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 66경(六六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구류수의 조우라는 마을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이제 너희들을 위하여 설법하리라. 그 내용은 처음·중간·마지막이 다 좋으며, 좋은 뜻과 좋은 맛으로써 순수하고 한결같으며, 원만하고 깨끗하여 범행이 맑고 깨끗한 것이다.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하라.
66법[六六法]이 있다.
어떤 것을 66법이라고 하는가?
6내입처(內入處)·6외입처(外入處)·6식신(識身)·6촉신(觸身)·6수신(受身)·6애신(愛身)을 이르는 말이니라.
어떤 것을 6내입처(內入處)라고 하는가?
안입처(眼入處)·이입처(耳入處)·비입처(鼻入處)·설입처(舌入處)·신입처(身入處)·의입처(意入處)를 말한다.
어떤 것을 6외입처(外入處)라고 하는가?
색입처(色入處)·성입처(聲入處)·향입처(香入處)·미입처(味入處)·촉입처(觸入處)·법입처(法入處)를 말하는 것이다.
어떤 것을 6식신(識身)이라고 하는가?
안식신(眼識身)·이식신(耳識身)·비식신(鼻識身)·설식신(舌識身)·신식신(身識身)·의식신(意識身)이니라.
어떤 것을 6촉신(觸身)이라고 하는가?
안촉(眼觸)·이촉(耳觸)·비촉(鼻觸)·설촉(舌觸)·신촉(身觸)·의촉(意觸)을 이르는 말이다.
어떤 것을 6수신(受身)이라고 하는가?
안촉으로 생기는 느낌·이촉으로 생기는 느낌·비촉으로 생기는 느낌·설촉으로 생기는 느낌·신촉으로 생기는 느낌·의촉으로 생기는 느낌이니라.
어떤 것을 6애신(愛身)이라고 하는가? 이른바
안촉으로 생기는 애욕·이촉으로 생기는 애욕·비촉으로 생기는 애욕·설촉으로 생기는 애욕·신촉으로 생기는 애욕·의촉으로 생기는 애욕을 말하는 것이다.
만일 어떤 사람이 '안(眼)이 곧 나[我]이다'라고 말한다면 그것은 그렇지 않다. 왜냐 하면
안은 생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만일 안이 곧 나라고 한다면 나는 응당 생사를 받아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안은 곧 나이다'라고 말한다면 그것은 그렇지 않다.
若有説言。眼是我。是則不然。所以者何。
眼生滅故。若眼是我者。我應受生死 是故説眼是我者。是則不然。
이와 같이 색[色]이나 혹은 안식(眼識)·안촉(眼觸)·안촉으로 생긴 느낌에 대해 만일 '이것이 나이다'라고 한다면 그것은 그렇지 않다.
왜냐 하면 안촉으로 생긴 느낌은 곧 나고 멸하는[生滅] 법이기 때문이다.
만일 안촉으로 생기는 느낌이 곧 나라고 하면 나는 응당 태어남과 죽음을[生死] 받을 것이다.
그러므로 '안촉으로 생긴 느낌이 곧 나이다'라고 말한다면 그것은 그렇지 않다.
그러므로 안촉으로 생긴 느낌은 나라는 것이 아니다.
이와같이 이·비·설·신·의의 접촉으로 생긴 느낌은 나라는 것이 아니니라.
왜냐 하면 의촉(意觸)으로 생긴 느낌은 나고 멸하는 법이기 때문이다.
만일 그것이 곧 나라면 나는 다시 응당 태어남과 죽음을 받을 것이다.
그러므로 의촉으로 생긴 느낌을 나라고 한다면 그것은 그렇지 않다.
그러므로 의촉으로 생긴 느낌은 나라고 할 것이 못되느니라.
그러므로 비구들아, 반드시
눈이 하는 일·
지혜가 하는 일·
적멸(寂滅)이 하는 일을 사실 그대로 알아 신통(神通)을 나타내고 바르게 열반으로 향해야 하느니라.
어떤 것이 눈이 하는 일을 사실 그대로 알고 보는 것인가? 내지 바르게 열반으로 향하는 것인가?
이와 같이 비구들아, 눈은 나나라고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색이나 안식·안촉·안촉을 인연하여 생긴 느낌, 즉 괴롭거나 즐겁거나 괴롭지도 즐겁지도 않다는 안(眼)의 느낌, 그것도 또한 나라고 할 만한 것이 아니라고 관찰하는 것이다.
이·비·설·신·의에 있어서도 또한 그와 같다.
이것을 눈이 하는 일을 사실 그대로 알고 보며 내지 바르게 열반으로 향하는 것이라고 하며,
이것을 육육법경(六六法經)이라고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잡아함경>을 보면
안(眼)을 지세히 설명하고, 나머지 이.비.설.신 도 그와 같으며,
이어서 의를 자세히 설명하는
방식이 줄줄이 나온다.
<썅윳타 니까야(쌍니, SN)>는 그와 달리
안(眼)을 설명한 것과 똑같이 이.비.설.신.의 를 설명한다.
그러기에 <쌍니>의 경 숫자는 <잡아함경> 에 비해 서너 배가 된다고.
<쌍니> 수집기록 태도는 제자들이 암송하는 것을 염두에 둔 방식을 택한 것이고,
<잡아함경> 기록자는 문자로 보전하며 전하는 태도를 우선하고 있다.
그 당시 인쇄 기술은 쉬운 작업이 아니었기에 프린팅을 될수록 줄이는 방법으로 기록하고,
경을 대하는 자는 니까야를 보듯 하나하나 풀어서 암송했을 것이다.
<잡. 304경>은 <66경>이라 하고.. 내용은
안[안입처와 색입처, 안식신, 안촉신, 안수신, 안애신],
이[이입처와 성입처, 이식신, 이촉신, 이수신, 이애신],
비[비입처와 향입처, 비식신, 비촉신, 비수신, 비애신],
설[설입처와 설입처, 설식신, 설촉신, 설수신, 설애신],
신[신입처와 신입처, 신식신, 신촉신, 신수신, 신애신],
의[의입처와 법입처, 의식신, 의촉신, 의수신, 의애신] 으로 되어 있다.
이것은 <잡아함경> 에서 안(眼)을 설명하고, 이.비.설.신.의 도 그와 같다. 고 할 때
안(眼)은 안입처와 색입처, 안식신, 안촉신, 안수신, 안애신 각각을 의미하는 데..
주로 '안입처' 를 의미한다. 이.비.설.신.의 도 마찬가지고.
그런데 <66경> 에 안근 등 6근과 색경 증 6경이 빠져 있다.
6내외입처와 6근6경은 같은 것이기 때문이 아닐까?.. 할 수 있는데..
그 보다는 <66경>은 마음 법에 관한 설인데 반해 6근6경은 실유 존재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시중에서는 6내외입처와 6근6경을 같은 것으로 취급하고 있다.
그럴 경우 10처는 실유 존재로, 의만 마음 법으로 취급하고 있는 게 된다.
법은 마음도 실유도 아니다.
그리고 안식신, 안촉신, 안수신, 안애신 이라 하여 신(身)이 붙어있는데..
입처는 아직 존재화가 되지않고 말로 설명만 되는 상태인 데 반해
신(身)의 의미는 몸이라 하기 전에 각각을 분별할 수 있는 상태임을 뜻한다.
식물과 동물의 근원을 들여다 보면 동식물 특징 모두를 가진 생명체가 보이고, 생명체 근원을 들여다 보면 생명체와 비생명체 특징 모두를 갖고 있는 물체가 있듯이..
입처란 없는 게 아니나 구별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닌.. 마음에 들어가 있는[입처] 상태다
그러기에 <경>에 있는 안(이비설신)을 누구는 존재가 아닌 심연생으로 이해하고, 또 누구는 존재로 이해하는데..
여기서는 안.이.비.설.신.의가 [심연생]을 강조한다.
그 이유는 시중의 90% 아니 99% 가 '안.이.비.설.신.의'를 존재로만 설명하는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