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속의 섬진강변을 달린 기억 밖에 없슴돠.
한편의 로드무비였슴돠. 음냐~
요거이 무시기 야그냐 하면 지난 토. 일요일,
“곧은터 사람들”을 따라 지리산 악양 합동 정모에
참가하고 돌아온 호두나무의 단무지적(단순무지) 소감임돠.
에~또 기리니끼니~ “농부의 첫걸음을 사랑하는 사람들” 즉 곧은터 사람들-
쥔장 서리태님, 삼백초님, 햇살초원님, 이슬님, 반딧불이님과 아들, 문학산님, 연꽃님,
류영수님 커플, 호두나무 등 11명(맞나?)은 2004년 7월3, 4일, 1박2일간
지리산 하동군 악양면 축지리 자연농업문화센터에서 열린 합동 정모에
무사히 잼나게 잘 다녀왔슴돠. 꾸우벅~
이번 합동 정모는 자연농업센터(자농: 쥔장 지리산숨결)와
다음 카페의 “원두막정담” (쥔장 나무지기) “곧은터 사람들”(쥔장 서리태) 등
3개의 귀농 동호회가 첨으로 오프라인에서 상견례를 갖고
귀농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며 우정을 쌓는 자리였슴돠.
서울 홍은동에 사는 호두나무는 첫날인 3일 토요일, 아침 일찍
눈이 짜개졌슴돠. 음냐~ 평소 출장 갈 때 팬티 한 장 안들고 가던
호두나무, 이번만은 웬일인지 커다란 회색 가방에 모자, 샌들,
외제과자, 요쿠르트 까정 한가득 바리바리 쌌슴돠. 뎅~
회사 승합차 그레이스를 몰고온 지역 주민 서리태님과 오전 9시30분,
그랜드힐튼 호텔 앞에서 만나 함께 내부고속화도로를 타고 서울을 빠져
나와 중부고속도로를 탔슴돠. 동행하기로 한 작은땅님 가족은 사정상
가지를 못해 9인승 승합차에 두 남자만 달랑 타고 출발하게 됐슴돠.
대전 부근을 지나가는데 평택에 사는 반딧불이님으로부터 핸폰이 왔슴돠.
서리태님은 “무조건 오슈”라고 말했슴돠. 서리태님과 호두나무는
대전을 통과, 옥천 톨게이트로 들어가 시외버스터미널 앞 해장국집에서
삼백초님과 이슬님을 만났슴돠. 이때가 오후 1시30분경임돠.
네사람은 전골과 콩나물해장국으로 요기를 떼운 후 식당을 나와
대전역에서 반딧불이님 모자를 극적으로 픽업했슴돠. 반갑더군여~
기리하여 지리산 악양행 일행은 2명에서 6명으로 화악 불어났슴돠.
일행은 대진고속도를 타고 아무 생각 없이 남쪽으로 남쪽으로 내려갔슴돠.
행락차량들이 많았슴돠. 중간 중간 태풍의 영향으로 폭우가 쏟아졌슴돠.
와이퍼로는 시야 확보가 안될 정도였슴돠.
천재적인 드라이버 서리태님과 우중 드라이빙의 귀재 호두나무가
아니었다면 과속에 의한 전복으로 일가족 몰살(?)이라는
난데없는 비보가 곧은터 사람들에게 전달될 뻔 했슴돠. 아무렴~
120km 이상 놓으니까 차체가 바람에 휘청휘청하더군여.
태풍 민들레가 일행의 초행길을 쪼께 걸치적거리게 했습니다만
땡볕보다는 훠얼 낫더군여. 개인적으로 비를 좋아하는 호두나무는
덥지도 않고 기분이 폭 가라앉아 그러저럭 컨디션이 굿이었슴돠. 음냐
일행을 태운 그레이스는 금산- 무주- 장수를 지나 함양으로
들어섰슴돠. 깊고 푸른 여름 계곡과 울창한 숲속에 쉼없이
굵은 비가 쏟아졌슴돠. 왼편에 황톳빛으로 불어난 경호강에서
래프팅을 즐기는 팀들을 보았슴돠. 위험천만해보였지만 멋 있었슴돠.
일행은 하동톨게이트를 나와 19번 도로를 타고 10여분 간 달려
“섬진강이야기”란 카페를 마주보고 오른쪽 길로 들어섰슴돠.
햇살초원님도 울산에서 혼자 승용차로 오신다는 연락을 받았슴돠.
악양에서 만난 자농, 원두막정담의 좋은 분들
저녁 7시가 넘은 시각, 길가에 있는 합동 정모의 장소 “자연농업문화센터”를
찾을 수 있었슴돠. 폐교를 활용하고 있는 이 센터는 널따란 운동장이
주차장이고, 교무실이 곧 사무실이더군여.
지리산숨결님은 “5년 전 문을 닫은 축지초등학교를 임대해 2억7천여만 원을
들여 건물의 내외부를 리모델링했어요“라고 귀띰해주었슴돠.
뼈대만 학교이지 내부는 깔끔하게 지어놓은 유스호스텔이었슴돠.
서무실 쯤 되는 방을 출판국, 교장실을 세미나실로 각각 탈바꿈해놓아
의젓한 교육장 분위기가 났슴돠. 출판국에는 건강과 집짓기에 관련된
책자를 전시 판매하고 있었고 퇴비 만드는 법 등 자연농법을
실감나게 디오로마로 만들어놓기도 했슴돠.
2층 교실은 아늑한 숙소로 변신해 있었슴돠. 2층 침대방도 있고
군대 내무반처럼 꾸며놓은 방도 있었슴돠. 이불 값만 5천만 원이
들었다고 함돠. 그래서인지 이불이 청결해보이고 감촉이 뽀송뽀송했슴돠.
1년에 임대료 250만 원씩, 5년마다 계약을 갱신한다지만 반영구적인가 봄돠.
자연농업문화센터는 자연농을 짓는 1만여명의 회비로 운영된다고 합니다.
주로 자연농법에 관한 교육이 이곳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함돠.
서리태님이 학교 근처에서 어슬렁거리자 한 주민이 서리태님에게
퇴비 사용에 대해 묻더라는 것임돠. 그런 것으로 봐서 이 곳이
마을 사람들 사이에 “농사 도사”들이 모이는 곳으로 알려져 있는 듯 함돠.
주최측 여성분들이 참가자들로부터 회비를 받고 즉석에서 이름표를
만들어 주었슴돠. 지방에서 올라온 분들은 대부분 일찍들 도착해
저녁 식사를 마친 상태더군여. 곧은터 사람들만 뒤늦게 세미나실
한쪽에 웅크리고 앉아 된장국과 오징어볶음, 무우말랭이, 취나물,
김치 등으로 간단히 저녁식사를 했슴돠.
잠시 후 저녁 8시, 참가자 전원이 세미나실에 모였슴돠. 온라인상에서
닉네임으로만 알고 지낸 곧은터 사람들, 오두막정담, 자농 등 3개의
귀농 회원 70여명이 서로의 얼굴을 확인하는 소중한 자리였슴돠.
부부, 어린 자녀까지 데리고 온 부부, 현재 농사 짓는 사람,
준비 중인 사람들이 서로 거리감 없이 섞였슴돠. 호두나무는
뒤늦게 참석해 이원규 시인의 오프닝 시낭송을 듣지못해 아쉬웠슴돠.
지리산숨결님의 사회로 홈피의 쥔장들 인사가 있었슴돠.
역시 곧은터 사람들의 서리태님은 평소대로 자연스럽게 그러나
너무나 자연스러운 나머지 유들유들하게 카페 소개를 해주었슴돠.
서리태님 샐러리맨으로 알고 있는데 전문 MC처럼 전혀 떨지 않고
하실 말씀 골라서 쌈박하게 하더군여. 거참~
서리태님은 “곧은터는 학교로 말하자면 초등학교 수준입니다.
초보 농사군들이 궁금해하는 정보를 나누는 장입니다.
여기서 커서 자농 같은 중학교, 고등학교로 올라 갑니다.
곧은터에 사람이 많을수록 자농도 좋은 거지요“라고 말했슴돠.
지리산숨결님은 사람 좋은 푸근한 외모였슴돠. 오두막정담의 나무지기님도
겸손하고 합리적인 분 같았슴돠. 나무지기님도 뭐라고 소개를 했는데
기억이 안남돠. 지리산숨결님도 뭐라 했는데... 역시 기억이 안나네요. 쩝
이어서 각자 자기 소개가 있었슴돠. 몇몇 분들이 인상 깊은 말들을 했슴돠.
영화 “와이키키 브라더스”의 멤버였다는 류영수님은 중국에서 5년간
침술을 공부하고 돌아와 귀농을 준비 중이라고 함돠.
직장을 나가는 그의 부인은 회사에 휴가를 내고 심드렁한 기분으로 따라왔다가
막상 사람들을 보고 분위기에 휩쓸려 넘 맘에 들었다고 함돠. 이 분들은
오는 10일 열리는 곧은터의 정모에 참석, 흥겨운 음악을 들려줄 예정임돠.
포도농사를 15년째 한다는 어떤 분은 해마다 남보다 반도 못되는 수확으로
아버지와 아내로부터 야단을 맞는다고 해 다덜 웃었슴돠.
농장의 포도나무가 1년생부터 30년생까정 다양하고, 걔중에는 10원을
벌어주는 놈도 있고, 10만원을 벌어주는 놈도 있지만 모두 똑같은 자식이라
귀하기만 하다고 말했슴돠. 음냐 훈훈한 야그임돠.
이 분은 또 포도나무를 개인과 단체에 분양해주어도 봤지만
남의 것을 다 따가는 분들이 있어 얼마 안가 그만 두었다고 함돠. 뎅~
또 시인, 화가, 소설가 등 예술가 문인 등을 농장에 초대해 예술의 밤도
펼쳐 왔다면서 올해가 7회째로 많은 참여 바란다고 함돠.
그밖에 키위 농사 짓는 분, 소세마리라는 독특한 닉네임을 쓰는 분,
지리산 쌍계사 앞에서 녹차밭을 운영하는 분 등 다양한 분들의 인사가 있었슴돠.
채팅하다 부인한테 들켜 혼났다는 분은 채팅에 성공하는 법을 갈켜주기도 했슴돠.
호두나무는 이들의 얘기를 들으며 맘 속으로 갈등했슴돠.
“과연 나의 시골행은 귀농인가? 전원생활인가?” ... 해서 호두나무는 걍
귀농의 이유에 대한 설을 풀기로 했슴돠. 사연인즉슨 이렇슴돠.
서울 광화문 한복판에 38년 째 출근하면서 도시 생활에 환멸감을 가지게 됐다.
여성지 기자 노릇하며 연예인들 스캔들 뒤지고, 유명인들 뒷조사 하면서
사람들에게 가슴 아픈 짓 많이 했다. 퇴직 후 정비기술 배워 시골로 들어가
속죄하는 맘으로 마을 사람들 고장난 경운기 고쳐주고, 시골 어른들 비오는 날
버스 공짜 태워 주며 그렇게 봉사하면서 살겠다...음냐
햇살초원님은 넘 생뚱해 우스개소린 줄 알았다고 함돠.
에잉~ 정말로 그렇게 할 건데...쩝
70여명의 다채로운 귀농 사연을 듣고 있자니 오기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여.
짧은 시간에 자연농법에 대해 뭘 배우겠습니꺄? 그저 사람 얘기가 최고임돠.
여자분들은 한결같이 남편 따라 멋모르고 왔다가 와서 보니
넘 좋아서 죽겠다는 말을 함돠. 결코 인사치레 같지는 않았슴돠. 진짜임돠~
자기소개가 모두 끝나자 어느덧 밤 9시가 가까웠슴돠.
이어 “배추박사”란 분이 칠판에 원을 그리며 뭔가 중요한 말씀을
했는데 목소리가 하도 크고 울려서 한마디도 못알아들었슴돠.
혼자만 그런 줄 알았는데 서리태님도 하나도 못알아들었다고 함돠. 뎅~
세미나실을 나온 참가자들은 주최측이 마련한 천막 뷔페 앞으로 모였슴돠.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밤에 떡과 손두부, 삼겹살과 야채, 소주와 맥주가
가득 차려진 식탁에 마주 보고 서서 수인사를 하며 술잔을 나눴슴돠.
삼결살맛 죽이더군여. 상추에 양파와 마늘을 넣고 쌈장을 조금 떠서
덮은 다음 동그랗게 쌓아 한입에... 흐이미~ 손두부가 맥을 못씀돠.
모두들 주최 측이 정성스레 차린 맛깔스런 음식 맛과 푸짐한 양에 감복했슴돠.
농시 짓는 분들은 티가 남돠. 구릿빛 얼굴에 근육이 꿈틀거리는 팔뚝,
거칠고 커다란 손...반면에 예비 귀농인들은 옷차림부터 이들과 다름돠.
기지 바지 입고 허리가 꺾인 듯 어딘가 야게보임돠. ㅎㅎ~
호두나무는 대충 배를 채우고 슬그머니 자리를 빠져나왔슴돠.
먹고 떠들고까지는 좋지만 개인적으로 노래하고 술에 취해
흐느적거리는 것까지는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였슴돠. 음냐~
해서 세미나실의 한쪽 벽을 가득 메운 책꽂이에서 “신경림의 시인을 찾아서”란
책을 한 권 빼들고 2층에 마련된 은행나무방으로 들어갔슴돠. 런닝과 반바지로
갈아입은 후 1층 화장실 겸 샤워실로 다시 내려와(아~ 귀찮아~) 대충 주요 부위만
닦은 후 팬티바람으로 이부자리에 벌렁당 누웠슴돠.
문학산님의 기타 반주로 다덜 줄기차게 노래 부르더군여. 소리새의
“그대 그리고 나” 조용필 “민들레” 최성수의 “해후” “아침이슬”
“동백아가씨” “여행을 떠나요” 이범룡의 "꿈의 대화" 등등. 우리나라 사람
모였다하면 부르는 노래가 다 그게 그검돠.
해마다 장마 때면 편두통으로 하루이틀 밤잠을 설치는 호두나무, 하필이면
이 날이 그날이었슴돠. 해서 새벽 4시까정 뜬눈으로 고통스럽게 보냈슴돠.
덕분에 “오장환”이란 시인도 알게 됐고 시인 김종삼이 쓴 감동적인 시도 알게 됐슴돠.
사춘기 때는 문학만이 최고이고 소설가의 꿈도 꾸었지만
정신없이 먹고싸고... 나이가 들다보니 문학이란게 별볼일없어 보이고
허무해보이기까지 합디다. 고저 요즘은 돈이 최고임돠. 아무렴~
그런데도 옛날 버릇이 나와 신경림의 책을 죽죽 읽어내려갔슴돠.
그러다보니 마음이 차분해지더군여. 역시 책은 좋은 것임돠.
이슬님은 끄덕없이 술을 견뎌냈는가 본데 반딧불이님이 필름이 끊겼다고 함돠.
연꽃님과 죽이 맞아 못먹던 술을 몇잔 들이켰나 봄돠. 새벽녘에 부시럭소리가
계속 나 이슬님이 두리번거렸는데 반딧불이님 손가락에 비닐봉투가
감겨있었다고 함돠. 오바이트하면 쓰려던 거였다나 뭐라나... 흑~
삼백초님이야 식사 때마다 소주 한 병을 반주삼아 드시는 분이니까
주는 술 사양 안했을테고... 서리태님은 술도 안드시면서 모했나 모르겠슴돠???
술에 혼미해진 아녀자님들을 타겟으로 음음음...아닌가? 아니면 말고...쩝
아마 디카를 찍어댔나봄돠. ㅎㅎㅎ. 햇살초원님은 삼겹살 맛에 뿅 갔나봄돠.
햇살초원님 그동안 엄청 쎈 다이어트로 수십킬로 뺐다는 후문인데
아마 이 날 하루 만에 몇프로 정도 원위치 됐을검돠. ㅎㅎ
새벽 4시경 노래 소리가 끊겨 슬그머니 이부자리에서 일어나 아래층
파티장으로 내려가 보았슴돠. 학교의 경우 각종 우승컵, 우승기와
커다란 전면 거울이 놓인 그 자리에 남녀 대여섯명이 모여 뭔가
심각하게 얘기를 나누더군요. 누군가가 민중 의식화로 발전시키려 하자
한 사람이 “거기까지!” 하고 말을 막는 듯 했슴돠. 아닌가? 아니면 말고...
식탁마다 술에 푹 젖은 종이컵에 먹다남은 음식물로...한마디로
개판 아니 술판 5분 전임돠. 6개의 테이블 중 한 테이블에
3쌍의 부부가 자리를 지키고 앉아 구체적인 시골 생활에 대한
얘기들을 나누고 있었슴돠. “저게 진짜구나” 하고 속으로 생각했슴돠.
새벽 4시 30분이 넘자 한두 사람씩 들어와 걍 입은 채로 이부자리에
엎어 지더군여. 머 묻을까 걱정되더군여. 이불을 휘감고 복도에
걍 쓰러져 자는 분도 있었슴돠. 그에 비해 호텔방인 양 착각하고
씻고 새팬티로 갈아입는 등 깔끔 떠는 호두나무는 아무래도
시골 생활에 적응 잘 못하고 쫓겨날 듯 싶슴돠.
7월4일 일요일 서리태님의 고향 방문
담날 7월4일 일요일 오전 7시, 눈을 퍼뜩 뜨자 서리태님의 초조해하는
얼굴이 보였슴돠. 다른 동호회 회원들은 다덜 일찍 일어나 어젯밤 술판을
치우는데 곧은터 사람들만 여태 일어나지 않고 있다고 걱정하더군여.
맞슴돠. 여러 동호회가 한자리에 모이면 비교됨돠. 쥔장들은 신경 쓰일 검돠.
일요일 공식 행사는 날씨 관계로 취소 되었슴돠. 아침 식사 후 각자 알아서
흩어지자는 주최측의 말 한마디에 단체 사진도 못박고 걍 박수친 후 해산했슴돠.
곧은터 사람들은 오전 8시, 닭죽으로 대충 빈속을 떼운 후 현관에 모여
운동장에 내리는 비를 하염없이 쳐다보다가 그레이스 승합차에 올라탔슴돠.
오전 9시 학교를 빠져 나와 19번 국도를 타고 하동읍 방향으로 달렸슴돠.
섬진강까지 내려 와 재첩국 안먹는 건 일종의 죄악이라고 생각한 일행은
맛있는 재첩국집을 찾기로 했슴돠. 서리태님이 하동 출신의 콩각시님을
놀려주겠다며 흥룡마을 부근 국도변에 차를 세우고 콩각시님에게
핸폰을 넣었슴돠. 서리태님이 하는 말만 옮겨보면 이렇슴돠.
“비 오는 섬진강 너무 좋아유~”
“&*^&^*&%*&%%^”
“재첩국 잘하는데가 어디유?”
“%&*&^%&^4”
“하동 교유청앞? 교육청이 어디유?”
“!$#%$$#$%^”
“여여식당이유?”
“^&(^*&)*(&)&”
“여여식당이라고 그랬시유?”
“!$@##%$$%”
그러나 재첩국을 먹자, 먹지 말자 하며 설왕설래하다 결국
서리태님의 남해 고향집 부근에서 식사를 하기로 하고 하동읍행을
포기했슴돠. 일행을 뒤따라 오던 햇살초원님과 같이 남해대교를 건너
19번 도로를 타고 이리구불 저리구불 낮은 구릉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갔슴돠.
비는 계속 내렸슴돠. 안개에 싸인 비오는 상주해수욕장 앞에서
잠시 모래사장을 핥아대는 파도를 보았슴돠.
조개가 부셔져 생긴 모래사장이라서 하얗다고 함돠. 뒤는 송림이고...
일행은 자그맣고 아름다운 포구 미조항을 지나 3번 국도로 갈아타고
북상해 창선교를 건너 창선면 상죽리 작은 마을로 들어섰슴돠.
이곳이 서리태님의 고향이라고 함돠.
서리태님은 좁은 골목으로 들어가더니 금방 다시 나타났슴돠.
이 집을 관리하는 형님이 부산에 가 있어 문도 못열어보고 돌아섰다고 함돠.
거참 싱거운 고향집 방문이었슴돠.
일행은 3번 국도를 게속 타고 올라가 백로 왜가리 번식지를 지나
최근에 새로 세웠다는 연륙교 아래 남해수협에 차를 대고
매운탕으로 뒤늦은 점심을 들었슴돠.
포구에 숨어있는 배들이 파도에 두둥실거리는 모습이 그림 같았슴돠.
커다란 배모양의 건물 1층이 수협사무실이고 2층이 횟집이더군여.
식사를 마친 일행은 햇살초원님과 헤어져 멋진 조명시설을 갖춘 연륙교를 건넜슴돠.
햇살초원님은 다리 개통식 때 이곳에 왔다가 인파에 떠밀려 질식할뻔 했다고 함돠.
사천의 한 건어물집에서 너도나도 멸치를 산 후 대진 고속도로를 탔슴돠.
어제보다 강물이 더 많이 불었고 황톳빛도 더 진했슴돠. 그런데도 어제와
똑같은 주홍색 보트의 래프팅팀들이 있었슴돠. 얼마나 좋으면 비오는 날씨에
강물 위를 위태롭게 떠내려가는지 놀랍기만 했슴돠. 판암톨게이트로 빠져나와
삼백초님과 이슬님을 내려주고 일행은 경부고속도로로 갈아탔슴돠.
안성휴게소에서 반딧불이님을 내려주고 서리태님과 호두나무 두사람은
서울로 들어와 한남대교-종로-안국동으로 해서 호두나무의 집이 있는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 앞에 도착했슴돠. 이때가 오후 7시. 서리태님은
호두나무의 집에서 얼마 안떨어진 곳에 산다고 함돠.
서리태님과 교대로 운전해 덜 피곤하더군여. 1박2일간 합동 정모의 기억은
빗속의 섬진강을 드라이브한 기억 뿐임돠. 증말임돠. ㅋㅋㅋ
여기서 후기를 그칠까 하다가 심심해서 그날밤 빗속의 폐교에
누워 읽었던 김종삼 시인의 시 한 편을 심심해서 올려봄돠.
조선총독부가 있을 때
청계천변 10전 균일상 밥집 문턱엔
거지소녀가 거지장님 어버이를
이끌고 와 서 있었다
주인 영감이 소리를 질렀으나
테연하였다
어린 소녀는 어버지의 생일이라고
10전짜리 두개를 보였다
(장편 2 전문)
이상 합동 정모 후기 끄으읕
피휴우~
첫댓글 아니 글씨체가 왜 이 모양이쥐???
수고 했음돠.... 고향소개에서 약간 앞뒤가 바뀐것 같습돠...ㅎㅎㅎ... 마지막 시 한구절은 압권임돠...음냐.. 글구 기억력 정말 좋슴돠... 우쩨 그걸 다 기억..ㅎㅎ.. 나는 내가한 야그 항개도 기억 안나는디...
이왕 여그 올리신거 그대로 두고 ..글씨체를 좀 크게해서리 정모후기 게시판에도 올립니당
제목을 읽고 대작이구나 짐작했슴돠~~ 음냐~~!! 참가하지 못해서 무지무지 부럽습돠~~~쩝~~ 긴 글쓰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멩~~ 저도 읽느라고 한참걸렸슴돠~~ 휴유~~
ㅋㅋㅋ 우린 한 번 썼다하면 이렇게 질질질질 씀돠. 기리니끼니 다신 호두나무에게 후기 쓰라고 하지 마십숑~ 긴 글 고문임돠. 그라고 서리태님 고향 소개를 새로 고쳤슴돠. 기리니끼니 상주해수욕장 미조항을 간 후에 서리태님의 고향을 찾았던 거군여~ 지송함돠. 캬흐으 대가리가 나빠서리...쩝
에고 엑 ㅗ 눈알이 돕니돠 어지러 죽갔습니다 잘두썻ㅅ니다 희릿ㅎ 못 치게스느돠 아이투 죽가둔
여기서...... 호두나무님이 몇번도로 몇번도로 이러능거는 .. 할리 타고 다니며 여행다니던 버릇이아닌가 생각됨돠...흠냐 -아니믄 말고...
미안합니데이~~~~~제가 조금 그랬네예....
호두나무님의 후기 글 보니 안간게 잘했다 싶네요 ~ 왜냐하믄 첫째로 이렇게 상세히 올려주시니 안간 사람이나 간사람이나 내용은 똑 같이 알것이고! 둘째는 내가 좋아하는 재첩국도 못묵고 왔으면 억울해서 발을 동동 굴렀을테구! 세째로 여흥은 우리 정모때도 있을테니깐! ㅋㅋ 그런의미에서 호두나무님 진짜로 감사!!^*^
호두나무님땜시 내가 못싸러~~~후기를 이케 자세하게 올리데가 오디 있누? 이번 정모때 난 안가,,,못가,,,,,,저~~얼때루 안갈껴,,,,집에서 후기만 볼껴~~ㅋㅋㅋ ^^*
호두나무님 긴글 감사드립니다, 약속을 지키지못해 죄송하구요, 한눈에 일박이일간의 일정이 눈에 훤히 들어오네요, 그리고 류영수님께서 "와이키키 브라더스"의 멤버셨다는 말씀좀 자세히 해주시죠, 제게 잊지못할 영화중의 하나가 와이키키,,, 거든요, 멜러영화도 아니면서 그렇다고 화려한 액션은 더더욱 아니고 그저
흔히 말하는 삼류? 야간업소 아티스트들의 삶을 노래한 와이키키,,,, 정말 감명깊게 봤습니다, 4월이던가? 서울 정동 팝콘하우스에서 뮤지컬로 올려질때 다시한번 영화로 감상하고 서울로 향했던 기억도 있습니다, 영화만큼 라스트씬의 리얼리티는 떨어졌지만 아뭏든 정말 가슴에 남을 와이키키,,,였는데
그 와이키키브라더스의 멤버셨다니 정말 뵙고싶습니다 ..... 이런 후기 올리는곳에 개인적인 글이 ,,,, 죄송합니다 너무 반가워서요 ,, 날도 궂은데 잘다녀오셨다니 무엇보다 다행이구요, 곧은터 정모에서 뵙겠습니다^^
자세히도 쓰셨네용. 엄.. 영화 한편을 보구 난 느낌... 엄.... 좋슴돠.
ㅎㅎㅎ... 와이키키브라드스의 기타리스트로 출연하셨다고 하셨는디... 오시믄 자세히 물어보셔유~~
여기저기 죄다 뒤져봐도 햇살초원님의 사진은 한 군데도 없네요~~ 호두나무님은 해명하라~~ 해명하라!!! ㅋㅋㅋㅋ
^^**
오잉? 햇살초원님 사진하고 호두나무가 무슨 관계래서...?? 이상허다. 비익조님은 해명하라 해명하라 햇살님 사진과 호두나무와의 관계를 해명하라 해명하라! ㅎㅎㅎ 그나저나 콩각시님이 제첩국이 라고 해서 재첩국이라고 고쳐놨는디...맞나???
연꽃언냐가 드뎌~말문을 여셨다~ㅎㅎㅎ...방가버유~곧은터 정모때 꼬~옥 오셔여.
호두나무님 글 읽고나니..가슴이 뜨끔하네여..일찍 일어나서 술자리를 치웠어야 하는건데...자농분들과 오두막 님들께 죄송하네여 ㅠ.ㅠ
ㅎㅎㅎ 비익조님 호두나무님 햇살초원 언니야는 투명인간이라서 안보는겨요 이제 알았지여
햇살초원님 사진을 호두나무님이 안찍었으니껜 호두나무님이 책임져야할 부분인데 책임을 회피하고 있슴돠~~~ 음냐~!~!! ㅋㅋㅋ
히히 읽는것도힘든디 쓰실땐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고생 많으셨네요......며칠쉬시고 정모 때도 수고하시길................
대하소설 감사히 잘 읽었읍니다.
익조님은 시비좽이~~ㅋㅋ
호두나무님예~~~ 해싸리하고 호도나무님과는 특별한 아주 특별한 관계라예~~참고사항 : 해싸리-곧은터 뇨자횐, 호도나무-곧은터 남자횐 이정도면 특별한 관계라고 할수 있지예~~~ 히힛~~~
ㅋㅋㅋ.....마져!!
후기 다 읽고 나니 어질어질(내눈이 난시임) 며칠동안 직장일이 바뻐 오늘에서야 후기를 보네요 ^^;;
후아~~~ 내가 갔다 온 느낌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