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발 하나로 주부에서 인생역전 |
심한 탈모 고민하다 재료구해 직접 제작 부분 가발로 특허 3년만에 10억원 매출 씨크릿우먼 김영휴 사장 [조선일보 이경은, 김창종 기자] 전업주부가 여성 가발 하나로 10억대 매출을 올리는 사장님이 됐다. ‘씨크릿우먼’의 김영휴(42) 사장이 주인공이다. 그는 가발공장 창업 3년째인 지난해 유명 백화점 진출에 성공, 연매출 10억원을 올리는 데 성공했다. 12년간의 전업 주부 시절, 여성이 진정 원하는 가발이 무엇인지를 몸소 경험한 것이 성공 비결이었다. 두 아이를 키우던 그는, 스트레스 때문인지 탈모(脫毛) 증세가 계속 심해졌다. ‘휑한 머리를 감쪽같이 가릴 수 있는 가발이 없을까’ 고민했지만 좀처럼 구할 수 없었다. 손재주가 좋던 김씨는, 미용재료상에서 재료를 구해다 직접 만들어봤다. 모자처럼 푹 뒤집어쓰는 큰 가발 대신, 손바닥만한 크기로 만들어 머리 정수리 부분에 꽂는 부분 가발이었다. 키가 약 3cm 정도 커보이는 데다, 가발이 자연스럽게 헤어스타일을 부풀려 줘 얼굴 형태가 갸름해 보이는 효과도 있었다. “탈모로 고민하는 주부들에게 나눠줬더니 반응이 좋았어요. 똑같이 만들어달라는 연락도 많이 받았죠.” 일하고 싶다는 갈증을 느끼던 그는 용기를 얻어 지난 2001년 9월 단돈 500만원으로 창업에 나섰다. 인터넷에 작은 여성가발 쇼핑몰을 연 것이다. 그러나 매출이 신통치 않자, 그는 직접 발로 뛰기 시작했다. 여성용품전시회, 창업박람회, 방송국 분장실 등 입소문이 날 만한 곳은 닥치는 대로 뚫었다. 그 결과 유명 홈쇼핑을 비롯해 하나 둘씩 주문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번엔 자금이 문제였다. 그는 다시 신용보증기금, 기술신용보증기금 등 중소기업 금융지원기관들을 쫓아 다니며 모두 1억원을 빌렸다. 2002년 말, 그의 ‘키높이 가발’은 대한민국 특허기술대전에서 동상을 수상하는 개가를 올렸다. 점점 자신감을 키운 그는 지난해 겁없이 롯데백화점 문을 두드렸다. 매장을 내기 위해서였지만, 가발은 ‘한물간 상품’이라며 몇 차례나 문전박대당했다. 어렵게 매장을 낸 그는, 주위 예상을 뒤엎고 하루 200만~300만원씩 불티나게 가발을 팔았다. 김씨는 “가발이 10만~30만원으로 비싼 데도 잘 팔린 걸 보면, 얼마나 여성들이 필요로 하던 것인지 알 수 있다”고 했다. 올 1월에 롯데백화점 본점에 입성한 그는, 한 달 동안 7000만원 매출을 올렸다. 어느새 회사도 직원 15명을 거느릴 정도로 커졌다. 그는 “여성이었기 때문에 여성 고객들의 마음을 제대로 읽을 수 있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