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 문인협회 시화전
<제3회 겸재문화예술제 시화전>
그림에 취하고 시에 취하고
겸재 정선(1676-1759)이 65세부터 70세까지 만 5년간 양천현령으로 재직하며 진경시의 대가 이병연(1675-1735)과 시화를 교환하며 남긴 기념비적인 역작《경교명승첩》중 양천지역을 그린 그림이다. 겸재 정선의 그림에 강서 문인협회 작가들의 시가 어우러진 〈新 겸재 시화전〉을 감상해보시기 바랍니다.
○ 현수막(세로판넬)
○ 내용
연번
작품명
시
작품사진
1
목멱조돈
木覓朝暾
목멱조돈(木覓朝暾)
김현숙
궁산 소악루에 올라
목멱산 일출을 바라보니
왕조의 이야기가 풍광으로 펼쳐지네
산그늘도 흘러가는 한강
한 폭의 호수가 된 행주나루는
광활했던 동정호를 꿈꾸었다네
버드나무 사이로 노 젓는 뱃사공
한가로이 낚싯대 드리우고
난지도 하얀 모랫벌에 마음 던지네.
2
안현석봉
鞍峴夕烽
안현석봉(鞍峴夕烽)
신재미
산 빛 저무는 시간
파산 소악루(小岳樓)에 올라
모악산(母岳山) 바라보니
촛불처럼 피어오르는 길마재 봉화(烽火)
나라의 태평성대 노래한다
민족의 영산 한양의 외백호(外白虎)
안현(鞍峴)의 우뚝 솟은 봉우리
석양빛 드리우니
온 세상이 평화롭다
강을 건너 온 풍경
겸재 가슴 불태워 화폭에 옮겨지니
오늘날 한국을 대표하는
진경산수화(眞景山水畫) 모델이 되었다
안현석봉(鞍峴夕烽) 이라는 이름으로
3
공암층탑
孔岩層塔
공암층탑(孔岩層塔)
정명옥
공암층탑이 마치
양천현 산과 강, 어부들의 수문장 같습니다.
그 옛날 양천현 일대는
지금으로 말하면
수풀 우거져 공기 좋고
물 맑아 유람하기 좋고
고깃배 풍요로운 살기 좋은 곳이었네요.
그 터전에 자리한
지금의 강서구에
공암층탑이 시공의 문이 되어
그 시절 아름다운 강산과
여유와 낭만이
바람에 솔솔 실려 넘어 와
행복한 강서구가 되기를 바래봅니다.
4
금성평사
錦城平沙
금성평사(錦城平沙)
김미옥
휘영청
버들 숲에
노을이 스며들어
영벽정(映碧亭) 추녀 끝에
바람으로 머무를 제
이수정(二水亭)
두물머린
세한삼우(歲寒三友) 기백일세
기러기
나래 접는
십리사구(十里沙丘) 난지도
삼각산 산그늘이
백사장에 출렁이며
염창탄
단애(斷崖) 위에
그려넣는 천자만홍(千紫萬紅)
5
양화환도
楊花喚渡
양화환도(楊花喚渡)
강영덕
사공! 저~ 보이소
해지기 전에
건너가게 해 주이소~
한성에서 담고 풀은
조선 팔도 보따리
인천으로 나르고
강화로 나르며
발품 속에 피어 난 해학의 땀방울
송이송이 드넓은 백사장에 기염을 토하고
양화나루에서 숨을 고르니
와우산과 잠두봉 절경이로다! 절경이로다!
전국으로 뻗어 가는 인심을 싣고
시원스레 광활한 한강의 물길은
산천경개 유람하는 사대부 양반 도포자락에도
질박한 서민들 호구지책 허리춤에도
돗자리, 옹기, 짚신……, 다양한 보부상의 봇짐, 등짐 속에도
칠월 신선에 구시월 배 놈
아부지, 서방님~
달포 넘게 짓무른 눈가 허물벗듯
진경이로다, 진경이로다
선유봉이여!
6
행호관어
杏湖觀漁
행호관어(杏湖觀漁)
권 옥 희
진경산수 한 폭에 마음이 홀렸네
수백 년 물길 흘러 씻겨갔어도
덕양이 행호에 지는 여기가 무릉이네
웅어 낚고 세월 낚던 여기가 도원이네
복사꽃 흐드러져 봄내음 날리는데
내려진 그물은 언제 올리나
노오란 달물에 그리움 일고
벗을 향한 내 마음도 행호에 지네
낙건정, 장밀헌, 귀래정 그림자 속닥이는 물 위로
줄지은 웅어잡이 배들 봄꿈인 양 출렁이고
웅어회 한 접시 안주삼고 관어(觀漁)하니
벗 향한 푸른 웃음 행호에 띄워지네.
7
종해청조
宗海聽潮
종해헌(宗海軒)에 올라
조수(潮水) 밀리는 소리 듣노라
김봉석
봄빛 푸른 현아(縣衙)의 한낮
종해헌에 올라 조수 밀리는 소리 듣노라
눈 감으면 아스라이 다가오는
강으로 역류하는 바닷물소리.
물새 몇 마리
강물 위로 줄지어 날아오르고
돛단배 대여섯 척
물살 가르며 오르면,
강원도 깊은 산속에서 시작한 물줄기
강화도 앞바다 서해 물줄기
서로 만나 겨루는 물들의 함성!
아련한 옛 추억에 눈을 감고서
종해헌에 앉아 그 소리를 듣노라.
강물과 바닷물의 살아가는 소리
우렁찬 삶의 소리를!
8
소악후월
小岳候月
소악후월(小岳後月)
장기숙
아름다운 그곳에 가면
그리운 님의 얼굴이 떠오른다
탑산, 두미암, 선유봉이 바라뵈는 궁산
소악루에 올라 달이 뜨기를 기다리면
푸르디 푸른 소나무의 맑은 바람도
님의 얼굴을 스치우며 떠오르겠지
가슴을 뒤흔드는 산수(山水)의 기슭마다
유유히 흐르는 강물소리 퍼올리며
그리움의 월화(月華)인양 안기우겠지
한강수를 따라 산새를 따라
기다리는 이 마음 타는 듯도 하다마는
가슴을 파고드는 달빛의 광채여!
오롯이 떨며 기다리는 소악루에서
교교(姣皎)히 떠오르는 너를 맞노라
잡목 숲 가지마다 유쾌히 비추이는
황홀한 월광(月光)에 가슴 설레이노라
강물에 비추인 달빛의 환영(幻影)이여!
너를 내 사랑이라 부르고 싶네
9
설평기려
雪坪騎驢
설평기려(雪坪騎驢)
장만숙
이른 새벽 방문을 열어 보니
온 세상이 흰 눈으로 뒤덮여
설평이 백옥같이 눈부시구나
저 멀리 보이는
우뚝 서 있는 두 봉우리는
따뜻하고 넓은 어머니의 가슴으로
마을을 품어 주는듯하고
순백하고 아름다운 자태가
나를 유혹하는구나
나귀에 안장 채워 길을 나서니
나무마다 설화가 만개하고
아무도 밟지 않은 설평을 따라
운치 있는 눈길을 완상하며 가는 길이
이보다 더 행복하겠는가?
10
빙천부신
氷遷負薪
벼룻길 나무꾼
백 상 봉
얼음강 발이 묶인 거룻배 부린 나무
추슬러 짊어지고 가는 모습 위태하다
이 겨울 몇 번을 오가야 쌓인 눈이 녹을까?
벼룻길 모퉁이는 바람도 날 서는데
나뭇짐 두 덩이는 어디로 가는 건지
먼 산에 기우는 해는 발걸음만 재촉하네.
산 너머 도성 안은 봄기운이 들 때까지
부잣집 사랑방에 군불 때고 노는 양반
백성들 무거운 등짐 고마운 줄 알려나.
11
개화사
開化寺
개화사(開華寺)
조남선
옛날, 그 시절이나 지금이나
다른 도리(道理)가 무엇이던가?
개화산 중 인적이 드문 때에도
佛, 法, 僧, 삼보(三寶)에 귀의하여
뜻을 세운 선지식(善知識)!
상구보리(上求菩提)
하화중생(下化衆生)
어제도 오늘도 끊임없이 이어지네
사람이 사는 곳에 절(寺)이 있어
첩첩산중에도 연기가 피어오르네.
축대 위에 대웅전, 요사채가 완연하고
목탁소리, 염불소리 귓전에서 맴돌아
성불하세, 성불, 우리 모두 성불하세!
한강에 돛단배 유유자적하니
백성들 또한 태평성세로세.
12
양천현아
(陽川縣衙)
양천현아(陽川縣衙)
이홍구
새 아침 궁산에 올라 한강물 끝자락 해 오름 반기며
옛 고을 양천현아 낭만의 땅 그 자리를 되돌아본다.
물안개 펼쳐진 한강수면에 반짝이는 햇살의 떨림을,
빼곡히 소나무 숲길 소슬바람 일어 코끝이 시린 솔 익은 향을,
현아의 삼문 앞 계단 양편에 늘어선 백일홍 꽃길을,
살기 좋은 민심이 모여 사는 고을 양천현아.
말을 타고 한양 입성 전야 하룻밤 묵어가는 꿈의 고을
일용할 양식 물물교환 즐거운 담소의 저잣거리
토담 넘어 선술집 호롱불에 달도 익고, 술도 익어간다.
해 질녘 노을빛에 붉게 물든 양천현아
솔개바람에 채색되어 오색 빛 하루가 고요 속에 별이 뜬다.
13
광진
14
송파진
첫댓글 작년도 작품 훌륭했습니다
금년에는 같은 그림을 보고 새롭게 작시(作詩)를 하는 것입니다.
카톡에 신청하시면 작품명과 그림을 제공해 드리니 서둘러 신청해 주십시오.
작품 수가 한정돼 있기 때문입니다.
조남선 회장님 설평기려 이선 올렸는데 다른 분 시가 먼저 올라가 있네요.
제가 가장 먼저 설평기려 시화전 시를 올렸습니다.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회장님께서 대글도 쓰셨는데요.
아 작년 것입니다. 제가 착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