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고수라는 단어는 전문직분야, 스포츠, 잡기 등에서 많이 사용합니다.
그런데 고수에 대해서 너무 환상적으로 생각하고 있는듯하여. 제가 조금 알고 있는
스포츠 분야에서 고수에 대한 저의 생각을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먼저 제가 이 이야기를 할 자격이 있음을 말하기 위해 그 분야의 저의 경력을 말씀드
리자면 저는 3종목 합계 10단의 공인 단증을 가지고 있습니다. 군대서 딴 태권도 1단
을 빼면, 한 종목은 4단, 한 종목은 5 단으로 두 종목 모두 지도자 강습을 이수하고
지도자 자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운동을 해보면 가장 기량이 좋은 시기가 3,4,5단 때 입니다.
이 때는 힘과 기술이 조화가 되어 자신의 평소 실력이상의 기량이 나오기도 하는 등
말 그대로 이변을 연출하는 시기 입니다.
그러나 6단이 넘어서면 이미 나이가 들어 체력이 기술을 받쳐 주지 못해 원포인트
는 가능하지만 경기는 무리인 단계가 됩니다.
상대와 직접적인 신체 접촉이 없는 검도에서도, 검은 나이 들지 않는다는 말이 있지
만 이는 마찬가지 입니다.
그러나 이 시기에도 몸은 따르지 않지만 그동안 쌓았던 경륜으로 인해 몸이 아닌
머리와 입으로 새로운 경기를 해 나갑니다.
꾀로써 상대에게 허점을 보여주고 되치기로 상대를 제압하거나, 그동안의 케리어를
내세워 입으로 상대를 주눅 들여 제압합니다.
후배들은 이분들을 고수라고 합니다.
이미 한 종목에 20 여년을 몸 담았고, 직접 겨루기를 통해 단 수를 쌓았고, 아직도
현장에서 활동하여 원포인트에서는 비상한 실력을 발휘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고수의 특성을 정리해보면 고수는 실력 + 머리(그동안 실전을 통해 터득한,
상황별로 대처할 수 있는 자신만의 꼼수)를 가진 사람들입니다.
경기에서 실력이 비슷할 때는 좀처럼 승부가 나지를 않습니다.
이 때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페인트모션(꼼수)입니다.
스포츠에서는 이를 인정합니다. 그리고 이 페인트모션에 당한 사람을 실력이 부족
하다고 합니다.
의도적으로 내준 허점을 보고 공격했다가 되치기를 당하면 포인트를 잃습니다.
배구에서 시간차 공격은 앞 사람이 스파이크 할 것처럼 점프를 하여 상대가 이를
브로킹을 하면 앞사람은 공을 흘려보내고 다음 사람이 뛰어 올라 스파이크하여
포인트를 땁니다.
축구 페널티킥에서 킥커가 몸은 오른 쪽을 향하며 공은 왼 쪽으로 차서 골을 넣습
니다.
잡기에서는 일상화 돼있습니다.
바둑의 경우 정석을 통달한 상대 간의 대국에서 서로가 서로의 수를 꿰뚫고 있기
때문에 지루한 수 싸움만하다가 승부수로 꼼수를 택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 상
대가 이를 알아차리면 지는 것이고, 미처 알아채지 못하면 위기를 벗어나거나 승기
를 잡기도 하는데. 상대는 꼼수를 못 본 자신을 탓하지 꼼수를 탓하지 않습니다.
포카에서도 좋지도 않은 패를 가지고 뻥카를 쳐서 이기는 경우가 있는데, 이에 속
은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지 상대를 욕하지 않습니다.
병법에서 양동작전, 성동격서 등도 당연히 꼼수지만 이는 엄연하게 전장에서 사용
되고 있습니다.
<양동작전 : 소규모부대로 공격하면서 대규모 부대가 공격하는 것처럼 위장하는 것.
성동격서 : 동쪽을 공격하는 것처럼 동쪽에 소규모 부대를 보내 적의 관심을 동쪽
으로 유도하고, 주력부대는 서쪽으로 보내 서쪽을 치는 것.>
페인트는 근본이 정석에서 벗어난 비도덕적인 꼼수입니다.
그러나 페인트도 하나의 실력(?)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추세 인듯합니다.
바둑이나 포카 등의 갬블에서는 페인트가 승부를 결정하는 여러 방법 중의 하나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렇지만 페인트는 승리를 장담하는 비기가 아닙니다. 상대가 깨닫지 못했을 때는
자신에게 커다란 득을 주지만, 상대에게 읽혔을 때는 돌이킬 수 없는 해를 주는 악
수이기도 하기 때문이 이를 사용하는 사람 역시 위험 부담을 안고하는 도박입니다.
또 상대의 페인트를 유도하고 이를 역이용하려는 갬블러도 많습니다.
따라서 꼼수가 성공하기위해서는 수많은 실전 경험이 있어야하고, 상황을 읽는 눈이
있어야하고, 실패에 대한 부담을 떠안을 수 있는 배짱도 있어야 하므로 아무나 할
수 있는게 아닙니다.
각개도 그 개념은 겜블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고수는 우리 일반 보다 한가지의 기술을 더 가지고 있습니다.
그 것은 그들이 오랜 경륜에서 터득한 시기적절한 꼼수 입니다.
먼저 상대를 읽고, 수를 생각하고, 때를 봅니다.
고수에게 자신을 읽혔다면 애초부터 그는 고수의 상대가 되지를 못했으며,
고수의 꼼수에 말리고 나서 그가 꼼수를 썼다고 욕하는 것은 뻥카에 당했다고 테이블
을 걷어차는 것이나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현장의 링은 프로와 프로가 마주치는 곳입니다.
시합은 경기 내,외적으로 서로가 상대를 만만하게 보고, 해 볼만 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하는 것으로, 시합에서 지고나서의 뒷말은 프로로서의 자신을 부정하는
행동입니다.
생각해보면 경기의 결과는 상대를 골랐을 때 이미 50% 는 판가름이 나있을 수도 있습니다.
첫댓글 고수란, 어떤 상황에서도 평상심 유지하는 사람.
경지에 이른 증거지요...포커페이스라는 말도 같은 뜻이겠지요.
체계적으로 이렇게 자세한 설명을 허허 이런 다방면에 운동 실력자도 있군요 님이 고수인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