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 적벽 - 김경옥 가을 내음 들머리 길 누렁소 걸음으로 바지랑대 밟고 가는 한 줌 바람처럼 내 안에 잠들었던 시어詩語 누천년 길 따라간다 동복댐 붉은 치마 물에 잠긴 한 자락이 속정을 내비친 듯 비껴드는 데칼코마니 옛 시인 멈춰섰던 곳 그 눈길이 선명하다 경전처럼 누운 시간 한 켜 한 켜 되짚어가는 벽이여 적벽이여 물 높이 깊어진 만큼 다시 와 안겨 줄 가을 목숨처럼 붉어라 <한국여성시조문학 2021.>
출처: 한국여성시조문학회 원문보기 글쓴이: 청원 이명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