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에 만난 기타리스트 김광석씨
블루바톤 라디오 ‘블루존’를 진행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끼는 시간이 있다면 ‘Hot Album'을 진행할 때이다. 일 년 이상을
행했지만 뮤지션을 직접 모시고 그들의 음악과 살아온 이야기를 듣는다는 것은 늘 가슴 벅찬 설레임으로 다가온다.
5월에 ‘Hot Album'으로는 기타리스트 김광석씨를 모시게 되었다. 블루바톤 팀장님의 추천으로 진행하게 되었는데, 아마
6월 초에 있는 ‘소통’이라는 콘서트 홍보 때문에 라디오 게스트로 일이 추진된 것 같았다.
포크 뮤지션 ‘김광석’씨와 같은 이름이라 다소 혼동될 수 있는 기타리스트 김광석씨를 처음 만난 것은 개인적으로 작년
아카데미 소극장에서 있었던 장사익씨의 공연에서였다. 장사익씨의 구성진 목소리도 인상적이었지만 뒤에서 어코스틱
기타 한 대로 묵묵히 연주하던 김광석씨의 또한 내 머릿속에 깊이 각인되었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721AA4F56B40CB404)
| | 그 어느 때보다 긴장된 마음으로 김광석씨와 같이 라디오를 진행했고, 이야기를 나눠보면서 그의 음악 세계와 삶을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늘 과묵하시고 필요한 말씀만 하시는 분으로 알고 있었는데 나의 방대한 질문들의 성심껏 대답해 주시는 모습 너무나도 감사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방송에서 김광석씨는 “인연이 있는 사람들은 제 음악을 듣겠죠.” 했지만 소수의 사람들만이 그들의 음악을 향유하기에는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의 음악 역시 내 귀를 사로잡았다. 방송이 끝날 즈음 공연 이야기를 하면서 이번 공연을 꼭 보고 싶다했더니 고맙게도 며칠 후 그 말을 잊지 않으시고 직접 사무실에 들러 티켓을 건네주셨다. 때마침 공연 당일 여러 약속이 겹쳐 당혹스러웠지만 난 만사 재치고 그의 공연장을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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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직접 제작했다는 비타(기타와 비파의 합성어로 그의 ‘호’이기도 하다.)의 한국적인 독특한 음색과 사물놀이와 타악기와 무용과의 협연을 펼친 무대는 실험적이면서도 깊이 있는 그의 기타 연주를 들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특히 마지막에 피날레로 연주한 선조들의 기상을 담은 방대한 스케일을 곡 ‘질풍노도’는 곡 구성과 연주 모든 면에서 벅찬 감동을 받을 수 있었다. (특히 이 곡은 곧 발매될 그의 3집 앨범에 수록될 예정이라 무척이나 기대되는 곡이다.)
김광석씨를 직접 만나서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눠보고 공연도 보면서 한국에서 또 하나의 진정한 뮤지션을 알게 되었다는 뿌듯한 감흥을 받았다.
라디오 녹음 중에 ‘대중이 이해할 수 없는 음악은 진정한 음악이 아니다’라고 말씀하신 것과 늘 일기를 쓰듯이 꾸준히 기타를 연주하고 곡을 쓰신다는 말씀은 내가 앞으로도 음악 쪽에서 글을 쓰면서 반드시 새겨 두어야 할 것 같다.
겉으로 보기에는 그렇지 않지만 김광석씨는 50의 나이를 훌쩍 넘긴 분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의 음악 인생은 아직도 진행 중이고 또한 성장하고 있다.
2006. 06. 20
편집장 윤희중 (uni803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