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도12좌창 곡목 해설 – 서도명창 이문주박사(Ph.D) 010-8515-1990
1. 초한가(8분)
초나라 항우와 한나라 유방과의 벌어진 전투중에 패망한 항우의 가련한 신세 상황을
서도소리의 좌창으로 엮은 사설로서 서도좌창 중에 가장 많이 알려진 소리이다.
2. 공명가(15분)
제갈량은 중국 삼국시대(오나라,촉나라,위나라) 촉나라 랑정 사람으로 자는 공명이요
호는 충무라 하였는데 적벽대전 전쟁에서 오나라 손권과 촉나라 유비가 공명의 도움으로
연합하여 위나라 조조를 격파시켰으나 오나라 손권이 유비와 공명을 살려 두었다가는
앞으로 자기에게 불리할 줄 알고 손권의 모사 주유를 시켜 서성과 정봉, 두 장수에게
명령하여 공명을 죽이려 했으나 부하 조자룡이 공명을 구출하는 내용을 가사로 엮어서
서도좌창으로 전승되게 되었다.
3. 사설공명가(7분)
제갈공명이 남병산에 올라 위나라 조조의 백만대군을 물리치도록 동남풍을 불게 해
달라고 천지신명께 고사(告祀) 지내면서 비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사설을 조금 빨리
촘촘하게 엮어 부른다고 해서 사설공명가라고 지칭하고 있는 소리이다.
4. 배따라기(14분)
‟배따라기”는 ‟배 떠나기”에서 말이 변한 곡명으로 사설 내용은 뱃사람이 고기 잡으러
나갔다가 풍랑을 만나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구사일생으로 살아 집에 돌아오는데 부인은
남편이 죽은 줄만 알고 삼년상 마지막 제사를 지낼적에 살아나서 집안에 들어온 남편을
부둥켜 끌어 안고 통곡하며 울면서 상봉하는 극적인 장면을 묘사한 소리이며 수심가로
끝을 맺지 않고 자진 배따라기를 이어서 부르기도 하며 좌창이지만 서서 부르기도 한다.
5. 영변가(9분)
평안북도 영변군 약산의 경승을 아름답게 열거한 사설의 노래로서 상상봉에 올라가면
구룡강이 내려다 보이고 왼편으로는 멀리 청천강이 흐르는 광경이 절경을 이루게 되는데
이를 보는 이들로 하여금 흥에 겨워서 저절로 노래를 부르게 되었는바 이 때에 부르는
노래가 영변가였다고 하며 조선 후기에는 영변에 있던 관청을 의주로 옮길 때에 영변을
떠나는 이별의 정을 노래 하였다고 하며 서도좌창이지만 끝에 수심가로 맺지를 아니한다.
6. 봉황곡(5분)
중국 전한(前漢)시대의 사마상여가 지은 봉구황곡(鳳求凰曲)에서 곡목의 제목을 따온
소리로 사설내용은 사마상여가 곤궁에 처해 있을 때 부자 탁왕손에게 초대된 자리에서
남편과 사별하고 친정으로 돌아 와 있는 그의 딸 탁문군을 보자 한눈에 반해 그날밤에
거문고로 부른 노래가 봉구황곡인데 이에 탁문군도 사마상여를 좋아하게 되고 사랑의
야반도주 하였지만 탁왕손은 진노하였다가 결국 이들의 사랑을 허락하고 훗날에 많은
재산을 남겨 주었으며 상속으로 부유해진 사마상여는 7대 황제 무제의 총애를 받았고
궁정문인으로 많은 명작을 남겼는데 봉황곡은 남녀간 금슬이나 애정을 노래하고 있다.
7. 관동팔경(8분)
관동팔경은 동해안에 바닷가 여덟군데의 명승지를 사설로 엮은 소리로서 조선 선조때
정철의 관동별곡을 현대화 하여 작사하여 부르게 되었는데 관동팔경이란 간성의 청간정,
강릉의 경포대, 고성의 삼일포, 삼척의 죽서루, 양양의 낙산사, 울진의 망양정, 통천의
총석정, 평해의 월송정등을 일 컷는다.
8. 제전(8분)
제전은 먼저 세상을 떠난 님의 무덤을 찾아가 제사를 드리면서 인생의 무상함을 읊은
소리이다. 첫째 사설은 제물 고이는 법을 나열했고, 둘째는 제상에 차려진 산해진미의
이름과 잔 드리는 내용을 열거한 후에, 셋째는 인생이란 한줌의 흙으로 돌아가고야마는
인생 무상함을 한탄하는 내용으로 젊은 미망인이 남편잃고 자식도 없이 살아가야 하는
처지를 애절하고도 슬프며 한스럽게 표현해야 하는 서도좌창이다.
9. 초로인생(6분)
해가 뜨면 바로 사라지는 이슬처럼 허무한 것이 인생이라고 고백하는 내용이다.
초로(草露)란 풀과 이슬인데 인생이 그렇다는 것으로 중국과 구 소련 국경지대에서
생과 죽음을 넘나드는 수 많은 사건중에서도 꿋꿋하게 살아가는 서도지방 사람들의
감정이 잘 표현되어 있는 서도좌창 곡목 중 하나인 소리이다.
10. 장한몽(9분)
장한몽은 일본 소설 금색야차를 사설로 지어 서도좌창으로 부른 소리로서 내용인즉
이수일이와 심순애는 서로 사랑하는 사이였는데 부자 김중배의 꼬임으로 심순애가
정조를 팔았다.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이수일이와 심순애는 너무 가난하였고
무남독녀 태어난 심순애는 늙으신 부모님도 봉양 하여야 했기 때문이었다.
사랑고백을 하면서 매달리는 심순애를 이수일이는 야멸치게 버리는데 신파극과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하였던 서도좌창이다.
11. 전장가(16분)
적벽대전 전장에 나간 군사들의 넔두리로 사설내용은 두 명의 패전군사가 등장하는데
첫 번째로 등장하는 군사는 첫날밤도 못 치르고 아내와의 기막힌 이별을, 두 번째 등장
하는 군사는 부모와 처자와의 생이별을 한스럽게 표현하고 있다.
서도소리명창 허득선에게 소리를 배운 김관준이 작사했다고 전해지는데 후일 김관준은
김칠성에게 소리를 전수했고 서도명창김칠성은 서도명창 김정연에게 그리고 이문주에게
계승되어 전승 보존 되어지고 있는 서도좌창 중 사설과 소요시간이 제일 긴 소리이다.
12. 향산록(10분)
18세기 이후에 창작된 것으로 보이는 서도좌창으로 북녘지방에 있는 5대 명산중의
하나인 묘향산은 서쪽은 청천강 동쪽은 대동강 줄기로 연결되는 명산으로 사설 내용은
묘향산의 경치와 사찰, 누각, 유적등을 두루 구경하고 읊은 기행문 필체로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