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다라치유의 역사
3.현대의 만다라미술치료
만다라에 대한 융의 이론은 융 분석심리학자들에 의해 발전되었으며, 조안 켈로그(Joan Kellogg)에 의해 더욱 발전하게 되었다. 미술치료사인 켈로그는 만다라를 개인의 정신 성장을 돕는 도구로 사용하기 위하여 수천 개의 만다라를 분석하였다. 그 과정에서 만다라가 인간 경험의 자연스러운 순환과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위대한 만다라의 원형적 단계들(archetypal stages of the great mandala)'이라는 개념을 구축하게 되었다.
위대한 일원상(Great Round)은 12개로 나누어진 만다라와 형태로 구성되어, 자아와 자기의 관계가 반영되어 있으며 자연스럽게 모든 단계를 경험하게 된다. 각 12단계는 ①공백(void) ②낙원(bliss) ③미로(labyrinth), ④시작(beginnings) ⑤과녁(target) ⑥ 용과의 투쟁(dragon fight) ⑦원 속의 사각형(squaring the circle) ⑧기능하는 자아(functioning ego) ⑨투명화(crystallization) ⑩죽음의 문(gates of death) ⑪분열(fragmentation) ⑫무아경지(transcendental ecstasy)로 단계로 구성된다. 자아 구조가 일시적으로 차단당했을 때 만다라를 그려 만다라에 나타나는 패턴을 확인하면 우리의 자아와 자기의 관계에서 나타나는 지위를 아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내담자의 만다라 그림이 위대한 일원상의 단계와 일치하는지 분석하고, 각 12단계가 의미하는 내용을 통해 내담자의 개성화 과정의 단계를 파악할 수 있다. 다음 [그림 11]은 만다라 일원상의 원형적 12단계를 나타낸다.
국내외의 만다라 미술치료에서 사용하는 방법은 융이 제안한 자유롭게 그리는 방법에서 확장되어 다양한 방법으로 실시되고 있다. 자유롭게 원 안에 그리고 싶은 것을 그리는 자유 만다라(Cox, 2003)와 문양을 제시해 주고 그 안에 색을 칠하는 문양(형상) 만다라(Curry & Kasser, 2005), 그리고 조화롭게 색칠된 그림을 감상(관상 만다라)하는 방법으로 크게 분류할 수 있다(Fontana, 2010).
국내 만다라의 최근 연구들은 만다라미술치료의 효과성 검증의 양적인 연구에서 벗어나 만다라미술치료의 본질적인 의미를 탐구하는 질적 연구들이 아래와 같이 실행되고 있다. 임수진(2015)과 김현경(2021)은 만다라 그리기의 본질과 의미를 밝히고자 van Manen의 체험연구 방법인 해석학적 현상학적 연구 방법을 활용한 질적 연구를 하였다. 임수진의 연구는 심리상담
대학원생들을 대상으로 불교 수행이나 명상수행 경험자들을 대상으로 회기 별 주제를 제시하고, 그 주제에 자유롭게 그리도록 하였다. 그 결과 만다라 그리기는 만다라라는 시각적 이미지를 그리면서 심리상태를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이를 읽어내며 해석하는 과정으로 심리치료의 영역을 넘어 명상과 수행의 영역으로 적용되어 치유적인 효과를 가져온다는 결론을 도출하였다. 김현경(2021)의 연구는 유방암 환자들에게 켈로그의 일원상에 기초한 핀처의 프로그램을 시행하였다. 유방암 환자들은 만다라미술치료 체험 과정이 '내 안의 신성을 찾아가기' 과정임을 알게 되었고, 이 과정은 삶의 위기를 극복하고 남은 인생을 의미 있게 보낼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했다고 보고 하였다. 이은순(2019)은 질적 분석방법과 Q방법론을 활용하여 미술치료사가 인식하는 만다라집단미술치료의 치료요인은 자기 이해, 자기 본질, 타인 이해의 3가지 유형으로 도출되었다. 차현희(2013)의 연구는 마음의 생물 심리학적 토대인 뇌 기능을 측정하여 객관적으로 만다라 집단미술치료의 효과성을 검증하였다.
Kim 등(2009)은 구조화된 만다라 그림의 요소를 기반으로 컴퓨터 시스템을 적용하여 참가자의 치매 수준을 측정하였는데, 이는 미술치료사에게 환자의 진행 중인 치매 단계에 대한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현경(2022)은 만다라 상징 해석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전문가 시스템 개발하여 그림 진단의 어려움을 가진 임상 현장에서 객관적인 자료를 제공하게 되었으며, 이는 치료사들의 서로 다른 결과 해석과 초기 미술치료사들의 경험 부족 문제를 보완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정순영(2016)은 만다라와 명상을 접목하여 만다라 명상으로 조현병 환자 대상의 연구를 하였으며, 이 연구를 통해 만다라 명상이 다른 명상보다 흥미와 즐거움을 제공하고 눈에 보이는 형태로 객관화할 수 있어 심신치유 및 정화에 유익한 방법이라 제안과 함께 조현병 환자들의 우울과 정신 증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결과를 보고하였다. 임시연(2022)은 만다라미술치료에서 관(觀)명상의 시간을 늘리고 만다라 명상을 통해 경험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관한 질적 사례연구를 선택하였으며, '안전한 만다라 공간', '관(觀)명상', '심상 이미지 직면', '수용과 통합', '인식 전환', '의식 확장'이라는 만다라 명상의 기본 패턴을 발견하였다.
또한, 통합예술치료의 방식으로 만다라와 다른 치유 매체를 함께 활용하는 연구들도 있다. 고현정(2022)은 성인 여성을 대상으로 명상과 음악 감상, 원무의 연행과 만다라 그리기의 표현예술치료를 결합한 의례기반 집단표현예술치료를 시행한 후 해석학적 현상학 연구 방법으로 체험의 의미를 탐구하였다. 또 의례기반 집단표현예술치료는 안전한 세계를 체험하고, 내면세계와 연결되고, 자기 인식을 통해 삶의 변화가 일어남을 확인하였다. 지금까지 만다라를 활용한 연구들을 살펴보면, 초반에는 융의 만다라미술치료를 기반으로 심리학의 치료 도구로써 만다라의 효과를 검증하는 논문이 주를 이루었으나, 점차 임상을 위한 객관적이고 실제적인 연구로, 양적 연구에서 질적 연구로 변화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만다라치유가 임상을 넘어 예술치유 매체와 함께 진행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해 볼 때 만다라치유는 치료적 차원뿐 아니라, 심리적 안정이라는 예방적이고 전인적 치유 차원으로 발전해 갈 것으로 예상된다.
<만다라 통합치유 연구/ 심정아 선문대학교 일반대학원 통합의학과자연치유전공 박사학위논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