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바위를 찾아서(452봉)
위치: 거제시 일운면 망치리 정수장 부근 찾아가는 길: 구조라 -윤돌마을에서 좌회전-망향마을-망치고개 정수장 주차-452봉 산행길-애바위 고현-구천삼거리-망치고개-452봉(애바위)
며칠 전 망치마을을 찾아 망치토굴에 대해 조사하던 중 마을 좌측바위가 애바이이고 우측바위가 달뜬바위라 하여 찾아 나섰다. 망치고갯길 정수장 옆에 주차를 하고 산행을 하였다. 왼쪽은 북병산 가는 길인데 약1.3km이고 오른쪽은 452봉 가는 길인데 약1km라 표시되어 있다.
산을 올라 50m 지점에 애바위라는 안내판이 보인다. 거리는 약 600m이다. 걸어가면서 애바위란 무얼일까 생각해 보았다. 애장일까? (아이의 시체가 묻힌 무덤. 또는 아이의 시체를 싼 짚) 옛날 거제에서는 아이가 전염병 등으로 죽으면 아이를 짚으로 싸서 돌맹이가 많은 곳에 아이를 묻어두는 풍습이 있었다. 그것을 애장이라 한다. 즉 아이들의 장지란 뜻이다. 혹은 바다에 나간 어부를 애타게 기다리다 죽은 여인네의 전설 때문인가.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산길을 걷는다. 오르막길도 아니고 내리막길도 아닌 평탄한 갈이며 한사람이 가기엔 그냥 좋은 길이다.
한 10여분 가니 큰바위가 나온다. 오늘 내가 이곳에 온 이유는 작년 망치할머님들을 만나 거제도 산작약에 관해 얘기하다 바로 이산 밑에서 옛날에 많이 가져왔다고 한다. 꽃이 너무 아름다워 꺾어 바구니에 담고 집에 오니 그냥 시들어 버렸다고 하면서 ‘넘 꽃이 이쁘드라’ 연발 하였다. 올 여름 산작약이 필 때 촬영하기 위한 사전 조사이기도 하다. 산작약은 지금은 거의 없어져 희귀식물로 분류되며 이응로 박사가 쓴 한국식물도감에는 산작약의 촬영지가 거제도라 표기되어 있다.
목적지에 도달하니 바위가 엄청 크다. 그런데 등산 표기에는 ‘애바위암장’이라 되어 있다. 이 바위는 예부터 있었으나 2001년 거제 우정알파인클럽에서 스포츠클라이밍 장소로 개발하여 암벽등산인들의 훈련장소로 쓰이는 모양이다. 그런데 암장(岩葬)이란 말의 표현이 거북하다. 그냥 암괴(巖塊)라고 하면 될 것을 ~~~. 암장이란 땅속에 녹아있는 마그마라고 하는데 좀 듣기 거북하다. 목적지에 도달하니 망치마을과 윤돌섬 그리고 구조라마을, 내도, 외도, 서이말 등대가 한눈에 들어온다. 일출 장소로 끝내주겠군, 다음에 일출방향이 맞으면 찾아와야겠다.
일반인들은 여기에서 돌아가나 나는 그냥 갈 수 없다. 다시 험난한 바위산을 오른다. 사람의 발길이 뜸한 모양이다. 좁은 바위 길을 오르니 암벽이 눈앞에 전개된다. 정상 바위 밑에는 바위 동굴이 있다. 말이 동굴이지 사람 한 두 명 비를 피할 수 있는 공간이다. 더 이상 오를 수 없다. 저 멀리 윤돌섬을 바라보며 셔터를 눌러댔다. 그런데 발아래를 보니 춘란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우리 고장에도 옛날에는 온산이 춘란이었으나 근년에 와서 난 수집가들에 의해 거의 훼손당하고 지금은 몇 뿌리만 남아서 고향을 지키고 있다. 이 추운 겨울에 꽃봉우리를 2cm정도 내밀고 봄을 기다린다. 약 10일 지나면 꽃을 볼 수 있겠구나. 그 시기를 맞추어서 다시 와야지???
암벽훈련장으로 쓰이는 이곳은 좌측, 우측, 주앙 세 곳으로 나누어져 전국의 클라이머들이 자주 찾는 곳이라고 한다. 산은 오르고 암벽훈련은 하여도 자연은 건드리지 않았으면 한다. 지명에 대한 정확한 해설과 전설이 없는 점이 아쉽다. 망치이장과 망향이장에게 물어보니 전설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고 한다. 어느 책에 보니 바위가 너무 커서 애바위라고 하나 신빙성이 없어 보인다.
망치 지역의 바위 전설 (망치, 망향, 윤돌)
애바위 전설 (거제도가 아닌 다른 지역의 전설)
옛날 아주 오랜 옛날(지금으로부터 400여년전 조선왕조 제14대 선조 무렵) 신남리 마을에 아름다운 한 처녀는 이웃집의 건장한 총각과 눈만 맞추고 지냈다.
이른 봄날 처녀는 바다 나물을 뜯으러 해변에서 한참 떨어진 돌섬에 가겠으니 배를 태워 달라고 총각에게 부탁하였다. 총각은 돌섬에 처녀를 데려다 주고 한낮이 되면 다시 오기로 약속하고 뭍으로 나와 밭일에 열중하였다. 처녀는 미역 등을 열심히 뜯다 보니, 어느덧 해가 중천에 솟았고, 약속한 총각은 해변가로 나왔으나 배를 띄울 수 없었다. 풍랑이 크게 일어 바다가 뒤집힐 지경이었다.
한낮이 지나고 저녁이 지나고 밤이 와도 풍랑은 그치지 않았고 처녀는 돌섬에서 보이지 않았다. 처녀가 살려 달라고 애쓰다 죽었다 하여 그 바위 이름을〈애바위>로 불러지게 되었다. 처녀가〈애바위>에서 죽은 후부터 신남리 마을에는 고기가 잡히지 않았다.
고기잡이로 생계를 꾸려 가는 마을에 고기가 잡히지 않는 것은 참으로 큰 변괴였다. 그런데 설상가상으로 바다에 나간 마을의 어부들도 풍랑을 만나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괴변이 자주 생겼다. 어부들 사이는 물론 온 마을에는 애쓰다 죽은 처녀 때문이라는 등 뒤숭숭한 소문들이 꼬리를 물었다.
그런 어느 날 저녁 한 어부가 화가 나서 바다를 향해 남근을 내어놓고 오줌을 싸면서 욕을 하였다. 그런데 그 다음날 이상하게도 그물에 많은 고기가 잡혔다. 또 하나 전하는 이야기는 좋아지내던 총각의 꿈에 그 처녀가 산발하고 나타나〈나 해신의 원혼을 달래어 달라〉라는 하소연을 하였다. 총각은 이튿날 당장 향나무로 남근을 깎아 해신당 신수에 엮어 달아 놓고 처녀의 혼을 위로하는 제사를 올렸다.
그 후 부터 총각에게는 고기가 신기하게도 잘 잡혔다. 어부들은 그 연유를 듣고 너도나도 남근을 깎아 신수에 매달아 놓고 제사를 올렸다. 그랬더니 너도나도 모두에게 고기가 잘 잡혔다.
< 옥건수가 지어낸 전설> 추후 올리겠습니다.
거제시 산악연맹 암벽훈련의 모습
망치고개, 옆에 정수장이 있다. 좌로가면 북병산이요, 우로가면 452봉이라~~~
452봉 정상에 세워진 안내판
452봉은 약20~30분 걸리는 작은 산으로 끝까지 가면 양화나 서당골 임도와 만난다. 정상주변은 소사나무와 팥배나무가 주종을 이루고 있다. 물론 마삭덩굴도 자주 보인다.
앞에보이는 산은 북병산이고 달뜬바위가 보인다.
산정상에는 잡목이 우거져 촬영이 곤란하다. 겨우 윤돌섬과 구조라를 배경으로 한 컷!
망치고개에서 산을 오르면 50M 지점에 안내판이 보인다.
애바위 가는 길은 안내판이 곳곳에 붙여 잇다.
애바위에서 내려다 본 망치마을 전경
애바위 정상 밑에 있는 바위굴, 사람2~3명은 기거가 가능함. (빨갱이 소굴로 좋을 상 싶다)
애바위 정상의 모습
보춘화(춘란) 거제도에서는 꿩밥이라고도 한다.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아 자연 그대로의모습으로 나를 반긴다.
클라이밍을 하기 위해 찾아온 스포츠클라이밍 매니아!
거제도 산악 안내판은 너무 복잡하여 구분이 어렵다. 다시 재정비하여 주세요.
현위치라고 쓰여진 곳이 망치고개 정수장 앞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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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거제 곳곳이 아름다운 풍경으로 쌓여 아름답습니다,
사진 즐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