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 골프장이 압도적, 본격적인 사업도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들의 경우, 대부분 투잡을 생각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언제 지금의 자리에서 내려와야 할 지 알 수 없는 불안한 미래 때문이다. 특히 스포츠 스타의 경우, 나이가 들면 필연적으로 기량이 떨어지게 되기 때문에, 장래를 위한 설계를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다.
프로골퍼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선수들이 투어를 뛰면서 동시에 다른 사업을 펼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래서 자신이 투자를 하고 가족이 관리하는 형태의 사업을 가장 선호한다.
최근에는 ‘스크린골프’ 창업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선수들이 가장 잘 알고 있는 골프 관련 업종이라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또한 관리에 큰 노하우가 필요한 것도 아니고, 특히 자신의 팬들이 찾아 주기 때문에 안정적이기도 하다.
투어를 뛰는 선수들은 대회 경비, 레슨비 등을 감안했을 때 연간 1억원 정도는 벌어야 안정적인 생활이 가능하다. 지난해 KLPGA투어의 경우 상금으로 1억원을 넘긴 선수는 33명이었고 남자는 17명에 불과했다. 나머지 선수들은 별도의 수입원 창출을 위해 부업에 나서야 할 형편이다.
그러나 투잡을 하는 선수는 상금 수입이 높은 톱랭커들이 대부분이어서 부업도 ‘부익부 빈익빈’이다. 하위권 선수들은 돈이 들지 않는 레슨으로 부수입을 올리는 게 전부다.
스크린 골프 창업한 골퍼들
스크린골프 창업의 경우 주로 아버지를 포함한 가족들이 운영하기 때문에 우선 믿음이 간다. 자본만 있으면 창업하기도 쉽고 특별한 노하우가 없어도 영업을 하는데 별 문제가 없다. 골프와 직접 연관된 분야라 인지도를 잘만 활용하면 영업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자신이 직접 모델로 나서서 홍보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고 틈 나는 대로 매장에 들러 손님들을 맞으면서 팬 관리도 할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팬클럽 회원들이 단골 손님이 되기도 한다.
1. 스크린골프 창업의 선두주자, 유소연
유소연은 ‘러빙유 골프존’이라는 이름으로 서울에서만 3개의 스크린골프장을 운영 중이다.
가장 먼저 스크린골프 사업에 뛰어든 프로골퍼일 것이다. 2009년 11월 신설동에서 첫 번째 스크린골프장 영업을 시작한 뒤 2010년 3월 봉천점에 이어 2012년 4월 청담동에 세 번째 스크린골프장을 열었다. 운영은 유소연의 부모가 하고 있다.
2. 홍보의 신 안신애, 스캔들도 홍보
안신애는 2012년 1월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오너스 스크린골프’를 개업해 안정적인 수입원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2013년 10월 가수이자 연기자인 박유천과 스캔들이 나면서, 그녀가 하고 있는 스크린골프장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기본적으로 안신애는 자신의 스크린 골프장에 대해 홍보를 하는 것에 적극적이었다. 스캔들이 나기 전에도 자신의 트위터 등에 "에어컨이 빵빵하다" 등 열혈 홍보에 나섰으며, 자신이 출연하는 여러 프로그램에서 이 스크린골프장을 활용해왔다.
그뿐만이 아니다. 13타석 규모의 이 스크린골프장은 입구부터 안신애와 관련된 각종 상패와 사진이 전시돼 있다. 안신애가 광고 모델로 활동하고 있는 골프존 VISION 패널이 문 앞에 걸려 있다. 스크린골프장 입구에는 안신애가 이데일리여자오픈에서 생애 첫 홀인원을 기록했을 때 기뻐하는 사진이 걸려 있다. 프런트에는 2010년 SBS 채리티 여자오픈에서 우승트로피를 들고 기뻐하는 사진이 전시돼 있는 등 스크린골프장 곳곳에서 안신애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또 박세리 등 유명 골프선수들 사인이 담긴 US오픈 엠블럼 액자와 40여 개의 골프공을 진열해 스크린골프장을 방문하는 손님들의 눈도 즐겁게 했다.
스크린골프장 관계자는 “안신애가 시즌이 아닐 때 가끔 방문한다. 그때 만난 손님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사진도 같이 찍는다”고 밝혔다.
스크린골프장 내부 벽에는 스크린골프장을 방문한 연예인들의 사인이 다수 배치됐다. 배우 최진혁, 원기준, 박한별, 가수 세븐, 테이, 이하늘(DJ DOC), 개그맨 김준호, 홍인규, 윤성호, 야구선수 김현수 등이 스크린골프장을 이용하고 사인을 남겼다.
특히 이 중에는 안신애와 열애설이 불거진 박유천 사인도 있었다.
3. 과감한 투자의 이보미
지난 2013년 7월에는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에서 뛰고 있는 이보미가 경기도 수원의 영통구 이의동에 ‘이보미의 스크린골프’라는 이름으로 스크린골프장의 문을 열었다.
스크린골프장으로는 대형매장으로 990㎡(약 300평) 규모로, 골프존의 최신 시뮬레이터인 ‘비전’ 만 10대를 설치하는 등 분양대금과 인테리어 비용 등을 합쳐 40억원가량을 투자했다고 한다. 2010년 KLPGA 상금왕에 오른 뒤 일본으로 진출해 벌어들인 돈을 아낌없이 투자했다.
이보미는 또 스크린골프장을 개업하면서 골프존과 서브스폰서 계약식도 함께 진행했다. 이보미는 골프존의 로고를 부착하고 투어를 뛰는 한편 골프존 광고 모델로도 활동하기 시작했다. 골프존은 3년 간 이보미의 일본 활동을 지원하고 일본 골프존닷컴 홈페이지와 GDR, 스윙메이커 등의 제품에 이보미의 동영상 콘텐츠를 활용하는 것. 꿩 먹고 알도 먹는 ‘꽃놀이패’를 쥔 셈이다.
이보미는 “전 재산이 다 들어간 것 같다”고 수줍게 웃으며 “한국은 날씨에 따라 골프를 칠 수 있는 환경이 제한적인데 그럴 때 스크린골프를 이용해보니 너무 재미있고 도움도 됐다. 많은 분들이 스크린골프를 통해 쉽게 골프에 다가갈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을 느꼈고 꼭 한 번 해보고 싶었다. 유소연과 안신애로부터 조언도 많이 들었다. 소연이는 여러 개를 운영하고 있고 신애도 방을 더 늘렸다고 하더라. 다들 성공했다고 하니까 나도 성공할 수 있지 않을까? 틈 나는 대로 팬들과 만나고 소통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이보미는 이외에도 고향인 강원도 인제에 상가를 지어서 운영하고 있다. 이보미는 또 미용을 전공한 동생에게 경기도 용인에 미용실을 차려주기도 했다.
4. 정혜진, 김혜윤도 스크린 골프 사업에 뛰어들어
지난 12월에는 정혜진과 김혜윤도 스크린골프장을 오픈 했다. 정혜진은 신갈에 실내골프연습장과 스크린골프장을 함께 할 수 있는 사업장을 열었고, '스텝 스윙'으로 유명한 김혜윤(KT)은 고향인 대전 유성에 ‘김혜윤의 골프존 GDR’을 오픈 했다.
여자골퍼들의 스크린골프장은 대부분 안정적인 수입원으로 자리 잡고 있다. 입소문을 타고 찾아오는 손님이 많은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성공의 비결은 바로 고객과 함께 하는 ‘밀착형 서비스’다.
시즌을 끝내고 귀국해 휴식을 취하고 있는 선수들은 손님들에게 사인을 해주거나 함께 사진을 찍으며, 팬 서비스도 아끼지 않는다.
차별화된 인테리어도 성공에 한 몫을 담당한다. 여자골퍼들이 운영하는 스크린골프장에 가면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색다른 인테리어가 눈길을 끈다. 경기 모습이나 우승 장면 등을 대형 사진으로 인화해 전시해 두거나 동료 선수들의 사인을 모아 인테리어로 활용하기도 한다. 골프팬들에게는 좋은 볼거리다.
본격적인 사업을 벌이는 프로들
1. 창업이 아닌, 창사를 한 박인비
박인비는 작은 아버지와 공동 투자해 4년 전 페트병을 만드는 ‘KIB’라는 회사를 대구에 차렸다. 당시 투어 활동을 통해 번 상금 30억원을 쏟아 부었다. 박인비가 50% 넘는 지분을 갖고 있는 최대주주다. 경영은 작은 아버지와 어머니가 전담하고 있다.
이미 이전부터 아버지가 페트병 용기 포장재를 제작하는 사업을 운영하고 있었기 때문에 지금은 딸의 회사에서 생산한 병에 아버지가 만든 라벨을 붙여 해당 업체에 납품하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2. 임대사업의 최나연
최나연은 조금 안전해 보이는 부동산에 투자했다. 서울 청담동의 5층짜리 원룸형 건물을 31억원에 구입해서 운영하고 있다. 동탄 신도시에 있는 대우 푸르지오 타운하우스(대지 396.7㎡)는 13억2900만원짜리다. 여기에 미국 올랜도에 두 채의 집을 갖고 있다. 최나연이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 가치는 7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3. 격이 다른 해외의 스타 플레이어들
세계적인 톱플레이어 역시 사업을 병행하는 경우가 많다. '백상어' 그렉 노먼(호주)이 대표적이다. 코스설계에 와인과 의류사업까지 폭넓은 분야에서 사업가 기질을 뽐내고 있다. 와이너리에 직접 투자하면서 골프장과 와인사업을 접목했고 자신이 설계한 전 세계 골프장에 '백상어' 와인을 공급하겠다는 꿈도 키우고 있다.
'황태자' 어니 엘스(남아공)도 와인사업에 진출했다. 프랑스와 칠레, 호주가 점령한 와인시장에 남아공산 와인을 알린 장본인이다.
'필드의 패셔니스타' 이안 폴터(잉글랜드)는 자신의 이름을 딴 IJP라는 의류회사를 갖고 있다.
아놀드 파머와 '옛날 골프황제' 잭 니클라우스는 코스설계와 의류 사업에서 버는 돈이 천문학적이다.
'옛날 골프여제'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도 골프아카데미 사업으로 코스 밖에서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자료 :파골프(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