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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경일(51) 씨는 요즘 어느 때보다 행복하다. 야생화 가꾸기라는 취미를 살려 3개월전 부산 금정구 구서2동에서 '꽃삽'이라는 꽃집을 열었기 때문이다.
온라인 창업을 꿈꾸어오던 서옥주(39) 씨는 요즘 주방 소품들에 푹 빠져 있다. 이달 말 생활도자기 쇼핑몰 '도자기사랑(www.dojagilove.com)' 오픈을 앞두고 있는 것. 도자기 모양이며 쓰임새를 연구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있다. 두사람은 여성인력개발센터를 거쳐 창업을 했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어 관심을 끈다.
여성인력개발센터가 창업이나 취업을 준비하는 여성들의 든든한 디딤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여성인력개발센터는 여성가족부의 지원으로 사회적 일자리 창출 교육훈련을 하고 있는 곳으로, 부산에는 동래구 부산진구 해운대구 등 3곳이 있다.
▲적성검사에서 창업 인큐베이터까지=옷수선점 창업을 준비하는 박영애(34) 씨는 점포를 얻어 옷수선점을 직접 운영하고 있다. 박 씨가 매일 출근하는 곳은 동래구 여성인력개발센터 1층 '실과 바늘'. 이 곳은 여성인력개발센터가 창업 준비생들에게 소액의 임대료만 받고 빌려준 곳이다. '실과 바늘'은 창업 전 이를 경험해보는 창업 인큐베이터다. 박 씨가 실제 가게를 열게 되면 또 다른 창업 준비자가 박 씨를 이어 이곳에 입주하게 된다.
부산진구 여성인력개발센터도 현재 창업 인큐베이터로 샌드위치 전문점 '그린샌드'을 운영하고 있으며, 해운대구 여성인력개발센터는 아동옷 제작, 의류 수선, 의류 제작, 샌드위치 배달점 등의 인큐베이터를 가동하고 있다. 창업이나 취업을 원하는 여성들은 이런 모의 창업점 운영 기회를 갖는 것은 물론 창업·취업상담 적성검사 경영상담 취업후 사후관리까지 받을 수 있다.
부산진구 여성인력개발센터 류기화 취업지원팀장은 "취업의 경우 상담, 교육, 알선까지 짧게는 1개월 안에 일자리를 구할 수 있으며, 창업은 최소 6개월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양한 프로그램·교육비도 저렴=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의 상당수가 교육지원이 되기 때문에 대부분 프로그램당 10만 원 미만으로 이를 마칠 수 있다. 산업인력관리공단 지원 프로그램은 무료로 진행되며 여성부 지원 프로그램은 수업료의 20%만 본인이 부담하면 된다.
부산진구 여성인력개발센터 송민재 프로그램 기획팀장은 "최근 취업 훈련생의 80%가량이 초대졸 이상 여성으로 훈련생들의 고학력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훈련생들의 취업률은 70~80%에 이른다"고 소개했다.
여성인력개발센터의 장점은 무엇보다 프로그램이 다양하다는 데 있다. 양재 홈패션 네일아트 요리 홈패션에서부터 독서지도사 컴퓨터 포토샵 등 정보화 프로그램까지 센터마다 차이는 있지만 연중 70여 개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창업이나 취업을 원하지 않더라도 취미생활을 위해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도 있다.
취업·창업 훈련생들의 소모임 또는 공동사업단도 활성화되고 있다. 동래구 센터가 가정관리사협회를 비롯 간병사업단, 텔레마케터협회 등을 꾸려나가고 있으며, 부산진구 센터는 독서지도사 논술지도사 케어지도사 간병인 등의 소모임을 만들어 준비생들의 정보공유를 돕고 있다.
▲아이도 데리고 오세요=자녀 양육 문제로 고민하는 여성들이라도 이곳에서 창업·취업 훈련을 어렵지 않게 받을 수 있다. 여성인력개발센터는 아이들을 돌봐 주는 탁아시설을 갖추고 있어 아이를 잠시 맡기고 교육훈련에 참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동래구 센터가 운영하는 튼튼이 어린이집은 만 12개월부터 7세까지의 아동들을 돌봐 준다. 부산진구 센터 꿈나무 놀이방은 1세부터 7세까지 아동을 맡아 주고 있다. 해운대구 센터 역시 20개월 이상 취학전 아동을 돌보는 놀이방 시설을 갖추고 있다. 시간당 1000~1400원의 이용료만 내면 이용할 수 있다.
동래구 여성인력개발센터 손정은 관장은 "최근 센터의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9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 방문하는 여성들의 발길이 줄을 잇고 있다"고 말했다.
'옷가게를 열 사람들 모이세요'.
해운대구 여성인력개발센터가 의류 관련 창업 희망자를 대상으로 '동대문 사업 따라잡기-패션 탐방단'을 모집한다.
이 창업탐방단은 현장을 직접 찾아가 봄으로써 창업에 대한 궁금점을 해소하고 창업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부정기적으로 마련되고 있다.
지난해는 창업 아이템 탐방을 위해 일본 오사카와 서울 인사동 떡 카페를, 올해 상반기에 대구음식박람회를 직접 견학하고 돌아왔다. 이번이 네번째인 셈이다.
이번 패션 탐방단은 서울 동대문시장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현장 강의와 실습을 통해 옷가게 창업을 준비하는 여성들에게 도소매 상품 거래처 확보에 도움이 되도록 기획됐다. 동대문시장 상가 정보와 도매상과 첫 거래를 성공적으로 트는 법, 도매상과 밀접한 관계를 맺는 방법, 상품판매시 반응이 좋은 제품을 확보하는 요령을 비롯해 시장 지리 익히기 등 실제 창업에 필요한 요긴한 정보들을 얻을 수 있다.
강사로는 전찬오 (사)동대문패션디지털협회 사무국장과 김선주 하이벨 대표 등이 맡는다. 오는 25일 오후 2시30분 이론 수업을 마치고 서울로 출발해 현장교육을 실시한 후 다음날인 26일 오전에 돌아온다.
해운대구 여성인력개발센터 김미향 팀장은 "의류사업은 많은 여성들이 도전하지만 그만큼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성공을 가늠하기 힘들다"며 "의류시장의 중심지인 동대문시장의 흐름을 파악하는 것만으로도 절반은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참가비는 4만2000원.
(051)702-9196 최현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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