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만 직업인가요?
3312 손혜원
최근 학생들에게 “꿈이 뭐예요?”라는 질문을 하면 대부분 ‘의사’라는 답변이 돌아온다. 우리 주변만 둘러봐도 의대를 선택하는 친구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또한 의대를 가기 위해 재수 혹은 그 이상을 선택하는 학생들도 늘어남을 체감할 수 있다. 이는 의대열풍이라는 새로운 단어로 정의된다. ‘의대열풍’이란? 대학을 진학하는 사람들이 의대만 고집하는 현상을 일컫는다.
얼마나 심각한 문제이기에 단어까지 생겼을까? 정책 연구 단체 교육랩공공장의 ‘2024년도 의대 정시모집 합격자 분석 결과(2023)’ 통계자료에 따르면 의대 합격자 중 3수 이상으로 수능을 본 사람이 39.7%나 차지했다. 이에 비해 재수생은 39.6%, 현역 고3 출신 합격자 비율은 17.9%로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약 15년의 과정을 견뎌야 함에도 의대를 지향하는 사람이 현저히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더욱이 의대를 바라는 연령층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연합뉴스 TV 채널 ‘의대 정원 증원 소식에… 대치동 초등 의대반 가보니(2023)’에서는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의대 입시를 위해 고등과정을 교육하는 초등의대반의 모습이 나온다. 영상 속 한 학생의 인터뷰에 따르면 가장 어린 학생은 초등학생 1학년이며 대치동에서는 의대반이 상당히 많다고 답했다. 한편 또 다른 사례로는 과학고 서울대 출신의 45세 대기업 부장인 40대 남성의 새로운 도전이 있다. 이 남성은 늦둥이 딸의 경제적 지원을 위해 3번의 수능 후 조선대 의대 22학번으로 입학했다. 그는 나이가 들어도 계속해서 안정적인 수입을 얻기 위해 한 선택이라 밝혔다. 최근 의대 정원 확대 이후에는 20-40대가 회사를 퇴사하고 의대를 가기 위해 수능을 준비하는 직장인 의대반까지 생겨나는 추세이다.
마치 최면에 걸린 것처럼 의대를 원해 열풍이 일어난 이유는 결코 단순하지 않다. 하지만 초등의대반, 직장인 의대반이 생기기까지 했던 이유는 사회적 인식이 가장 클 것이다. 대한민국이 선진국이 된 시점의 사회는 공부를 잘하고 일명 ‘사’ 자가 들어간 직업이 인정받았다. 위의 사례들은 그때의 인식이 지금 사회에도 남아있는 모습일 것이다. 생각해 보면 초등 의대반이 생긴 이유는 자녀가 의대를 가기 원하는 학부모들이 증가하면서 대치동 등에 열풍이 분 것이다. 직장인 의대반이 생긴 이유는 사람들 마음속에 돈을 잘 벌기 위해서,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으려면 의사가 되어야 한다는 인식이 있었기 때문이다. 의대열풍이 사회적 문제가 된다면 해결을 위해서는 달라진 사회에 대한 사람들의 현실 인식이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다.
이러한 의대 열풍이 불면서 생긴 문제점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가장 큰 피해를 본 곳은 이공계열이다. 동아일보 기사 ‘의대 쏠림 여파 서울 15개 대학 중도 이탈 최근 3년 이과가 문과 두 배(2023.10.26)’, ‘4대 과기원 이탈자 작년 43% 급증… 의대 약대 가려고 재수(2023.10.06)’에서는 다음과 같은 자료를 제시한다. 교육부의 2020-2023 대학 중도탈락 현황 자료에 따르면 자연계의 중도탈락 비율은 4.9%, 자퇴율은 5.2%로 나타났다. 또한 미등록률은 32.4%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였다. 이공계 특성화 대학에서도 43%나 되는 인재들이 의대, 약대를 위해 떠났음을 알 수 있다. 이 학생들은 연봉인 직업 안정성에서 장점이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사람이라면 대부분 높은 연봉과 직업의 안정성을 원한다. 이공계 특성화 대학 KAIST의 A 교수는 이공계 특성화대 6곳은 모든 학생에게 학비와 병역 특례 혜택을 지원함에도 인재 부족이 심각하다고 전했다. 그리고 그 이유를 낮은 연봉과 취업의 어려움이라고 꼽았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는 박사 이후에는 대기업 취업을 하지 않으면 대부분 연봉이 1억 원도 못 미치며 이는 미국의 3분의 1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4차 산업 혁명을 이끌 핵심 분야 인재가 약 6만 명 부족하고 산업 인력이 약 8만 명 부족하다고 언급하며 이공계 인재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봉과 안정성만 보장해 준다면 의대를 가려고 했던 학생들이 이공계 지원을 하게 될 것이므로 이 문제는 의대 열풍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결되어야 한다.
의사라는 직업은 사회에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이다. 하지만 의사를 그저 돈과 명예만으로 바라보고 의대를 선택했다면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 또, 의사는 가치 있는 직업이다. 하지만 과연 의사만 가치 있는 직업인가. 현재 존재하는 모든 직업들은 각자의 역할이 있고 이는 사회에 꼭 필요한 것이므로 우리가 존중해 주어야 마땅하다. 모든 꿈나무의 꿈이 등급 매겨지는 사회만큼 가혹한 게 또 있을까.
-수행평가 감상
이공계 특성화 대학에 갈 때마다 교수님들이 의대 열풍에 대해 말씀하시던 게 생각나서 주제로 정하게 되었다. 자료를 찾아보면서 의대를 위해 재수 혹은 이상을 선택한 사람들의 수치를 확인할 수 있었고 괜히 열풍이라는 단어가 쓰인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의대 열풍이 최근 이슈이다 보니 참고할만한 논문이 없어서 아쉬웠던 것 같다. 대신 논문 대신 뉴스기사나 영상을 위주로 찾아봤었는데 오히려 사례가 더 잘 와닿았아서 논설문 쓰기에는 더 좋았다.
초등학생부터 직장인까지 의대열풍의 영향을 받는 모습을 보면서 학생들의 문제만이 아니라 사회적 문제로 확장된 것 같아 안타까웠다. 미래 인재들과 사회의 미래가 결정되는 문제인 만큼 모두가 함께 고민해 봤으면 좋겠다.
-표현 전략
과연 ~ 가치 있는 직업인가 : 설의
마치 최면에 걸린 것처럼 : 비유(직유)
첫댓글 출처를 본문의 글과 글씨 크게를 다르게 하여 글을 파악하기 쉬웠고 본문 내용중 초등학교 1학년조차 대치동 의대반에 들어가 공부를 하고 있다는 게 충격적이었다.
모든 직업은 존중 받아야 한다는 부분에 많이 공감을 했고 의대쏠림현상이 이렇게 심한지 몰랐어서 놀랐다
이 글 처럼 나의 생각도 모든 직업이 다 존중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이 글의 사용된 설의와 비유가 적절했다 !!
지금 현재 우리에게 일어나고있는 상황에 대한 내용이라서 더 흥마롭게 읽었다. 문제 상황을 수치적인것을 포함하여 자세히 알려줘서 그 심각성을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의대를 희망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정원이 늘어난것에 대한 영향이 나에게 좋다고만 생각했는데
이 글을 읽고 여러측면에서 생각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