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조원의 여행일기 (26) 홍도, 흑산도 ②
6. 빠돌(몽돌)해수욕장 - 홍도해안일주관광
(1) 서해호텔은 언덕빼기의 좁은 길을 따라 올라간다. 서해호텔은 그중에서 중앙의 높은 지대에 위치하여 전망이 좋은 편이다. 호텔 앞에는 홍도초등학교분교가 있으며 마당이 넓적하여 산책하기에 좋아 보인다.
점심시간 12시까지는 시간이 남아 홍도항 서쪽 반대편에 있는 빠돌(몽돌)해수욕장으로 갔다 오기로 한다. (몽돌 중에서 손바닥 만 한 것을 하나 주워서, 가방 속에 집어넣어 집에까지 가져왔다. 도둑질한 기분이다)
점심은 서해호텔횟집(1층)에서 우럭과 광어 등의 매운탕을 먹었다. (섬나라이어서 인지 메인디쉬와 밑반찬이 완전히 해군들이다. 밥공기도 작지만, 시장이 반찬이다)
<홍도항>
<서해호텔>
<빠돌해수욕장>
(2) 식사 후 해안일주관광은 여러 척의 유람선 중에서 지정된 배가 없다. 줄을 서서 기다리다가 도착순으로 떠나는 배를 타면 된다. 홍도일주관광 요금은 22,000원이다. 1층과 2층으로 된 배로서, 좋은 자리 나쁜 자리가 따로 없다. 운행 중에는 마음대로 선실과 밖을 드나들 수 있다.
<관광유람선>
(3) 홍도는 <남해의 소금강>이라고 불리는 절경이다. 홍도는 한반도 서남쪽 해상 제일 끝자락에 위치한, 바다위에 뜬 매화꽃 같다고 해서 <매가도>, 바람을 기다리는 바위섬이라서 <대풍금>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1965년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으며, 낙조에 섬 전체를 붉게 물들이며 홍도라는 이름을 얻었다.
유람선 안내원의 설명은 총알 같다. 깜빡하면 지나치며, 설명대로 목표물을 찾기도 늙은이들에게는 쉽지 않다.
홍도항을 출발하면 처음 만나는 절경이 <남문바위>이다. 남문바위는 홍도 제1의 절경이다. 남문바위 옆에 있는 <칼바위>에 도착한 유람선은 한참동안 움직일 줄을 모른다. 사진촬영에 명소라고 한다. 해식동굴인 <실금리굴>, 곰의 형상을 한 <곰바위>, 홍도 유일한 해수욕장인 <빠돌해수욕장>, 고개를 쭉 빼고 왼발을 내밀어 기어오르는 거북의 모습으로 옛날 청나라 해적선이 오면 풍랑을 일으켜 섬을 지켰다는 영물인 <거북바위>, 천장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이 아침햇살에 보석처럼 빛난다는 <보석동굴>, 금강산의 만물상과 겨루어도 손색이 없다는 <만물상>, 부부의 모양을 한 <부부바위>, <석화굴>에는 제주도 만장굴 천장에 달려있는 것 같은 석순을 볼 수 있으며, 낙조 때 고깃배 어부들이 보면 무릉도원 입구로 착각한다고 헤서 꽃동굴이라고도 한다. 프랑스인이라면 개선문이라고 할 것이 틀림없는 <독립문바위>와 나란히 붙어있는 <탑섬>, 독립문바위를 비추는 <홍도등대>가 깃대봉 중턱에 자리 잡고 있다. 풍랑에 휩쓸린 부모와 일곱 남매의 애절한 애기를 전하는 <슬픈여바위>, 한 마리 공작새를 연상하는 <공작새바위>, 해안
절벽엔 원추리나무의 노란 꽃이 점점이 피어있다. 분재 전시장 같은 착각이 드는 키 작은 소나무들이 스스로 산수화를 그리고 있다. 그 외 <짝가슴바위>, <아차바위>, <시루떡바위>, <주전자바위>, <원숭이바위> 등이 있다.
해상관광의 마지막으로 홍도발전소와 담수화공장이 홍도항 좌측에 있어, 섬 전체의 전기와 식수를 공급하고 있다. 이렇게 홍도해안을 시계방향으로 일주하는데 약 2시간 30분이 걸린다. 이상으로 홍도 33경중에서 홍도10경(남문바위, 실금리굴, 석화굴, 탑섬, 만물상, 슬픈여바위,
부부바위, 독립문바위, 거북바위, 공작새바위) 등 19경을 겨우 건졌을 뿐이다. 홍도33경중에서 나머지는 지나가며 보고서도 알아보지 못했던 것들이다.
<분재전시회>
<남문바위>
<칼바위>
<짝가슴바위>
<실금리굴>
<아차바위>
<곰바위>
<원숭이바위>
<시루떡바위>
<부부바위>
<석화굴>
<공작새바위>
<독립문바위>
<거북바위>
<홍도등대>
<발전소와 담수화공장>
<일행 전체의 기념사진 촬영 준비중>
(4) 홍도 유람선에 또 하나의 명물은 해상횟집이다. 유람선상에서 작은 횟배에서 파는 즉석 회와 함께 소주를 한잔 할 수 있다. 작은 우럭 한 마리에 3만원이다. (생선회는 서해호텔횟집에서 저녁에 먹기로 예약되어있어, 우리 일행은 유람선상에서 다른 사람들이 먹는 것을 구경만 했다. 물론 청결 등 다른 이유도 있지만)
<바다 한가운데 횟배>
7. 홍도둘레길 - 서해호텔횟집
(1) 해상관광을 마쳐도 저녁때까지는 시간이 남았다. 홍도에 중앙에는 고치산이 있으며 꼭대기를 깃대봉이라고 한다. 홍도초등학교분교에서 깃대봉으로 바로 올라가는 가파른 계단길이 있고, 우측으로 입구에서 약600m의 둘레길이 있다. 우리 일행의 일부는 둘레길로 가고, 일부는 학교 마당을 돌았다.
<둘레길>
(2) 오늘은 홍도에서의 마지막 밤이다. 예약한대로 우럭과 광어 등 생선회와 해삼을 생선지리와 함께 저녁을 먹게 되었다. 술을 먹고 싶은 동료는 소폭(소주와 맥주의 폭탄주)으로 이번 여행을 마무리를 하기로 했다. 소폭으로 흑산도와 홍도의 추억을 안주삼아 강행군의 피로를 몰아내려고 했으나, 일부 여학생들의 강력한 항의와 주의촉구로 만취하지는 못하고, 남학생들은 반취하는 것으로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일부 홀아비 학생들은 2차와 3차를 하면서 여행온 40대의 영계(?)들과 대학졸업 후 처음으로 미팅을 했다고 너스레를 떤다.
8. 서해호텔횟집 - 홍도출발 - 목포도착 - 명인집
(1) 서해호텔횟집에서 마지막 날 아침메뉴는 뽈락구이와 콩나물된장국이다. 호텔 사장의 서비스로 소주와 맥주가 덤으로 나왔다. (나는 마시지 않아도 눈으로 해장 한번 잘했다)
(2) 목포로 돌아가는 동양골드호는 오전 9사30분 출발예정이다. 바람이 약간 불면서 안개가 많이 끼어 10시20분에 출발하게 되었다. 홍도에서 목포까지 승선요금은 42,000원이지만, 일반경로대우를 받아 33,900원이다.
서해호텔 사장이 부두까지 가방을 실어다 주고 전송하며 또 오시라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목포로 떠나기 위해 대합실에서 자리경쟁을 하고 있었지만, 홍도로 들어오는 사람도 여전히 많다. 그러나 내일부터 날씨가 나빠져 비가 온다는데, 내 탓은 아니지만 걱정이다. (내자왈, 연대 법과 15기 졸업생은 마음이 착하니까 날씨가 봐준 거란다)
이틀 동안 강행군을 했던 탓으로 돌아가는 여객선 안에서는 모두가 졸고 있다. 나도 내자도 한숨 졸고 나니까 목포 유달산이 눈앞에 나타났다. 12시가 조금 넘어 목포연안여객센터를 나서니 <기분 좋은 관광>버스가 대기하고 있다. (기분이 좋을 뿐만 아니라 무척이나 반가웠다)
(3) 목포에서의 점심은 총무가 예약한 <명인집>(061-245-8808)으로 갔다. 목포교육청 뒷길에 있는 한정식집이다. 목포에는 목포시가 인증하는 <명인의집>이 8곳이 있다는데 그 중의 하나이다. 소문대로 음식뿐만 아니라 서브가 아주 훌륭했다.
메뉴는 A코스가 4인기준 7만원인데 찜(병어 또는 갈치)과 꽃게무침(또는 간장게장), B코스가 10만원에 특선회가 추가된다. C코스는 12만원에 특선회와 홍어삼합이 추가된다. 우리 일행은 A코스를 시켰는데 홍어삼합을 서비스로 얻어먹었다. 밑반찬과 막걸리도 먹을 만 했고 간도 적절해서 만족스러웠다. 모두들 맛있다고 합창을 한다. (목포막걸리는 먹기에는 좋아도 뒷맛이 은근하게 취하는 술이다)
<명인의 집>
9. 목포IC - 부안 내소사 - 새만금방조제 -군산
(1) 서울로 돌아가는 길목에 있는 내소사와 새만금방조제를 둘러보기로 하는 것이 총무의 계획이다. 군산에서 저녁식사까지 끝내고 느지막하게 서울로 가는 길이 주말의 교통난을 피하는 하나의 방법이기도 하다. 명인집에서 점심식사 후 목포IC로 들어가 서해안고속국도를 올라간다. 부안의 줄포IC에서 나오면 내소사는 가깝다.
(2) 변산 내소사는 입구에서 내소사까지 약 700m의 전나무 숲길이 물건이다. 산책코스로는 최고이다. 내소사는 백제 무왕 때에 창건된 고찰이다. 임진왜란 때 대부분 소실되었으나, 조선 인조 때 대웅보전을 중창하였다. 천왕문, 1000년 된 고목이 절 중아에 자리 잡고 있다. 지장전은
수리 중이고, 3층 석탑과 대웅보전, 고려시대 범종 등이 유명하다.
내소사 주차장에서 절까지 둘러보는데 50분의 시간을 준다. 부지런히 달려갔다 돌아와야 한다.
<내소사>
<전나무숲길>
(3) 내소사에서 나오면 새만금방조제 입구가 변산반도 북쪽에 있다. 새만금방조제는 한반도 서해안의 지도를 바꾼 거대한 역사의 현장이다. 전남 부안시 변산면 대항리에서 시작해 고군산군도의 신시도와 야미도를 거쳐 전북 군산시 옥도면 비응도를 연결해 바다 위에 방조제를 쌓는
대규모 공사이다. 새만금방조제의 총 길이는 33.9km로 세계에서 가장 긴 방조제가 되었다. 방조제 건설로 인하여 공유수면의 401㎢(토지 283㎢, 담수호 118㎢)가 육지로 바뀌었다.
방조제 상단부에 4차선 도로를 건설하였고, 도로 주요 구간에 전망대와 편의시설을 설치하였으며, 방조제 안쪽으로는 녹지대 공간을 조성하였다. 방조제 준공으로 1단계 사업이 마무리된 새만금간척사업은 2020년까지 내부개발사업이 진행될 예정으로, 농업, 생태환경, 산업, 관광레저, 과학연구, 신재생에너지, 도시와 국제업무 등 8개 용지로 구분하여 개발될 계획이다.
새만금이란 명칭의 유래는 김제의 만경평야를 일컬어왔던 금만(金萬)을 말을 바꾸어 만금(萬金)에 새롭다는 ‘새’자를 붙여 ‘새만금’으로 명명한 것에서 비롯된다.
방조제 중간의 전망대에는 휴게소와 준공탑, 새만금유람선 선착장 등이 있어 쉬어가기에 좋다. 확 트인 전망이 속을 시원하게 만든다.
<새만금방조제>
(4) 새만금방조제의 북쪽 끝에는 군산시가 있다. 저녁을 먹기에는 이른 시간이라 군산시내에서 은파호수공원을 한 곳 더 가보기로 한다.
10. 은파호수공원 - 궁전꽃게장 - 군산IC - 죽전역 - 이천도착
(1) 군산의 은파호수공원은 국민관광단지로 지정되었다. 약7Km의 순환도로와 물빛다리가 있으며, 호수 주변에는 오래된 벚꽃나무가 있어 산책코스로 으뜸이다.
<은파호수공원>
(2) 은파유원지 맞은편 골목 안에 있는 궁전꽃게장(063-466-6677)식당으로 갔다. 꽃게장으로 유명한 곳이다. 꽃게장이 23,000원이다. 간장게장과 양념게장을 선택할 수 있다. 우리 일행은 4명당 3인분을 시켰는데도 양이 충분했다. 우리가 선택한 꽃게장 외에도 꽃게탕(5만원-9만원), 회정식(5만원-7만원), 전복요리(13만원)도 있다. 간장게장과 양념게장을 1Kg씩(7만원-9만원) 포장판매도 한다.
내가 먹어본 꽃게장 중에서 최고의 별미다. 모든 일행이 총무 덕분에 맛있게 먹고 이번 여행의 대미를 장식하였다고 이구동성이다.
<궁전꽃게장>
(3) 이제 집으로 돌아가는 일만 남았다. 군산IC로 들어가 동서천분기점과 천안분기점 들어서면 경부고속국도이다. 서울방향 죽전역에 도착하니 10시가 넘었다. 분단과 수지에 사는 일행과 함께 하차하여, 분당 신세계백화점 앞에서 택시를 타니 이천 아파트 앞까지는 30분도 안 걸린다.
요금이 5만3천원에 통행료를 포함하여 6만원을 지불했다.
* 여행후기
(1) 동기회 김기환총무의 세심한 준비와 배려로 2박3일 여행에 아무런 준비가 없이도 잘 다녀왔다. 동기생들의 완전한 여행을 위해 사전답사까지 하며 모든 준비에 노심초사한 총무에게 감사한다.
(2) 즐거운 여행을 위해 세심한 계획을 세워 강행군을 한 것은 좋았으나, 고희의 늙은이들에게는 다소 무리한 여행이었다. 하지만 불평 없이 순순히 따라준 친구들에게도 고맙게 생각한다.
(3) 이번 여행에서 느낀 점은 30대 이하의 젊은이들은 대부분 예의가 바르고, 관광지의 질서를 지키는 반면에, 4-50대의 남녀 어른들이 술에 취한 모습이나 천방지축 하며 떠드는 안하무인의 태도는 고쳐야 할 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나마 과거보다는 많이 좋아진 분위기를 느낄 수 있
어 다행이다.
(4) 특히 관광지의 대부분 식당에서는 식재료가 부실하다. 식사가격이 싸지도 않은데 내용이 부실하면 실망스럽다. 생선종류는 대부분이 한 뼘도 안 되는 새끼고기 들이다. 물론 싼 식재료를 사서 높은 값을 받으면 이득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현지의 식재료의 값은 비싸지 않을 것이다. 언제 볼거나 하는 식으로 나오면 다시는 가지 않는다. 이러한 악순환은 자기발등 찍기다. 외지 손님들에게 최선을 다할 때 다시 찾게 될 것이다.
그러나 흑산도와 홍도의 선물용 건어물판매소와 야외 포장집은 생각 보다 비싸지 않는 편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