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력에 좋은 굴, 안전하게 먹는 방법
굴과 노로바이러스는 ‘궁합’이 잘 맞는다. 둘 다 겨울이 제철이다. ‘(영어 月名에) 'r' 자가 들어가지 않는 달엔 굴을 먹지 말라’는 서양 격언이 있다. 다시 말해 여름엔 식중독 등 탈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가을·겨울에 즐겨 먹으라는 뜻이다.
스시가 유행하기 전까지 서양인이 유일하게 생으로 먹은 해산물이 굴이다. 이런 굴을 최근 미국 공익과학센터는 ‘조심해서 먹어야 할 음식’ 4위에 올려놓았다. 식중독균에 오염되기 쉽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굴은 여름엔 비브리오균, 겨울엔 노로바이러스에 오염될 가능성이 있다.
노로바이러스는 미국에선 ‘윈터 보미팅’(winter vomitting)이라고 불린다. 겨울에 구토를 일으키는 병이란 의미다. 가톨릭의대 백순영 교수가 전국 8개 병원에 설사·구토 등 위장염 증세로 입원한 5세 이하 어린이 762명의 가검물을 조사했다.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된 어린이(114명) 10명 중 6명은 겨울에 걸렸다(『임상미생물학회지 』2008년 4월호).
노로바이러스 식중독이 겨울에 유행하는 것은 이 바이러스의 특성 탓이다.
살모넬라균 ·병원성 대장균 O-157균 ·포도상구균 등 세균과는 달리 노로바이러스는 온도가 떨어지면 생존기간이 연장된다. 실온에선 10일가량 살지만 냉장온도(5도)에선 2개월, -18도의 냉동상태에선 수년수십 년이나 생존한다.
그렇다면 요즘 한창 맛이 오른 굴을 어떻게 안전하게 먹을 수 있을까.
굴은 초콜릿·아스파라거스 등과 함께 손꼽히는 정력 식품이다. 특히 굴에 풍부한 아연(100g당 91㎎, 아연의 하루 권장량은 남성 12㎎, 여성 10㎎)은 면역력 증강을 돕는 미네랄이다.
◇굴을 즐기되 노로바이러스에 걸리지 않으려면?
첫째, 방심과 무관심은 금물.
‘겨울에 무슨 식중독’하는 방심은 화를 부른다. 특히 올해는 신종 플루에 신경이 쏠려 노로바이러스에 대한 대비를 소홀히 할 가능성이 있다.
둘째, 물은 반드시 끓여 마시며, 음식은 충분히 익힌다.
노로바이러스 식중독은 수인성 식중독으로 분류된다. 그런 만큼 물 관리가 중요하다. 80도에서 1분 이상 가열하면 노로바이러스가 파괴된다. 또 일단 가열 조리된 음식은 맨손으로 만지지 않는다.
셋째, 손을 자주, 철저히 씻는다.
노로바이러스 식중독은 예방백신, 치료약, 신뢰할 만한 검사법이 없는 ‘3무’ 질환이므로 개인위생이 더더욱 중요하다.
넷째, 대처는 차분히 한다.
다행히 노로바이러스는 신종 플루 바이러스보다 독성이 훨씬 약한 바이러스다. 건강한 성인은 증상이 없거나 설사를 하다 며칠 내로 자연 회복된다.
그러나 어린이, 특히 2세 이하 영·유아는 심한 설사·탈수·구토 등의 증세로 병원 신세까지 져야 한다. 주부가 감염돼 증상이 나타나면 최소 7일은 조리에 참여하지 않는다.
다섯째, 다른 사람에게 옮기지 않도록 주의한다.
살모넬라균·포도상구균 등 세균에 의한 식중독은 사람과 사람 간 전파가 되지 않는 데 반해 노로바이러스 식중독은 ‘맨 투 맨’ 전염이 가능하다.
여섯째, 조리할 때 반드시 수돗물을 이용한다.
지하수 등 안전이 확인되지 않은 물로 생굴·채소·과일 등을 씻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굴의 계절성
일반적으로 굴의 시즌은 10월에서 다음해 4월경으로 보고 있는데 실제로는 겨울철이 주시즌이고 6월 이후는 산란기에 접어들어 비만도와 맛이 떨어지므로 생굴로서의 이용이 적다.
왜냐하면 굴은 여름에 수정하여 물속을 표류하면서 목표물에 부착하여 각부성장이 이루어지면서 부착 생활을 시작한다. 가을에는 먹이를 많이 섭취하여 성장은 빠르지만 육질은 빈약한 편이다.
겨울에 접어들면 수온의 하강으로 최적성장기를 맞이하는데, 이 시기에는 먹이를 풍부하게 섭취하여 영양의 축적도 최대가 된다. 이는 추위와 번식을 위한 생식소의 발달에 대비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시기의 것이 맛이 좋아 많이 애용되고 있다.
봄이 되면 생식소가 발달하기 시작하고, 여름이 되면 방란, 방정을 계속하므로 영양분의 소모가 많아 늦여름이되면 육질은 탄력이 떨어지고 비만도도 약해 맛이 떨어지게 된다. 가을이 되면 다시 영양분을 섭취하여 육질의 비만도도 좋아지게 된다.
굴의 맛은 체내에 축적하고 있는 영양물질에 기인하는데, 특히 겨울철이 되면 타우린(taurine), 글루타민산(glutamic acid), 글리코겐, 지질 등의 영양성분의 축적이 최대가 되므로 맛이 좋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일본 북해도의 굴은 여름철의 것이 비만도도 좋고 맛이 있다고 한다.
한편 버틀러의 식사지침(Butler's diet's Dry Dinner, 1599년 간행)에서 유래한 영어로 R자가 붙지 않는 달(5월에서 8월까지)의 굴은 유독물질을 함유한다고 하여 경원시하는 속설이 있다. 그러나 이들 계절에 생산된 굴에 유독물질의 존재가 확인된 과학적인 근거는 없고, 단지 이들 시기의 굴은 산란기를 전후로 비만도가 떨어지고 맛이 다소 약해지는 경향이 있지만 그 주된 이유는 이들 계절 기온이 비교적 높은 계절이므로 굴이 상하기 쉽고 식중독을 일으킬 확률이 높아 생굴로서 섭취할 때 주의를 환기 시키는 훈계로 받아들이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굴의 영양성분
@ 주요 성분
- 일반성분 (함량 : g/100g)
수 분 : 80.4, 단백질 : 10.5 , 지 방 : 2.4, 당(글리코켄) : 5.1, 회 분 : 1.6
식품열량 (kcal/100g) : 84.0
- 무기질 (함량 : mg/100g)
칼슘 84, 인 150, 철 5.2, 나트륨280, 칼륨 230, 아연 20, 구 리 4.8, 망간 0.5
- 비타민 (함량 : mg/100g)
비타민 A, 비타민 B1 0.2, 비타민 B2 0.2, 비타민 C 4.0, 프로비타민D 22.0
@ 주요 생리적 기능 (효능)
- 굴에 많은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에는 일반 곡류에 적은 라이신, 히스티 딘, 글루타민산등이 풍부하여 독특한 맛을 내는 알라닌과 아스파라신도 많다.
- 굴의 당질은 대부분이 글리코겐인데 이 성분은 전분이라는 별명이 있는 것이다. 글리코겐은 전분보다 분자량이 작고 소화흡수가 잘된다.
그래서 굴은 다른 패류보다 훨씬 소화가 잘되어 어린이나 노약자에 부담을 주지 않는 식품으로 권장되고 있어 예로부터 빈혈과 간장병 환자의 체력회복에 아주 좋은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 특히 칼슘은 약으로 보충하려 해도 쉽게 흡수되지 않지만 굴을 칼슘흡수가 가장 빠른 식품으로서 알칼리성 체질을 만들어 혈액 을 맑게 하며 타우린, 비타민E, 글리코겐의 상승작용으로 혈당 강하제 역할로서 성인병인 당뇨병, 고혈압, 심장병에도 효과가 있으며
- 칼로리가 적어 비만체질을 막고 멜라닌을 분해하는 작용으로 얼굴빛을 희게 하는 미용식품으로서 서양에서는 ″바다에서 나는 우유 ″라 는 별명으로 부르고 있는 여러 가지 영양소를 가장 이상적으로 함유하고 있는 식품이다.
▶굴에 관한 이야기
인간이 굴을 섭취하기 시작한 것은 유사이전으로 보이나, 동양인 보다 서양인이 더 좋아하고 일찍부터 애용한 것 같다.
서양인은 굴을 정력제로 여겨서 'Eat Oysters, Love longer(굴을 먹으면 보다 오래 사랑하리라)'라 하여 이에 미신적으로 집착할 정도이다.
이의 근거를 보면, 굴에는 글리코겐과 미량영양소인 아연(Zn)이 많은데, 글리코겐은 에너지의 원천으로서, 아연은 정액중에도 다량 존재하여 성호르몬의 활성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서양에서는 굴을 최음성 식품으로 간주하고 있다.
고대 유태인은 종교상의 타부로 굴을 입에 대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우리의 사찰에서도 마늘등을 수행에 방해가 되므로 먹어서는 안된다고 하는 것과 비슷한 이치로 볼 수 있다. 또한 정력적으로 열심히 일하는 사람은 굴을 즐겨 먹는다고 한다.
서양인에는 수산물을 날것으로 먹는 습관이 없는데, 굴만은 예외적으로 날것을 즐겨 섭취하고 있다. 때문에 전체 수산물의 생산량에서 굴이 차지하는 비중이 대단히 높다. 대작가인 발자크는 한번에 12타스(1444개)의 굴을 먹었다고 하는 일화는 유명하고, 독일의 명재상 비스마르크는 175개를 먹어서 객석의 사람들을 놀라게 한 일화도 있다. 또한 고대 로마제국의 황제 위테리아스는 굴을 좋아하여 한번에 1,000개는 먹는다고 호언장담하였다는 이야기도 있다. 라틴 시인 아우소니우스는 산톤 쥬지방에서는 눈과 함께 굴을 상자에 담아 로마황제에 헌상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쥴리어스 시저가 대군을 이끌고 도버해협을 건너 영국원정을 꾀한 이유 중의 하나는 테임스강 하구에서 나는 굴의 깊은 맛에 매료된 때문이라고도 하고, 나폴레옹 1세는 전쟁터에서 세끼 식사에 사정이 허락되는 한 굴을 먹었다고 한다. 영국속담에는 성 제임스날(St, James's Day)에 굴을 먹으면 돈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것이라고 하였다.
이와같이 유럽인들이 굴을 좋아한 것을 보면 그 후손인 미국인들도 굴을 좋아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하겠다. 오늘날 우리의 굴 통조림이 미국으로 많이 수출되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