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3. 휴식.
아침ㅡ된장 국, 오이무침, 계란
점심 ㅡ빵, 우유, 과일, 슈퍼에서 사 온 오븐에 구운 닭 다리 하나.
저녁ㅡ소고기 립 아이 스테이크. 우유. 상추. 빵.
프라하에서 부엌을 못써서 맘대로 못 먹어 그런지 장을 계속 봐와서 잘 먹고 잘 쉬었다. 저 스테이크용 소고기는 1킬로가 안되지만 9유로에 샀다. 2/3쯤 구웠더니 너무 많아서 당분간 고기 생각도 안 날듯하다.
4.14.
체코슬로바키아를 아는 사람은 연령대가 높다. 지금은 체코와 슬로바키아로 나누어졌으니까 말이다. 지도를 보면 슬로바키아는 다섯 나라와 국경이 맞대어져 있다. 체코, 오스트리아,
헝가리, 폴란드와 지금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이다. 이웃나라가 전쟁 중인데도 여긴 아무렇지도 않다. 하긴 그 나라 사람들도 다른 나라로 여행을 할 정도니 이상한 거도 아닐 거다만 육로로 국경이 없는 우리는 신기하기만 하다.
브라티슬라바는 수도로 도나우강이 흐르고 인구도 50만이 안되는 작은 도시지만 EU 국가 중 3위의 경제력이 있다고 한다. 다른 나라들이 관광 수입으로 먹고산다고 하면 여긴 관광은 거의 없고 공장이 많은 게 아닐까. 그래서 볼거리가 거의 없는 도시이기도 하다.
아침에 일어나니 밖이 비가 내리고 있다. 어제는 쉰다고 공치고 오늘 오전은 비가 와서 숙소에 머무르고 있다. 다락방 같은 방에 통창까지 있어서 아늑한 방은 쉬기에 딱 좋아서 불만은 없다.
점심때가 가까워지자 비가 약간 잦아 들어서 나갔다. 돌아다니진 못해서 부다로 갈 플릭스 버스 터미널도 알아보고 거기에 쇼핑몰도 있다니 거기서 점심도 먹을 예정이다.
오늘의 메뉴 느낌이 난다. 저 정도면 싼 건데 지금 점심때가 아니라서 아꿉다.
우버 택시는 개인 승용차인데 여기는 볼트라고 떡하니 적혀 있다. 근데 프라하에서 볼트를 탔을 땐 개인 승용차가 왔었다. 그럼 저건 그냥 택시인가.
바람도 부는 데 구경할 거라고 30분을 걷고 있다.
그 와중에 사진도 찍고 있다.
길거리 음식인데 비가 오니 문을 안 열었다.
nivy centrum에 왔다. 여기 지하에 플릭스버스 터미널이 있단다.
몰에 들어오니 동서남북을 모르겠고 지하로 가는 에스컬레이터도 안 보였는데 바닥에 표시가 있다.
화살표를 따라가란다. 오키.
표시를 따라 지하로 가니 버스 터미널이 있다.
익숙한 초록이기 보인다. 금요일에 보자구.
빵 종류도 많고 대부분 밥 대신에 먹는 거라 소금 간만 되어 있는 게 많다
이층에 푸드 코너로 왔다. 체코 어랑 슬로바키아어는 알아볼 수가 없는데 쇼핑몰 식당은 그림이 있다. 찍어서 음식을 시킬 수가 있다.
난 팟타이를, 그녀는 굴리시와 고기 세트를 시켰다. 굴리쉬는 소고기국 비슷한데 고춧가루 대신 파프리카 가루를 넣고 무와 콩나물 대신 양배추와 야채를 넣고 끓인 거다. 들큰하니 먹을만했다.
비바람이 심해져서 나가지는 못하고 쇼핑센터 안을 돌아다녔다. 컵라면을 팔았는데 가격이 4유로가 넘었다. 안 먹고 만다. 칫!
우비를 입고 일단 숙소로 왔다. 낮잠을 조금 자고 나니 비가 오지 않았다. 브라티는 관광을 하나도 안 해서 다시 밖으로 나갔다.
이번엔 각자 구경하기로 했다. 우리는 걸음이 많이 다르다. 그녀는 걸음이 무지 빠르고 난 느릿느릿해서 한 사람은 맨날 기다려야 했다. 드디어 따로 나가니 우리 이제서야 서로 편한 거다. ㅋ 여행 끝날 때가 되어서야...
유명한 맨홀 아저씨 동상인 추밀이다. 진짜 길에 있는 하수구에 끼여 있는 듯하다. 뭐 한다고 저렇게 만들었을까 신기하네.
서양인들이 사진 찍으면 저렇게 붕 띄워 놓는다. 내가 구도를 일러 줘도 안된다. 그러면서 지 사진도 찍어 달라는데 난 잘 찍어줬다는
파란 성당을 찾아왔다. 문은 닫혀있다.
뱀이 두 마리가 꼬여 있는데 꽃을 가져다 놓았다.
꽃집이다. 너무 싱싱한 꽃 들인데 저렇게 많으면 어케 다 팔지. 너무 이뻐서 하나 델고 오고 싶었다.
브라티슬라바성을 찾아왔다. 어두워지고 있어서 패키지처럼 바삐 다니고 있다. 내일 하루 더 있는데도 왜 이러는지 나도 모르겠네.
성안에 들어가려면 입장료가 있다는데 입장 시간이 지나서 굳게 닫혀 있다만 그 외는 모두 구경할 수 있다. 헝오체를 보고 와서 그런가 여기는 너무 썰렁하다. 정원에 꽃나무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