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함께 불러보는 노래들이 어떤 힘을 가졌을까요?
처음 친구들과 노래를 부른다고 했을 때에는 좋은 노랫말과 곡조가 우리에게 긍정적이고 좋은 기운으로 전해지기를 기대했었습니다.
옹기종기 방에 모여 노래를 부르려고 하는데, 어느새 아이들이 지난 시간 불렀던 악보들을 뒤적이며 노래를 흥얼거립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꿈꾸지 않으면’‘오 나의 태양’‘헤어지는 벗들의 노래’‘즐거운 학교, 행복한 학교’‘즐거운 나의 집’을 배워 불러보았습니다.
‘꿈꾸지 않으면‘을 흥얼거리는 아이들에게 노래 가사 가운데 마음에 남는 부분을 나눠보자고 했습니다.
‘꿈꾸지 않으면 사는 게 아니라고’
‘별 헤는 맘으로 없는 길 가려네’
‘사랑하지 않으면 사는 게 아니라고’
‘설레는 마음으로 낯선 길 가려 하네’
‘배운다는 건 꿈을 꾸는 것, 가르친다는 건 사랑을 노래하는 것’
‘배운다는 건 꿈을 꾸는 것, 가르친다는 건 희망을 노래하는 것’
가사 하나하나가 마음에 남는 것 같습니다.
“너희는 지금 어때? 살고 있니?” 이 질문을 던졌는데, “잘 살고 있어요”“못 살고 있어요”“꿈이 아직 없어요”라는 대답을 합니다. 함께하는 우리가 마음껏 꿈을 꾸고, 자유롭게 펼쳐갈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에게 주어진 오늘의 배움에 최선을 다해야하겠지요.
오늘 배운 노래는 “동무생각”이라는 곡입니다. 이은상님이 노랫말을 짓고, 작곡가 박태준(1900~1986)님이 곡을 만들었습니다. 이 동무생각은 1922년 작으로 처음 제목은 ‘사우(思友)’였으나 이를 순우리말 ‘동무생각’으로 그 제목을 바꾼 것입니다.
이 노래는 춘하추동 4계절을 노래한 곡으로 이 노래에는 박태준님의 고향인 동산을 배경으로 하여 작곡가의 로맨스 짝사랑의 이야기가 깔려 있습니다. 동산이란 대구의 야트막한 언덕으로 달성공원(옛날 달성토성)의 동쪽에 있다하여 동산(東山)이라 이름 붙인 언덕이지요.
대구에 청라언덕이 위치한 동산은 1893년 선교활동을 하던 선교사들이 1907년 일제에 의해 대구 읍성이 철거될 때 성돌의 가치를 알고 가져다 주택을 지을 때 주춧돌로 사용했으며, 지금은 세 동의 건물에 선교박물관과 교육역사 박물관, 의료박물관이 들어서 있습니다. 지금은 각각 대구 유형문화재 제 24호, 25호, 26호로 지정되어있습니다.
이 노래의 작곡가인 박태준님이 개신교 집안에서 1900년 태어나고 자라서 개신교계 학교인 계성중학교(5년제)에 다니던 중학교 시절 무렵, 대구 경북여자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한 여학생을 교회에서 만나 등하교 길에 동산을 오가다 마주치면서 마음으로 무척 사모했으나 말 한마디 못한 채 학창시절을 마쳤다고 한다.
계성중학교를 졸업하고 평양숭실전문에 진학하여 음악을 전공하며 제일교회에서 오르간 연주자로 활동하다가 마산 창신중학교(1921~1923)에서 음악교사로 교편을 잡을 때, 마침 그 학교 국어 교사로 재직 중이었던 노산 이은상(1903~1982)님과 두터운 교분을 갖고 사귀면서 가슴 속에 묻어두었던 학창시절의 자기의 첫사랑이던 짝사랑 이야기를 하였고, 이를 이은상이 그 사랑 이야기를 소재로 시를 지어서 건네 준 것이라고 합니다.
수줍은 청년의 로맨스를 간직한 청라언덕의 ‘동무생각’은 당시 청소년들의 애창곡으로 삽시간에 전국으로 번져나갔습니다. 일본 식민지 시절의 노래들이 슬프고 우울한 데 반해 따뜻하고 정감 넘치는 이 노래는 학교 창가나 유행가 외에는 마땅히 부를 게 없던 청소년들에게 호응을 얻었습니다. 당시 청라언덕에 백합은 없었고 노랫말은 백합처럼 희디흰 얼굴의 그 여학생을 비유한 말이라고 합니다.
대구에서 출생한 박태준님은 ‘오빠생각’‘가을밤’‘동무생각’등 150여 곡의 동요와 가곡을 작곡했습니다.
< 동무생각 >
1. 봄의 교향악이 울려퍼지는
청라 언덕 위에 백합 필적에
나는 흰나리꽃 향기 맡으며
너를 위해 노래 노래 부른다
청라 언덕과 같은 내 맘에 백합같은 내동무야
네가 내게서 피어날 적에 모든 슬픔이 사라진다
2. 더운 교향악이 울려퍼지는
저녘 조수위에 흰 새 필적에
나는 멀리산천 바라보면서
너를 위해 노래 노래 부른다
청라 언덕과 같은 내 맘에 백합같은 내동무야
네가 내게서 떠돌때에는 모든 슬픔이 사라진다
3. 서리 바람 부는 낙엽 동산 속
꽃진 연당에서 금새 뛸적에
나는 깊이 물속 굽어 보면서
너를 위해 노래 노래 부른다
청라 언덕과 같은 내 맘에 백합같은 내동무야
네가 내게서 피어날 적에 모든 슬픔이 사라진다
두 번째로 함께 불러본 곡은 <만약에 우리가>라는 노래입니다.
<만약에 우리가> -김희동
만약에 우리가 따뜻한 사람이라면
누군가에게 말할 때 입술로만 하지 않겠지.
만약에 우리가 진정한 사람이라면
누군가의 말을 들을 때 귀로만 듣지 않겠지.
마음도 없이 사랑도 없이 그저 입과 귀로만
하고픈 말만 듣고픈 말만 주고 받지 않겠지.
만약에 우리가 온전한 사람이라면
그대와 내가 말을 나눌 때
마음으로 주고 받겠지.
마음부터 주고 받겠지.
우리가 따뜻한 사람이라면, 우리가 진정한 사람이라면, 우리가 온전한 사람이라면 어떤 모습이어야 할지 생각할 수 있게 해주는 노래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누군가에게 말을 할 때, 누군가의 말을 들을 때, 누군가와 말을 나눌 때 어떻게 하면 좋을지를 생각해보게 됩니다.
진심으로 마음을 주고받는 너와 나, 우리가 되기를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