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종이 을사조약 만족했다" 역사왜곡 도넘은 일본 (사설)

 4월22일 한겨레27면기사

"고종이 을사조약 만족했다"  역사왜곡 도넘은 일본 (사설)

 일본 문부과학성이 19일 내놓은 일본 중학교 역사교과서의 추가 검정 결과는  할 말을 잊게 만든다.  한.일 양국 정부가 역사갈등을 벌이면서도 지켜온 금도를 넘어선  폭거 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2년간  이어온 대일 굴욕외교 가 이런 역사 왜곡으로 이어진 것은 아닌지 살피고  대일 정책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

    문 부과학성은 이날 극우적 복고적인 역사 기술로 일본 내에서도 큰 우려를 낳고 있는 레이와서적의 중학교 역사교과서 2종에 대해 "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며 검정에 합격했다고 발표했다.   이 교과서의  역사왜곡 중에 특히 놀라운 것은 을사조약(1905)과 일본군 위안부 에 대한 설명이다.

   일본은 오랫동안 지난 식민지배가  합법이라고 주장하면서도 한국인들이 이를 자발적으로 원했다거나   정당한 지배  였다는 식으로 주장하지는 않았다.   간 담화(2010)에서  " 한국인들이 뜻에 반한 식민지 지배" 로 상처를 받았다고 인정한 게 좋은 예다 하지만 이번엔   식민지배의 문을 연 을사조약에 대해 고종이 " 만족" 했고 일부 대신의  반대를 " 스스로 설득해 조인에 이르게됐다" 는 충격적인 주장을 인정했다.

    문제의 기술은 이토 히로부미가 조약을 강제로  체결한 뒤인 1905년 12월8일  일왕에게 보낸 복명서를  참고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을사조약이 협박 아래 강제로 체결됐음은  조약의   형식적 합법성  을 주장하는 일본 학자들조차 인정하는 내용이다.  합법파의 대표라 할 수 있는 운노 후쿠주 메이지대학 명예교수도  2000년 연구에서 이 구절을 짚으며 고종이  " 최소한의 효력 기한을 설정해 빼앗긴 외교권의 회복을 기대"  했지만   " 이토는 그것을 역이용해 황제의 요구를 받아들이고 수정한 것으로 재가의 증거"  를 삼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토의 기만을 고종이 동의했다는 증거로 삼은 한심한 역사왜곡이다.

    위안부에 대해서도 일본은  법적 책임  을 부인했을 뿐 위안부 이송 위안소의 운영.관리 등에 " 일본군이 관여" 했고  "다수 여성의 명예와  존엄에 깊은 상처" (2015년 위안부 합의)를 주었다는 점은 인정한 바 있다 하지만,  레이와서적 교과서는  " 보수를 받고 일했다"  며 일본의 책임을 부정하는 내용만 나열하고 있다.    정부는 2020.2021년 검정 탈락했던  이 극우 교과서가  올해엔 왜 통과 됐는지를 돌아봐야 한다   대사 조치 라는 형식적 항의로 대충 넘어가려 해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