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부대를 마무리 짓고,
십반이 표기된 주춧돌을 목수실에 맞추고 서로의 높이 차를 보고 그 사이에 고강도 석회를 사춤해줍니다.
(사춤: 갈라진 틈을 메우는 일을 말하는 우리말)
주춧돌을 놓을 때, 십반먹(십자모양이 그려진 먹선)이 중요해서,
'어림반푼없다.'는 말이 여기에서 나왔다는 설도 있습니다.(반푼은 대략 1.5mm)
이렇게 맞춰진 주춧돌과 흙부대 사이에 흙을 되메웁니다.
새로운 나무골조(뼈대)에 들어가기 앞서 공구정리 작업도 해줍니다.
공기선 중에 문제 있는 것, 타카(공기를 사용해 심을 박는 공구)에 문제가 있는 지 파악해서
고칠 수 있는 것은 고치고, 문제가 심한 것은 전문가에게 맡깁니다.
자욱한 안개를 뚫고 수많은 곧은 나무들이 도착했습니다.
지게차의 도움으로 나무를 쉽게 내립니다.
다른 한쪽에서는 나무가 놓여질 자리를 먹매김합니다.(레이아웃)
흙부대 위에는 먹매김이 잘 안될 수 있기에 부직포를 놓아둡니다.
이미 자리 잡아진 주춧돌을 기준으로 하기에 이제는 규준틀이 필요없습니다.
정교한 작업이라 양끝에서는 손가락이 아플 때까지 줄을 팽팽하게 당기고,
먹을 가운데서 튕길 때도 수직으로 올리는지, 줄을 튕길 때, 실을 감아서 튕기지 않는지
서로 확인하며 수치를 두세번 확인하며 직각을 맞춰갑니다.
다른 한쪽에서는 받은 나무로 각도절단기가 놓일 작업대와
태풍 때문인지 갑자기 더워진 날씨에 햇볕을 잠시나마 피하게 해줄 차광막을 설치해줍니다.
이제 작업대 위에서 토대로 쓸 나무를 자릅니다.
토대로 방부목을 쓸 수도 있겠지만,
방부목을 쓰는 목재에서 중금속이 많이 유출되었다는 기사도 있는 것처럼
시간이 걸려도 구조목에 방부, 방충처리된 보존재를 2회 바르고,
그 위에 오일스테인을 칠해 나무의 보존능력을 높입니다.
흙부대와 나무들이 서로가 서로를 잡아주게끔. 철심볼트를 박아줍니다.
철심이 비닐을 뚫어서 습기가 올라오지 않게 높이를 조정해서 잘라줍니다.
토대 놓을 자리를 생각해서 일정간 간격마다 철심을 박아줍니다.
흙부대에 박힌 철심을 위 아래에서 너트로 꽉! 잡아줍니다.
잡아줄 때, 레이저로 높이를 측정해서 일정한 높이로 맞춰줍니다.
혹시나 생기는 높이 차이로 생긴 틈은 고강도석회와 모래로 사춤해줍니다.
이제 높이를 어느 정도 맞춘 자리에 이중밑깔도리가 덮어줄 것입니다.
이중밑깔도리는 보일러 난방을 하는 우리 문화에 맞추어 높이를 높이는 목적도 있습니다.
다음부터는 이제 벽체작업이 들어갑니다. 토대와 다르게 벽체작업은 좀 더 속도감있게 이뤄지겠지요.
속도감 있는 중에서도 십반먹의 마음(어림반푼없는)을 향해 오늘도 조금씩 나아갑니다.
첫댓글 더불어 노동의 힘과 그 속에 꼼꼼하고 빈틈없음을 향하는 모습이 있습니다.
몸 돌보면서 느긋하고도 빠듯하게 다음 일들을 해 나가길 응원합니다.
찾아보니 ‘사춤’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도 쓰이는 말이라고 하네요..집을 짓듯이 서로 갈라져있던 관계의 틈을 사랑과 평화로 메워주는 시간이길 함께 마음 모아요.
늦더위에도 튼튼하게 토대 쌓기에 애써주셔서 고맙습니다.
지난 주에 사춤 치는 일 짧게 도우면서 작은 틈도 허투루 지나치지 않는 마음가짐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손가락이 아프도록 먹줄을 튕겨 직각을 잡고, 방부목 대신 구조목을 쓰기로 한 것도 다 같은 마음이었을 테지요. 보이지 않는 곳까지 정성을 쏟아주어서 참 고맙습니다. 늘 안전하게, 몸 살피면서 즐겁게 일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