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동서지맥 1구간 일부(구 거제대교~개금치, 2013-3-29)

[소심이]

이 구간은 몇 년 전에 저 혼자서 두 번에 걸쳐 답사했던 구간입니다. 첫번째는 시래산 너머 임도에서 폐왕성까지 올라가는 길 도중에 길을 잘못들어 고생하는 바람에 거치에서 중단하고 임도를 따라 오량으로 내려왔었고요, 두번째는 다시 오량에서 임도를 따라 거치까지 올라간 뒤 지맥답사을 계속하다가 백암산에서 팔골재가는 길목에서 역시 길을 잘못들어 고생고생한 적이 있습니다.

 이번 산행은 처음도 아니고, 그 동안 많은 등산객들이 다녀가서 등산로 안내가 잘 되어 있을 것으로 믿고 하룻만에 끝을 내려고 했는데 사정상 산행시작시간이 1시간 정도 늦어진데다 저녁 근무시간에 제한이 있어, 개금치까지만 가기로 하였습니다.

사진1. 산행 시작 들머리. 구 거제대교에서 고현방면 옛날 국도를 따라 200미터 정도 걸어가면 오량초등학교(견내량 주유소)가 나오는데 그 맞은편이 입구입니다. 주유소 맞은편에 차량 2-3대를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있습니다.

원래 위 길은 은성사라는 작은 암자로 통하는 길인데 펜션단지가 들어서면서 그 단지 사이를 관통하게끔 되어 있더군요. 펜션단지는 공사대금 때문인지 유치권행사중이라는 플래카드가 여기 저기 붙어 있었습니다. 출입을 금지하고 이를 어길시 손해배상청구하겠다고 적혀 있지만 우리가 그 길을 통행하는 게 위법한 건지, 위법하다면 유치권자에게 어떤 손해가 발생하는 건지 궁금해지더군요. 그래서 소심한 저도 경고 문구를 무시하고 지나갑니다.

펜션단지를 벗어나면 시멘트 길이 이어지는데 전에는 길 따라 은성사 절까지 갔었는데 중간에 왼쪽으로 난 길에 산행리본이 달려있기에 이번에는 산길을 따라 들어갔습니다. 꼬불꼬불한 차길에 비해 역시 곧바로 절 밑에까지 이어져 있더군요.

사진2. 은성사 앞. 이전에는 명준이 형 어머니도 다녔던 절이라고 합니다. 물 맛을 보려는데 형이 말리더군요. 시래산 등산로는 절 오른쪽으로 나 있습니다.

그 길을 따라 약 10미터 정도 가면 아래와 같이 멋진 풍광을 감상할 수 있는 평상이 나옵니다.

사진3. 신 거제대교 방면

사진4. 견유마을 앞

전망을 잠시 구경한 뒤 약 15분 정도 계속 오르면 시래봉 능선이 나오는데 왼쪽이 정상으로 가는 길이지만 우리는 오른쪽으로 갑니다. 약 10미터 정도 직진하면 아래 바위가 나옵니다.

사진5. 해간도를 해량도로 오기한 것으로 보아 이곳 사람은 아닌 것 같습니다. 현지인들의 사투리 발음을 잘못 옮긴 탓이겠지요.

사진6. 해간도 방면

다시 10여 미터를 더 가면 평평한 곳에 운동기구가 설치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사진7. 이 곳에서 무심코 직진하면 안됩니다. 우리가 가야할 길은 11시 방향으로 난 급경사 내리막길입니다.

사진8. 오늘 산행의 주인공은 흐드러지게 핀 진달래입니다.

군데군데 미끄러운 급경사 내리막길을 따라 20분 정도 내려가면 임도(오량 유자농장-폐왕성)가 나오고, 맞은편 오르막길을 따라 등산로는 계속 이어집니다.

사진9. 임도 맞은 편에 빨간 리본이 보입니다.

사진10. 보리밥나무. 우리 지역에서는 열매가 낚시할 때 매다는 뽀돌(봉돌)을 닮았다고 해서 뽀돌나무라고도 부른다네요.

이 지점 중간에서 이전에 제가 헤맸었는데 지금은 그 때 왜 길을 잘 못 들었는지 이해가 안 될 정도로 등산로가 뚜렸하게 이어져 있었습니다. 다만 이번에 답사한 길을 따라 가면 폐왕성 왼쪽 허리를 통과하기 때문에 폐왕성 구경을 위해서는 일부러  폐왕성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더군요.

사진11. 오량마을-황토방을 관통하는 임도와 만나는데 맞은 편에 우두봉으로 가는 등산로와 바로 이어집니다.

우리는 폐왕성 넓은 잔디밭에서 점심을 먹기 위해 오른쪽으로 이동합니다.

사진12. 폐왕성 안내판

사진13. 폐왕성벽 잔해. 아래쪽에는 신축공사가 진행되어 있음.

사진14. 동남쪽으로 거대한 바위산인 산방산(동서지맥에서 남쪽으로 벗어나 있음, 타 지역사람들이 지맥 탐방 도중 자주 산방산 쪽으로 빠진다고 합니다)이 보이네요.

사진15. 양지꽃

사진16. 황칠나무.

 우두봉가는 길에 벌목을 하고 남은 그루터기에서 마치 내장을 쏟아내는 듯한 참담한 광경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명준형의 검색결과 천연도료의 재료로 사용되는 황색 수액을 낸다고 해서 황칠나무로 불린다네요.

사진17. 제비꽃

사진18. 우두봉에서 바라본 성포 앞바다

사진19. 통영방면

사진20. 소박한 할미봉 정상표지석

사진21. 바로 옆에는 멋쟁이 산쟁이가 걸어 놓은 사제 정상 안내문

사진22. 지도에는 나와 있지도 않은 봉우리 이름까지 표시해 놓았습니다.

이전에 제가 첫 번째 답사에서 발길을 돌렸던 거치에서 커피를 한잔 하고 휴식을 취합니다. 11시 30분경에 출발해서 3시경에 도착하였으니, 폐왕성에서 점심을 먹은 시간을 합쳐서 3시간 30분 정도 걸렸네요.

2시간 정도 더 걸어서 오늘의 목표 지점인 개금치에 도착합니다. 개금치는 사등 성내공단에서 둔덕면으로 넘어가는 고개인데, 거제 조은섬콜택시를 부르니, 사곡삼거리에서 콜을 잡은 기사가 거기서부터 미터기를 작동시켜야 한답니다. 그러라고 하니 우리 있는 곳까지 7700원 정도, 거기서 21세기 한일병원쪽으로 나와 큰길과 합류하여 오량초등학교까지 오니 콜비까지 합쳐서 16,000원 정도 드네요. 저녁 근무시간만 아니면 조금 무리를 해서라도 팔골재(사곡에서 거제면 넘어가는 고개)까지 가는 건데 하는 아쉬움이 남네요.

오늘 산행코스를 정리하면,

오량초등학교 앞-시래산(1km)-폐왕성(2km)-할미봉(1.5km)-거치(1km)-개금치(3km) 합계 약 8.5km정도 걸은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사진으로 찍지는 못했지만 이 구간에는 특히 산딸기 나무가 많았습니다. 제가 두릅나무로 계속 착각하였는데, 가시가 있는 것과 잎모양이 비슷하나, 두릅나무는 잎이 줄기 꼭대기에만 나는 점에서 확연히 차이가 난다고 합니다. 5월이 되면 산딸기 열매를 볼 수 있을 지도 모르나 그만큼 가시에 긁힐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입니다.

사진23. 산행코스 지도

[토토사랑]

아 !!!
기냥 훨 ~ ~ 훨...
떠나고 싶도록 만드네요.

[오크]

캬아~
부럽~다.^^

[수아]

참 좋은 형님이랑 즐거운 산행! 자연과 벗하며 사는 삶에서 여유로운 평안이 있으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