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에서 3월로 건너가는 바람결에는 싱그러운 미나리 냄새가 풍긴다. 해외로 나간 친구의 체온이 느껴진다. 참으로 2월에서 3월로 건너가는 골목길에는 손만 대면 모든 사업이 다 이루어질 것만 같다. 동·서·남·북으로 틔어 있는 골목마다 수국색(水菊色) 공기가 술렁거리고 뜻하지 않게 반가운 친구를 다음 골목에서 만날 것만 같다. 나도 모르게 약간 걸음걸이가 빨라지는 어제 오늘. 어디서나 분홍빛 발을 아장거리며 내 앞을 걸어가는 비둘기를 만나게 된다. ㅡ무슨 일을 하고 싶다. ㅡ엄청나고도 착한 일을 하고 싶다. ㅡ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 2월에서 3월로 건너가는 바람 속에는 끊임없이 종소리가 울려오고 나의 겨드랑이에 날개가 돋아난다. 희고도 큼직한 날개가 양 겨드랑이에 한 개씩 돋아난다.
- 박영종(1916.1. 6.~1978.3.24.) 경북 경주 출생. 호, 木月
1939년 문장 '길처럼' 등단 1935년 계성중학교 졸업
경력 1976 한양대학교 문리대학 학장 1973 시전문지 '심상' 발행인 1968 한국 시인협회 회장 1965 대한민국 예술원 회원 1963 한양대학교 문리대 국문학과 교수
수상 1972 국민훈장 모란장 1968 서울시 문화상-대한민국 문예상 1954 제3회 아세아 자유문학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