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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1~※ 4]
영감은 옆에서 주인댁이 하는 말은 귀담아 듣지도 않고
골똘히 돈을 세더니, 커다란 검정 헝겊 주머니를 허리춤에
서 꺼내 놓는다. 옆에 섰는 정례는 그 돈이 아깝고 영감의
푸둥푸둥한 손까지 밉기도 하여, 가만히 내려다보고 있으
려니까,
“그래, 이 달치는 또 언제쯤 들르리까? 급히 내가 쓸데가
있으니까 아무래도 본전까지 해 주어야 하겠는데…….”
하고,아까와는 딴판으로 퉁명스럽게 볼멘소리를 하였다.
만화를 들여다보던 아이들은 또 한번 이 편을 건너다본다.
보얗고 점잖게 생긴 신수가 딴은 교장 선생 같고, 저기다
가 양복이나 입고 운동장의 교단에 올라서면 저희들도 꿈
찔하려니 싶은 생각이 드는데, 이잣돈을 받아 넣고 나서도
또 조르고 투덜대는 소리를 들으니, 설마 저런 교장이 있으
랴 싶어 저희들끼리 또 눈짓을 하였다. <중략> 젊은 영감
은 등이라도 두드리고 머리를 쓰다듬어 줄 듯이 지성으로
고이는 꼴이란 아닌게 아니라 옆에서 보기에도 부러운 생
각이 들 때가 없지 않았지마는, 결혼들을 처음 했을 예전
시절이나, 도지사 (道知事) 관사에 들어서 드날릴 때에야
어디 존재나 있던 위인들인가? 그것이 처지가 뒤바뀌어서
관 속에 한 발을 들여 놓은 영감이나마 빈민자로 지목이
가다니, 이런 것 저런 것을 생각하면 쭉쭉 뽑아 놓은 자식
들과, 한참 활동적인 허우대 좋은 남편에 둘러싸여 재미있
고 기운꼴차게 사는 양이 역시 부럽고, 저희만 잘 된다는
것이 시기도 나는 것이었다. 보기 좋게 이년 저년을 붙이며
한바탕 해대고 나서 속이 후련한 것도 그러한 은연중의 시
기였고,공연한 자기 화풀이였는지 모른다.
옥임이는 그 길로 교장 영감 집에 들러서,
“혼을 단단히 내 주었으니까 인제는 딴소리 안 할 거외
다.내일 가서 표라도 받아다 주슈.”
하고 일러 놓았다.
“오늘은 아퀴를 지어 주시렵니까?언제 갚으나 갚고 말
것인데 그걸루 의 상한 거야 있나요?”
이튿날 교장이 슬쩍 들러서 매우 점잖은 수작을 하는 것
이다.
“이렇게 말씀드리면 교장 선생님부터가 어떻게 들으실지
모르지만, 김옥임이가 그렇게 되다니 불쌍해 못 견디겠어
요. ㉮예전에 셰익스피어의 원서를 끼구 다니거, ‘인형의
집’에 신이 나 하고,엘렌 케이의 숭배자요 하던 그런 옥임
이가, 동냥자루 같은 돈 전대를 차고 나서면 세상이 모두
노랑 돈닢으로 보이는지? 어린애 코묻은 돈푼이나 바라고
이런 구멍가게에 나와 앉었는 나두 불상한 신세이지마는,
난 옥임이가 가엾어서 어제 울었습니다. 난 살림이나 파산
지경이지 옥임이는 성격 파산인가 보드군요…….”
정례 어머니는 분하다 할지, 딱하다 할지, 속에 맺히고
서린 불쾌한 감정을 스스로 풀어 버리려는 듯이 웃으며 하
소연을 하는 것이었다.
㉯ “그런 말씀을 하시니 나두 듣기에 좀 괴란쩍습니다마
는 다 어려운 세상에 살자니까 그런 거죠. 별수 있나요. 그
래도 제 돈 내놓고 싸든 비싸든 이자라고 명토 있는 돈을
어엿이 받아먹는 것은 아직도 양심이 있는 생활입니다. 입
만 가지고 속여 먹고, 등쳐 먹고, 알로 먹고, 꿩으로 먹는
허울 좋은 불한당 아니고는 밥알이 올곧게 들어가지 못하
는 지금 세상 아닙니까……허허허.”)
하고 교장은 자기 변명인지 옥임이 역성인지를 하는 것
이었다.
이날 정례 어머니는 딸이 옆에서 한사코 말리며,
“그따위 돈은 안 갚아도 좋으니 정장을 하든 어쩌든 마
음대로 하라고 내버려 두세요.”
하며 팔팔 뛰는 것을 모른 체하고, 이십만 원 표에 이만
원 현금을 얹어서 옥임이 갖다가 주라고 내놓았다.
정례 모친은 그 후 두 달 걸려서 교장 영감의 오만 원 빚
은 갚았으나, 석달째 가서는 이 상점 주인이 바뀌어 들고야
말았다. 정말 교장 영감의 조카가 나서나 하였더니 교장의
딸 내외가 들어앉았다. 상점을 내놓고 만 바에는 자질구레
한 셈속을 따진대야 죽은 아이 귀 만져보기지 별수 없지마
는, 하여튼 이십만 원의 석 달 변리 육만 원이 또 늘어서
이십육만 원인데, 정례 모녀가 사글세방의 보증금 팔만 원
마저 못 찾고 두 손 털고 나선 것을 보면, 그 팔만 원을 아
끼고 남은 십팔만 원이 점방의 설비와 남은 물건값으로 치
른 것이었다.물론 옥임이가 뒤에 앉아 맡은 것이나,권리
값으로 오만 원 더 얹어서 교장 영감에게 팔아넘긴 것이었
다.옥임이는 좀 더 남겨 먹었을 것이로되,교장 영감이 그
빚 받아내는데에 공로가 있었기 때문에 오만 원만 얹어 먹
고 말았다. 또, 교장은 이북에서 내려온 딸 내외에게는 똑
알맞은 장사라는 생각이 있어서 애초부터 침을 삼키고 눈
독을 들이던 것이라, 이 상점을 손에 넣으려고 애도 썼지마
는,매득하였다고 좋아하였다.
1 다음 중 위 작품을 감상하는 관점이 다른 학생은?
태양 : 당시에 고리대금업이 이렇게 성행할 수 있었던 이유
가 뭔지 긍금해.
대성 : 광복 직후였으니까 굉장히 혼란한 상황 속에서 가능
했던 일이였겠지.
승현 : 맞아, 배금주의와 물질만능주의가 만연하던 시대였
던 것 같아.
지용 : 사회의 혼란을 틈타 자신의 이익만을 좇는 사람들이
판을 치는 세태를 묘사하고 있군.
승리 : 그럼 교장이 속물적인 행위도 어느 정도는 이해받을
고2 국어생활 남강고등학교
2007년도 2학기 중간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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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있지 않을까?
2 위 글의 를 읽고 김옥임과 교장에 ㉮, ㉯ 대해 바르게
이해한 것을 고르시오.
김옥임 교장
여성의 사회적 지위
향상에 관심이 많았다.
입만 가지고 남을 속여
먹는 사기꾼이다.
한 때 예술에 대한
순수한 열정을 지닌
여성이었다.
자신의 행위를
합리화시키기 위해
옥임을 두둔하고 있다.
세상을 모두 돈으로 보는
여자로 전락했다.
옥임을 가여워하며
동정하고 있다.
명토 있는 돈을 받아먹는
양심 있는 생활을 하고
있다.
정례모친의 입장을
이해하며 편의를 봐주려
한다.
종교에 빠져 있었다.
옥임과 같은 부류로 볼
수 있다.
3 [주관식] 아래의 그림을 보고 ‘김옥임’과 ‘정례모친’이
처한 상황을 고려하여 A와 B에 들어갈 말을 각각 2어
절로 쓰시오.
4 <보기>를 읽고 위 글의 서술 기법에 대한 효과로 볼 수
없는 것을 고르시오.
<보기>
사실주의란 외부 대상을 있는 그대로 그려 내려는 태도
를 가리킨다. 즉, 사실주의는 객관적인 입장에서 사물을 재
현한다는 의미이다. 사실주의의 기본적인 태도는 현실을
정확히 재현하는 것이기 때문에, 전지적 서술자의 개입을
극도로 제한한다.
작가의 가치판단이 줄어 독자들이 해석할 수 있는 폭이 넓
어진다.
1인칭 서술자가 인물의 성격을 직접 제시하여 독자의 판
단을 쉽게 한다.
현실에서 살아 움직이는 인물의 생생한 모습을 볼 수 있게
된다.
작가의 의견을 자세히 나타내는 데에는 불편하다.
모든 것을 다 묘사할 수 없으므로 표현에 한계가 따른다.
※ 다음 작품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5~10]
(가) 몸이 떨린다. 뼛속까지 얼음이 박힌 것 같다.
소속 사단은? 학벌은? 고향은? 군인에 나온 동기는? 공
산주의를 어떻게 생각하시오? 미국에 대한 감정은? 그
럼…… 동무의 말은 하나도 이치에 담지 않소.
동무는 아직도 계급의식이 그대로 남아 있소. 출신 계급
을 탓하지는 않소. 오해하지 마시오. 그 근성이 나쁘다는
것뿐이오.다시 한 번 생각할 여유를 주겠소.한 시간 후,
동무의 답변이 모든 것을 결정지을 거요.
몽롱한 의식 속에 갓 지나간 대화가 오고 간다. 한 시간
후면 모든 것은 끝나는 것이다. 사박사박 걸음을 옮길 때마
다 발밑에 부서지던 눈, 그리고 따발 총구를 등 뒤에 느끼
며 앞장 서 가는 인민군 병사를 따라 무너진 초가집 뒷담
을 끼고 이 움 속 감방으로 오던 자신이 마음속에 삼삼히
아른거린다. 한 시간 후면 나는 그들에게 끌려 예정대로의
둑길을 걸어가고 있을 것이다.몇 마디 주고받은 다음,대
장은 말할 테지. 좋소. 뒤를 돌아다보지 말고 똑바로 걸어
가시오. 발자국마다 사박사박 눈 부서지는 소리가 날 것이
다. 아니, 어쩌면 놈들은 내 옷에 탐이 나서 홀랑 빨가벗겨
서 걷게 할지도 모른다. (찢어지기는 하였지만 아직 빛깔이
제 빛인 미(美) 전투복이니까…….). <중략>
그는 눈을 다섯 손가락으로 꽉 움켜 짚고, 떨리는 다리를
바로잡아 가며 일어섰다.그리고 한 걸음 한 걸음,정확히
걸음을 옮겼다. 눈은 의지적인 신념으로 차가이 빛나고 있
었다.
본부에서 몇 마디 주고받은 다음, 준비 완료 보고와 집행
명령이 뒤이어 떨어졌다. ㉠눈에 함빡 싸인 흰 둑길이다.
오오,이 둑길…… 몇 사람이나 이 둑길을 걸었을 거냐.훤
칠히 트인 벌판 너머로 마주선 언덕, 흰 눈이다. 가슴이 탁
트이는 것 같다.똑바로 걸어가시오.남쪽으로 내닿는 길이
오.그처럼 가고 싶어 하던 길이니 유감없을 거요.걸음마
다 흰 눈 위에 발자국이 따른다.한 걸음 두 걸음,정확히
걸어야 한다. 사수(射手) 준비! 총탄 재는 소리가 바람처럼
차갑다. 눈앞엔 흰 눈뿐, 아무것도 없다. 인제 모든 것은
끝난다.끝나는 그 순간까지 정확히 끝을 맺어야 한다.끝
나는 일초, 일각까지 나를,자기를 잊어서는 안 된다.
걸음걸이는 그의 의지처럼 또한 정확했다. 아무리 한 걸
음, 한 걸음 다가가는 걸음걸이가 죽음에 접근하여 가는 마
지막 길일지라도 결코 허트른, 불안한 정말적인 것일 수는
없었다. 흰 눈, 그 속을 걷고 있다. 훤칠히 트인 벌판 너머
로, 마주선 언덕, 흰 눈이다. 연발하는 총성, 마치 외부 세
계의 잡음만 같다. 아니, 아무것도 아닌 것이다. 그는 흰
속을 그대로 한 걸음,한 걸음 정확히 걸어가고 있었다.눈
속에 부서지는 발자국 소리가 어렴풋이 들려온다. 두런두
런 이야기 소리가 난다. 누가 뒤통수를 잡아 일이키는 것
같다.뒷허리에 충격을 느꼈다.아니, 아무것도 아니다. 아
무것도 아닌 것이다.
흰 눈이 회색빛으로 흩어지다가 점점 어두워 간다. 모든
것은 끝난 것이다. 놈들은 멋쩍게 총을 다시 거꾸로 둘러메
고 본부로 돌아들 갈 테지. 눈을 털고 추위에 손을 비벼가
며 방 안으로 들어들 갈 것이다. 몇 분 후면 화롯불에 손을
녹이며 아무 일도 없었던 듯 담배들을 말아 피고 기지개를
할 것이다.누가 죽었건 지나가고 나면 아무것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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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평범한 일인 것이다 의식이 점점 . 그로부터 어두워 갔
다. 흰 눈 위다. 햇볕이 따스히 눈 위에 부서진다.
(나) ⓐ1964년 겨울을 서울에서 지냈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겠지만,밤이 되면 거리에 나타나는 선술집-오뎅
과 군 참새와 세 가지 종류의 술 등을 파고 있고, 얼어붙은
거리를 휩쓸며 부는 차가운 바람이 펄럭거리게 하는 포장
을 들치고 안으로 들어서게 되어 있고, 그 안에 들어서면
카바이드 불의 길쪽한 불꽃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고, 염색
한 군용(軍用) 잠바를 입고 있는 중년 사내가 술을 따르고
안주를 구워 주고 있는 그러한 선술집에서, 그 날 밤, 우리
세 사람은 우연히 만났다. 우리 세 사람이란 나와, 도수 높
은 안경을 쓴 안(安)이라는 대학원 학생과 정체는 알 수
없지만 요컨대 가난뱅이라는 것만은 분명하여 그의 정체를
꼭 알고 싶다는 생각은 조금도 나지 않는 서른대여섯 살짜
리 사내를 말한다. <중략>
아저씨는 그저 우리 처분만 바란다는 듯한 태도로, 또는
지금 자기가 서있는 곳이 어딘지도 모른다는 태도로 멍하
니 서 있었다.여관에 들어서자 거북스럽기만 했다.여관에
비한다면 거리가 우리에게 더 좋았던 셈이었다. ⓑ벽으로
나누어진 방들,그것이 우리가 들어가야 할 곳이었다.
“모두 같은 방에 들기로 하는 것이 어떻겠어요?”
내가 다시 말했다.
“난 지금 아주 피곤합니다.”
안이 말했다.
“방은 각각 하나씩 차지하고 자기로 하지요.”
“혼자 있기가 싫습니다.”
라고,아저씨가 중얼거렸다.
“혼자 주무시는 게 펴하실 거예요.”
안이 말했다.
우리는 복도에서 헤어져 사환이 지적해 준, 나란히 붙은
방 세 개에 각각 한 사람씩 들어갔다.
“화투라도 사다가 놉시다.”
헤어지기 전에 내가 말했지만,
“난 우주 피곤합니다.하시고 싶으면 두 분이나 하세요.”
라고 안은 말하고 나서 자기의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나도 피곤해 죽겠습니다.안녕히 주무세요.”
라고 나는 아저씨에게 말하고 나서 내 방으로 들어갔다.
ⓒ숙박계엔 거짓 이름, 거짓 주소, 거짓 나이, 거짓 직업을
쓰고 나서 사환이 가져다 놓은 자리끼를 마시고 나는 이불
을 뒤집어썼다. ⓓ나는 꿈도 안 꾸고 잘 잤다.
다음 날 아침 일찍 안이 나를 깨웠다.
“ⓔ그 양반,역시 죽어 버렸습니다.”
안이 내 귀에 입을 대고 그렇게 속삭였다.
“예?”
나는 잠이 깨끗이 깨어 버렸다.
“그 양반, 역시 죽어 버렸습니다.”
“역시…….”
나는 말했다.
“사람들이 알고 있습니까?”
“아직까진 아무도 모르는 것 같습니다.우린 빨리 도망
해 버리는 게 시끄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자살이지요?”
“물론 그것이겠죠.”
나는 급하게 옷을 주워입었다. ㉮개미 한 마리가 방바닥
을 내 발이 있는 쪽으로 기어 오고 있었다. 그 개미가 내
발을 붙잡으려고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나는 얼른
자리를 옮겨 디디었다.
밖의 이른 아침에는 ㉡싸락눈이 내리고 있었다. 우리는
할 수 있는 한 빠른 걸음으로 여관에서 떨어져 갔다.
안은 눈을 맞고 있는 어느 앙상한 가로수 밑에서 멈췄다.
나도 그를 따라서 멈췄다. 그가 이상하다는 얼굴로 나에게
물었다.
“김 형, 우리는 분명히 스물다섯 살짜리죠?”
“난 분명히 그렇습니다.”
“나도 그건 분명합니다.”
그는 고개를 한 번 갸웃했다.
“두려워집니다.”
“뭐가요?”
내가 물었다.
“그 뭔가가, 그러니까…….”
그가 한숨 같은 음성으로 말했다.
“우리가 너무 늙어 버린 것 같지 않습니까?”
“우린 이제 겨우 스물다섯 살입니다.”
나는 말했다.
“하여튼.”
하고,그가 내게 손을 내밀며 말했다.
“자, 여기서 헤어집시다. 재미 많이 보세요.”
하고 나도 그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5 (가), (나)의 공통점이 아닌 것을 고르시오.
등장인물의 죽음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비인간적인 상황이 제시되고 있다.
1인칭의 화자가 설정되어 있다.
사회적 배경을 암시하고 있다.
시대적 배경이 일치한다.
6 (가)의 ‘㉠눈’과 (나)의 ‘㉡싸락눈’에 대한 설명으로 옳
지 않은 것은?
㉠은 작품 전체의 배경과 분위기를 드러내는 소재이다.
㉠은 사형 집행장으로 가는 길의 막막한 이미지를 제시하
고 있다.
㉠은 인간의 생명에 대한 무관심을 상징하기도 한다.
㉡은 개별적 존재로서의 고립된 인간 개개인을 상징한다.
㉡은 비극적 결말과 결부되어 비정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7 (가)글에 대한 설명으로 옳지 않은 것을 고르시오.
‘의식의 흐름’기법을 사용하고 있다.
시점의 이동이 나타난다.
비교적 호흡이 긴 문장을 사용하고 있다.
현실과 회상을 넘나들고 있다.
인간의 실존 문제에 대한 탐구가 서술의 주를 이룬다.
- 4 -
8 주관식 가 의 내용으로 미루어 보아 [ ] ( ) 이 작품의 제목
인 ‘유예(猶豫)’가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쓰시오.
9 (나)의 ⓐ~ⓔ에 대한 설명으로 옳지 않은 것을 고르시
오.
ⓐ : 시 ․ 공간적 배경의 제시를 통해 암울한 분위기를 암시
하고 있다.
ⓑ : 인간관계의 단절을 상징한다.
ⓒ : 자신의 익명성을 유지하고자 하는 심리를 드러내는 매
개물이다.
ⓓ : 앞으로의 비극적 결말과 대조를 이룬다.
ⓔ : 아저씨의 죽음에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10 (나)의 밑줄 친 ‘㉮개미’를 ‘죽은 아저씨’라 했을 때, 다
음 중 이 글의 작가가 ‘나’에게 했음직한 말로 가장 적
절한 것은?
내가 그의 단추를 눌러 준 것처럼/누가 와서 나의/굳어
버린 핏줄기와 황량한 가슴 속 버튼을 눌러 다오. / 그에
게로 가서 나도/그의 전파가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
두/사랑이 되고 싶다./ 끄고 싶을 때 끄고 켜고 싶을 때
켤 수 있는/라디오가 되고 싶다.-장정일, 라디오와 같
이 사랑을 끄고 켤 수 있다면
세상이 바람 불고 춥고 어둡다 해도/사람이 사는 마을/
가장 낮은 곳으로/따뜻한 함박눈이 되어 내리자./ 우리
가 눈발이라면/잠 못든 이의 창문가에서는/편지가 되
고/그이의 깊고 붉은 상처 위에 듣는/세 살이 되자. -
안도현, 우리가 눈발이라면
내 세상 뜨면 풍장시켜 다오. / 섭섭하지 않게 / 옷은 입은
채로 전자시계는 가는 채로/손목에 달아 놓고/아주 춥
지는 않게/가죽 가방에 넣어 전세 택시에 싣고/군산
(群山)에 가서 / 검색이 심하면 / 곰소쯤에 가서 / 통통배
에 옮겨 실어 다오. -황동규, 풍장
모두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 산다는 것이 술에 취한
듯/한 두름의 굴비 한 광주리의 사과를/만지작거리며
귀향하는 기분으로/침묵해야 한다는 것을/모두들 알고
있었다. -곽재구, 사평역에서
어디로 흘러가느냐, 마음 한 자락 어느 곳 걸어 두는 법
없이/희망을 포기하려면 죽음을 각오해야 하리,흘러간
다 어느 곳이든 기척 없이 / 자리를 바꾸던 늙은 구름의
말을 배우며/나는 없어질 듯 없어질 듯 생(生)속에 섞여
들었네. -기형도, 식목제(植木祭)
※ 위 글 (나)와 함께 <보기> 1, 2를 읽고 물음에 답하시
오.[11~12]
<보기1>
마음씨 좋은 아저씨가 말하기 시작했다. “들어주시면 고맙
겠습니다.…… 오늘 낮에 제 아내가 죽었습니다.세브란스
병원에 입원하고 있었는데…….” 그는 이젠 슬프지도 않다
는 얼굴로 우리를 빤히 쳐다보며 말하고 있었다. “네에에.”
“그거 안되셨군요.” 라고 안과 나는 각각 조의를 표했다.
“아내와 나는 참 재미있게 살았습니다.아내가 어린애를
낳지 못하기 때문에 시간은 몽땅 우리 두 사람의 것이었습
니다. 돈은 넉넉하지 못했습니다만 그래도 돈이 생기면 우
리는 어디든지 같이 다니면서 재미있게 지냈습니다. 딸기
철엔 수원에도 가고,포도 철에 안양에도 가고,여름이면
대천에도 가고,가을엔 경주에도 가보고,밤엔 영화 구경,
쇼 구경하러 열심히 극장에 쫓아다니기도 했습니다.……”
<중략>
“아내의 시체를 병원 팔았습니다.할 수 없었습니다. 난
서적 외판원에 지니지 않습니다.할 수 없었습니다.돈 사
천 원을 주더군요. 난 두분을 만나기 얼마 전까지도 세브란
스 병원 울타리 곁에 서 있었습니다. 아내가 누워 있을 시
체실이 있는 건물을 알아보려고 했습니다만 어딘지 알 수
없었습니다. 그냥 울타리 곁에 앉아서 병원의 큰 굴뚝에서
나오는 희끄무레한 연기만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아내는
어떻게 될까요? 학생들이 해부 실습하느라고 톱으로 머리
를 가르고 칼로 배를 째고 한다는데 정말 그러겠지요?”
우리는 입을 다물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사환이 다쿠앙
과 양파가 담긴 접시를 갖다 놓고 나갔다.
“기분 나쁜 얘길 해서 미안합니다.다만 누구에게라도
얘기하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었습니다. 한 가지만 의논해
보고 싶은데,이 돈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저는 오늘 저
녁에 다 써버리고 싶은데요.”
-서울 1964년 겨울 중
<보기2>
견우 직녀도 이날만은 만나게 하는 칠석날
나는 당신을 땅에 묻고 돌아오네.
안개꽃 몇 송이 땅에 묻고 돌아오네.
살아 평생 당신께 옷 한 벌 못해 주고
당신 죽어 처음으로 베옷 한 벌 해 입혔네.
당신 손수 베틀로 짠 옷가지 몇 벌 이웃에게 나눠 주고
옥수수밭 옆에 당신을 묻고 돌아오네.
은하 건너 구름 건너 한 해 한 번 만나게 하는 이 밤
은핫물 동쪽 서쪽 그 멀고 먼 거리가
하늘과 땅의 거리인 걸 알게 하네.
당신 나중 흙이 되고 내가 훗날 바람 되어
다시 만나지는 길임을 알게 하네.
내 님아 밭 갈고 씨 뿌리고 땀 흘리며 살아야
한 해 한 번 당신 만나는 길임을 알게 하네.
-도종환, 옥수수밭 옆에 당신을 묻고
11 다음은 <보기1>의 ‘아저씨와’ <보기2>의 화자인 ‘나’가
나눈 대화이다. 어색한 것을 고르시오.
‘나’ : 아내의 시신을 묻고 왔습니다. 살아 있을 때 옷 한
벌 못해 준 것이 한스럽군요.
- 5 -
‘아저씨’:당신은 저보다 낫습니다. 전 아내의 시신을 팔아
버리고 말았죠.
‘나’ : 이해하실 겁니다. 언젠가 다시 만날 날을 기다리며
오늘을 열심히 삽시다.
‘아저씨’:제 아내가 ‘나눔’의 의미도 이해해 줄까요? 시신
을 판 돈도 이웃과 나눌 생각입니다.
‘나’ : 저 역시 생전에 아내가 손수 짠 옷가지들을 이웃에게
나누어 주었답니다.
12 <보기2>의 화자가 (나)의 ‘나’에게 했음직한 말로 적절
한 것을 고르시오.
죄책감을 느끼고 계시군요. 이제부터라도 삶의 희망을 찾
고 노력하시기 바랍니다.
두려워만 하지 말고 훌훌 털어버리세요. 지난 일을 어쩔
수 없잖아요.
너무 늙어버린 것 같아 허무하시군요? 인생은 덧없는 것이
지요.
무언가 알 수 없는 이유로 괴로워하시는 군요. 우선 그 원
인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스물다섯 살이면 알만큼 알 나이입니다. 언제까지 철없는
생각만 하고 있을 겁니까?
※ 다음 작품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13~18]
앞부분의 주요 내용 ㉠교수는 원고에 쫓기는 생활을 하
고,아내는 원고를 독촉하며 돈에만 관심을 갖는다.다른
생활에는 무감각해진 교수는 3년 전의 신문(참 비가 많이
왔군.강원도 쪽의 눈이 굉장한 모양인데.또 살인이야. 이
번엔 두 살 난 애가 자기 애비를 죽였대. 참, 지프차가 동
대문을 들이받아,동대문이 완전히 무너졌군.지프차는 도
망가 버리고. 이것 봐. 내 ‘개성을 잃은 노동자’라는 번역책
이 착취사(搾取社)에서 다시 나왔어. 이씨가 또 당선됐군.
신경통에 듣는 한약이 새로 나왔는데. 끔찍해라, 남편이 자
기 아내한테 또 매맞았군.)을 그대로 읽기도 하고 밤 여덟
시 시계소리를 아침에 알고 출근하려다 다시 잠이 들기도
한다. 교수는 환상 속에서 젊은 날의 희망과 정열을 상징하
는 천사를 만난다. 그러나 천사도 사라져 버리고 똑같은 상
황의 반복 속에서 교수는 다시 책상으로 가서 원고를 쓴다.
본문에 수록된 부분은 이 희곡의 뒷부분이다.
<전략>
교수(敎授)는 여전히 미소를 지으면서 전면(前面)을 바라
다본다. 이 때 무대 전체가 어두워지고 스포트라이트가 교
수만을 포착한다. 잠시 모든 것이 조용해지며 과거를 상기
시키는 감상적인 음악이 고요히 흘러나온다. 교수 전면에
또 하나의 스포트라이트가 투사되며 천사가 역시 미소를
지으며 가벼운 춤을 추면서 들어온다. 교수는 천사를 물끄
러미 바라본다.
교 수 (한참 있다) 오라. 생각이 나는 것 같아. 그래,
바로 그거야.
㉮천 사 (일어서며) 분명 그래, 아직 잊지를 않았어. 나
의 희망,나의 정열의 옛 모습이야.
천사 쥐꼬리만한 기억력이 아직 남아 있군요.
교 수 언제 어떻게 돼서 당신과 헤어졌는지 모르겠습니
다.나에게도 불타는 듯한 정열이 있었어요.그래요, 생각
이 납니다. 밤을 새워 가며 아름다움을 노래하고 진리를 위
해 온 생애를 바치겠노라고 떠들던 그 때……. 아! 꿈같은
시절이었습니다.당신은 왜 나를 버렸어요?
천 사 ㉡당신이 나를 떠났지요.당신을 돕고 싶습니다.
그러나 이미 늦었어요.나한테 되돌아오기는 늦었어요.
교 수 내 꿈을 도로 찾아 주십시오. 생각할 힘을 주시
오.요즈음은 통 사고(思考)를 할 수가 없습니다. 이 함정
에서 뛰어나가고 싶습니다. (천사가 서서히 사라진다.) 가
지 마시오! 내 희망, 내정열은 어떻게 되는 거요! 꿈을 주
십시오! 내 꿈! 내 꿈!
꿈을 잃은 교수는 맥없이 전면을 바라보며 앉아 있다. 어
둠 속에서 창을 여는 소리가 나며 감독관이 얼굴을 나타낸
다.
㉯감독관 ㉢(회초리를 흔들며) 원고! 원고는 언제 쓰는
거야!
이 소리에 교수는 비로소 정신을 차리고 다시 비참한 표
정으로 번역을 계속한다. 이러는 사이에 무대 전체가 암전
(暗轉)한다. 잠시 후 새 소리 닭 우는 소리와 더불어 무대
전체가 밝아진다.플랫폼 방에서는 장남(長男)이 반나체가
돼서 아령을 쥐고 운동을 하고 있다. 장녀(長女)가 아침 신
문을 들고 응접실로 들어온다.
장 녀 (관객들에게) 벌써 아침이 됐습니다. (자고 있는 교
수를 가리킨다.) 아버지는 연구하시다 가끔 그대로 책상에
서 주무신답니다.그야말로 학자지요.여러분은 아침에 어
머니가 먼저 안 나오시고 제가 이 방에 대신 왔다는 점을
이상하게 생각하실는지 모르겠습니다. 어머니는 아침 일찍
이 아버지 원고를 가지고 출판사로 달려갔으니 이렇게 제
가 대신 왔습니다. 아시겠지요? 아버지가 밤늦도록 수고하
시니 저도 아버지를 위해 한 가지 좋은 일을 해 드리고 있
습니다.아침마다 아버지께 신문을 읽어 드립니다.(교수를
깨운다.) 아버지, 아버지! (교수 눈을 비비며 머리를 든다.)
아침 신문 왔어요.읽어 드리겠어요.
교 수 (하품을 하고) 그래, 읽어다오.
장 녀 (신문을 읽는다.)㉣비가 많이 왔어요. 강원도 쪽의
눈이 굉장한 모양이에요. 또 살인입니다. 이번엔 두 살 난
애가 자기 애비를 죽였대요. 참, 지프차가 동대문을 들이받
아 동대문이 완전히 무너졌답니다. 지프차는 도망가 버리
고. 이것 봐요. 아버지의‘개성을 잃은 노동자’라는 번역책
이 악마사에서 다시 나왔어요.이씨가 또 당선됐답니다.신
경통에 듣는 한양이 새로 나왔군요. 끔찍도 해라. 남편이
자기 아내한테 또 매맞았대요.
교 수 하룻밤 사이에 참 신기한 사건도 많아라. 세상이
그렇게 변해서야 어디 살 수 있겠니? 너 왼쪽 손에 들고
- 6 -
있는 종이는 뭐냐?
장녀 이거요? ㉤ 영자 신문 ( (英字新聞)을 교수에게 준다.
교수는 받기가 무섭게 기계적으로 번역을 한다.) 뭘 번역을
하세요?
교 수 이 영어(英語)를 우리말로 고치는 거야. (그대로
번역을 한다.)
장 녀 아버지두! 참, 그거 오늘 아침 신문이에요.
교 수 (신문을 보더니) 그렇군! 난 영어길래 곧 번역할
려구 해찌. (시계가 여덟 점을 친다. 교수는 무엇에 놀란
듯 황급히 일어나 가방을 들고 소파 쪽으로 가 ㉰철쇄(鐵
鎖)를 바꾸어 맨다. 벌써 여덟 시야 빨리 가야지 빨리 가야
지.이번엔 분명 아침 여덟 시겠지.(무겁게 철문을 열고
퇴장하면서)오늘이 무슨 요일(曜日)이더라?
장 녀 모레가 일요일이구, 내일이 국경일(國慶日)이나
까…….오늘은 금요일이군요.
교수 퇴장.장남과 장녀는 소파에 앉아 고약한 세리(稅
吏)처럼 버티고 처(妻)의 귀가를 기다린다. 이윽고 처가 철
문을 열고 돌아온다. 피곤에 못 이겨 허둥지둥하면서도 돈
보따리는 꼭 끼고 있다. 현기증과 갈증이 심한 듯 소파 앞
에 무릎을 떨어뜨리며 주저앉는다. 장남과 장녀가 여전히
무표정인 얼굴로 손을 번쩍 내민다. 처는 보따리를 헤치고
돈을 나누어 준다. 돈을 받자 두 자식은 일어서서 밖으로
나간다. ㉱경쾌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처가 마루에서 일어
나 소파에 주저앉아 눈을 감는다. 잠시 후 창문이 열리더니
다시 감독관이 회초리를 처를 친다. 처가 깜짝 놀라 일어난
다.
감독관 연탄 준비! 김장거리! 빨랫감!
처 아이, 또 독촉이군. (책상 쪽으로 천천히 흩어진
책이며 원고지를 정리한다.)
13 위 작품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표현주의 기법과 서사극 기법 등을 활용하여 특정 시대를
초월하는 새로운 시공간의 개념을 제시했다.
인물의 전형성을 드러내는 것에 집중함으로써 주제 의식
을 표출하고 있다.
작품 소에 등장하는 모든 장치가 풍자를 위해 마련되어 있
다는 특징이 있다.
작품의 내용 중, 기계적이고 유사한 행위가 반복해서 드러
나는 것은 일상적인 삶의 삭막함과 무가치함을 반영한 것
이다.
인물에 대한 과장된 묘사를 통해 웃음을 유발시키면서 동
시에 현대인의 삶을 비꼬고 있다.
14 위 작품에서 드러나는 교수의 삶 ㉠~㉤과 <보기>에서
드러나는 찰리의 삶 ⓐ~ⓔ를 연결시켜 비교하고자 한
다.서로의 연결 관계에서 연관성이없는 것은?
<보기>
ⓐ무의미한 일상의 반복되는 컨베어 벨트 공장에서 일하
고 있는 찰리는 ⓑ하루 종일 나사못 조이는 일을 하고 있
다. ⓒ공장에서 찰리는 정해진 생산 목표량을 달성하기 위
해 정확한 출근 시간을 지켜야 하며, 화장실에 갈 때조차도
타임카드에 구멍을 뚫어야 했다. 이러한 단순하고 기계적
인 작업의 결과 찰리는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조여 버
리는 강박관념에 빠지고 찰리는 정신이 이상해져 급기야
정신 병원까지 가게 된다. 병원에서 퇴원한 그는 일자리가
없어 거리를 방황하다가 시위 군중에 휩싸여 감옥에 끌려
가게 된다.
몇 년의 감옥살이 끝에 풀려난 찰리는 빵을 훔친 예쁜
소녀를 도와준다. 근사한 집을 사기 위해 백화점 경비원으
로 취직하기도 하고, 철공소에서 일을 하나 번번이 소동으
로 막을 내린다. 소녀의 도움으로 카페에서 일하게 된 찰리
는 자신을 추적하는 사람들에 아랑곳 않고 노래를 하다가
결국 다시 떠돌이로 남는다. ⓔ거리에 나선 찰리와 소녀는
희망만은 버리지 않는다.
㉠ - ⓑ ㉡ - ⓔ ㉢ - ⓒ
㉣ - ⓐ ㉤ - ⓓ
15 [서술형] 위 작품의 ㉮가 상징하는 바를 15자 내외로
서술하시오.
16 아래의 <보기>의 밑줄 친 부분 중 위 작품의 ㉯가 상징
하는 바로 가장 적절한 것은?
<보기>
결혼1년차의 고등학교 교사인 락(Rock) 선생 커는 교
사이다. 그는 학교에서의 정규수업 외에도 보충수업과
심화수업을 하고, 수능과 논술관련 문제를 만들어 출판
사에 그 문제를 팔아 일정의 금액을 받아낸다. 교사로서 당
연한 일들이라 생각했던 그였지만, 어느덧 그의 삶이 교육
자체보다도 결과물로서 돌아오는 돈과 물질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하지만, 그의 삶이 변화하기란 쉽
지 않다. 그의 삶은 목적과 수단이 전도되어 일상 속에서
무의식적으로 억압당하는 상태의 지속이다. 하지만 그는
락(Rock)에 대한 열정을 잃지 않고 지독한 일상이 변화할
것이란 희망을 버리지 않는다.
17 밑줄 친 부분 중, 위 작품의 ㉰의 상징적 의미와 가장
유사한 것은?
새라면 좋겠네. / 물이라면 혹시는 바람이라면 // 여윈 알
몸을 가둔 옷/푸른 빛이여 바다라면/바다의 한때나마
꿈일 수나마 있다면 // 가슴에 꽂히어 아프게 피 흐른다. /
굳어버린 네모의 붉은 표지여 네가 없다면 / 네가 없다면
/아아 주어도 좋겠네/재 되어 흩날이는 운명이라도 나
는 좋겠네 - 김지하, <푸른 옷>
눈은 살아 있다. / 떨어진 눈은 살아있다. / 마당 위에 떨
어진 눈은 살아있다. // 기침을 하자. / 젊은 시인(詩人)이
여 기침을 하자. / 눈 위에 대고 기침을 하자. / 눈더러 보
- 7 -
라고 마음놓고 마음놓고 기침을 하자 / .// 눈은 살아있다.
/죽음을 잊어버린 영혼(靈魂)과 육체(肉體)를 위하여 /
눈은 새벽이 지나도록 살아있다. -김수영, <눈>
열무 삼십 단을 이고/시장에 간 우리 엄마/ 안 오시네,
해는 시든 지 오래/나는 찬 밥처럼 방에 담겨/아무리
천천히 숙제를 해도/엄마 안오시네,배추잎 같은 발소리
타박타박 / 안 들리네. 어둡고 무서워 / 금간 창 틈으로
고요히 빗소리/빈 방에 혼자 엎드려 훌쩍거리던// 아주
먼 옛날/지금도 내 눈시울을 뜨겁게 하는/그 시절, 내
유년의 윗목 - 기형도, <엄마 걱정>
오늘 저녁 이 좁다란 방의 흰 바람벽에 // 어쩐지 쓸쓸한
것만이 오고 간다. / 이 흰 바람벽에 / 희미한 十五燭전
등이 지치운 불빛을 내어던지고 / 때글은 다 낡은 무명쌰
쓰가 어두운 그림자를 쉬이고 / 그리고 또 달디단 따끈한
감주나 한잔 먹고 싶다고 생각하는 내 가지가지 외로운
생각이 헤매인다. / 그런데 이것은 또 어인 일인가 / 이
흰 바람벽에/내 가난한 늙은 어머니가 있다./ 내 가난
한 늙은 어머니가 / 이렇게 시퍼러둥둥하니 추운 날인데
차디찬 물에 손을 담그고 무이며 배추를 씻고 있다. - 백
석<흰 바람벽 있어>
그 여름 나무 백일홍은 무사하였습니다. / 한차례 폭풍에
도/그 다음 폭풍에도 쓰러지지 않아/쏟아지는 우박처
럼 붉은 꽃들을 매달았습니다. // 그 여름 나는 폭풍의 한
가운데 있었습니다. / 그 여름 나의 절망은 장난처럼 / 붉
은 꽃들을 매달았지만 / 여러 차례 폭풍에도 쓰러지지 않
았습니다. // 넘어지면 매달리고 타올라 불을 뿜는 나무 /
백일홍 억센 꽃들이 두어평 좁은 마당을 피로 덮을 때, /
장난처럼 절망은 끝났습니다. - 이성복, <그 해 여름>
18 위 작품의 ㉱는 작가의 의도를 드러내기 위한 의도된
장치이다.아래의 밑줄 친 부분의 의미 중,㉱에서 드러
나는 작가의 의도와 가장 유사한 것은?
나가란 말을 듣어니마는
“아이고, 여보 형님. 동생을 나가라고 허니 어느 곳으로
가오리까.갈 곳 이나 일러 주오.이 엄동(嚴冬) 설한풍
(雪寒風)에 어느 곳으로 가면 살 듯허오.지리산으로 가오
리까. 백이숙제(伯夷叔齊) 주려 죽든 수양산(首陽山)으로
가오리까.” - 박타령
춘향이 기가 막혀
“내려오는 관장(官長)마다 개개이 명관이로구나. 수의(繡
衣) 사또 듣조시오. 층암절벽(層巖絶壁) 높은 바위 바람
분들 무너지며, 청송녹죽(靑松綠竹) 푸른 남기 눈이 온들
변하리까?그런 분부 마옵시고 어서 바삐 죽여주오.” -
춘향전
어사 짐짓 춘향모의 하는 거동을 보랴 하고,
“시장하여 내 죽것네.날 밥 한 술 주소.”
춘향모 밥달라는 말을 듣고,
“밥 없네.”
어찌 밥 업실꼬마는 화김에 하는 말이였다. -춘향전
이 때,춘향이 남원을 하직할 새,영귀(榮貴)하게 되었건
만 고향을 이별하니 일희일비(一喜一悲)가 아니 되랴.
“놀고 자던 부용당(芙蓉當)아, 너 부디 잘 있거라. 광한루
(廣寒樓), 오작교(烏鵲橋)며 영주각(瀛州閣) 잘 있거라.
춘초(春草)는 연년록(年年綠)하되 왕손(王孫)은 귀불귀
(歸不歸)라,날로 두고 이름이라.다 각기 이별할 제 만세
무량(萬歲無量) 하옵소서, 다시 보긴 망연(茫然)이라.”
생 원 : 위이, (음악과 춤을 멈춘다.) 여보게, 동생. 우리
가 본시 양반이라,이런데 가만히 있자니 갑갑도 하네.우
리 시조(時調) 한 수씩 불러 보세.
서 방 : 형님, 그거 좋은 말씀입니다.
양반들 : (시조를 읊는다.) “……반 남아 늙었으니 다시 젊
지는 못하리라…….” 하하. (하고 웃는다. 양반 시조 다음
에 말뚝이가 자청하여 소리를 한다.)
말뚝이 :“낙양성 십리허에,높고 낮은 저 무덤에…….” -봉
산탈춤
※ 다음 작품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19~24]
영화가 시작하기 전에 우리는
일제히 일어나 애국가를 경청한다
삼천리 화려 강산의
을숙도에서 일정한 군(群)을 이루며
갈대 숲을 이룩하는 흰 새떼들이
자기들끼리 낄낄대면서
일렬 이열 삼렬 횡대러 자기들의 세상을
이 세상에서 떼어 메고
이 세상 밖 어디론가 날아간다
우리고 우리들끼리
낄낄대면서
깔쭉대면서
우리의 대열을 이루며
한 세상 떼어 메고
이 세상 밖 어디론가 날아갔으면
하는데 대한 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로
각각 자기 자리에 ㉠앉는다.
㉡주저앉는다.
19 위 작품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억압적인 시대 현실과 거기에서 비롯된 시인의 갈등을 보
여주고 있다.
현실 비판적이고 풍자적인 성격을 지고 있다.
서정적 자아는 어둡고 암울한 현실을 애국심에 의지하여
극복하고자 한다.
영화가 시작되기 전, 관람석의 불이 모두 꺼진 캄캄한 극
장은 암울한 현실 상황을 표상한다.
새 울음소리의 의성은 화자의 냉소적 태도를 반영한다.
- 8 -
20 보기 의 설명에 해당하는 가장 적절한 < > 시 구절은?
<보기>
애국가가 울려 퍼지는 배경 화면에 비치는 우리나라의
정경은 참으로 아름답고 평화스러운 것이지만, 현실 상황
은 전혀 그러하지 못해 어둡고 암울한 것이다. 이런 인식하
에서 화자의 심리를 이해할 때 이 시는 풍자적인 의미로
다가올 수도 있다.
영화가 시작하기 전
삼천리 화려강산의
이 세상에서 떼어 메고
우리의 대열을 이루며
각각 자기 자리에 앉는다.
21 <보기>는 위 작품을 짓기 위한 시작 노트이다. 작품의
내용과 부합하지 않는 것은?
<보기>
• 화자 설정
‘우리’라는 공동 화자를 내세워 현실을 극복하고자 하는
강한 의지가 한 개인만의 생각이 아님을 보여주
자.---------------------------
• 시상 전개
‘애국가’ 연주의 시작과 끝이라는 시간적 흐름에 따라 전
개하면서, 화자의 소망과 그것이 좌절되는 모습을 대응
시키자.--------------------
• 표현 방법
- 반복적인 시어를 통해 지식인의 좌절감을 부각시키
자.---------------------------
- 청각적 이미지를 사용하여 현실에 대한 냉소적 태도를
보여주자.--------------------
-자유롭게 날아오르는 새떼와‘우리’의 대조를 통해 주
제를 드러내자.----------------
22 위 작품의 ㉠과 ㉡의 차이를 바르게 설명한 것은?
㉠은 객관적 사실의 표현이고,㉡은 주관적 인식의 표출이
다.
㉠은 긍정적 태도를 나타내고,㉡은 부정적 태도를 나타낸
다.
㉠은 타인의 의지를 나타내고,㉡은 부정적 태도를 나타낸
다.
㉠은 수동적인 모습이고,㉡은 능동적인 모습이다.
㉠은 과거의 행위이고,㉡은 현재의 행위이다.
23 [서술형] <보기>의 밑줄 친 시어와 기능이 유사한 시어
를 위 작품에서 찾아 쓰시오.
<보기>
……활자(活字)는 반짝거리면서 하늘아래에서
간간이/자유를 말하는데,
나의 영(靈)은 죽어 있는 것이 아니냐.
벗이여,
그대의 말을 고개 숙이고 듣는 것이
그대는 마음에 들지 않겠지.
마음에 들지 않아라.
-김수영, <사령(死靈)
24 [서술형] 위 작품은 시상의 흐름을 내용상 세 부분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둘째 부분의 첫 행을 찾아 쓰시오.
※ 다음 작품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25~31]
오호, 여기 줄지어 누워 있는 넋들은
눈도 감지 못하였겠구나.
어제까지 너희의 목숨을 겨눠
방아쇠를 당기던 우리의 그 손으로
썩어 문드러진 살덩이와 뼈를 추려
그래도 양지바른 두메를 골라
고이 파묻어 떼마저 입혔거니,
죽음은 이렇듯 미움보다도, 사랑보다도
더 너그러운 것이로다.
이 곳서 나와 너희의 넋들이
돌아가야 할 고향 땅은 삽십 리(三十里)면
가로막히고,
무주 공산(無主空山)의 적막만이
천만 근 나의 가슴을 억누르는데,
살아서는 너희가 ㉠나와
미움으로 맺혔건만,
이제는 오히려 너희의
풀지 못한 원한이
㉡나의 바람 속에 깃들여 있도다.
손에 닿을 듯한 봄 하늘에
㉢구름은 무심히도
북(北)으로 흘러 가고,
어디서 울려 오는 포성(砲聲) 몇 발,
나는 그만 이 은원(恩怨)의 무덤 앞에
목놓아 버린다.
25 위 작품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6 ․ 25 전쟁 때의 종군 체험을 바탕으로 쓴 연작시 중의 하
나이다.
적군 묘지의 앞에서 적군 병사의 죽음을 애도하면서 동족
상잔의 비극에 대해 말하고 있다.
- 9 -
당시의 치열한 전투상황을 객관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민족 통일의 염원을 담고 있다.
이데올로기의 대립과 그로 인한 증오와 미움을 인간애와
차원 높은 사랑의 정신으로 나타내고 있다.
26 위 작품의 감정과 어조를 격렬하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
하는 시구가 아닌 것은?
너희의 목숨을 겨눠
썩어 문드러진 살덩이와 뼈
풀지 못한 원한
손에 닿을 듯한 봄하늘
목 놓아 버린다.
27 밑줄 친 시어의 관계가 과 의 ㉠ ㉢ 관계와 가장 유사한
것은?
기침을 하자. / 젊은 시인이여, 기침을 하자. / 눈을 바라
보며 / 밤새도록 고인 가슴의 가래라도 / 마음껏 뱉자. -
김수영, <눈>
삼수갑산이 어디뇨 내가 오고 내 못 가네 / 불귀(不歸)로
다 내 고향 아하 새가 되면 떠가리라 아하하 - 김소월,
<삼수갑산>
샤갈의 마을에는3월에 눈이 온다./ 봄을 바라고 섰는 사
나이의 관자놀이에 / 새로 돋는 정맥(靜脈)이 / 바르르 떤
다. -김춘수,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
흐르는 것이 물뿐이랴. / 우리가 저와 같아서 강변에 나가
삽을 씻으며/저기 슬픔도 퍼다 버린다.- 정희성, <저문
강에 삽을 씻고>
내 발길은 너를 잊은 지 너무도 너무도 오래/ 오직 한 가
락 있어/타는 가슴 속 목마름의 기억이/네 이름을 남
모래 쓴다 민주주의여. - 김지하, <타는 목마름으로>
28 ㉡이 구체화된 것으로 볼 수 있는 것은?
껍데기는 가라. / 한라에서 백두까지 / 향그러운 흙가슴만
남고 / 그, 모오든 쇠붙이는 가라. -신동엽, <껍데기는 가
라>
이적진 말로써 풀던 마음/말없이 삭이고/얼마 더 너그
러워져서 이 생명을 살자/황송한 축연이라 알고/한 세
상을 누리자 -김남조, <설일>
나비, 제비야, 깝치지 마라. / 맨드라미 들마꽃에도 인사를
해야지. / 아주까리기름을 바른 이가 심지 매던 그 들이라
도 다 보고 싶다. - 이상화,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
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한용운, <님의 침묵>
까닭없이 마음 외로울 때는 / 노오란 민들레꽃 한 송이도
/애처롭게 그리워지는데/아 얼마나한 위로이랴 / 소리
쳐 부를 수도 없는 이 아득한 거리에 / 그대 조용히 나를
찾아오느니 -조지훈, <민들레꽃>
29 위 작품에서 대립을 화해로 이끄는 계기를 마련하는 핵
심적 시어로 볼 수 있는 것은?
죽음 미움 포성 적막 사랑
30 위 작품의 어조로 가장 알맞은 것은?
비장한 어조 풍자적 어조
감격적 어조 회상적 어조
냉소적 어조
31 [서술형] 위 작품에서 민족의 고통과 아픔을 자기의 고
난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시구를 찾아 쓰시오.
- 10 -
● 정답 및 풀이 ●
1. ⑤
2. ②
3 정신적 . A: 파산자, B:물리적 파산자
4. ②
5. ⑤
6. ②
7. ③
8.
9. ⑤
10. ②
11. ④
12. ①
13. ②
14. ②
15.
16. ④
17. ①
18. ②
19. ③
20. ②
21. ③
22. ①
23. 새
24. 삼천리 화려강산의
25. ③
26. ④
27. ⑤
28. ③
29. ①
30. ①
31. 이제는 오히려 너희의
풀지 못한 원한이
나의 바람 속에 깃들여 있도다.