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도성둘레길1차시 - 낙산둘레길 : 낙산 옆 숭인동,창신동을 함께 거닐며 단종비 정순왕후의 흔적찾기와 봄봄봄
* 정순왕후의 흔적을 찾아서...
작년 란샘과 한양도성 순성을 한 샘들이 란샘에게 "우리 또 안 가요?"를 외쳤습니다. 그래서 결성 된 란샘투어(?) "한양도성 둘레길걷기!!" 두둥~ 오늘 그 첫번째 코스로 낙산둘레길을 걸었습니다.
란샘이 정한 부제는 "낙산 옆 숭인동, 창신동을 함께 거닐며 단종비 정순왕후의 흔적찾기"였어요. 저는 거기에 "봄봄봄"을 더해 봅니다.
동묘앞역 3번 출구에서 10시에 만나기로 했는데 좋아하지 않는 지각을 했습니다. 길찾기를 했더니 1호선을 타면 바로 간다길래 수원역에서 지하철을 탔는데 지각..ㅠㅠ 지하철은 저랑 안 맞는듯요. 앞으로 서울행은 가급적 버스환승으로...
동묘시장을 가로질러 영도교가 보이는 길에 서서 잠시 설명을 들었어요. 영도교는 영월로 유배가는 단종과 정순왕후가 영영 이별한 곳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영이별다리, 영이별교라고도 불렸다고 하지요.
동묘시장에 있었던 여인시장터 표지판은 지난 해 인가 사라졌다고 합니다. 누가 가져갔을까요? 정순왕후가 궁을 나와 동대문 밖에서 궁핍한 생활을 할 때 마을 여성들이 중심이 되어 정순왕후를 도왔다고 하는데요. 이 때 부녀자들만 드날 들 수 있던 채소 시장이 있었는데 이를 여인시장이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동묘시장을 나와 건널목을 건너 동망봉을 향해서 걸었습니다. 란샘덕분에 계단길을 피해서 조금은 편하게 올라갈 수 있었어요. 동망봉은 정순왕후가 매일같이 단종이 계신 영월을 바라보며 안녕과 명복을 빌기 위해 올랐던 봉우리랍니다. 1771년 영조가 '정업원구기비'를 세우고 친히 '동망봉' 세 글자를 써 이 곳 봉우리 바위에 새기도록 했는데 일제강점기 채석장으로 쓰이면서 산이 깎여 나가 지금은 사라졌다고 합니다. 동망봉을 기려서 세운 동망정 정자에서 잠시 쉬며 간식을 먹었어요.
이어서 청룡사에 갔습니다. 청룡사는 비구니 사찰이라고 합니다. 청룡사에 있는 우화루에서 단종이 영월로 유배가기 전 정순왕후와 마지막 하루를 보냈다고 하지요. 청룡사에는 원래 정업원이 있었는데 이 곳은 왕가나 양반 출신 여인들이 출가하여 머물던 사찰이었다고 합니다. 정순왕후도 궁에서 쫓겨나 정업원에 머물렀다고 합니다.
청룡사로 들어가 우화루 옆으로 가면 화장실 옆에 작은 쪽문이 있습니다. 그 문을 열고 들어가면 정업원구기비를 볼 수 있습니다. 이 비는 영조가 정순왕후가 살았던 정업원 옛터라 하여 세운 표지석이라고 합니다. 비석 앞면에서 '정업원구기'라고 써 있고 뒷면에는 '황조정덕16년 신사 6월 초 4일후 251년 신묘 9월초 6일입 전후개친서'라는 영조의 친필이 적혀있다고 하지요. 비각 현판에 있는 '천봉후임어천만년 세신묘구월육일음체서'는 '앞산 뒷바위 천만 년을 가오리 신묘년(영조 47) 9월 6일에 눈물을 머금고 쓰다'라는 뜻이랍니다.
벚꽃길을 걸어 우리의 마지막 코스 자주동샘을 보러 갔습니다. 비우당 뒤뜰에 있는 자주동샘은 이 샘터에서 정순왕후가 지초를 풀어 옷감을 자주색으로 물들이는 일을 하며 생계를 이어가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여인들이 이 옷감을 팔아주기 위해 일부러 자주 끝동을 달았다고 전해지지요. 비우당은 조선조 실학자 이수광이 살았던 집으로 원래 위치에서 옮겨와 복원한 곳이라고 합니다. 지주동샘 뒷쪽에 있는 거북바위는 정순왕후 꿈에 거북이 보여 깨어서 뒤를 보니 거북바위가 있었다고 해서 붙여졌다고 하지요. 꿈에 거북을 보고 단종의 안녕을 빌었다고 합니다.
(설명글은 동망정 정자에서 조금 올라오면 볼 수 있는 정순왕후 설명글과 란샘의 설명을 참고했습니다.)
* 봄봄봄
동묘에서는 배롱나무와 향나무 그리고 노란 민들레들을 만났습니다.
길을 건너 동망정으로 오르는 길에 봄꽃들이 한창이었습니다. 라일락, 벚꽃, 새순이 돋은 은행나무, 민들레.
틈틈히 오늘 식물의 재발견 미션인 "발 사진과 식물 사진 찍기"를 하면서 걸었지요. 민들레와도 한 컷 찍고 하늘을 올려보니 단풍나무 새순이 연두연두합니다.
청룡사 뜰에서 작약과 백합과 식물 사진도 찍었습니다. 보라색 제비꽃과 발사진 한 컷 추가!!
점심을 먹으러 간 낙산보리밥 옆에는 노란 개나리가 한창입니다.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입구에 수선화가 이쁘게 피었습니다. 구수한 된장찌개와 보리밥이 있는 시골밥상같은 점심을 먹었습니다.
지주동샘을 찾아가는 낙산길에는 벚꽃이 한창이었습니다.
비우당 옆에서 나무를 타고 오르는 담쟁이도 보고 인사를 나누었지요.
거북바위 등에는 개나리가 한창입니다.
낙산에서 남산공원 방향으로 귀갓길을 잡았습니다. 그 길에서 만난 봄도 우연히 만난 까치처럼 반가웠습니다. 개나리, 벚꽃, 조팝나무꽃, 황매화, 영춘화.. 눈 두는 곳마다 새순과 꽃들의 잔치였습니다. 카페 마실 옆 은행나무는 가을에 꼭 다시 만나길 소망하며 걸었습니다.
혜화문에서 한양도성 혜화동 안내센터까지 걸었습니다. 한양도성 혜화동 안내센터에서 제비꽃, 서부해당화, 까마귀밥나무꽃, 진달래, 앵도나무, 산수유나무꽃, 조팝나무꽃도 만났습니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속 가마할범 찾기
첫댓글 꽃으로 배부른 봄날이었네요~
잘 정리해주셔서 감사해요^^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3.03.31 07:37
깔끔한 정리^^감사합니다~~
제가 항상 샘께 감사해하고 있는 거 아시죠? ㅎㅎ 샘.. 항상 감사합니다. 샘 덕분에 새로운 발자국들을 찍으며 많이 듣고 배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