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월례회시 출전 소감을 밝히면서 "마라톤이란 걸 알고 나서 100K울트라마라톤
완주가 목표"라고 말하였다. 그 꿈을 이룩하였다. 바로 소원성취!
참가 자체를 많이 망설였고 두려움과 부담 또한 컸다.
2004년 3월 3.15마라톤대회에서 처음으로 10K를 신청하여 완주할 땐 하프코스를
뛰는 사람들이 너무나 대단하다고 느꼈었다. 어떻게 인간이 21K를 뛰냐고??ㅎㅎ
그렇게 마라톤을 시작하여 그해 가을에 하프를 두번 뛰고 2005년 2월엔 배번도 없이
진주로 가서 첫 풀(4:12')을 뛰었다. 그 뒤론 올해 1월까지 약 2년을 무릎부상과의
처절한 싸움이었다. 병원비만 하더라도..또 아까운 시간낭비는 어떻고..
그러나 난 결코 포기하지 않고 부상과 싸워서 이겨 이렇게 떳떳이 100K 울트라완주
후기를 쓰고 있다.. 얼마나 기쁜 일이 아니겠는가?
막상 100K 울트라 도전에 대한 꿈은 있었으나 도전에 대한 용기를 내기란 결코 쉽지가
않았다. 그런 중 올 봄에 전성복형님의 제의로 5월에 포항을 선택할려고 했으나 자신감
상실로 포기 하고 망설이다 8월에야 "부산썸머비치울트라"를 선택한 것이다.
대회장에 도착후 배번과 기념품 수령후 된장찌개로 식사를 하고 대회 준비를 하였다.
출발까지 한시간이나 남았지만 처녀 출전이라 그런지 마음은 조급하기만 하다. 스트레칭도
옳게 하지 못하고 이럭저럭 준비를 마치니 3.15마라톤회원이 보여 반갑게 인사를 하고
20시 대장정의 100K 출발!
900명의 참가자로 인하여 동백섬을 한바퀴 돌아 해운대 백사장을 지나가니 나도 참가
하고 있는 대회지만 웅장함 그자체이다.. 그야말로 장사진..가슴이 설레인다
일광해수욕장까지 중간 중간 광일햄께서 길목에 서서 동영상과 사진을 찍어 주신다.
햄도 새벽에 50K를 뛰어야 하는데 너무 고마웠다.
25K를 지났을까? 오른쪽 발목에 통증이 오기 시작한다. 큰일이다 싶었는데 뛰는데
열중하다 보니 통증도 자연스레 사라지기 시작한다. 눈앞에 보이는 슈퍼에 들러 포카리
한병으로 몸속에 부족한 소금기를 보충하고 35K지점 정도 가니 이젠 왼쪽 무릎도 통증이
시작된다. 이 역시 참을만 하다. 아니 참아야지 어쩔꺼나?ㅎㅎㅎ
30K에서 40K까진 왜 그리 멀기만 한지? 40K지점에 도착하니 "효원마라톤클럽"에서 시원한
수박화채가 준비되어 있다. 두그릇을 뚝딱 해 치우고 옆 사람에게서 스프레이를 뺏다시피
빌려 통증부위에 뿌린 후 또 다시 출발.
47K정도 지점을 지나니 누가 "신경엽님 화이팅!"이라고 외친다. 여자 목소린데 아마 3.15의
조경숙씨 일 거라는 생각이 든다(골인 후 확인하니 정답!) 넘 고맙다.
50K지점인 반환점에서 시래국을 두그릇으로 허기를 보충하니 명규햄꼐서 들어 오신다.
가볍게 인사를 하고 성복햄꼐 전화를 하니 40K 지점을 통과하셨단다. 예정보다 늦은 페이스
인지라 걱정이 된다. 잘 뛰시라는 인사를 하고 준비해 간 새양말로 갈아 신고 출발 지점을
향하여 다시 뛰기 시작 한다.
60K지점에 도착하여 다시 수박화채를 한 그릇 비우니 자봉요원이 현재 105등이란다. 생각
보다 빠르다는 느낌과 함께 60K이상은 안 뛰어 봤기에 서서히 두려움도 시작된다.
아 근데 출발시 그 많던 선수들이 다 어디 갔는지 이제 사람보기도 힘들다. 길을 잘 못 든 건
아닌가 하는 두려움도 생기기 시작하고..65K지점에선 앞에 가던 주자가 걸어 가면서 갈지자
걸음으로 걷고 있다. 자불고 있는 것이다. 경각심을 일깨우고..
70K 지점에서 슈퍼에 들러 콜라와 포카리로 영양보충을하곤 시간을 보니 이 정도 페이스면
12시간내 완주도 가능 할 거라는 자신감이 생긴다. 이제 10K만 더 가서 80K 지점에 도착하면
나머지 20K는 걸어서 가더라도 16시간내 완주는 가능하다. 아직 다리도 괜찮고 의외로 정신도
말짱, 컨디션도 굿이다. 또 다시 출발이다.
80K 지점..카톨릭 마라톤 동호회에서 콩국을 준다. 성복햄꼐서 주신 떡과 함꼐 맛있게 먹고
또 다시 갈길을 재촉한다. 이제 남은 거리는 20K.. 5K 정도를 갔을까 대변항에 도착하니 일출
이다. 휴대폰으로 일출 사진을 찍고 87K지점인 용궁사 앞을 지나니 광일햄꼐서 오신다. 그
바쁜 와중에도 사진 한 컷..ㅎㅎ..해가 뜨니 서서히 뜨거워 지기 시작한다.
드뎌 남은 거리는 10K.
시간을 보니 80~90K지점에서 많이 지체가 되었는지 12내 완주는 힘들 것 같다. 그럼 12시간
30분내라도 뛰자! 아뿔사 근데 달맞이 고개가 앞을 턱 막고 있다. 달맞이 고개 언덕을 넘어 가며
사진 촬영을 위하여 미리 준비해 간 "푸른내서마라톤" 유니폼을 껴입었다. 비싸게 1,000원씩이나
주고 쮸쮸바를 사서 빨곤 내리막길에선 최선을 다하여 뛰었다.
4K정도 남은 해운대 백사장에 도착하니 성복햄꼐서 예약으로 보낸 문자메세지가 들어 온다.
"힘들더라도 기다리는 가족을 위하여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라고" 순간 뜨거운 감정이 북받
친다. 나 자신이 자랑스럽고 떳떳한 아빠가 된듯한 느낌도 든다. 행님의 세심한 배려가 너무너무
감사하다.
골인점을 바로 가면 될 것을 또 다시 1K나 되는 동백섬을 한바퀴 돌아가니 드디어 대장정의
끝이 보인다. 옷매무시를 다시 단정히 하고 표정도 확인하고 골~인..(12:24'27")
부산썸머비치에 대한 평가를 한다면..
1.협소한 도로 여건임에도 우선 교통량이 너무 많아 위험하며
2.뜨거운 8월인지라 체력소모가 너무 많아 중도 포기자가 많았음. 100K를 900여명이 넘게 신청
하였는데 완주자는 700명 정도(특히 성복형께서 4월에 첫출전인 포항에서 12:50'에 완주하셨
는데 이번에 15시간을 넘었음)
3. 또한 주체측의 배려인지 도로여건 때문이지 몰라도 수영에서 진하해수욕장까지 가는 동안
해수욕장이라는 해수욕장은 다 들렀는데 경치는 좋을 줄 모르겠으나 문제는 시멘트바닥
인지라 주자들 무릎에 충격이 엄청 심하였음.
4. 주체측의 준비 또한 문제가 많았음. 그 더운 날씨임에도 10K간격으로 있는 중간 기점에서
공급해준 생수가 차갑지 않고 미적지근하여 왕짜증.
5. 주로상 거리 표시가 불명확하여 시간 체크에 애로.
5. 골인후에도 샤워시설하나 없고 휴식공간도 변변찮았음.
첫출전한 나로서는 아무것도 모르고 뛰었으나 성복형께서는 앞으로 이 대회 안 오신다고..
이번에 함꼐 하여 주신 독수리 5형제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그 분들꼐서 힘든 시간을
함꼐 하였기에 저 또한 완주가 가능하였습니다. 또한 정말이지 늦은 밤에도 새벽닭이 울기 전인
시간에도 전화와 문자로 격려하시면서 함께 뛰어 주신 우리 "푸른내서마라톤동호회" 회원 여러
분꼐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이상 주섬주섬 생각나는대로 써 봤습니다.ㅎㅎ
첫댓글 축하합니다......한편의 드라마입니다...우리 인생은 성공보다는 실패후에 좌절하지않고 끝까지 도전하는것이 더 가치있는것입니다....사무국장님의 그 좌절하지않고 끝까지 도전하여 성공한것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꼭 내가 뛴것같은 착각에 사로 잡힐만큼 실감이 나는, 진정분을 자제하기 힘듬을. 나도 내년 2월쯤 고성에서 울트라 함 뛰어볼 계획인데, 많은 도움이 될것같습니다. 목표가 없으면 살아있어도 살아있는게 아니고, 고통을 이겨내지못한 성취는 진정한것이아니고 또 결코 그 여운도 오래가지 않는법입니다. 정말 진심으로 드리고 또 다른 목표를 향하여 같이 열심히 열씸히 도전 정신을 발휘해 앞으로 나아갑시다. 신경엽 홧팅
행님은 기냥 절로 들어 가이소. 글을 보이 인간의 번뇌와 성찰을 확 깨뚫은 듯ㅎㅎ
정말로 진짜로 애나로 축하드립니다. 너무 무리는 하지 마시고 울트라 100회 완주 정도로만 만족하이소,ㅎㅎ~~~~
글솜씨도 짱, 기록도 짱. 근디 울트라는 먹을것은 많이 주나보네. 뭘 그렇게 많이 드셨수? ㅋ.10회는 채우셔야..
정말 축하합니다.넘 무리마시고 충분히 휴식후 다시 더 많은 도전하십시요.
다음엔 200k 도전을....ㅋ 잦은부상을 딛고일어선 인간승리! 대단한 도전에 박구를보냅니다! 회복잘하시길...이백을위하여ㅎ
올드 독수리5형제 화이팅!!!!!
다들 글 솜씨가 대단하시네.. 이렇게 품나는 일을 봄부터 왜 같이 못했을까? 그 감동, 그 기쁨 고이간직하시고 마라톤을 사랑하시고 정진 하시기 바랍니다
네.. 가슴 깊이 새기겠습니다. 좋은 경험하게 된 계기를 만들어 주신 형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