. 집에 있는 가구
는 벌써 차압딱지 붙어 실려 나갔구, 아파트도 며칠 있으면
경매처분될 거야. 아파트까지 경매처분됨 난 거리로 쫓겨나.
찬미가 같이 지내자구 하지만 같이 안 지낼 거야. 그냥 나혼
자 거리에서 거지처럼 살 거야.
씬#54 모텔 방(밤)
영숙 .........(그 얘기 듣고서 울고 있는, 필사적으로 울음소리 삼키
며 듣고 있는 위로)
승리F 그래야 두고두고 엄마 미워할 테니까, 증오할 테니까..
영숙 (가슴 찢어지는)
씬#55 승리 거실(밤)
승리 두구 봐,엄마가 행복하면 할수록 난 더 불행해질 거야. 엄마
가 행복한 만큼 난 불행할 거야. 그렇게 엄마한테 복수하고
말 거야 꼭.(모질게 말하지만 얼굴은 이미 눈물범벅돼 있다)
씬#56 모텔 방(밤)
영숙 .......(오열참으며 울음소리 샐까봐 수화기 막는)
씬#57 승리 거실(밤)
승리 근데 엄마,나 궁금한 거 있어. 한마디만 물어볼게 대답해 줄
래? (목메어 잠시 사이두었다가)엄마 지금 행복해? ......대답
해,행복하냐구?(하는데)
E (전화 뚝,끊기는)
승리 ?
씬#58 모텔 방(밤)
전화 끊고서 오열하고 있는 영숙.
씬#59 승리 거실(밤)
수화기 떨어뜨리듯 내려놓고서
승리 ....(역시 참았던 울음 터지며)엄마..엄마아..(설움에 겨워 우는
데)
E 전화벨
승리 ?(전화기 보고서,얼른 눈물 닦고서 수화기 들고서 막 입 떼려
는데)
영숙 F 그래,엄마 지금 행복해 승리야.
승리 ? 엄마?
씬#60 모텔 방(밤)
영숙 너 버리고 도망 와서 말할 수 없이 행복해.
씬#61 승리 거실(밤)
승리 엄마?(막상 육성으로 듣는 엄마 목소리에 가슴 저린다)
씬#62 모텔 방(밤)
영숙 근데 이 바보야..엄마한테 복수하려면 보란 듯이 잘 살아야지.
너 버리고 간 엄마..보란 듯이 잘 사는 게 복수지. 니가 불행
해지는 왜 복수야?
씬#63 승리 거실(밤)
승리 (그 말 상관없이)엄마 지금 어디야? 어딨어? 엄마,꼭 이렇게
까지 해야 돼? 이렇게 밖엔 할 수 없어? 엄마, 정말 이러면
나 평생 엄마 안 본다, 죽을 때까지 엄마 다신 안 볼 거야.
그래도 괜찮아? 그래두 괜찮냐구?
씬#64 모텔 방(밤)
영숙 (울며)그래,,괜찮아.그렇게 해.엄마 다시 보지마,아니 엄마가
다신 니 앞에 안 나타날께. 대신..엄마 말 들어 승리야.엄마
유언이라구 생각하구 꼭 엄마 말대로 해야 돼 너. 엄마가 가
라고 한 서울 그 집..남에 집 아냐. 너..(뭔가 할말 못하고) 얼
마든지 가도 돼는 집이야.
씬#65 승리 거실(밤)
승리 엄마.
씬#66 모텔 방(밤)
영숙 (주체할 수 없이 흐르는 눈물)그리구 엄만 차라리 죽었다구
생각하구,이 세상에 없다구 생각하구..거기 가서 잘 살아.정말
엄마 보란 듯이..잘 살아 승리야.(울음 복받쳐 전화 끊어버리
면)
씬#67 승리 거실(밤)
승리 엄마!
E (전화 끊긴)
승리 (끊긴 줄 알면서도)엄마..(허망하게 불러보고는)
씬#68 모텔 안(밤)
역시 그 전화기 앞에 붙박혀 앉아있는 영숙.
E 그때 문 두드리는
영숙 ......(못 듣고)
E 다시 두드리는
영숙 ?(그제서야 듣고)
얼른 눈물 훔치며 일어나 문으로 가는 영숙
영숙 (조심스레)누구..세요?
기중E 나야.
영숙 (문열면)
기중 (들어오며 바로)서울로 가자.
영숙 ?
기중 내일 새벽에 바로 서울로 뜨자구.
영숙 ...?
기중 첫 버스 여섯 시에 있다니까 내일 눈뜨자마자 일어나서 바로
움직이자구.
영숙 서울은 싫어요.
기중 ? 왜?
영숙 그냥,,요. 우리 다른 데로 가요.
기중 다른 데 어디?
영숙 서울만 빼구요. 아무튼 서울은 싫어요.
기중 ??
씬#69 승리 거실(밤)
아직 울음 못 그치고 그대로 앉아있는 승리.
충분한 사이 지나고..일어나면.
씬#70 동 안방(밤)
들어오는 승리.
승리 ....?(그 시선에)
방 가운데 그대로 놓여있는 메모지.
승리 (그대로 선 채 내려다보다가)
그 메모지 집어드는 승리 손.
승리 ......(보면)
장학수 이름과 함께 집주소 인서트
승리 .......(여전히 눈물로 보는 얼굴에)
F O
씬#71 캠퍼스
토라져 가고 있는 보라 뒤쫓고 있는 경빈.
경빈 보라야!
보라 (들은 척 안하고 가는데)
경빈 (뒤쫓아와 보라 손 잡으며)야!
보라 놔!(뿌리치고 가면)
경빈 (다시 뒤쫓아와 붙잡고)야,권보라,너 진짜 삐졌냐?
보라 (우뚝 멈추고서)삐져?
경빈 미안하다구 메시지 남긴 거 들었지? 야, 어제두 메시지 보냈
는데 못 들었어?
보라 백번 잘못하고 말만 미안하다 한번으로 끝나는 거? 너 지금
그걸루 생색내니?
경빈 야, 솔직히 내가 뭘 백 번씩이나 잘못했냐? 그리고 이번엔 타
이밍이 나빴던 거지.안 그래? 너두 알다시피 농구시합이 낼모
렌데 이 마이클 조단께서 빠지면우리팀 전체가 연습이 꽝인
데 내 한몸 희생해야지 어떡하냐 그럼.
보라 누가 뭐래? 그 잘난 농구 연습 많이 하라구 그러니까.(하면서
가려면)
경빈 (다시 붙잡고)그러지말고 한번만 봐주라. 응?
보라 비켜. 더 얘기하기 싫어.
경빈 어떡할까? 어떡하면 너 화풀래? 내가 무릎이라도 꿇어?
보라 (본다)
경빈 아님 반성문 쓸까? 좋아, 집에 가서 반성문 써서 메일로 보낼
테니까..
보라 (OL)꿇어.
경빈 응?
보라 무릎 꿇라구.
경빈 (설마)무릎..꿇어?
보라 싫음 말구.(하면서 다시 가려면)
경빈 (붙잡고)야,야.알았어.(주위 둘러보면)
학생들 흘끗흘끗 보며 지나가고 있다.
경빈 좋아. 까짓 꿇어. 망신 밖에 더 당해? 니 마음 풀린다면 그깟
게 대수냐?(슬그머니 무릎 꿇는 척 앉다가 그대로 보라 안아
버린다)
보라 어머 뭐야? 미쳤어? (때리면)
경빈 (안놓고 더 꽉 안는데) 이래저래 망신, 어차피 막가는 거야.
학생들, 그 모습 보고 웃는다.
'휘이익' 휘파람을 불기도 하는데...
경빈 (벗어나려는 보라 더 꽉 안으며) 화 풀렸지?(하는데)
보라 (들고 있던 빽으로 경빈 머리 갈기면)
경빈 아얏!
보라 (휑하니 가버리고)
학생들 '우우' 야유, 환호
경빈 야,보라야! 권보라!(머리 아파 하면서 보라 뒤쫓는데)
씬#72 학수 거실
정옥 (통화중이다,좀 난처한)어어..그래, 미안하다, 너 일부러 신경
써줬는데..아냐, 꼭 그래서는 아니구..우리 여경이도 하자가 있
는 앤데 뭐. 그건 아니구 여경이 아빠가 따로 생각하고
있는 사람이 있나봐,그래서..너한테 정말 할말이 없다 얘. 그
렇게 생각하면 고맙구. 응,다음에 내가 점심살께.그래..
전화 끊고서
정옥 ?(속상해서 여경 방 있는 이층 올려다보면)
씬#73 여경 방
여경 (자료 잔뜩 놓고서 홈페이지 정리하고 있는데)
E 노크
여경 ?(돌아보면)
문 열리며 정옥 들어온다.
여경 ..?(보면)
정옥 너 이쪽으로 좀 앉아봐.
여경 ...?(보고서)
일어나 정옥 앞으로 와 앉으면
정옥 니 아빤 너 정상인 아니면 절대로 결혼 못 시키겠다구 저러
는데 니 생각은 어때?
여경 ?
정옥 너도 그렇게 생각하니?
여경 .........(대답 대신 시선 내리는데)
정옥 너도 니 아빠처럼 아무 하자없이 완벽한 사람하고만 결혼하
고 싶어?
여경 .........
정옥 얘길해 봐. 그래야 엄마도 대책을 세울 거 아냐?
여경 <엄마,나 결혼 안해요>
정옥 뭐? 너 지금 뭐라구 한 거니? 결혼을 안 해?
여경 ........<네.>
정옥 얘가.. 너 나한테 지금 어기짱 놓는 거니?
여경E <정말이에요 엄마,나 결혼 안할래요.>
씬#74 개인 병원 입원실 정도(밤)
팔 정도 깁스하고서 누워있는 수철.
갈비뼈도 나간 듯 가슴에도 붕대.
얼굴 여기저기에도 멍자국으로 볼만하다.
옆에서 수철 입에다 김밥 넣어주고 있는 행자.
수철 됐어.
행자 더 먹어.
수철 배불러. 거울이나 좀 줘봐.
행자 뭐하게?
수철 얼굴 좀 보려구.
행자 보면 뭐해? 빨강 파랑 볼 만한데 속만 상하지.
수철 좀 안 가셨냐?
행자 봐.(거울 내밀고) 나쁜 놈들. 어떻게 사람 면상을 이 지경을
만들어 놔? 자기 얼굴이 어디 보통 얼굴이야? 천하에 개망나
니 공수철이 내세울 거라곤 반반한 얼굴 하난데.
수철 (거울 보고 얼굴 이리 저리 훑어보며) 야, 그래도 이게 다 훈
장이라는 거 아니냐?
행자 자기도 제발 아무데서나 그 깡다귀 좀 피우지 마. 누울 자리
보구 다리 뻗으랬다구 맞장도 봐가면서 뜨는 거지 덮어놓고
왜 그래? 잘못 걸려 뼈도 못 추리면 어떡하려구. 그 자식들이
누군데?
수철 너 정말 그 자식들 족보 아냐?
행자 족보까진 몰라두 신고식 하자마자 이 바닥 연짱으로 싹쓸이
한 놈들이래. 난다긴다하는 대식이파들도 깨갱했다는 소문도
있구. 그 정도면 알만하잖아.
수철 야, 그렇다구 깡에 죽고 깡에 사는 이 공수철이가 엎어질 줄
알아?
행자 제발 그 성질머리 좀 죽이구 몸 좀 아껴.자기가 혼잣몸이야?
자기 잘못되면 나도 가만 안 있어.나도 자기따라 죽을 거라
구.
수철 야,죽어서까지 귀신 붙으려구,아서라!(하는데)
E (노크)
행자 누구지? (보면)
문열고 들어서는 어깨2,이하 부하들.
행자 어머..
수철 ?(그 모습에 역시 흠칫,하는데)
행자 (대뜸) 뭐예요? 여긴 왜 왔어요?
어깨2 (수철한테로 오며)몸은 어때?
수철 (뭐라 응수 못하는 사이)
행자 보면 몰라요?
어깨2 그래도 뼈는 추렸구만?
행자 기막혀.
어깨2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고 덤비다가 이만하기 다행인
줄 알아.
수철 그래서? 다시 한번 붙어 보자구?(하면서 아픔 참고서 몸 일
으키려는데)
어깨2 누워 있어.
행자 (호들갑스레 수철 붙잡는)움직이지마 자기야!
어깨2 자,이거나 받아.(하면서 봉투 던진다)
행자 ?
수철 이게 뭔데?
어깨2 그 정도면 퇴원까진 모자라진 않을 거다.
행자 (봉투 안 들여다보고서)뭐예요? 병주고 약주는 거에요 지금?
어깨2 (그 말 무시하고)그리구 털구 일어나는대로 형님이 좀 보자신
다.
수철 ?
행자 ??
씬#75 공장 작업실
찬미, 여공과 나란히 작업중이다.
그때 여공2 호들갑스럽게 뛰어오면서
여공2 오마이갓!
여공1 왜?
여공2 쌍철판 떴다.
여공1 쌍철판이 누군데?
여공2 누구겠냐? 야,공찬미 휴게실에 가 봐,니 껌 붙어있을 거야.
찬미 ? (돌아보면)
여공1 노승리? 걔가 여길 나타났단 말이야?
여공2 그래서 오마이갓이라는 거 아니냐?하긴 이왕지사 팔린 쪽,막
가자면 무슨 짓을 못하겠냐.
찬미 (그 사이 벌써 자리 박차고 뛰어가면)
씬#76 휴게실 앞
뛰어오는 찬미.
찬미 (급히 휴게실 안으로)
씬#77 휴게실 안
찬미 (들어오는데)
승리E 찬미야, 여기!
찬미 ?(보면)
저 만큼에서 기다리고 있는 승리.
찬미 승리야!(부르며 오다가 보면)
그 승리 옆에 가방 놓여있다.
찬미 (아연)무슨 가방이니?
승리 응..서울 가려구.
찬미 뭐?
씬#78 동 장소
테이블에 자판기 커피 정도 놓여진 채
찬미 기집애,안 간다구 펄쩍 뛸 땐 언제구,갑자기 왜 마음이 변했
는데?
승리 내가 원래 변덕장이잖아.생각해보니까 거리로 쫓겨나는 것보
담은 나을 것 같아서.
찬미 니가 왜 거리로 쫓겨나? 우리 집 있는데.나하구 살면 되지.
승리 (피식,쓴웃음 지으며)안 속는구나? 사실은 그 집 부자래니까
거기 가면 잘 살 거라니까 그 말 믿구 가는 거야. 나도 한번
잘 살아보고 싶어서.
찬미 그 말엔 내가 속니?
승리 (쓴웃음 짓고)찬미야, 나 어젯밤에 엄마하구 통화했어.
찬미 ? 엄마하구? 어떻게? 엄마가 전화하셨어?
승리 응..근데 우리엄마,나더러 뭐랬는 줄 아니?
찬미 뭐라..셨는데?
승리 그 집 가서 잘 살래..잘 사는 걸로 엄마 복수하라구.
찬미 ...?(마음 아픈)
승리 생각해보니까 그 말도 맞는 말 같더라. 그래서.. 가기루 결심
한 거야..
찬미 승리야..
승리 (OL,찬미 무슨 얘기하려는지 알고서 자르는)너두 미용학원
졸업하면 서울로 와,내가 서울에서 제일 폼나는 미용실 알아
봐놀께.
찬미 (하려던 말 못하고)그래..
승리 그만 일어나야겠다,기차시간 다 됐어.
찬미 ....?(하려던 말 못하고)주소는 잘 챙겼어?
승리 응.
찬미 엄마 사진두?
승리 챙겼어.
씬#79 공장 건물 앞
두 친구,나오며
승리 근데 너 나 보고 싶어서 어떡할래?
찬미 그러는 넌?
승리 난 너 별로 보고 싶지 않을 것 같은데?
찬미 (울컥해지려는 거 참고)기집애.
승리 (같은 기분이다.역시 애써 떨치며)자주 연락하자.너 주말이면
서울 올라와도 되잖아?
찬미 넌 안 내려오구?
승리 찬미야,난.. 여기가 싫어.
찬미 ..?
승리 오늘 떠나면 아마..다신..안 내려올 것 같애.어쩜 내가 이런 결
심을 하게 된 것두.. 여길 떠나고 싶은 게 더 큰 이유일수도
있구.
찬미 (그 기분 안다)그래..그럼 넌 내려오지 마. 내가 자주 올라갈
게.
승리 (미소)이제 그만 들어가.
찬미 기집애,미리 연락했음 조퇴라도 해서 역까지 배웅할텐데.
승리 됐어.빨리 들어가.주임한테 찍히면 나도 없는데 골탕도 못 먹
이잖아 이젠.
찬미 든든한 빽 있잖어, 우리오빠.
승리 맞다. 주임이 꼴통부리면 나대신 오빠 불러 당장.
찬미 그럴게.
두 친구 웃음으로 이별 달래며
찬미 참 태성오빠두 너 서울가는 거 알아?
승리 아니. 얘기 안했어.니가 대신 해 줘.
찬미 그래.태성오빠 서운해하겠다.도착하면 바루 연락해 너.
승리 알았어.들어가.
찬미 (울컥해져서)잘 가.
승리 응.(간다)
찬미 (그 모습 바라보고 서 있다가 눈물 나올 것 같아 건물 안으
로 들어가 버리면)
승리 (돌아보고)
씬#80 공장 정문 앞
시선 떨구고 나오는 승리.
정문 나와서서 걸음 떼기 시작하는데.
찬미E 승리야!
승리 ?(돌아보면)
헐레벌떡 다시 뛰어나오고 있는 찬미
승리 ?(멈추고 쳐다보는데)
찬미 (숨가쁘게 뛰어와서)이거 받아.
승리 뭔데?
찬미 (돈이다)지갑에 이것뿐이라서 얼마 안돼. 서울 가서 집 찾느
라 버스타구 헤매지 말구 택시 타.
승리 뭐? 싫어 얘.
찬미 받아.
승리 미쳤어.
찬미 안 받으면 나 화낸다.
승리 기집애.
찬미 그래야 내 맘이 편해서 그래.
승리 알았어.잘 쓸게.
찬미 (다시 눈물 차올라)가,나 들어갈게.
승리 그래.
찬미 (그냥 돌아서버리고)
승리 ......(그 모습 보면)
찬미 (그대로 안으로 뛰어들어가 버린다)
승리 ........(자신도 눈물 맺혀 돌아서고)
씬#81 구미 기차역 매표소
매표구에 서울 티켓 한 장 나온다.
그 티켓 받아드는 승리.
씬#82 기차 안
자리 찾아오는 승리.
좌석번호 보고서 표 확인한 뒤 창가 자리에 앉는다.
승리 ........(무거운 얼굴로 창밖 바라보면)
씬#83 구미 기차역 광장
끼익,도착하는 자동차 바퀴.
그 승용차에서 부리나케 뛰어내리는 태성.
그때 주차요원 휘파람 불며 제지하면
태성 잠깐만요!(하면서 그대로 역사 향해 뛰기 시작)
씬#84 플랫폼
뛰어들어오는 태성.
태성 (역무원 보고)아저씨, 어떤 게 서울 가는 기차예요?
역무원 저기, 지금 막 출발하는데요.
태성 예? (하고서 보면)
저만큼에서 막 출발하고 있는 기차.
태성 (그 기차 향해 플랫홈 계단 뛰어오르고)
태성, 계단 뛰어내려오는 동안
속도 붙어 달리기 시작하는 기차.
태성,계단 뛰어내려와 그 기차 뒤쫓는데
기차, 그대로 멀어지면서
씬#85 그 기차 안
자신 앞에 펼쳐질 새로운 앞날에 대한
불안과 긴장으로 다소 굳은 얼굴로
앉아있는 승리.
잠시 그대로 있다가 무릎 위에 올려놓고 있는 가방 내려다보면서
가만히 지퍼 열어 안에서 뭔가 꺼내보는데
찬미한테서 받은 메모지다.그 안에 넣어둔 영숙 사진.
승리 ...?(함께 보고 나서)
창밖으로 시선 돌리면
씬#86 학교 농구 연습장
신나게 농구 연습하고 있는 경빈.
경빈, 어느 포즈에서 기차 안의 승리와 함께 이중화면으로
<제4회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