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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해군 Lynx MK99 대잠헬기의 Deeping sonar 장비
<사진: 한국 해군>
한때 필자는 항해 중인 이지스함에서 약 1주일가량을 머문 적이 있었다. 하루는 전투정보실 당직사관이 “잠시 후면 우수하기로 정평이 나있는 해군이 여기를 방문할 것”이라고 필자에게 슬쩍 말을 건넸다. 무슨 말인가 했더니 한국 해군의 대잠헬기가 헬기갑판에 착륙한다는 얘기였다. 잠시 후 항공통제용 통신기에서 유창한 영어와 함께 함정에 접근하려는 조종사의 음성이 들려왔다. 잽싸게 비행갑판으로 나가보니 회색빛 헬기 한 대가 부드럽게 헬기 갑판에 내려앉고 있었다. 링스(Lynx, 스라소니), 바로 해군 6전단 소속의 대잠헬기였다. 미 해군이 이처럼 해군 6전단의 작전능력을 높이 평가하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 링스 헬기도 크게 한 몫하고 있다. 아무래도 P-3C 해상초계기와 함께 한국 해군의 핵심적인 항공전력이 바로 이 링스 헬기이기 때문이다. 사실 링스는 SH-60 시호크, 멀린(Merlin) 등 다른 대잠헬기에 비하면 몸체가 왜소할 뿐만 아니라 외형도 그다지 매력적이지도 못하다(물론 외형이 중요한 건 아니다). 그러나 최신 기종인 슈퍼링스 300에 이르기까지 꾸준히 성능개량을 거듭하면서 대잠전은 물론 대함전, 탐색 및 구조, 병력 수송 등 다양한 임무를 아우르는 멀티 플레이어(?)로 탈바꿈 했다. 이렇게 상대적으로 작은 덩치에도 불구하고 매서운 성능을 지닌 덕에 링스는 호위함과 같은 규모가 크지 않은 함정으로부터 꾸준한 러브콜(?)을 받아왔고, 그 결과 1971년 3월 첫 날개짓을 한 이래 한국 해군을 비롯한 프랑스, 독일, 덴마크, 노르웨이, 브라질 해군 등 12개국 이상의 국가에서 널리 운용되는 인기 기종이 됐다. 그만큼 성능을 인정받았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링스의 백미는 대잠전(ASW)이다. 그 중에서도 핵심은 디핑소나(Dipping Sonar). 이 디핑소나는 소나에 줄을 매단 것으로 말 그대로 원하는 위치와 수심에 바로 소나를 담글 수 있어 현재까지 잠수함 탐지에 탁월한 장비로 평가받고 있다. 디핑소나가 잠수함 탐지에 탁월한 이유는 바다의 수중환경과 깊은 연관이 있다. 바다의 단면을 보면 수온이 급격하게 변하는 층을 볼 수 있는데 이 층을 수온약층이라고 한다. 이 수온약층을 기준으로 위로는 태양 복사에너지로 데워진 표층과 아래로는 차가운 심층으로 나눠진다. 특히 수온약층은 계절에 따라 형성되는 깊이가 다른데, 우리나라 동해의 경우 여름철에는 표면 부근, 겨울철에는 수심 50~70미터, 봄․가을에는 10~30미터에서 형성된다. 중요한 것은 이 수온약층에서 음파가 더 깊은 수심으로 통과하지 못하고 쉽게 굴절된다는 것. 당연히 음파를 사용하는 소나에는 이 수온약층이 큰 걸림돌이다. 가령 겨울철인 경우 함정에 탑재된 소나로는 70미터보다 깊은 수심에 있는 잠수함을 탐지하기 힘들어진다(참고로 북한의 위스키급 잠수함은 150미터까지 잠항이 가능하다). 하지만 디핑소나는 얘기가 다르다. 소나를 아예 수온약층 밑으로 내릴 수 있기 때문에 그만큼 잠수함 탐지가 보다 정확해진다. 링스는 이러한 디핑소나와 어뢰를 탑재하고 다니면서 잠수함을 탐지하고 공격하는 것이다. 이렇게 잠수함의 입지를 더욱 좁게 만들어버린 링스는 생각보다 꽤나 오랜 시간 전에 탄생했다. 원형기인 WG.13이 1971년 3월 첫 비행을 실시했으니 등장한 지 30년이 훨씬 넘었다. 1970년 중반 육군형과 해군형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운용에 들어간 링스는 1990년까지 9가지 타입이 개발됐고 이후에도 슈퍼링스 100, 슈퍼링스 200, 그리고 최근 기종인 슈퍼링스 300까지 속속 등장하면서 이들 운용국 또한 점차 늘어났다. 그 중 한국 해군은 1990년부터 1991년까지 슈퍼링스 마크99 12대를 들여와 영국을 제외한 첫 슈퍼링스 운용국이 됐고, 1999년부터 2차분으로 성능이 향상된 슈퍼링스 마크99A 13대를 도입해 운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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