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문화 유적 답사 및 바래길 걷기
남해를 느낄 수 있는 바래길 걷기를 하고 나서
1417 공지찬
남해 바래길을 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에는 솔직히 또 가네 하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남해 바래길은 초등학교 때부터 많이 걸어 왔었다. 게다가 이번에 간 13번 코스는 몇 년 전 해성중학교에 있었을 때 가봤던 곳이었다. 그래서 또 가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조금 지루 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그래도 지금의 나는 해성중학교가 아닌 해성고등학교의 고1 로서 바래길을 가는 것이기 때문에 무언가 다른 느낌이 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걱정 아닌 걱정 반, 기대 반을 품고 바래길로 가게 되었다.
일단 먼저 가서 사전에 정한 조끼리 모여서 가이드 분의 설명을 들었다. 가이드 분의 설명은 저번에 왔을 때에도 같은 분은 아니었지만 많이 들었었다. 하지만 중간에 반 친구들과 사진을 찍는 경험은 희한하게 새로운 느낌이었다. 중학교 때 이 곳을 갔을 때는 반 단체사진 빼고는 자기 갈 길만 가서 사진이 거의 없었다. 그래서 솔직히 말해서 남은 사진이 없어서 그런 건지 지금 해성중학교 때 갔던 기억만 있고 정확히 가서 뭘 했는지는 가물가물하다. 그런데 이번엔 중학교 친구들이 아닌 고등학교 반 친구들과 다 같이 가서 예쁘다 싶은 곳에선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사진을 많이 찍었다. 그러다 보니 사진의 장소나 그때 반 친구들끼리 이런저런 얘기로 서로 낄낄대던 기억이 다 새록새록 기억에 남았다. 아무래도 반 친구들이랑은 기숙사에서 학교에서 계속 만나고, 밤늦게까지 같이 교실에 있다 보니 엄청 친해져서 어딜 가도 재밌게 놀 수 있었던 것 같다. 중간에 걷는 게 힘들기도 했다. 또 지나가면서 예쁜 남해의 풍경을 보았다. 넓게 펼쳐진 바다가 높게 솟은 나무들로 가득한 숲을 보며 작년에도 왔었지만 역시 남해 같은 시골이 기술의 발전이 약간 부족해도 예쁜 자연환경이 있어서 참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이순신 장군의 노량대첩같은 역사적 사건들을 들으며 다시금 역사의 흐름을 느끼게 되었다. 길이 참 험난해서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정말 뜬금없는 것들(염소나 호박)이 나와서 당황스럽기도 했다. 그래도 반 친구들과 같이 걸으니 힘들어도 친구들과 어울리며 걸을 때만큼은 힘든 건 잠시 잊고 친구들과 나누는 즐거운 얘기들만 기억에 남았다.
그렇게 계속 가다가 결국 예정과는 다르게 시간이 부족해져서 버스를 타고 충렬사까지 가고 거기서 단체사진을 찍고 학교로 돌아왔다. 만약 시간이 남아돌아서 충렬사까지 걸어가야 했다면 아마 내일 다리는 나만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래도 끝가지 걷지 않고 버스를 탄 것이 내심 아쉽기도 했다. 그래도 이순신 장군의 역사를 보게 되어서 신기하게 지금 듣는 게 중학교 때 들은 것보다 더 마음에 다가 온 것 같다. 중학교 때에는 생각없이 살아서 그런 것 인지도 모르겠다. 단체사진을 찍고 버스를 타고 다시 학교로 돌아 올 때 오늘 있었던 일들을 다시 되짚어 보았다. 학교에서 친구들과 다같이 버스에 오른 것, 바래길에 가서 조 친구들끼리 모여서 같이 간 것, 가면서 시답잖은 얘기들로 서로 낄낄대던 것, 중간에 사진을 찍는데 너무 웃기게 나와서 모두들 한 바탕 웃음이 터진 것, 가면서 노래도 같이 듣고, 같이 걷고, 먹을 것도 같이 먹고, 다 중학교에 갔던 바래길보다 더 많은 추억을 쌓은 것 같다. 중학교 때는 반 애들과 친하긴 했는데 다 자기 할대로 해서 다 같이 뭔가 큰 추억을 만들지는 않았지만, 해성고 에선 엄청 친한 친구들과 함께 다니며 이런저런 많은 추억들을 만들게 돼서 진짜 뿌듯했던 추억이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